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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
노인정신의학 전문의가 발견한 마음 노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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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치매인 줄 알았는데, 우울증이었습니다

1장. 놔둬도 되는 병, 놔두면 안 되는 병
노인 자살률이 9배나 높은 마을
아프다는 것만 알아도 나아질수 있다
조기 치료가 반드시 좋을까
치매는 서행하는 병
그러나 우울증은 다르다
일상을 앗아가는 우울의 악순환

2장. 어쩌면 행복한 치매, 생각보다 더 무서운 우울증
치매에 걸리면 행복하다?
치매에 대한 오해들
우울증: 성욕도, 식욕도, 웃음도 사라지는 병
수명을 단축하는 우울증의 작동 원리
노화의 방아쇠, 우울증
우울증이 치매로 이어진다

3장. 왜 나이가 들면 우울증에 잘 걸릴까
우울증의 원인, 세로토닌
허리가 아플 때 항우울제를 처방하는 이유
우울증의 기폭제, 상실감
우울증을 유발하는 여섯 가지 불안
일단, 세로토닌을 높여야 한다
우울증은 전두엽의 문제
경직된 사고가 마음을 병들게 한다

4장. 착각하기 쉬운 우울증 감별법
나이는 죄가 없다
독거 노인과 우울증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정상이다
치매일까, 아닐까 - 기명력 장애
빠르면 우울증, 늦으면 치매
치매인지 우울증인지 불분명할 때는, 항우울제
우울증으로 착각하기 쉬운 남성 갱년기
남성 호르몬 수치가 중요한 이유

5장. 우울증은 의지가 아닌 뇌의 문제
우울증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자살은 유전될까?
우울증에 취약한 성격은 따로 있다?
지나친 배려가 우울증을 불러온다
마음을 병들게 하는 열두 가지 인지 왜곡

6장. 굿바이, 마음 노화
우울증은 완치될 수 있다
세로토닌 농도를 높이는 법
약물이 바꾼 마음 노화 패러다임
마음의 약으로 몸의 통증까지 잡는다
약물 치료가 듣지 않는다면

7장. 마음의 그림자를 벗겨내는 사고 전환법
뇌 소프트웨어를 재부팅하라
“이 정도면 괜찮아”라는 마음 갖기
인지 치료: 열린 사고로 마음의 빗장을 연다
자동적 사고를 경계하라
마음의 균형을 찾아주는 3칼럼법

8장. 소중한 사람이 노년기 우울증이라면
갑작스러운 변화에 주목하라
현명한 우울증 간호법
자살을 막기 위한 가족의 역할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
좋은 말이 독이 될 수 있다

9장. 마음 노화를 예방하는 습관
세로토닌을 늘리는 생활 습관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태도
지금 당장 텔레비전부터 끄자

맺음말 잘 풀리는 날도, 안 풀리는 날도 있다

부록 우울증 자가 체크리스트

저자 소개 2

와다 히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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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eki Wada,わだ ひでき,和田 秀樹

1960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부속병원 정신신경과 조교수로 근무했으며, 미국 칼메닝거 정신의학대학교 교환교수를 역임했다. 시니어 전문 정신과 의사로서 30여 년간 의료 현장에서 진료와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현재 ‘와다 히데키 마음과 몸 클리닉’의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일본 출간 직후 5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80세의 벽』, 누적 판매 60만 부를 돌파한 『어제의 기분으로 오늘을 살지 마라』를 비롯해 『50부터 뇌가 젊어지는 습관』 『60세의 마인드셋』 『60부터는 오직 나를 위해서만!』 『아들러와 프로이트의 대결』
1960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도쿄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부속병원 정신신경과 조교수로 근무했으며, 미국 칼메닝거 정신의학대학교 교환교수를 역임했다. 시니어 전문 정신과 의사로서 30여 년간 의료 현장에서 진료와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현재 ‘와다 히데키 마음과 몸 클리닉’의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일본 출간 직후 5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80세의 벽』, 누적 판매 60만 부를 돌파한 『어제의 기분으로 오늘을 살지 마라』를 비롯해 『50부터 뇌가 젊어지는 습관』 『60세의 마인드셋』 『60부터는 오직 나를 위해서만!』 『아들러와 프로이트의 대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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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영화제작사에서 시나리오 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일본 영화를 각색하며 서로 다른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 강하게 이끌렸고, 자연스레 번역의 길에 들어섰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 『요리 도감』, 『오토코마에 두부』, 『실내 가드닝』, 『노력의 배신』, 『센스의 차이』, 『괴짜 엘리트, 최고들의 일하는 법을 훔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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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330g | 140*210*20mm
ISBN13
9788965968580

