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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노스가 루키우스 겔리우스에게 보낸 편지제1부 빼앗길 수 없는 자유의 시작 담화록 제1권1.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하여2.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다움을 지키는 법3. 신이 인간의 아버지라는 사실에서 무엇이 따라 나오는가4. 진보에 대하여제2부 세계의 질서 속에서 나의 자리를 찾는 법 담화록 제1권5. 아카데메이아학파에 대하여6. 섭리에 대하여7. 변형 논증과 가언 논증 등의 필요성에 대하여8.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 능력은 위험하다는 것9. 인간이 신의 친족이라는 사실에서 무엇이 따라 나오는가10. 로마에서 출세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11. 가족애에 대하여12. 만족하며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하여13. 모든 일을 신들이 기뻐하시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14. 신적인 존재가 모든 사람을 지켜본다는 것15. 철학은 무엇을 약속하는가16. 섭리에 대하여제3부 권력과 시련 앞에서 나를 지키는 길담화록 제1권17. 논리학은 필수적이라는 것18.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화내서는 안 된다는 것19. 참주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20. 이성은 어떻게 자기 자신을 고찰하는가21. 남들의 칭찬과 감탄을 바라는 사람들에게22. 보편개념에 대하여23. 에피쿠로스에게24. 시련에 맞서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25. 같은 주제에 대하여26. 삶의 법칙은 무엇인가27. 인상은 몇 가지 방식으로 생기며, 인상을 다루려면 어떤 방책을 준비해야 하는가28. 사람들에게 화내서는 안 되는 이유와 인간에게 작은 일과 큰일29. 굳건함에 대하여30. 각 상황마다 무엇을 즉시 꺼내 쓸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가제4부 불안은 사건이 아니라 판단에서 시작된다담화록 제2권1. 대담함과 신중함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2. 평정심에 대하여3. 철학자에게 사람을 추천하는 자들에게4. 간통하다가 발각된 적이 있는 사람에게5. 대범함과 세심함은 어떻게 양립하는가6. 그 자체로 선도 악도 아닌 것들에 대하여7. 점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8. 선의 본질은 무엇인가9. 인간의 소임도 다하지 못하면서 철학자의 소임을 떠맡는다는 것10. 이름을 통해 삶의 의무를 발견하는 법11. 철학의 출발점은 무엇인가12. 대화와 논쟁에 대하여13. 불안에 대하여제5부 철학은 말이 아니라 삶으로 증명된다담화록 제2권14. 나소에게15. 자신이 내린 어떤 판단을 완고하게 고수하는 사람들에게16. 우리는 좋은 것과 나쁜 것에 관한 판단을 적용하는 훈련을 하지 않는다17. 보편개념을 개별 사안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18. 인상에 어떻게 맞서 싸워야 하는가19. 철학자의 가르침을 말로만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20. 에피쿠로스학파와 아카데메이아학파 사람들에게21. 자기모순에 대하여22. 우정에 대하여23. 말하는 능력에 대하여24. 에픽테토스가 대답할 만하다고 여기지 않은 사람에게25. 논리학이 왜 필요한가26. 오류의 고유한 특징은 무엇인가제6부 몸과 세상이 나를 시험할 때 담화록 제3권1. 몸치장에 대하여2. 진보하려는 사람이 훈련해야 할 세 영역과 우리가 가장 중요한 것을 소홀히 하는 이유3. 좋은 사람이 다루어야 할 대상과 중점적으로 훈련해야 할 것4. 극장에서 특정 희극배우를 볼썽사납게 편든 사람에게5. 병 때문에 학교를 떠나려는 사람들에게6. 여러 주제에 관한 단편들7. 자유도시 감독관인 한 에피쿠로스주의자에게8. 인상에 대처하려면 어떻게 훈련해야 하는가9. 소송 때문에 로마로 가던 한 수사학자에게10. 