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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oss Book 상실의 책
가장 사랑하는 존재가 사라진 자리에 덧댄 23개의 태피스트리
설레다 저
휴머니스트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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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 상실의 시간

No. 0~2011
〈나뭇가지 아래에서〉

No. 3~5017
〈압정이 놓인 자리〉

No. 6~7024
〈증발〉

No. 8~9030
〈해변에서〉

No. 10~12038
〈외출 준비〉

No. 13~15048
〈낮잠〉

No. 16~18057
〈겹〉

No. 19~21068
〈낮과 밤〉

No. 22~23079
〈내가 본 것〉

No. 24~25088
〈다시 태어나기〉

No. 26~28096
〈웅크린 잠〉

No. 29~31106
〈바느질〉

No. 32~33116
〈접시에 담은 것〉

No. 34~35124
〈솟구치는 마음〉

No. 36~37132
〈성냥 놀이〉

No. 38~40145
〈물이 되어〉

2부 나의 상실

No. 41~42156
〈지는 꽃과 세 머리〉

No. 43~44162
〈나무〉

No. 45~46172
〈새싹이 돋고〉

No. 47~48180
〈요리〉

No. 49~50189
〈초와 해골〉

No. 51~53196
〈머리 손질〉

No. 54~57208
〈작은 연못〉

에필로그218

저자 소개 1

최민정

비정규 작가, 창작 노동자, 예술 근로자. 2008년부터 블로그에 연재된 그림일기 형식의 ‘감성 메모’를 통해 페르소나인 ‘설토’를 처음 선보였다. 수학이 좋아서 공대생이 되었으나 학과를 옮겨 영상디자인을 전공했고, 보편적 미움을 받는 감정들과 인간의 심리에 드리운 그늘에 관심이 많아 상담심리학을 공부했다. 이를 시작으로 인간 내면에 대한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케찹이 되고 싶어』, 『The Black Book 검은 감정』, 『내 마음 다치지 않게』 등이 있다. 인스타그램 및 스레드 @seol.leda 이메일 dnwjda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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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128*200*20mm
ISBN13
9791170875703

책 속으로

한 달 전만 해도 그는 이 시간, 이 자리에 나와 함께 있었다. 죽음은 책에서 읽거나 누군가로부터 전해 듣는 추상적인 단어였고, 우리는 둘 중 하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누락했다.
---p.25 「No.6」 중에서

내가 헤어질 준비를 제대로 하게 될 날은 아주 오지 않을 것 같으니 그때를 기다려달라고 부탁할 바에 차라리 그가 덜 고통스럽기를 바라는 편이 나았다. 그를 잃고 싶지 않으면서 그에게 떠나도 좋다는 말을 속삭인 것은 적어도 그의 앞에서만큼은 의연하게 굴기 위한 노력이었다.
---p.44 「No.12」 중에서

그를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생각하지 말자고 다시 생각하면서 왜 자꾸 반복하는 건지 생각했다. 이러느라 잠이 오지 않는 거구나. 그가 없어서 잠이 오지 않는 게 아니라 그를 생각하느라 잠이 오지 않는 거구나.
---p.73 「No.21」 중에서

그는 과거가 되었고 사랑은 현재한다.
이 사실이 더없는 위안이자 여전한 슬픔이다.
상실은 극복되지 않고, 나는 부정하지 않는다.
---p.110 「No.30」 중에서

그가 떠난 자리에 웅덩이가 생겼다.
나는 그곳에 오래 고여 있었다. 밖으로 나아갈 수 있을 때를 기다렸다.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지만 숨지도 않았다. 내미는 손이 닿을 때마다 더는 밀어내지 않았다.
---p.148 「No.39」 중에서

그가 죽고, 보이지 않는 덩어리가 나에게로 스며들었다. 그것은 내 안에서 덩치를 불리며 나를 아래로 끌어당겼다. 어떤 날은 어깨가 찢어지는 통증으로, 어떤 날은 심장이 ‘철렁’ 하고 떨어질 듯한 느낌으로.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 날에는 가만히 누워 시간이 뭉텅이로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p.156 「No.41」 중에서

상실은 일상의 정강이를 부러뜨렸다. 좋아하던 곡을 듣다가, 늘 걷던 길을 걷다가, 버스 정류장에서 창밖을 보다가, 그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쇠깔때기를 입에 물고 오동나무 막대기로 음식을 집어넣은 것처럼 목과 가슴이 뻐근하게 조여왔다.
---p.185 「No.48」 중에서