책 속으로

그러나 기억력이 떨어졌을 때 이를 우울증으로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이가 들어 기운이 없고 무기력한 날이 이어져도 본인도 가족도 나이 탓을 하며 넘겨버리기 일쑤다. 우울증을 제대로 알지 못하다 보니, 명백한 증상 앞에서도 그냥 지나치고 만다. 그러나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우울증은 노화의 트리거다. 마음 노화를 방치하면 몸도 함께 무너진다.
---「머리말」중에서

주변의 누군가가 치매가 의심된다면, 걱정이 크겠지만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다. 천천히 지켜보며 병원을 알아봐도 늦지 않다. 그러나 단기간 입맛을 잃고, 밤에 잠을 설치고, 예전처럼 웃지 않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는 나이 탓이 아니라 우울증의 신호일 수 있고, 우울증은 기다릴수록 회복이 늦어진다. 치매와 우울증은 같은 노년기 질환으로 묶이지만 대처는 정반대여야 한다. 치매 앞에서는 기다림이 미덕이지만, 우울증 앞에서는 지체가 곧 손해다.
---「1장. 놔둬도 되는 병, 놔두면 안 되는 병」중에서

치매는, 환자 본인이 병을 자각하지 못해 의외로 행복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한동안은 주변에 큰 피해를 주는 병이 아니다. 오랫동안 환자들을 진료한 끝에 나는 이렇게 결론 내렸다. 치매는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2장. 어쩌면 행복한 치매, 생각보다 더 무서운 우울증」중에서

연구에 따르면, 뇌 속 세로토닌을 늘려주는 약물은 젊은 층의 우울증 치료에는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노년기 우울증에는 훨씬 잘 듣는 경우가 많았다. 세로토닌 부족이 노년기 우울증의 생물학적 바탕이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심리적 요인까지 더해지면 노년기 우울증은 훨씬 쉽게 발병할 수 있다. 세로토닌이 이미 부족한 상태에서 절망적인 일을 겪으면,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우울증으로 이어지게 된다.
---「3장. 왜 나이가 들면 우울증에 잘 걸릴까」중에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본인은 물론 가족도 나이 탓부터 그만 둬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 판단의 기준은 “예전과 달라진 시점이 분명한가”이다. 노화로 인한 변화는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지만, 우울증에 의한 변화는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난다. 가령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즐겨 하던 취미를 갑자기 그만두었다거나, 평소와 달리 며칠 새 부쩍 말수가 줄었다거나, 늘 챙기던 식사를 거르기 시작했다면, 단순한 노화보다 우울증의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4장. 착각하기 쉬운 우울증 감별법」중에서

우울증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크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은 나약하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자체에 대한 선입견이 아직 남아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앞서 설명했듯 특히 노년기 우울증은 세로토닌 부족이 크게 작용한다. 우울증은 생물학적 요인이 강한 병이지, 결코 의지가 약해서 걸리는 병이 아니다.
---「5장. 우울증은 의지가 아닌 뇌의 문제」중에서

노인 전문 정신과 의사로 일하다 보면, 외로움·빈곤·신체적 불편처럼 도저히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상황에 놓인 우울증 환자도 약물 치료만으로 놀랍게 호전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안색이 밝아지는 정도가 아니라 식욕이 되살아나고, 아예 다른 사람처럼 분위기가 바뀐다. 외로움에도 익숙해졌다, 나이 드는 게 원래 이런 거지 하며 자신의 처지를 과도하게 곱씹지 않고 담담히 받아들이는 환자도 있다. 이런 임상 경험과 여러 연구를 종합해 보면, 노년기 우울증은 약물 치료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6장. 굿바이, 마음 노화」중에서

