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프롤로그 - 먼저 살아본 나를 돌아보며
1부. 보여주고 싶었다 1. 내 크기로 돌아오는 순간 2. 준비한 품위가 무너진 자리 3. 조언할 자격 4. 집은 그대로였다 5. 사랑을 증명하려다 6. 돈이 싫다는 착각 7. 어디에서 내가 없어지는가 2부. 척하다 보니 할 수 있게 되었다 1. 손가락이 먼저 배웠다 2. 낯선 사람과 세 시간 3. 귀신과 보낸 하룻밤 4. 안 되는 것을 확인하러 갔다 5. 최선을 꺼내는 방법 6. 능력과 자격 사이 7. 먼저 작가로 살았다 3부. 없는 것을 있다고 믿으며 살았다 1. 자개장 하나면 부자였다 2. 없는 살림에 차린 풍요 3. 금반지를 팔아 산 며칠 4. 공 하나면 충분했다 5. 행복과 불행 사이 6. 신용카드로 당겨 쓴 미래 4부. 사랑은 때때로 척에서 시작되었다 1. 대답 없는 아이와 나눈 말 2. 비디오를 끈 이유 3. 열까지 세는 동안 4. 흉터에 마음까지 남기지 않으려고 5. 큰애를 다시 아기로 6. 숙제를 대신하지 않는 엄마 7. 아이를 위한 마음 뒤에 8. 좋은 며느리가 되고 싶었다 9. 바보여도 괜찮은 사이 10. 신경 쓰지 말라는 말 11. 엄마에게서 나를 보았다 12. 말 대신 먹은 피자 한 조각 13. 아이들이 떠난 뒤에도 5부. 이제 허세를 고를 수 있다 1. 듣고도 모르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2. 별일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3. 내가 모르는 돈 4. 문을 열기 전에 웃었다 5. 하늘의 뜻은 내가 정한다 6. 마음이 자꾸 글로 달아날 때 7. 5억 9천 앞에서 8. 대답 없는 것들과 대화하는 법 9. 공기에 찍히는 사람 10. 이제는 욕심을 숨기지 않는다 에필로그 - 아직 살아보지 않은 나에게 |
|
* 허세는 나를 실제보다 조금 크게 보이도록 만들었지만, 들키는 순간에는 실제의 나보다 조금 작게 만들었다. “잘 모릅니다.”그 한마디를 하고서야 나는 다시 내 크기로 돌아왔다.
--- p.26 * 보여주고 싶었던 사랑은 허세였고, 보여주지 않아도 남아 있는 것이 사랑이었다. --- p.40 * 허세가 언제나 가진 것보다 크게 보이려는 데서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아직 갖지 못한 것을 먼저 흉내 내게 했다 --- p.58 * 어떤 허세는 나를 실제보다 크게 보이려 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는 열지 못했을 문 앞까지 나를 데려다 놓기도 한다. --- p.61 * ‘최고인 척’은 나를 최고로 만들어 주지는 않았다. 대신 내가 가진 최선을 꺼내게 했다. --- p.73 * 오래 반복한 ‘척’은 결국 내가 사는 방식이 될 테니까 --- p.81 * 문제는 허세와 현실 사이의 간격이었다. 그 간격을 노력과 성장으로 메우면 허세는 나를 앞으로 데려가지만, 외면과 합리화로 덮기 시작하면 허세는 자신을 속이는 일이 된다. --- p.108 * ‘미래의 나’를 앞당겨 ‘현재의 나’인 척은 하지 않는다. ‘미래의 나’를 미리 사는 대신 ‘오늘의 나’를 키워 그곳으로 보낸다. --- p.110 * 허세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정해주었다.(...) 나는 모든 것을 잘해내는 엄마가 되려고 애쓰는 대신,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를 정하기 시작했다. 무엇을 중요하기 여기는지는 더 많이 해내는 데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하나씩 덜어내고도 끝내 놓지 않는 것. 나에게 중요한 것은 그것이었다. --- pp.125-126 * 부모가 아이의 상처를 모두 막아 줄 수는 없다. 이미 생긴 상처를 대신 가져갈 수도 없다. 하지만 그 상처에 두려움과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덧붙여 더 큰 상처로 남기지는 않을 수 있다. 상처를 막아 주지는 못해도 그 상처가 아이의 다음 삶까지 막아서는 것은 막아 줄 수 있다. --- p.135 * 엄마에게서 딸에게로 마음은 닮아가기도 하지만, 모든 마음까지 이어줄 필요는 없다. 그래서 딸이 내 편으로 다가오는 순간, 나는 한 번씩 불쾌한 척한다. 내게로 왔던 어떤 마음을 내 딸에게까지 건네지 않기 위해. --- p.159 * 내가 한 말이 어디까지 갈지는 고를 수 없었지만, 그 소문이 다시 내 입을 거쳐 어디로 갈지는 고를 수 있었다. --- p.182 * 그래서 나는 가끔 하늘의 마음을 아는 척한다. 하늘의 뜻은 알 수 없지만, 그 뜻을 핑계 삼아 내 삶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 그 알 수 없음에 내 삶의 이유를 내어 줄 필요는 없으니까. --- p.199 |
|
우리는 모두, 아직 되지 않은 나를 먼저 살아본 적이 있다.
