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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되이
최영미
이미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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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봄날
선운사에서/ 가을에는/ T에게_검정 위에 밝은 빨강/ 과일가게에서/ 연인/ 헛되이 벽을 때린 손바닥/ 봄날/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삼월
서른, 잔치는 끝났다/ 살아남은 자의 배고픔/ 이율 배반/ 그들에 대한 명상/ 돼지들에게/ 등단 소감/ 괴물/ 독이 묻은 종이/ 3월/ 팜므 파탈의 회고

꿈이 빠져나간 주머니
보낸 편지함/ 속초에서/ 뒷맛이 씁쓸하지 않은/ 옛날 남자친구/ 베를린의 여름/ 꿈이 빠져나간 주머니/ 주소록을 정리하며/ My Bed/ 온종일 집에서

글로벌 뉴스
Personal Computer/ 지하철에서: 노란 10월/ 토요일 밤의 초간편 神/ 아멘 1/ 아멘 2/ 정의는 축구장에만 있다/ 글로벌 뉴스/ 풍자시 연습/ 문명의 시작/ 사랑과 분노

생각이 미쳐 시가 되고
시(詩)/ 시와 똥/ 일기예보/ 다시는/ 쓰는 인류/ 사업자등록/ 편집회의

추석 즈음
런던의 실비아 플라스/ 44년 전의 오늘/ 추석 즈음/ 잠꼬대/ 죽음은 연습할 수 없다/ 연휴의 끝/ 수건을 접으며/ 일요일 저녁/ 죄와 벌

공항철도
영수증/ 어떤 동문회/ 이미/ 개미/ 밥을 지으며/ 2019년 새해 소망/ 공항철도/ 육십 세/ 나의 여행

해설_ 정해옥(丁海玉) 「최영미라는 삶」

저자 소개 1

Choi Young Mi,崔泳美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서양사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속초에서」 외 7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이미 뜨거운 것들』, 『다시 오지 않는 것들』, 『The Party Was Over』,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청동정원』,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아무도 하지 못한 말』, 명시를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서양사학과와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1992년 [창작과비평] 겨울호에 「속초에서」 외 7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이미 뜨거운 것들』, 『다시 오지 않는 것들』, 『The Party Was Over』,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청동정원』,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화가의 우연한 시선』,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아무도 하지 못한 말』, 명시를 해설한 『내가 사랑하는 시』, 『시를 읽는 오후』 등이 있다. 『돼지들에게』로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시 「괴물」 등 창작 활동을 통해 문단 내 성폭력과 남성 중심 권력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확산시켜 성 평등에 기여한 공로로 2018년 서울시 성평등상 대상을 받았다. 2019년 이미출판사를 설립했다.

1994년 당시로서는 이례적으로 일간지 1면 6단 통광고를 내는 파격을 보이며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출간했다. 이 시집은 역시 시집으로는 이례적으로 오십 만 부 이상이 팔려가며 그 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러나 문학평론가 신수정은 "아무도 날 쳐다보지 않았다. 숨을 크게 들이쉬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여자가 담배를 피운다고 수상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없었던 것이다."로 시작하는 시인의 산문집 『시대의 우울』 발문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최영미의 유럽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시대의 우울』을 통해 한 예민한 자의식이 세계와 벌이는 치열한 고투를 본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눈으로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한다는 점에서 그의 여정은 소설 주인공의 모험에 가득 찬 행로에 가깝다. 그러기에 런던∼파리∼쾰른∼밀라노∼니스∼빈∼베네치아 등 이방의 도시를 향한 순례 끝에 정작 그가 도달하게 되는 것은 「내가 어떤 인간인지,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게 무엇인지, 얼마짜리 방이면 만족할 수 있는 인생인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그리워하는지」에 대한 정직한 깨달음이다.

자신의 성격에 잘 맞을 것이라던 에스파냐와 한때 동경의 대상이었던 프라하에서 다만 무시무시한 광기와 참을 수 없는 합리만을 감지하는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가 아니다. 오히려 그의 맨얼굴은 독일의 편리한 문명과 파리 시민의 거칠 것 없는 자유, 니스의 화려한 햇빛과 베네치아의 개방성에 대한 매혹 속에 깃들여 있다. 근대주의자의 모험. 나는 이 시인의 여정에 이런 이름을 붙인다. 80년대에는 마르크스주의자와 화해하지 못하고 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과 손잡지 못하는 그의 당혹감은 바로 이 시대 30대의 `우울`한 초상이다. 나와 당신에게, 그리고 그에게 `잔치`는 아직 한번도 없었던 것이다."