우울증 환자, 혹은 우울증에 취약한 사람은 이런 자동적 사고가 유독 자주 떠오른다. 그 생각이 떠오르면 자기 비관적 생각을 100% 확실한 사실로 받아들이게 되어 더 우울해진다. 인지 치료에서는 부정적 자동적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 사고 기록지를 활용한다. 가장 단순한 형태가 3단계 사고 기록지(3칼럼법)다. 종이에 칸을 나누고,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 상황과 그때 느낀 감정, 함께 떠오른 생각을 순서대로 적는다.
---「7장. 마음의 그림자를 벗겨내는 사고 전환법」중에서

어떤 말을 건넸을 때 환자가 어떻게 느끼는지 평소보다 더 세심히 살펴야 한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나는 귀찮은 존재, 남에게 민폐만 끼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할아버지(할머니)가 살아계신 것만으로 행복해요” 같은 말로 가족의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가족 입장에서는 환자의 예전 모습을 알기에 “이것도 못 하게 됐다니”, “저것도 못 하네” 하며 속상하고 답답할 수도 있다.
---「8장. 소중한 사람이 노년기 우울증이라면」중에서

트립토판을 어느 정도 섭취하고 있다면 햇빛을 쬐는 습관이야말로 뇌 속 세로토닌을 늘리는 가장 효과적이고 간단한 방법이다. 세로토닌이 충분하면 불안을 덜 느끼고 짜증이나 화도 가라앉는다. 게다가 세로토닌은 밤이 되면 수면 물질인 멜라토닌으로 바뀌기 때문에 세로토닌이 충분하면 수면의 질도 좋아진다. 오전에 세로토닌이 늘면 낮 동안 정신이 또렷하게 각성되고 밤이 되면 멜라토닌이 늘어 자연스럽게 잠들 수 있다.
---「9장. 마음 노화를 예방하는 습관」중에서

출판사 리뷰

노화의 트리거, 우울증

건망증, 무기력, 짜증, 잠 못 이루는 밤. 치매를 걱정하며 병원을 찾는 가족들의 하소연은 늘 비슷하다. 저자는 그때마다 되묻는다.

“그런데 언제부터 그러셨어요?”

병원을 찾는 65세 이상 환자 중 상당수가 검사를 해보면 치매가 아니라 우울증인 경우가 많다. 그만큼 우울증과 치매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두드러지는 차이점이 있다면, 치매는 몇 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우울증은 짧으면 1~2주 사이에도 증상이 한꺼번에 터진다. 또한 치매는 완치라는 개념 자체가 없지만 우울증은 약물과 관리로 완치될 수 있다.

문제는 이 완치 가능한 병을 그냥 두었을 때다. 저자는 노년기 우울증을 ‘노화의 방아쇠’라 부른다. 방치하면 노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반대로 제대로 알고 치료하면 그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을 방치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노화의 경로는 크게 세 갈래다. 첫째, 식욕이 사라져 단백질과 칼슘 섭취가 줄어든다. 그 결과 피부가 처지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며 골다공증으로 허리가 굽는다. 외모를 가꾸던 사람도 화장과 옷차림에 무심해지면서 겉보기 나이가 빠르게 는다. 둘째, 면역 기능이 떨어진다. 비정상 세포를 제거하는 NK세포는 감정에 큰 영향을 받는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NK세포의 활성도가 절반으로 낮아지고, 그만큼 감염과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셋째, 대화와 독서 같은 두뇌 활동이 줄어든다. 뇌를 덜 쓰는 상태가 길어지면 실제 치매로 이어질 위험까지 커진다. 나이 탓으로 넘기지 않고 병으로 알아보는 것이 이 세 갈래 노화를 동시에 멈추는 방법이다.