질병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가11. 여러 주제에 대하여12. 수련에 대하여13. 고독이란 무엇이며, 누가 고독한 사람인가제7부 세상 한가운데서도 나를 잃지 않는 법 담화록 제3권14. 여러 주제에 대하여15. 모든 일에 신중하게 착수해야 한다는 것16. 사람들과의 교제에 신중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것17. 섭리에 대하여18. 어떤 소식에도 동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19. 일반인과 철학자는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20. 모든 외적인 것으로부터 유익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하여21. 가벼운 마음으로 철학 강연가가 되려는 사람들에게22. 견유 철학자의 소명에 대하여23. 과시할 목적으로 강독하고 강연하는 사람들에게24. 우리에게 달려 있지 않은 것들에 애착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에 대하여25. 계획한 것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에 대하여26. 궁핍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 대하여제8부 자유를 얻으려면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가 담화록 제4권1. 자유에 대하여2. 사회적 교제에 대하여3. 무엇과 무엇을 교환해야 하는가4. 조용한 생활에 몰두하는 사람들에게5. 다투기 좋아하고 야수 같은 사람들에게6. 동정받는 것을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7. 두려움 없음에 대하여8. 성급하게 철학자의 외양을 갖추려는 사람들에게9. 파렴치한 사람으로 변해버린 사람에게10. 무엇을 가볍게 여기고 무엇을 중시해야 하는가11. 청결에 대하여12. 주의에 대하여13. 자기 일을 쉽게 털어놓는 사람들에게제9부 자유를 가로막는 착각부터 버려라 편람1.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과 달려 있지 않은 것2. 욕구와 혐오, 행위 충동과 거부에 대하여3. 좋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기억하라4. 무슨 일을 하려는지 미리 생각하라5. 사람을 동요시키는 것은 판단이다6. 남의 장점을 자기 것처럼 자랑하지 마라7. 선장이 부르면 모든 것을 놓아라8.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원하라9. 선택의지는 방해받지 않는다10. 인상에 대처할 능력을 찾아라11. 잃었다고 하지 말고 돌려주었다고 말하라12. 평정을 위해 치르는 값을 받아들여라13. 외적인 것에 관해서는 어리석어 보이는 것을 감수하라14. 자유롭고 싶다면 남에게 달린 것을 원하지 마라15. 연회에서처럼 네 차례를 기다려라16. 남을 위로하되 그 판단까지 함께 받아들이지는 마라17. 네게 주어진 배역을 훌륭하게 연기하라18. 불길한 전조도 이롭게 사용할 수 있다19. 이길 수 없는 경기에 나서지 마라20. 너를 화나게 하는 것은 너의 판단이다21. 죽음과 추방을 날마다 눈앞에 두어라제10부 관계와 의무 속에서 자유를 실천하는 법 편람22. 철학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라23. 철학자인 것으로 만족하라24. 신의와 염치를 지키는 것도 조국을 돕는 일이다25. 외적인 것을 얻으려면 그 값을 치러야 한다26. 남의 일을 볼 때와 같은 눈으로 자기 일을 보라27. 악은 목표로 세워진 것이 아니다28. 자기 판단을 아무에게나 넘겨주지 마라29. 시작하기 전에 과정과 결과를 살펴라30. 의무는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31. 신들을 공경하는 것에 대하여32. 점술을 바르게 사용하라33. 일상에서 지켜야 할 원칙들34. 쾌락의 인상 앞에서 시간을 벌어라35. 옳은 일을 한다면 비난을 두려워하지 마라36. 사물의 가치뿐 아니라 관계의 가치도 보라37. 능력을 넘어서는 역할을 맡지 마라38. 주도적 이성이 다치지 않게 하라39. 육신의 필요를 소유의 척도로 삼아라40. 여성이 진정으로 존중받는 길41. 육신이 아니라 판단을 돌보라42. 잘못한 사람은 자기 판단에 속은 것이다제11부 철학은 반복할 때 삶이 된다 편람43. 모든 일에는 두 개의 손잡이가 있다44. 