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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왜 돌아다니는가
조지프 캠벨과 크리스토퍼 보글러의 ‘영웅의 여정’ 해부
차무진 저
요다 2026.10.28.
가격
3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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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여정의 입구에서

1막|평범한 세상에서: 일상 세계의 경계에 선 주인공
_ 첫 번째 단계, 일상 세계: 주인공의 성인식
_ 두 번째 단계, 모험을 떠나라는 소명: 소명은 바깥에서, 운명으로부터 온다
[원형 분석] 전령관
_ 세 번째 단계, 소명의 거부: 이불 밖은 위험하다!
_ 네 번째 단계, 정신적 스승과의 만남: 주인공에게 광선검을 주어라!
[원형 분석] 정신적 스승
_ 다섯 번째 단계, 첫 관문의 통과: 수많은 관문 중 ‘첫’ 번째 관문
[원형 분석] 관문수호자

2막|특별한 세계로: 비범한 세계에 들어온 주인공
_ 여섯 번째 단계 시험, 협력자, 적대자
[원형 분석] 그림자
[원형 분석] 협력자
[원형 분석] 변신자재자
[원형 분석] 익살꾼
_ 일곱.여덟 번째 단계, 죽음을 통과하는 시간: ‘동굴의 가장 깊은 곳으로 진입’과 ‘시련’
_ 아홉 번째 단계, 심연에서 길어 올린 빛, 보상: 세상을 보는 렌즈를 교체하는 시간

3막|다시 세상으로: 이식과 집행을 위해 귀환하는 주인공
_ 열 번째 단계, ‘귀환의 길’은 추격전이다
_ 열한 번째 단계, 부활: 클라이맥스!
_ 열두 번째 단계, 영약을 가지고 귀환: 각성한 자의 복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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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

차영훈, 라임라이트

197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2010년 장편소설 『김유신의 머리일까?』로 데뷔했다. 2017년에 『해인』을, 이후 『해인』의 세계관을 확장한 『모크샤, 혹은 아이를 배신한 어미 이야기 1,2』를 발표했다. 2019년에 발표한 『인 더 백』은 대중성과 문학성을 고루 갖추어 한국 장르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받았으며 출간 즉시 판권이 계약되었다. 그 외 『좀비 썰록』(공저), 『당신의 떡볶이로부터』(공저) 『카페 홈즈의 마지막 사랑』(공저),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공저) 등이 있다. 발표한 단편으로는 미스터리 격월간 문예지 [미스테리아]에 실린 「비형도」(13호),
1974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2010년 장편소설 『김유신의 머리일까?』로 데뷔했다. 2017년에 『해인』을, 이후 『해인』의 세계관을 확장한 『모크샤, 혹은 아이를 배신한 어미 이야기 1,2』를 발표했다. 2019년에 발표한 『인 더 백』은 대중성과 문학성을 고루 갖추어 한국 장르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받았으며 출간 즉시 판권이 계약되었다. 그 외 『좀비 썰록』(공저), 『당신의 떡볶이로부터』(공저) 『카페 홈즈의 마지막 사랑』(공저),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공저) 등이 있다. 발표한 단편으로는 미스터리 격월간 문예지 [미스테리아]에 실린 「비형도」(13호), 「마포대교의 노파」(24호)가 있다. 2020년 빌런만을 심층 연구한 작법서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를 냈다.

얼마 전 작업실을 이사하면서 엄청난 플라스틱과 멀쩡한 물건들이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사실에 놀란 작가는 『나와 판달마루와 돌고래』의 주인공인 외계인 판달마루와 사춘기 소년 슬옹이가 보여주는 우정을 통해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돌아본다. SF, 판타지를 바탕으로 아버지에 대한 사랑, 외계인과의 우정, 지구 환경에 대한 경고가 감동과 코믹을 오가며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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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732쪽 | 145*210*40mm
ISBN13
9791122163612

