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an Os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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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요트 선주 빌 듀커는 프랑스 다큐멘터리 감독에게 솔직하게 귓속말을 했다.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요트에서 사는 게 어떤지 알게 된다면 단두대를 다시 가져올 걸요.”
--- p.30 테크 투자자인 저스틴 칸은 식량을 비축하려다 말았던 어설픈 시도를 떠올리며 최근 헤지펀드에서 일하는 친구와 나눈 통화를 상기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뉴질랜드에 땅을 사놓자고 말하더군요. 이런 식이었어요. ‘트럼프가 실제로 파시스트 독재자가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아마 높진 않겠지만, 탈출구를 마련해 두는 행동의 기대 가치는 꽤 높잖아.’” --- p.96 트럼프 1기 행정부 경제 보좌관 게리 콘은 가장 최근에 상속세 조항을 완화하는 데 기여한 인물로, 하원의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멍청이들이나 상속세를 내는 겁니다.” (중략) 소득세를 피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소득” 자체를 피하는 것이다.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언론에 연봉 1달러라고 알리면 된다. 그리고 용돈이 필요하면 은행가를 불러서 주식을 담보로 “포트폴리오 대출”을 요구하면 된다. --- pp.285-286 “내가 거래를 하는 곳은 기본적으로 세 회사야. HBO, 넷플릭스, 소니 말야.” 그가 종종 한 말이다. “너네가 나를 건너뛰고 직접 접촉하면, 내 사업은 끝장이라고.” 사실을 말하자면, 사업 따위는 없었다. 호르위츠는 영화 판권을 사거나 팔지 않았다. 몇 차례 배급 계약에 손을 댄 적이 있긴 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문서로 복사-붙이기를 해서 수백 장의 가짜 계약서를 만들었으며, 링크드인에서 발견한 임원들의 서명을 위조했다. 새로운 투자자들이 들어오면 이전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불했다 - 전형적인 폰지 사기였다. --- p.324 무슨 이유로 다른 이에게 돈을 주고 자녀의 대학 입학시험 점수를 조작해 달라고 요청한 겁니까? “성취는 일종의 마약 같아요.” 그는 선뜻 대답하려 하지 않았다. 잠시 뜸을 들인 뒤 내뱉은 말이다. “한 가지를 이루고 나면 다른 것도 이루고 싶은 거예요. 주변 사람들이 전부 그렇게 행동하면, 일종의 자기강화 과정이 되는 겁니다. 게다가 동기부여가 강한 많은 이들이 그렇듯 불안감까지 있으면 성취에 필요한 일을 하는 성향이 더 강해지죠. 그러다가 선을 넘는 거예요.” 캐플런은 돈을 주고 딸의 시험 점수를 바꾸는 것이 자녀를 학교에 합격시키기 위해 다른 형태의 영향력이나 압력을 행사하는 것보다 그다지 나쁜 게 아니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아주 부패한 체제라고 믿는 현실을 보았고, 나도 편승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 셈이라고 여긴 겁니다.” --- p.4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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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가 9,000만 달러짜리 요트에는 무엇이 딸려 올까?
“요트 위에 더 큰 요트, 부자 위에 더 큰 부자가 있다” 9,000만 달러짜리 중고 요트를 판다고 상상해 보자. 우리 돈으로 1,200억 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다. 그런데 이 요트에는 소소한 물건들이 딸려 온다. 스타인웨이 피아노 한 대, 다양한 프레스코화, 지문 인식 보안 시스템, 보조 보트 몇 척과 가구 일체까지. 2022년 미국 플로리다의 팜비치 보트 쇼에 매물로 나온 슈퍼요트 ‘시아울’ 호의 이야기다. 길이만 62미터에 이르는 이 요트의 주인은 헤지펀드 거물이자 공화당의 정치 후원자인 로버트 머서였다. 놀라운 사실은 이 정도 요트가 슈퍼리치의 세계에서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는 것이다. 더 크고, 더 비싸고, 더 호화로운 요트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돈이 많아지면 사람은 무엇을 할까? 더 좋은 집과 자동차를 사고, 더 멀리 여행을 떠날 것이다. 그렇다면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만큼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뉴요커』 기자인 에번 오스노스는 바로 이 질문을 들고 미국 초부유층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궁전, 종말을 대비한 지하 벙커, 돈으로 구매하는 유명인의 공연 등 상상을 뛰어넘는 풍경이 펼쳐진다. 그러나 그가 발견한 것은 사치의 끝이 아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져도 끝나지 않는 경쟁과 불안이다. 세상이 무너져도 부자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종말을 대비하는 사람들, 유명인의 시간까지 사는 사람들” 세계적인 재난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식량을 비축하거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이다. 그러나 초부유층에게는 전혀 다른 선택지가 있다. 외부 세계가 혼란에 빠져도 평소와 같은 생활을 이어 갈 수 있도록 호화로운 지하 벙커를 마련하는 것이다. 돈으로 유명인의 시간까지 구매할 수도 있다.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한 메가요트에서 공연을 위해 초대받은 가수는 갑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고 그들을 위한 무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던 관객은 조용히 앉아 있는 어른 세 명이었다. 