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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온 세상에 내 소리를 알아듣는 사람이 드물다 005
1장 남이 백 번 할 때 천 번 하는 사람에게 바다는 길이 된다 1-1 십 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 내 아들이 아니다 019 1-2 남이 백 번 하면 나는 천 번 하고 명단 맨 끝에라도 이름을 올려라 026 1-3 어린 날 새긴 글은 부끄러워해도 버리지는 마라 033 1-4 남의 나라 시험장에서 밀려난 자리를 실력으로 되찾아라 040 1-5 녹봉이 넉넉하고 일이 한가할 때 한 삼태기 흙을 부어라 047 2장 남의 군막에 얹혀 살아도 붓끝만은 내 것으로 지켜라 2-1 남의 밥을 먹는 날에도 내 일에는 내 이름을 붙여라 057 2-2 만 편을 쓰고 열에 하나만 남기는 손이 책을 만든다 064 2-3 천하가 너를 죽이려 하고 땅속 귀신까지 의논을 마쳤다 071 2-4 베기 전에 돌아설 길부터 열어 보여라 078 2-5 떠날 때를 아는 사람은 남이 무너지기 전에 짐을 싼다 085 3장 돌아온 고향이 나를 반기지 않아도 배운 것을 펼 자리를 찾아라 3-1 돌아가면 또 가난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배에 올랐다 095 3-2 타향에서 나를 알아준 벗은 고향 사람이 아니었다 102 3-3 많이 배워 온 사람을 의심하는 시대에는 변두리에서 일하라 109 3-4 바다에 빠진 사신과 막힌 길이 나라의 형편을 말해 준다 116 3-5 알아주는 이가 없어도 고칠 것은 조목조목 적어 올려라 123 4장 남의 이름으로 쓰는 글에도 내가 읽은 세상을 담아라 4-1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고 사람에게는 다른 나라가 없다 133 4-2 무슨 향인지 몰라도 정성으로 사르면 그만이다 141 4-3 탑도 비도 남기지 말라던 사람의 비문을 쓰는 법 148 4-4 임금의 목소리를 빌려 나라가 앓는 소리를 적었다 155 4-5 윗자리를 달라는 이웃 앞에서 내 자리의 내력을 밝혀라 162 5장 시비 소리가 닿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다시 읽어라 5-1 세상 길은 단술을 좋아하니 마음 거울부터 닦아라 171 5-2 흐르는 물소리로 산을 둘러 시비를 막아라 178 5-3 나라에는 깊고 묘한 도가 있으니 풍류라고 한다 185 5-4 누런 잎의 계림과 푸른 소나무의 곡령을 한 줄에 적었다 192 5-5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내가 먼저 세상을 읽으면 된다 199 에필로그 숲속에 갓과 신을 남기고 떠난 사람의 글은 천 년을 건넜다 2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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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해 안에 급제하지 못하면 내 아들이 아니다. 가거라, 힘써라. 아버지가 열두 살 아들에게 건넨 작별의 말이다. 그 말에 담긴 것은 기한과 조건과 명령이다.
--- p.19 「1장」 그런데 명단에는 앞과 뒤가 있어도 안과 밖은 하나뿐이다. 맨 끝에 오른 이름도 명단 안에 있다. 그 안에 들어가야 다음 문이 열린다. --- p.30 「1장」 기세를 읽는 눈은 다른 것을 본다. 그 기세가 무엇에 기대고 있는지, 그 기대는 것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는지를 본다. 빌린 돈으로 키운 매출, 두려움으로 묶은 조직, 반짝 관심으로 띄운 유행은 회오리바람과 같다. 거셀수록 빨리 그친다. --- p.76 「2장」 돌아설 길을 보여 주는 일은 약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격문은 살길을 내밀기 전에 먼저 상대가 처한 막다른 형편을 낱낱이 보여 주었다. 그 형편을 읽은 사람만이 지금 내밀어진 손의 값을 안다. --- p.83 「2장」 나무 하나로 큰 집을 버틸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 나무는 기둥이 어디서 썩고 있는지 적어 두었다. 시무 십여 조는 기울어 가는 집의 진단서였다. 진단서가 병을 고치지는 못해도 병이 어디에 있는지는 남긴다. --- p.127 「3장」 격식을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최치원은 평생 격식을 지키며 글을 썼고 그 격식 안에서 빛나는 글을 남겼다. 다만 격식이 마음을 대신할 수는 없다. 향을 곱게 빚든 그대로 사르든 그 앞에 선 마음이 정성스러우면 그만이다. --- p.145~146 「4장」 그 소리를 막는 방법으로 많은 사람이 침묵을 고른다. 아무것도 듣지 않고 아무것도 보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침묵은 오래가지 못한다. 너무 조용하면 오히려 머릿속의 시비 소리가 더 크게 울린다. 최치원은 침묵 대신 물소리를 골랐다. --- p.182 「5장」 그 지도가 그려지면 알아주지 않는 세상이 조금 덜 서운해진다. 세상이 나를 몰라도 나는 세상을 안다. 그 앎이 오늘 할 일을 정해 주고 내일 갈 길을 열어 준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내가 먼저 세상을 읽으면 된다. --- p.205 「5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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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은 흔히 알아주는 이 없이 산으로 들어간 불우한 천재로 기억됩니다. 편집부는 그 기억이 그의 글을 절반만 읽은 결과라고 보았습니다. 그가 남긴 격문과 표, 시무책과 비문을 펼치면 세상을 원망한 기록보다 세상을 먼저 읽은 기록이 훨씬 많습니다. 이 책은 그 읽기의 방식을 오늘의 일터와 일상으로 가져오려는 시도입니다.
본문은 『삼국사기』 열전과 『고운집』, 『계원필경』에 실린 문장, 조선 학자들의 서문을 근거로 삼아 장면을 짚고, 그 뒤에 오늘의 사례를 붙이는 방식으로 짜였습니다. 거센 상대 앞에서 그 기세가 무엇에 기대는지 적어 보는 법, 협상에서 상대가 물러설 길을 먼저 그려 두는 법, 한가한 자리에서 한 삼태기씩 흙을 붓는 법처럼 바로 해 볼 수 있는 실천이 꼭지마다 담겨 있습니다. 다만 본 도서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고 일부 내용에는 편집팀의 해석이 가미되어 있음을 밝혀 둡니다. 회의에서 한마디로 묻힌 경험이 있는 직장인, 남의 이름으로 일하며 서운함을 삭여 온 분, 기우는 조직이나 업계에서 다음을 고민하는 분, 이직과 귀향과 전환의 갈림길에 선 분께 권합니다. 고전을 어렵게 느끼던 독자에게도 한 사람의 생애를 따라가는 길잡이가 되어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