책 속으로

조지프 캠벨은 비교신화학자입니다. 그는 인류가 만든 신화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시기도, 장소도 다른 세계의 이야기들이 전부 동일한 구조로 전개된다는 것이죠. (...) 조지프 캠벨은 그것을 원질 신화(monomyth)라고 불렀습니다. 원질 신화란 시대와 문화권이 철저히 고립되어 있었음에도 인류의 신화, 전설, 민담, 종교 서사가 결국 단 하나의 근원적인 이야기 구조를 공유한다는 개념입니다. 세상 모든 이야기는 하나의 뼈대 위에 서 있다는 뜻이지요. 그 구조는 영웅이 평범한 일상에서 분리되어 미지의 영역에서 관문수호자와 조력자를 만나고 시련을 겪으며 각성한 뒤 궁극적인 보물을 얻어 원래의 일상으로 생환하는 궤적의 이야기입니다. 이 뼈대를 영웅의 여정이라고 부릅니다. 인류는 왜 그런 구조를 좋아할까요? 단순합니다. ‘성장담’이기 때문입니다.
--- pp.10-11
캠벨과 보글러가 “영웅은 첫 관문을 통과하여 특별한 세계로 진입한다”라고 가르쳤을 때, 초보 작가는 이 문장을 도식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들은 이야기 초반에 거창한 사건(개선문) 하나를 세우고 주인공을 통과시킨 뒤, ‘이제 관문은 끝났으니 2막에서는 친구나 적을 만나면 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썼습니다. (...) 이것이야말로 영웅 서사를 천편일률적이고 지루하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 p.261

루미는 무대 뒤에서 부끄러운 듯 소매를 끌어내립니다. 팔에 번진 문양을 가리기 위해서입니다. 그 문양은 그녀가 반은 악령이라는 증거입니다. (...) 그녀는 숨깁니다. 동료에게도, 팬에게도,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도. 바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2025)의 주인공 ‘루미’ 이야기입니다. 이 애니메이션이 전 세계에서 그토록 호응을 얻은 이유는 비단 노래 때문만은 아닙니다. 소매를 끌어내리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보는 이는 어쩌면 비슷한 마음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누구나 가리고 싶은 문양이 있다는 것을. 융은 그것을 ‘그림자’라고 불렀습니다. (...) 카를 구스타프 융의 이론에서 그림자(shadow)는 의식의 자아가 받아들이기를 거부한 인격의 어떤 부분입니다. 그림자는 우리가 숨기고 싶어 하는 부정적이고 불쾌한 것들의 총합입니다
--- p.347

많은 작가 지망생이 범하는 실수가 여기서 나옵니다. 영웅 여정 서사의 목차에 갇혀 [동굴 진입] 장면을 쓰고 난 뒤 부득이하게 호흡을 끊고 다음 장인 [시련] 과정을 준비하려 들지요. (...) 이렇게 작가가 한숨 돌리기라도 하면 긴장감은 무너집니다. 보글러 자신도 이 열두 단계를 확고한 공식으로 두지 않았습니다. 그는 『신화, 영웅 그리고 시나리오 쓰기』 서문과 에필로그에서 단계의 순서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서사의 필요와 리듬에 따라 특정 단계를 생략하거나 순서를 뒤바꾸거나 여러 단계를 하나로 겹치게 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동굴 진입]과 [시련] 구간은 이야기의 심장입니다. 끊기지 말아야 합니다. (...) 독자에게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터널 입구에서부터 출구까지 끊기지 않고 인과적으로 몰아쳐야 하는 구간이라는 말입니다.
--- p.438

이렇게 단정하겠습니다.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은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클라이맥스에서 주인공이 깨닫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미 깨달았다니까요!) 클라이맥스에서는 오직 행동만 존재해야 합니다. 행동도 중요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 클라이맥스의 사건은 반드시 이전에 얻은 것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보상]에서 쟁취한 검입니다. 만약 그 검이 찌그러졌다면 다시 펴거나 벼려서 휘두릅니다. 검의 속성을 바꾸는 변주도 가능합니다. 주인공 스스로가 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단, 절대로 다른 성질의 검이나 또는 검이 아닌 창이나 총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주인공은 [시련]을 거치면서 검을 얻었고 그것을 이곳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그것이 [부활]의 진짜 의미입니다. [시련]을 거친 후, 마리아가 ‘노래의 힘’으로 가족의 마음을 되돌리고 사랑과 자기 삶을 찾았는데 [부활]에서 갑자기 ‘태권도의 힘’으로 나치 군인들을 때려눕히며 산을 넘으면 안 됩니다.
--- pp.629-630