안타깝게도 고령층은 우울한 감정을 몸이 아픈 것으로 표현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에 오기까지 내과와 정형외과를 몇 바퀴씩 돌고 나서야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 자살률이 9배나 높은 마을

일본 니가타현의 산간 마을 마쓰노야마(현 도카마치시)는 1985년 자살 사망률이 전국 평균의 9배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보건사들은 65세 이상 고령자 전원에게 우울증 자가진단을 실시했다. 이렇게 찾아낸 고위험군을 정신과 치료로 연결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1970~1986년 인구 10만 명당 434.6명이던 자살 사망률은 1987~2000년 96.2명으로 떨어졌다. 신약도 대규모 예산도 없이, 우울증을 조기에 찾아 치료로 이어준 것만으로 이룬 극적인 변화였다.

노인성 우울증은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일본만의 문제일까? 우리나라 주요우울장애의 전체 유병률은 3.1%다. 65세 이상만 놓고 보면 5~10%까지 뛴다.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도 70대 이상 우울증상 유병률은 5.8%로 전체 평균의 1.7배였다. 홀로 사는 고령층에서는 그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2022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39.9명으로 OECD 평균의 2.5배를 넘는다. 전체 자살률도 OECD 회원국 중 1위다. 마쓰노야마 마을의 변화는 우울증을 우울증으로 알아보는 일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도 우울증의 감별과 치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쩌면 행복한 치매, 훨씬 더 고통스러운 우울증

노인성 우울증 진단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병이 있다. 바로 치매다. 치매와 우울증은 전혀 다른 병이지만 그 양태는 매우 비슷해 감별이 어렵다. 저자는 치매는 병식(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자각)이 서서히 옅어지면서, 환자 본인은 의외로 평온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퇴임 5년 후 알츠하이머 진단을 편지로 공개했지만, 실제로는 임기 후반부터 이미 건망증 수준의 초기 증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그는 대통령직을 끝까지 마쳤다. 진단 후에도 10년을 더 살았다. 저자는 그래서 치매는 어쩌면 행복한 병이라고 표현했다.

우울증은 다르다. 경증 단계에서부터 “더 살아봤자 의미가 없다”, “나는 늙고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에 잠식된다. 만약 이를 방치하면 실제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삶을 스스로 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화는 부차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노인성 우울증의 원인: 세로토닌 부족, 상실감 그리고 여섯 가지 불안

나이가 들수록 우울증에 취약해지는 이유는 뇌 속 세로토닌 감소, 그리고 은퇴와 배우자와의 사별 같은 상실의 경험이 겹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죽음에 대한 불안, 질병에 대한 불안을 비롯한 여섯 가지 불안까지 더해진다. 생물학적 요인이 크다고 유전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미국 정신의학회 추정 유전 확률은 40%가량이지만, 유전자가 100%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조차 한쪽이 자살했을 때 나머지 한쪽도 자살하는 비율은 20%에 그친다. 우울증은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 혹은 유전 때문에 걸리는 병이 아니라 뇌의 문제로 봐야 한다.

특히 노년기 우울증은 세로토닌 부족이 크게 작용한다. 우울증은 생물학적 요인이 강한 병이지, 결코 의지가 약해서 걸리는 병이 아니다. — 5장. 우울증은 의지가 아닌 뇌의 문제

착각하기 쉬운 감별법, 그리고 3칼럼법

고령자의 약 5%가 우울증을 겪지만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식욕이 없어 살이 빠지고, 밤에 자주 깨고, 의욕 없이 텔레비전만 봐도 ‘나이 탓’으로 넘겨버리기 때문이다.

저자는 복잡한 감별 기준을 독자들을 위해 하나로 제시한다.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면 우울증, 서서히 나타나면 치매.”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우울증이 치매처럼 보이는 이 상태를 가성치매(假性癡呆)라 부른다. 우울증을 겪는 고령자의 약 15%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발병 시점이 뚜렷하고 진행이 급격하다는 점, 우울증이 회복되면 인지 기능도 함께 돌아온다는 점에서 진짜 치매와 구별된다. 저자는 이 밖에도 우울증으로 착각하기 쉬운 남성 갱년기도 같은 맥락에서 짚는다.