재산과 말솜씨가 곧 너인 것은 아니다45. 관찰한 사실과 판단을 구별하라46. 철학을 말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어라47. 훈련을 과시하지 마라48. 진보하는 사람의 증표49. 해석이 아니라 실천을 자랑하라50. 철학의 원칙을 법처럼 지켜라51. 더 이상 미루지 마라52. 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53. 언제나 손 가까이에 두어야 할 말들제12부 흩어진 기록에서 되찾은 목소리 단편[단편 1~3] 아리아노스가 전하는 에픽테토스의 말 중에서[단편 4~8] 루푸스가 우정에 관해 말하면서 인용한 에픽테토스의 말 중에서[단편 9][단편 10][단편 10a][단편 11] 아리아노스의 권면 강연 중에서[단편 12] 아리아노스의 글 중에서[단편 13~16] 에픽테토스를 회상하는 글 중에서[단편 17~21] 에픽테토스의 말 중에서[단편 22] 아그리피누스의 말 중에서[단편 23~25] 에픽테토스의 말 중에서[단편 26][단편 27][단편 28][단편 28a][단편 28b]해설 | 박문재더 깊이 읽기 | 인상과 선택의지, 에픽테토스의 정수를 내 것으로 만드는 두 개의 열쇠에픽테토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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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cte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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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흔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나까지 흔들릴 필요는 없다 대신 묻는다. 그 상황에서도 아직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상사가 “이게 전부예요?”라고 했을 때 “나는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결론 내리지 않고, 지금 고쳐야 할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묻는 것. 건강검진에서 재검 통보를 받았을 때 머릿속으로 최악의 미래를 끝까지 달리지 않고, 검사를 예약하고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누군가가 내 질문에 답하지 않았을 때 “나를 무시한다”고 단정하지 않고, 확인된 사실은 ‘아직 답이 없다’는 것뿐이라고 멈춰 서는 것. 에픽테토스를 읽고 달라지는 것은 세상이 아니다. 바꿀 수 없는 결과에 마음을 다 쓰지 않고, 지금 내가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곳으로 힘을 되돌릴 수 있게 된다. 빼앗길 수 있는 것과 빼앗길 수 없는 것을 구별하는 법 노예로 태어난 에픽테토스가 평생 파고든 주제는 뜻밖에도 ‘자유’였다. 몸은 구속될 수 있다. 재산은 빼앗길 수 있다. 지위는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고, 평판은 다른 사람의 말 한마디로 뒤집힐 수 있다.그렇다면 마지막까지 내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에픽테토스의 답은 작지만 단단하다. 무엇을 믿을지 판단하는 힘. 무엇에 동의할지 선택하는 힘.그 상황에서 어떤 사람으로 행동할지 결정하는 힘. 그는 자신의 선택의지를 “헐값에 팔지 말라”고 가르쳤다(담화록 제1권 2장).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하는 자유가 아니라, 내 판단과 선택을 돈, 평판, 두려움, 권력에 넘겨주지 않는 자유. 그래서 이 책이 말하는 자유는 거창하지 않다. 삶이 나를 흔들 수는 있어도 내가 나를 넘겨주지 않는 것. 그 마지막 한 자리를 지키는 것이 에픽테토스가 말한 자유다. 이 고전을 읽어야 할 이유 - 국내 최초 단권 완역본: 『담화록』 1~4권·『편람』·『단편』, 에픽테토스의 지혜 전체를 그리스어 원전에서 읽는다.- 불안과 실패를 다루는 가장 오래된 실전 철학: 비난, 질병, 관계, 실패 앞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을 구별하게 한다.- 439개 각주 + 50쪽 특별 해설: ‘인상’과 ‘선택의지’까지 막힘 없이 이해하고 삶에 적용한다.