출판사 리뷰

· 상업적 작법서가 빠지기 쉬운 사건 중심의 전개를 넘어, ‘신화와 고전의 정신’을 플롯의 뼈대로 다시 세우다
· 캠벨의 ‘원질 신화’, 보글러의 12단계, 아리스토텔레스 ‘시학’, 카를 융의 ‘집단 무의식’, 프로프의 ‘민담 형태론’ 등의 서사 이론을 집대성한 메타창작론
· 〈오디세이〉부터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성공하는 대중 서사 속 ‘주인공의 여정’을 압도적으로 풍성한 사례를 통해 해부하다

· ‘좀비형 영웅’을 양산하는 상업적 작법서들 속에서
‘신화와 고전의 정신’을 플롯의 뼈대로 다시 세우는 과감한 시도

감상자보다 창작자가 많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 시대다.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 여러 경로를 통해 세상에 내놓고 감상자와 소통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작법서가 쏟아지는 현상도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많은 작법서가 사건을 배치하는 기술적인 팁을 전수하는 데 그치고 정작 주인공의 행동이 감상자에게 어떻게 닿는지는 소홀히 한다. 주인공은 독자에게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 독자는 그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우리는 왜 이야기를 만들고 이야기를 소비하는가.

주인공은 고민 없이 모험에 나선다. 단련 기간 없이 능력자가 돼 있으며 갈등 없이 새 관계를 받아들인다. 상징 구간을 없애버리고 즉각적인 쾌감을 안겨주지만, 대신 이야기가 끝난 뒤 이어져야 하는 카타르시스, 경이는 삭제된다. 이런 주인공을 신화와 스토리텔링을 오래 연구해온 비교신화학자 김영은 ‘좀비형 영웅’이라고 지적하며 온갖 작법서에 딸려 나오는 플롯 차트가 바로 ‘좀비 공장’을 양산한다고 비판한다. 이런 서사는 이야기를 소비할지언정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 과연 이야기는 소비하고 버리는 상품에 그쳐야 하는가.

출간 직후 큰 화제를 낳았던 장편 소설 『인 더 백』의 저자이자 국내외 영화감독을 비롯한 뭇 창작자에게 꾸준히 회자되는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를 지은 소설가 차무진은 ‘좀비형 서사’의 원인이 주인공이 응당 밟아야 하는 여정에서 많은 구간이 삭제되거나 뒤엉킨 탓이라고 진단했으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바로 할리우드의 플롯 차트로 여겨지는 크리스토퍼 보글러의 ‘12단계 이론’을 난해하기로 소문난 조지프 캠벨의 ‘원질 신화’ 이론과 나란히 세워 비교하고 분석함으로써다. 이에 더해 어째서 원질 신화, 즉 ‘영웅의 여정 17단계’가 현대의 감상자에게 지금까지 설득력이 있는지 카를 융의 ‘집단 무의식론’을 통해 심도 있게 부연하는가 하면, 매력적인 주인공의 결핍 공식과 현명한 반전 사용법을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말하는 ‘비극적 결함(hamartia)’과 ‘발견’(anagnorisis)의 개념으로 풀어내고, 프로프의 『민담 형태론』 속 7가지 인물 유형을 분석함으로써 상업적 작법서가 빠지기 쉬운 사건 중심의 전개를 넘어 신화와 고전의 정신을 플롯의 중심에 둔다. 이를 통해 플롯 체크리스트를 주인공의 내면으로 돌린 것이다. 일상 세계에서 벗어나 모험을 떠날 수밖에 없는 주인공이 헤매는 곳은 실상 ‘자신의 내면’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김영에 의하면 이 책은 ‘좀비형 영웅 처치법’을 알려주는 비법서이며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는 대중 서사에 심연까지 부여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무리 없이 해”낸 메타창착론이다.