허세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삶이 어떻게 진짜 나를 만들어가는가. 허세는 대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가진 것보다 더 가진 척하고, 아는 것보다 더 아는 척하며, 실제의 자신보다 크게 보이려는 태도. 우리는 그런 허세를 경계하고 꾸밈없는 자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을 미덕으로 여긴다. 그런데 허세는 언제나 버려야 할 것일까? 유경수의 첫 생애 에세이, [일단, 척!]은 이 익숙한 판단에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 뜻밖의 사실을 발견한다. 잘하지 못하면서 잘하는 척했고, 겁이 났으면서 겁없는 척했으며, 부족한 형편에도 풍족한 척했다. 때로는 잘 보이고 싶은 욕심 때문에 부끄러운 일을 겪었고, 허세를 지키려다 정작 소중한 것을 놓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허세가 부끄러운 과거로 남은 것은 아니었다. 잘하는 사람처럼 행동하다가 실제로 실력을 갖추었고, 겁이 없는 척으로 두려운 일을 해냈다. 아직 갖추지 못한 능력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면서 그 능력에 가까워졌고, 행복하지 않은 순간에도 웃음을 선택하며 가족의 일상을 지켜냈다. 허세가 현실을 왜곡하기도 했지만 때로는 현실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었던 것이다. 이 책은 허세를 무조건 긍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실제보다 크게 보이려다 실패했던 순간, 타인의 인정을 구하다 자기 삶의 가치를 잃어버렸던 순간,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심이 타인에게 간섭이 되었던 순간까지 작가는 숨김없이 꺼내놓는다. 그 솔직한 고백들이 쌓이면서 독자는 한 가지 차이를 발견하게 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부리는 허세와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을 향해 부리는 허세는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이 차이를 삶의 구체적인 사건들로 보여준다. 첫 직장의 서툰 타자기 앞에서, 가족의 생계를 뒤흔든 교통사고 앞에서, 아가를 지켜야 했던 두려운 시골집에서, 직업을 바꾸고 공부를 다시 시작했던 시간에, 그리고 부모이자 배우자로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자신이 어떤 ‘척‘을 선택해 왔는지 되짚는다. 그 과정에서 허세는 단순히 남을 속이는 행위라는 좁은 의미를 벗어난다. 아직 현실이 되지 않은 자신을 먼저 상상하고, 그 모습으로 행동하며, 행동의 결과를 감당하는 삶의 한 방식으로 새롭게 읽힌다. 저자는 이를 ’삶의 미리보기‘라고 부른다. 이 표현이 중요한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는 언제나 현재의 능력과 모습만으로 살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은 서툴지만 능숙한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하고, 밉지만 이쁜 사람처럼, 두렵지만 용기있는 사람처럼 한 걸음 내딛기도 한다. 때로는 마음이 따라오지 못한 자리에서 행동을 먼저 선택한다. 물론 모든 ‘척’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패할 수도 있고, 자신의 한계를 확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이전과 다른 자신을 발견한다. [일단, 척!]이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원하는 것을 이루는 성공 공식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자기계발의 구호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한 사람이 오랜 세월 살아온 경험을 통해 ‘우리가 자신이라고 믿는 모습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에 다가간다. 처음부터 완성된 자신이 있어서 그 모습대로 살아가는 것일까. 아니면 아직 자신이 아닌 모습을 먼저 살아보고 그 삶을 반복하고 감당하는 동안 조금씩 자신이 되어가는 것일까. 저자는 후자의 가능성을 자신의 생애로 보여준다. 책의 후반부에 이르면 허세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 번 더 달라진다. 이제 저자는 무작정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 언제 어떤 ‘척’이 필요한지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이 된다. 듣고도 못 들은 척해야 할 때가 있고, 힘든 마음을 잠시 감추고 웃어야 할 때가 있으며, 자신의 욕심을 더는 숨기지 않아야 할 때도 있다. 허세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허세의 주인이 되는 것이다. [일단, 척!]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사소한 허세에서 출발해 한 사람이 자신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저자가 지나온 삶에는 남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순간도, 자신의 부족함을 감추고 싶었던 순간도, 아직 갖추지 못한 능력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했던 순간도 있다. 어떤 허세는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았지만 어떤 허세는 저자를 이전과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허세를 버리라고도, 허세를 부리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단, 우리가 허세라고 불렀던 행동들 속에 미처 알아보지 못한 삶의 가능성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는 자신이 된 다음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살아보면서 자신이 되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