- 12개의 주제부 구성으로 624쪽의 방대한 에픽테토스 전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에픽테토스의 교실은로마판 ‘인생 상담소’에 가까웠다고대 철학이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근엄한 철학자가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고, 제자들은 조용히 받아 적는 장면이다. 에픽테토스의 교실은 꽤 다르다. 여기에는 황제의 눈치를 보는 관리가 들어오고, 법정에 갈 일이 걱정되는 사람이 찾아오고, 공연을 앞두고 벌벌 떠는 음악가가 앉아 있다. 사랑 때문에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던진 군인도 등장한다. 그가 다루는 것은 ‘존재란 무엇인가’보다 “나는 왜 저 사람의 말 한마디 때문에 이렇게 흔들리는가”에 훨씬 가깝다. 실제 목차만 펼쳐봐도 불안, 질병, 고독, 우정, 권력, 명예, 가난, 분노가 줄줄이 나온다.그중 압권은 원로원에서 자기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스토아 철학자 아그리피누스의 일화다. 판결이 어떻게 날지 모르는 상황인데 그는 예정된 시간에 운동을 하러 간다. 운동을 마친 뒤 추방형이 선고됐다는 말을 듣고서 그가 뱉은 말은 대략 이렇다. “그렇다면 식사 장소만 바꾸면 되겠군.” 철학이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큰일이 벌어졌다고 해서 오늘 해야 할 일까지 모두 무너뜨리지 않는 태도라는 것을 이보다 더 유쾌하게 보여주기도 어렵다.에픽테토스는 독자에게 늘 이런 식으로 허를 찌른다. 감옥에 갇힐 수는 있다. 다리는 묶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마음속에서까지 감옥 생활을 미리 시작해야 하겠는가? 그는 자신의 선택의지는 제우스조차 꺾을 수 없다고 밀어붙인다. 읽다 보면 이 사람이 왜 황제와 정치가와 군인들에게까지 오래 읽혔는지 조금씩 이해된다. 위로를 잘해서가 아니다. 핑계를 아주 잘 끊어내기 때문이다.황제보다 더 무서운 것은 박수갈채였다- 불안은 ‘잘하고 싶다’에서보다 ‘좋게 보이고 싶다’에서 커진다에픽테토스에게는 놀랄 만큼 현대적인 장면이 있다. 한 키타라 연주자는 혼자 있을 때는 전혀 떨지 않는다. 연주 실력도 충분하다. 그런데 극장 무대에만 올라가면 불안해진다. 에픽테토스는 이유를 정확히 집어낸다. 그는 연주를 잘하고 싶은 데서 멈추지 않고 청중에게 좋은 평가까지 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연주는 자기 몫이지만 박수는 남의 몫이다. 두 가지를 동시에 움켜쥐려는 순간 불안이 시작된다.이 대목을 읽다 보면 2천 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해진다. 우리는 발표를 잘하고 싶은 것과 “다들 나를 유능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자주 한 덩어리로 만든다. 일을 잘하는 것과 상사의 인정, 글을 잘 쓰는 것과 독자의 반응, 사랑하는 것과 상대가 반드시 나를 사랑해주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러다 남의 평가가 기대와 어긋나는 순간, 자신이 통째로 실패한 것처럼 느낀다.『담화록』 제4권의 한 장면은 이 문제를 한층 더 우스꽝스럽게 보여준다. 수많은 전쟁을 겪은 군인 트라소니데스는 “전쟁터에서는 어느 적도 나를 노예로 만들지 못했건만” 사랑하는 한 여자 때문에 완전히 노예가 되었다고 탄식한다. 전쟁에서는 살아남았는데 상대의 작은 마음 하나에는 속수무책이다. 에픽테토스는 여기서 꽤 짓궂게 묻는다. 욕망과 두려움에 끌려다니면서 어떻게 자신을 자유인이라고 부를 수 있느냐고.이 책이 재미있는 것은 이런 부분이 계속 등장해서다. 자유를 말하면서도 추상적인 자유‘론’으로 달아나지 않는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박수에 목을 매고 있는가?”, “무엇을 얻어야만 괜찮은 사람이 된다고 믿고 있는가?” 하고 아주 구체적으로 들이닥친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고대 로마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우스운 집착을 구경하고 있는 독자를 발견하게 된다.