· 스토리텔링의 절대 뼈대 : 보글러 12단계와 캠벨의 17단계 완벽 해부,
〈오디세이〉부터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압도적으로 풍성한 사례

캠벨의 17단계는 출발-입문-귀환이라는 3막의 거대한 순환 구조를 띠는데, 이는 영웅이 일상에서 벗어나(소명), 기득권의 억압이자 세상의 율법(아버지와의 일체화)을 극복하고, 세상을 구원할 에너지(궁극의 보상)를 쥐고 돌아와 두 세계의 마스터가 되는 궤적을 그린다. 단순한 모험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아를 재조립하는 ‘정신적 분해와 영적 각성’의 과정이다. 보글러는 캠벨의 이 ‘영웅의 여정’ 17단계를 할리우드 영화와 현대 소설의 속도감에 맞춰 12단계로 압축했다. 철학적이고 심리적 상징을 제거하고 창작자가 당장 이야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사건과 플롯의 단계’로 작업한 것이다. 흔히 ‘영웅의 여정’을 언급할 때, 사람들은 캠벨의 17단계나 보글러의 12단계를 기계적으로 떠올린다. 대학의 강의실이나 수많은 스토리텔링 아카데미에서 ‘영웅의 여정’을 필수 교범처럼 가르치지만, 막상 창작자가 그 내용을 원고에 적용하려 들면 막연했다. 이 책은 총 3개의 막(출발-입문-귀환)과 12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그 12개의 장이 바로 캠벨의 원질 신화(영웅의 여정 17단계)가 말하는 내적 성장의 공식을 밖으로 드러내는 여정으로 변형한 보글러의 12단계 이론에 준한 것이다. 다음과 같다.

1단계 〈일상 세계〉 → 2단계 〈소명〉 → 3단계 〈소명의 거부〉 → 4단계 〈정신적 스승과의 만남〉 → 5단계 〈첫 관문의 통과〉 → 6단계 〈시험, 협력자, 적대자와의 만남〉 → 7, 8단계 〈동굴의 가장 깊은 곳과 시련〉 → 9단계 〈보상〉 → 10단계 〈귀환의 길〉 → 11단계 〈부활〉 → 12단계 〈영약을 가지고 귀환〉

주인공이 만족 혹은 불만족하는 일상 세계를 보여주고, 소명을 받은 주인공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도입부에 힘이 생기는지, 그 태도를 어떤 식으로 연출해야 하는지 설명해준다. 그다음, 멘토(정신적 스승)에게서 ‘매직 아이템’을 얻어 첫 관문을 통과하고, 협력자 및 적대자와 마주해 깊은 내외적 시련을 이겨내며, 개인적인 보상(영약/엘릭시르)을 얻어 클라이맥스에서 부활하고, 마지막에 그 영약(엘릭시르)을 공동체에 전달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캠벨, 보글러, 아리스토텔레스, 융, 프로프 등 각종 인문학적 이론을 동원해 심도 있고도 친절하게 분석해준다. 그 과정에서 보글러의 12단계가 캠벨의 17단계와 어느 지점에서 일치하고, 또 어느 지점에서 변별되는지를 분석한다. 책 가장 앞머리와 막별 첫머리에 배치된 ‘캠벨과 보글러 이론의 등치표’는 이 방대한 서사론의 단계를 짚어가는 동안 독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며, 책 곳곳에 풍성하게 들어간 각종 이미지 자료와 도표 역시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때, 눈에 띄는 점은 압도적으로 풍성한 사례다. 영화 〈비트〉(1997)의 시나리오 작가 심산의 표현대로 이 책은 유별날 정도로 상세하게 사례가 되는 작품을 설명한다. 차무진에 의하면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캠벨과 보글러의 이론을 가장 빠르게 이해하는 길이 바로 구체적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대사, 행동, 배경, 상황까지 그 작품을 접하지 않은 독자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하는 것이 그가 선택한, 창착론을 세상에 내놓은 작가로서의 ‘책임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오디세이〉, ‘해리포터’ 시리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운드 오브 뮤직〉 〈타이타닉〉 등 사례가 되는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작품 선별 기준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폭넓은 호응을 받은 작품, 2000년 이전의 영상물과 소설, 애니메이션, 게임 서사가 그 분석의 대상이다. 그 시대가 전 세계적으로 대중 서사를 정립한 시대이기 때문이며, 한 시대를 휩쓴 작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 캐릭터의 미학인 이야기 속 8가지 캐릭터 원형을 전격 분석하다,
남의 이론을 옮겨 적는 이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배짱