우울증 치료법으로는 크게 약물치료와 인지 치료가 있다. 저자는 노년기 우울증이 세로토닌 부족에서 비롯되는 만큼 항우울제의 효과와 주의점을 최신 의학 정보와 본인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상세히 설명한다. 또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하는 인지 치료법을 소개하고 혼자서도 해볼 수 있는 실천법 중 하나로 ‘3칼럼법’을 제시한다. 3칼럼법은 스트레스를 유발한 상황, 그때 느낀 감정, 떠오른 생각을 세 칸에 나눠 적으며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방법이다.

35년, 6천 명을 치료하며 깨달은 마음 관리법

노년기 우울증은 가족의 말 한마디에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저자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대표적인 말로 “힘내”를 든다. 힘을 낼 수 없게 만드는 병 앞에서 이런 말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나도 힘들어”, “계속 늘어져 있으면 더 안 좋아져. 밖에 나가자” 같은 말도 마찬가지다. 독감에 걸린 사람에게 밖으로 나가자는 말을 하지 않는 것처럼, 마음의 감기에 걸린 사람에게 이런 말들은 더 깊은 죄책감으로 밀어 넣을 뿐이다. 대신 “할아버지(할머니)가 살아계신 것만으로 행복해요”처럼 존재 자체에 대한 온기를 전하는 말이 필요하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은 나는 귀찮은 존재, 남에게 민폐만 끼치는 존재라고 생각하기 쉽다. “병 때문이니 어쩔 수 없지”, “맛있는 것 먹고 푹 쉬게 해드리자”는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 8장. 소중한 사람이 노년기 우울증이라면

마지막 장은 치료가 아니라 예방을 다룬다. 오전 햇빛 쬐기, 하루 3,000보 느긋한 산책, 드라마틱한 영화나 책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법, 지나친 저콜레스테롤 식단을 경계하는 법. 대단한 처방이 아니라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습관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조금만 일찍 왔더라면 몇 주 만에 좋아졌을 환자들이, 몇 년을 나이 탓으로 돌리다 그만큼의 시간과 고통을 더 견뎌야 했다”고 말한다. 우울증은 그만큼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걱정되는 사람, 스스로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와다 히데키의 책은 변화의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편집자의 글

“니 엄마가 이상하다” 2년 전, 아버지가 갑자기 전화를 하셨습니다. 뇌졸중으로 말과 행동이 조금 굼떠지시긴 했지만 일상에는 문제없던 엄마가 부쩍 이상하다는 것이었죠. 자꾸만 잊어먹고, 멍하니 앉아서 한숨만 쉬신다는 말에 무심한 아들은 “그러실 나이잖아요”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러다 엄마 생일을 맞아 찾은 본가에서 텅 빈 얼굴의 엄마를 마주했습니다. 머릿속에 제일 먼저 떠오른 단어는 ‘치매’. 부랴부랴 이 병원 저 병원을 쫓아다녔습니다. 결과는 매번 “이상 없음”. 원인 모를 답답함만 쌓여갈 때, 와다 히데키의 원고를 만났습니다.

그가 말하는 노인성 우울증 이야기를 읽다가 몇 번이고 원고를 덮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엄마는 여기서 다 풀어놓을 수 없는 세월의 상처가 쌓이고 쌓여, 마음이 무너져 있었고, 나는 나이를 방패 삼아 애써 무시해 왔던 것이죠. 그동안 붙잡고만 있던 막연한 불안에 이름을 붙이자, 신기하게도 엄마와의 대화가 수월해졌습니다. 무심한 아들은 여전히 엄마가 어렵지만, 책에 나온 방법대로 조금씩 시도해보며 엄마를 이해해가고 있습니다. 함께 천천히 햇볕을 쬐고, 밥을 차려 먹고, 일상을 묻습니다. 느린 엄마의 말을 끊지 않고 찬찬히 이야기를 나눕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것만으로도 엄마는 다시 웃어주셨습니다. 지금 어딘가에서 소중한 이의 낯선 얼굴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 책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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