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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신조어와 남성 권력
폭탄주와 피아노 콘트라 섹슈얼과 작은 남편 폭력 문화와 나비 효과 부비부비와 탁탁탁 2장 신조어와 예술 권력 귀차니즘과 번개 꽃미남, 스럽다 즐~ X파라치와 판옵티콘 3장 신조어와 돈과 상술 권력 슬픈 족들의 사회 지름신과 피뢰침 모모스와 파이프 떼부자와 뭉칫돈 4장 신조어와 고용 권력 개미 콤플렉스와 펌킨족 삼일절과 낙바생 메뚜기족과 공거족 솔로와 찌질이 5장 신조어와 디지털 권력 이 안에 너 있다 짱의 나라 개벽이와 퓨전 문화 개똥녀와 시뮬라크르 너無너無 사랑한 Day 신조어와 오픈 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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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현상을 반영하는 신조어
신조어는 사전적 의미로 새로 만들어진 낱말이다. 신조어는 새로 나온 사상이나 테크놀로지를 지칭하기 위한 문명의 반영물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에 넘쳐 나는 신조어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졌는지 그 어원과 과정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다. 숱한 사람들의 입을 거치면서 의미가 제대로 정착되기도 전에 변용이 생기고, 동일한 단어가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더구나 인터넷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면서 신조어는 카멜레온처럼 금방금방 의미를 변색시키고 있다. 『발칙한 신조어와 문화 현상』은 최근 우리 사회에 유행하는 신조어들이 얼마나 반문화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신조어는 마치 우연처럼 등장하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말장난을 즐기게 해준다. 하지만 신조어가 폭력이나 권력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반문화적인 작동에 은밀하게 가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발칙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에는 기득권이 거창한 주장과 학설을 통해 자신들의 거대 담론을 펼쳐 나갔다면, 최근 신조어나 유행어는 마치 말장난처럼 사람들을 방심시키면서 숨겨진 의도를 사람들에게 부지불식간에 주입시킨다. 권력은 ‘문화’라는 현상을 빌어 도리어 사람들의 판단력이나 지혜를 억압하고 있는 셈이다. 신조어와 그 뒤에 숨어 있는 권력 신조어가 만들어질 때마다 눈에 보이지 않은 권력의 이동이나 조정이 있다. 신조어의 생산자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남성 권력, 예술 권력, 돈 권력, 상술 권력, 고용 권력 등이 있고, 디지털 문화가 권력으로 새로 자리 잡으면서 기득권과 야합하기도 한다. 가령, 룸살롱에서 여성을 터치하는 행위인 ‘피아노’는 남성 권력이 여성들을 억압하기 위한 신조어지만, ‘개똥녀’는 남성 권력뿐만 아니라 디지털 권력이 합쳐져 여성을 비하하고 조롱하던 신조어였다. ‘찌질이’는 일진회에서 구박 박거나 폭력을 당하던 허약한 학생들이 원조이지만, 나중에 디지털 권력과 예술 권력에 의해 그 의미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도 한다. 이 책은 편의상 신조어와 그 뒤에 숨어 있는 권력의 성격을 다섯 가지로 나누어 놓았지만, 이들은 서로 경계를 깨고 넘나들거나 서로 긴밀하게 야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조어는 언어활동을 풍부하게 하고, 삶의 방식이나 사유의 지평을 넓혀 주기 때문에 긍정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즉 단어 의미 그대로 ‘문화적’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의 신조어들은 국어사전에 실리기도 전에 사라지거나 다른 의미로 변용되면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신조어를 따라잡는 사람과 어설프게 아는 사람, 그리고 전혀 모르는 사람 사이에서 오해와 실수도 적지 않게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78%가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과거에야 신이 바벨탑을 빌미로 여러 가지 언어를 만들어 인간의 의사소통에 혼란을 겪게 만들었다지만, 요즘은 이 신조어들 때문에 한국말을 하는데도 서로 다른 외국어를 하는 것처럼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신조어 뒤에 숨어 있는 ‘권력의 입’이 인간 사이의 의사소통을 어떻게 가로막으며, 자신들의 ‘정의’를 어떻게 정당화하는지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