또 이 책은 캐릭터의 원형을 분석하는 것을 자랑으로 삼고 있다. 주인공이 여정을 끝까지 걸으려면 그를 이끌고, 막아서고, 속이고, 비추는 인물들이 필요하다. 보글러는 카를 융의 원형 개념을 빌려 이들을 여덟 원형으로 정리했다. ‘영웅, 전령관, 정신적 스승, 관문수호자, 그림자, 협력자, 변신자재자, 익살꾼’이다. 차무진은 그 원형들을 ‘영웅의 여정’ 단계의 해당 장 말미에 넣어 심층 해부한다. ‘그림자’ 원형 분석 장을 보면 방식이 드러난다. 융의 정의, 캠벨의 원질 신화, 보글러의 작법, 프로프의 기능을 그림자 원형 위에 겹친 뒤 하나의 관점으로 모은다. 악당은 주인공의 그림자가 밖으로 걸어 나온 존재라는 것이다. 이 관점을 〈다크나이트〉의 배트맨과 조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에블린과 조부 투파키로 확인한다. 이어 회개하는 악당을 설계하는 세 가지 조건과 다 쓴 원고를 점검하는 다섯 가지 질문까지 내놓는다.

눈에 띄는 점은 보글러가 정리한 8개의 캐릭터 원형이 『주인공은 왜 돌아다니는가』에는 7개로만 정리돼 있다는 것이다. 그가 의도적으로 제외한 원형은 ‘주인공’이다. “주인공은 12단계를 거쳐 영약을 가지고 돌아온 후에라야 비로소 영웅이” 되고, “‘영웅’이라는 원형의 설명은 결국 이 책 전체가 대신”하기 때문이다. 책 한 권이 통째로 그 항목의 설명인 셈이다. 심산의 말처럼 “이런 배짱은 남의 이론을 옮겨 적는 사람에게서는 나오지 않는다.”.

· 캠벨도 보글러도 아닌 차무진의 고유한 창작론,
‘쓰는 사람’에게도 ‘쓰지 않는 사람’에게도 유용한 인문 교양서

그 밖에 보글러의 12단계를 배치하는 데에서도 차무진만의 관점이 엿보인다. 그것은 일곱 번째 단계[동굴의 가장 깊은 곳으로 진입]과 여덟 번째 단계인[시련]을 ‘죽음을 통과하는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하나의 장에 묶은 지점에서다. 차무진은 이에 대해 “이것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며 두 단계가 “이야기의 심장”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많은 상업적 작법서가 그 책에서 제공하는 매뉴얼을 따라 원 스텝 투 스텝 차근차근 밟을 것을 권장함으로써 이야기에 얼마나 많은 변수가 작용하는지, 각 단계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하는지를 간과한다. 차무진은 보글러의 플롯 차트 역시 그런 식으로 잘못 활용돼 주인공을[동굴의 가장 깊은 곳으로 진입]시킨 다음 한 호흡 쉬고[시련]을 배치하는 순간, 인과적으로 몰아쳐야 하는 구간에 끊김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이뿐 아니다. 〈죠스〉나 〈스타워드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의 서사를 분석할 때에도 보글러가 [보상] 단계로 본 지점을 차무진은 [동굴의 가장 깊은 곳으로 진입]으로 해석함으로써 할리우드의 스토리 교과서로 여겨지는 보글러의 이론조차 다각도로 해석할 때 자기만의 서사를 완성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 책은 오로지 스토리 창작만을 위한 책일까? 물론 이 책은 대중문화 평론가 김봉석의 말처럼 작가와 작가 지망생을 위한 책이다. 작법서이자 대중 서사 전반에 대한 해설서이며 작가들이 자신의 서사를 다 쓴 뒤 활용해야 할 ‘검수용’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시에 소설가 장강명의 말대로 “책장을 덮었을 때 이 책이 가장 필요한 예비 독자는 직업 창작자나 비평가가 아닌 사람들”, 즉 “쓰지 않는 사람”이기도 하다.