상실과 슬픔은 바다, 구름, 산, 들, 해와 달처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였고 그 변화에 맞추는 일은 언제나 나의 책임이었다. 비를 피하지도, 볕을 가리지도 않았다. 파이고 찢겨나간 단면은 복구되지 않는 영구적인 손실이 되었다.
---p.213 「No.56」 중에서

그를 잃었다는 건 존재가 사라졌다는 사실만이 아니었다. 그의 모든 자리에 구멍이 생기고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가 왜곡된 나를 새로운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일이었다. 한 몸에 갇힌 두 사람처럼 나는 내가 낯설었다. 상상해본 적 없는 모습의 내가 먹고 자고 말했다.
---p.221 「에필로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 이야기는 이전의 방식으로 풀어낼 수 없었다”

감정을 재료로 쓰고 그리던 일러스트레이터,
설레다 작가가 기록한 상실의 시간

『The Loss Book 상실의 책』은 부정감정을 풀어 쓴 『The Black Book 검은 감정』, 긍정감정을 다룬 『The White Book 작은 긍정』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상실 이후에 경험한 모든 감정을 내밀하게 담아낸 설레다 작가의 자기 고백적 에세이다.
57개의 메모 같은 에세이는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후에 남겨진 사람의 내면이 어떻게 붕괴되고 재조립되는지를 시간의 흐름을 통해 보여준다. ‘그’가 죽음을 맞이한 4시 50분 무렵에 시작된 시곗바늘은 작가가 기록한 순간들을 따라 천천히 흘러가며 독자를 바로 그 상실의 시간으로 이끈다.

일러스트레이터 특유의 감각적인 묘사로 전개되는 이야기 사이사이에 배치된 그림은 강렬하고 직접적인 시각적 요소로서 몰입도를 높인다. 작가의 페르소나인 ‘설토’ 역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떠올리게 하는 배경 속에서 새롭게 재탄생해 전작들과 달리 파격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쉽게 잊히지 않는 23점의 그림은 각각의 제목을 가진 독자적인 작품으로 자리하며, 내면의 고통과 슬픔을 그대로 담았다. 어느 날 들이닥친 상실을 겪어내는 과정을 시간별로 기록한 글, 언어로 소화할 수 없던 처절한 감정을 표현한 그림이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어 더 깊은 몰입을 끌어낸다.

‘그’의 자리에 채워질 다른 이름들
대상을 특정하지 않는 상실의 이야기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최소 한 번 이상의 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The Loss Book 상실의 책』에는 작가가 이별한 존재, 즉 상실의 대상이 누구인지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책 전반에 걸쳐 오로지 ‘그’라는 대명사로만 설명되는 이 대상은 작가가 가장 사랑했던 존재라는 것 외에는 그 어떤 추측의 실마리도 제공하지 않는다.

의도적으로 비워진 ‘그’라는 이름은 모든 독자가 자신의 상실로 바꿔 읽을 수 있게끔 작가가 마련한 애도의 자리다. 오랜 세월 함께해온 존재를 잃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의 이름을 채워 넣어 읽으며 나의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때로는 드러내고 싶지 않던 나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추는 문장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실의 시간을 온전히 살아내고 마주하는 것 역시 애도의 일환이 될 수 있다. 잃어버린 경험, 저마다의 ‘그’를 떠올리며 각자의 속도로 회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The Loss Book 상실의 책』을 채우는 정서이자, 작가가 위로나 교훈 대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상실의 고통을 경험한 이로부터
‘반려 상실’과 함께 살게 된 이들에게로

상실은 지나간 자리에 깊은 자국을 남기고 삶의 한 부분에 구멍을 낸다. 무언가를 잃어버리기 이전으로는 도무지 돌아갈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애도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그’와 함께했던 일상은 회복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살아가야 하는 모든 시간을 작가는 ‘기이한 평범’이라고 칭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영원히 괜찮아질 수 없는 어떤 시간을 끌어안고, 곁에 다가온 상실을 반려처럼 데리고 살아가야만 한다. 이 책은 직접 누군가를 잃었을 때 가장 깊게 공감할 수 있지만 상실을 곁에 두고 살아가는 이들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들의 ‘반려 상실’을 마주하고, 그들이 온전한 상실의 시간을 무사히 통과하기를 기다리는 동안 이 책을 천천히 펼쳐보아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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