초부유층에게 돈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수단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경험과 안전, 특별한 지위를 얻는 수단이 된다. 모든 것을 가진 사람들은 무엇을 더 원할까? 그리고 무엇을 두려워할까? 오스노스는 기이한 소비의 풍경에서 부와 지위, 인정과 불안이 뒤얽힌 인간의 욕망을 발견한다. 억만장자의 이웃이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헤지펀드 거물들이 모여 사는 동네의 수상한 풍경” 미국 코네티컷주 그리니치는 월스트리트의 금융 거물들이 모여 사는 부촌이다. 잘 가꾼 정원과 거대한 저택이 이어지는 평화로운 동네지만, 주민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한쪽에는 고객들의 돈 수십억 달러를 사기꾼 버니 메이도프에게 맡긴 자산운용가 월터 노엘의 집이 있었다. 다른 쪽에는 내부자 거래 사건으로 체포된 헤지펀드 매니저 라즈 라자라트남의 저택이 자리했다. 라자라트남은 한때 가수 케니 로저스를 전용기에 초대해 그가 포기할 때까지 「갬블러」를 반복해서 부르게 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웃들이 하나둘 금융 스캔들에 연루되자 동네에는 ‘로그스힐 로드(Rogues Hill Road)’, 곧 악당들의 거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화려한 성공의 상징인 저택들 뒤에는 탐욕과 사기, 권력을 둘러싼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오스노스는 이 부촌의 풍경을 통해 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구에게 집중되며, 어떤 방식으로 권력이 되는지 추적한다. 할리우드에서 가장 뛰어난 연기자는 무명 배우였다? “6억 9,000만 달러짜리 거짓말과 부자의 몰락” 어느 날 아침, 한 남자의 집에 연방수사국 요원들이 들이닥쳤다. 남자의 이름은 잭 호르위츠. 할리우드에서 배우로 활동했던 그는 영화 투자 사업을 내세워 엄청난 돈을 끌어모은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의 성공은 거대한 거짓말이었다. 수백 명의 투자자를 속여 끌어모은 돈은 무려 6억 9,000만 달러 이상(약 9000억 원). 할리우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폰지 사기였다. 영화에서는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배우가 현실에서는 수많은 사람을 속이는 데 성공한 셈이다. 부유층의 세계에서는 성공했다는 이미지 자체가 또 다른 자산이 된다. 화려한 생활과 유명 인사들과의 교류, 막대한 재산은 그 사람을 믿을 만한 인물로 보이게 만든다. 그러나 그 이미지가 허상이라면 어떻게 될까? 오스노스는 모든 것을 가졌던 사람들의 몰락을 통해 부의 세계가 가진 취약성을 드러낸다. 부자가 되는 것만큼이나 부자로 남는 일 역시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부자들은 돈을 벌었다. 이제 세상을 움직인다. “황금은 넘쳐나지만, 황금시대는 아니다.” 슈퍼요트와 호화로운 지하 벙커, 유명인의 개인 공연, 금융 거물들의 스캔들과 할리우드의 거대한 사기 사건. 『슈퍼리치의 시선』에는 상상을 뛰어넘는 부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러나 오스노스가 추적하는 것은 부자들의 기이한 사치가 아니라 그들이 가진 돈이 어떻게 권력이 되는가 하는 문제다. 19세기 미국의 거대 자본가들은 철도와 석유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눈부신 번영의 이면에 불평등과 부패가 자리했던 이 시기를 마크 트웨인은 ‘도금시대(Gilded Age)’라고 풍자했다. 황금으로 치장했지만 속까지 황금인 것은 아닌 시대였다. 21세기에는 디지털 기술과 금융이 철도와 석유를 대신했다.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의 억만장자들은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경제와 정치는 물론 사회의 규칙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 『슈퍼리치의 시선』은 이 새로운 도금시대를 움직이는 사람들의 욕망과 선택을 추적한다. 부자들의 삶을 통해 부와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을 읽어 내는, 흥미진진하고도 불편한 기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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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노스의 보도는 예리하며, 그가 구사하는 문장은 매혹적이다. 그는 수상쩍은 냄새를 풍기는 세부 사항을 파고드는 특히 예리한 시각을 갖고 있다.” - 『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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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전투 시뮬레이션 같은 사치와 그에 뒤질세라 호화판인 재난 대피 시설 사이를 오가면서 오스노스는 새로운 도금시대의 깊숙한 내부로 독자를 데려간다.”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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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요트와 그것을 구입하는 억만장자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평범한 대중에게 무슨 의미인지에 관한,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드는 서술.”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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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미국을 실제로 누가 지배하는지 이해하려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 제인 메이어 (『검은 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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