대중이 이야기에 열광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겠으나, 주인공의 여정을 자신의 삶과 나란히 세우게 되는 심리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인간은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써가는 존재이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현실은 자신이 영웅이나 주인공이 아닌 듯한 기분으로 설명될 때가 많다. 이에 시련과 역경을 피하려고만 들고, 관계의 어려움으로 혼란스러워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평범한 보통의 감상자들에게 어떻게 해야 우리가 영웅이, 또 주인공이 될 수 있는지, 우리의 삶이 더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는지 원고뿐 아니라 삶까지 검수하게 해주기에, 결국 쓰는 사람에게도 쓰지 않는 사람에게도 유용한 교양서가 된다. 『주인공은 왜 돌아다니는가』라는 질서정연하고 풍성한 내용의 책을 일독하는 순간 독자는 풀코스 정찬을 먹은 듯한 만족감을 얻는 동시에 내 인생의 주인공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추천평

차무진 작가는 소설도, 소설이 아닌 글도 늘 묵직하고 품격 있게, 또 풍성하게 쓴다. 나는 그의 팬이다. 그의 글은 묵직하지만 결코 느리지 않고, 품격 있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다. (...) 책장을 덮을 때 이 책이 가장 필요한 예비 독자는 직업 창작자나 비평가가 아닌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써가는 존재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 자신이 영웅도 아니고 주인공도 아닌 것 같다는 기분에 좌절하고 불만스러워한다. 시련과 역경을 피하려고만 들고,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한다. 이 책은 그 모든 질문에 대해 묵직하고 품격 있게, 풍성하게 답한다. 원고뿐 아니라 삶까지 검수하게 해주는 책이다. 쓰는 사람에게도 쓰지 않는 사람에게도 추천한다. - 장강명 (소설가)
이 책은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는 대중 서사에 심연까지 부여하라는 무리한 요구를, 무리 없이 해낸다.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굳이 호출하여 『신화, 영웅 그리고 시나리오 쓰기』와 나란히 세우고, 그 위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엠블럼처럼 건다. (…) 플롯 체크리스트를 내면의 지도로 되돌린 것은 이 책이 쟁취한 성배다. 웹툰과 웹소설이라는 스낵 컬처가 이 전리품을 얼마나 취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홍콩 누아르처럼 서로 베끼고 답습하다 나란히 망해가는 한국 콘텐츠 판에, 이 책이 날카로운 경보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 김영 (비교신화학자)
『주인공은 왜 돌아다니는가』는 박제된 이론을 창작의 현장으로 끌어내린다. (...) 그리고 그것을 당장 오늘 밤 창작자가 쥐고 휘두를 수 있도록 연장으로 조립한다. 작법서가 이론만 던져놓거나 읽는 이의 감흥만 잔뜩 불어넣은 채, 정작 적용은 그들 몫으로 미루는 것은 이 바닥의 오랜 습관이다. 차무진은 그렇게 쓰지 않는다. 정의를 적고, 작동 원리를 적고, 예시를 들고, 작가가 빠지는 함정을 적고, 마지막에 질문을 남긴다. (…) 이제 막 펜을 쥔 지망생과 초보 작가들에게 고한다. 방황은 끝났다. 영감이 찾아오길 기다리지 마라. 이야기가 겉돌 때, 이 책이 제시하는 12단계 구조는 궤도를 이탈하지 않게 붙잡아 것이다. 기성 작가에게는 진단표가 될 것이다. - 심산 (시나리오 작가ㆍ‘심산스쿨’ 대표)
일반 독자가 인문 교양서로서 읽어도 좋겠지만, 『주인공은 왜 돌아다니는가』는 작가와 작가 지망생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이 말하는 핵심과 구성을 잘 알고 있다면 캐릭터를 설정하고 이야기를 전개할 때, 아주 실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금 장르소설, 웹소설을 쓰면서 나의 이야기에서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나 이야기의 흐름이 삐걱거린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집어 들어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 작가가 될 당신에게는, 영웅과 주인공이 등장하는 무한한 작품들을 더욱 깊이 있고,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지침서이다. - 김봉석 (대중문화 평론가ㆍ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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