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스토아 철학 전체를 완벽히 소화한 저자의 인생을한 조각씩 내 삶에 녹여내는 일에픽테토스를 읽을 때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좋은’ 문장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사람을 동요시키는 것은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일에 관한 판단이다.” “네게 주어진 배역을 훌륭히 연기하는 것은 네 몫이다.” “자유로 가는 길은 하나뿐이다.” 한두 문장만 떼어놓아도 가히 기막힌 명언 카드가 된다. 실제로 이 책에는 그대로 옮겨 적고 싶은 문장이 계속 나온다.그런데 정작 에픽테토스 자신은 그런 독서를 별로 높이 평가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철학 이론을 늘어놓기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라고 했다. 아주 재미있는 비유도 남겼다. 양은 자신이 얼마나 많은 풀을 먹었는지 풀을 토해내 보여주지 않는다. 그것을 소화해 양털과 젖으로 내놓는다. 철학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스토아 철학을 얼마나 잘 설명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 행동에서 무엇으로 바뀌었는지를 보라는 말이다.이 대목에서 『두려움 없는 삶에 대하여』는 흔한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책’과 갈라진다. 에픽테토스는 좋은 기분을 선물하기보다 반응하는 습관을 바꾸라고 요구한다. 화를 한 번 더 내면 화내는 습관에 땔감을 더한 것이고, 원칙을 한 번 지켜내면 다음번에도 지킬 힘을 조금 더 키운 것이다. 그러니 철학 공부의 단위는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가 아니라 ‘이번 한 번을 어떻게 행동했는가’가 된다.이런 이유로 이 624쪽짜리 책을 꼭 처음부터 끝까지 정복해야 할 거대한 산처럼 볼 필요는 없다. 어떤 날에는 불안에 관한 장을, 어떤 날에는 우정이나 질병에 관한 장을, 또 어떤 날에는 『편람』의 짧은 한 장을 펼쳐도 된다. 중요한 것은 읽은 문장을 멋있게 기억하는 데 있지 않다.그 문장이 필요한 순간에, 어제와 조금 다르게 반응하는 것.철학은 그때부터 시작된다고 아마 에픽테토스는 방그레 웃을 것이다.에픽테토스의 평생 통찰이 모두 담긴단 한 권의 책에픽테토스를 처음 만나는 사람은 대개 짧고 강렬한 문장에 끌린다. “사람을 동요시키는 것은 일 자체가 아니라 그 일에 관한 판단이다.” 이런 문장은 한 줄만으로도 오래 남는다. 문제는 너무 잘 남는다는 데 있다. 몇 문장만 기억하고 나면 에픽테토스를 다 읽은 듯한 착각도 생긴다.그러나 『편람』은 말 그대로 손 가까이에 두고 꺼내 보기 위한 압축본이다. 그 문장이 어떤 질문에서 나왔고, 어떤 반론과 씨름했고, 어떤 인간을 앞에 두고 던져졌는지를 보려면 『담화록』으로 들어가야 한다. 거기에는 불안해하는 음악가가 있고, 황제 앞에서 작아지는 관리가 있고, 사랑 때문에 자유를 잃은 군인이 있고, 병들고 늙고 실패하고 화내는 평범한 인간들이 있다.이 책은 『담화록』 제1~4권부터 『편람』, 흩어져 전해진 『단편』까지 오늘날 만날 수 있는 에픽테토스의 목소리를 한 권에 모았다. 그래서 좋은 문장만 골라 건네는 책이라기보다, 그 문장을 낳은 생각의 전체를 건네는 책에 가깝다.그렇다고 624쪽짜리 고전을 독자 혼자 헤쳐 나가게 두지도 않았다. 낯선 인물과 역사, 신화와 개념 앞에서는 439개의 각주가 길을 열고, 약 50쪽의 특별 해설은 ‘인상’과 ‘선택의지’처럼 에픽테토스를 제대로 읽기 위해 꼭 필요한 열쇠를 다시 손에 쥐여준다. 전체를 12개의 주제부로 나눈 것도 같은 이유다. 처음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그다음부터는 삶의 형편에 따라 필요한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게 했다.지금도 읽히고, 힘든 날에도 생각나고, 10년 뒤 그 사람의 삶이 달라졌을 때도 여전히 펼칠 이유가 있는 책. 누군가에게 오래 남을 책을 선물하고 싶을 때 바라는 것은 아마 이런 것일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건네고 싶은 한 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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