『그리스 신화』(1999 시공주니어 “D’Aulaires’ Book of Greek Myths”)를 번역했고, “Francis Bacon in Conversation with Michel Archimbaud”를 한글로 번역해 『화가의 잔인한 손: 프란시스 베이컨과의 대화』(1998 도서출판 강)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2002년 미국에서 출간된 3인 시집 『Three Poets of Modern Korea』는 2004년 미국번역문학협회상의 최종후보로 지명되었으며, 2005년 일본에서 발간된 시선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일본 문단과 독자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축구에세이 『공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시집 『공항철도』 등을 출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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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250g | 127*196*20mm
ISBN13
9791198181329

책 속으로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에서」중에서

“너의 젊은 이마에도/ 언젠가/ 노을이 꽃잎처럼 스러지겠지”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중에서

“혁명은 이제 광고 속에만 있다”
---「지하철에서: 노란 10월」중에서

“길을 잃어본 자만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나의 여행」중에서

“같이 있으면 잠을 못 자/ 곁에 없으면 잠이 안 와”
---「연인」중에서

“세상이 갖고 놀다 버린 햇빛 한줌// (…) 나는 당신의 시간을 갖고 싶어/ 당신을 바라보던 / 그 남자의 눈빛을 갖고 싶어”
---「My Bed」중에서

“이미 젖은 신발은/ 다시 젖지 않는다// 이미 슬픈 사람은/ 울지 않는다”
---「이미」중에서

“싸움이 시작되었으니/ 밥부터 먹어야겠다”
---「독이 묻은 종이」중에서

“한 번 싸워보지도 않은/ 4월과 5월에 찬사가 쏟아지고/ 아픔을 모르는 5월이 봄을 대표해 상을 받는다// 5월 천하, / 이름도 명예도 남김없이 사라진/ 3월의 명복을 비는 이는 없다”
---「3월」중에서

“엉망인 세상을 내 손으로 정리할 순 없지만/ 수건은 내 맘대로 접을 수 있지//(…)/ 사나운 고기를 싸는 상추 잎처럼/ 순하게 살아온 당신”
---「수건을 접으며」중에서

“내가 칼을/ 다 뽑지도 않았는데/ 그는 쓰러졌다/ 그 스스로/ 무너진 거다”

---「팜므 파탈의 회고」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인의 말

유리창에 와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아름다워 숨이 멈추었다. 그런 찰나의 황홀함이 시 아닐까. 헛되이 너를 사랑했다.

출판사 편집자의 글

『헛되이』는 최영미 시인이 2019년 설립한 이미출판사에서 펴내는 10번째 책이다. 표지 사진도 최 시인이 찍었다. 이 책의 편집과 배치는 재일한국인 시인 정해옥이 번역해 2026년 5월 일본에서 출간한 최영미시선집『詩を灯し野にゆく』(시를 밝혀 들로 나서다, 港の人)를 참고했다.

1994년 간행된 첫 시집에 실렸던 시「Personal Computer」의 마지막 행 때문에 편집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 일반 독자는 물론 문학을 업으로 삼는 문인들에게도 더러 오해받았던「Personal Computer」를 시선집에서 빼려고 했으나, 그런 오해는 어쩔 수가 없으며 AI 시대를 예고한 상징적인 작품을 빼면 안 된다고 판단해 책에 넣었다. 최영미는 컴퓨터와 인터넷에 서툰 사람이다. 시집『서른, 잔치는 끝났다』출간 뒤 시인은 “내 말을 듣지 않는 컴퓨터에 복수하고 싶어「Personal Computer」를 썼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너가 얼마나 ‘인간적’인지 한번 보자, 는 심정에서 ‘Personal’이라는 단어를 시의 제목에 넣었고 1990년대 컴퓨터의 명령어들을 시에 삽입해 기계문명에 대한 풍자를 시도했다.

진하게 강조한 마지막 행은 시인의 의도된 장난이었다. 여성들에게 얌전한 언어를 강요하는 사회를 의식해 그런 표현을 쓴 것이나, 쌍ㅅ이 들어가는 말이 주는 충격이 커서, 그 앞에 나온 좋은 표현들이 묻힌다는 지적을 듣고 문제의 행을 시에서 삭제하기로 했다. 독자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추천평

최영미의 시는 벌거벗은 검투사의 창처럼 위험하다. 계산이나 사교나 속도에 길들지 않은 호흡으로 위선이 숨을 곳을 차단한다. 예측 불허의 표현과 자유로운 사고의 좌충우돌 속에 온몸을 던져 쓴 새 시집을 펼친다. 자신을 치열하게 드러낸 시와 외로운 삶의 우박들이 시린 상처처럼 솟구친다. - 문정희 (시인)
“최영미는 젊은 시절에 위험을 감수하고 체제에 저항했던 것과 똑같은 열정으로 현재 자신의 삶을 증언하는 시들을 써왔다. 그녀의 시는 억지로 만든 조형물이 아니라, 삶으로 쓴 시들이다. 우리는 최영미의 시에서 관습과 예의를 따지는 사회에 정면으로 맞서는 위험스런 모험을 느끼게 된다. 그녀의 스타일은 그녀의 독립성이다.” - 제임스 킴브렐 (시인,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교수)
최영미 시집은 한국사회의 위선과 허위, 안일의 급소를 예리하게 찌르며 다시 한번 시대의 양심으로서 시인의 존재이유를 구현한다. - 유종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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