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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천사
이혜원 평론집
이혜원
천년의시작 201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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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을 엮으며

제1부 자유의 이행
자유의 이행으로서의 시―김수영의 시
새로운 천사와 시민들의 합창―허수경.심보선.이영광의 시
유토피아, 현실의 원근법
고통에 대한 질문으로서의 시
사막을 건너는 사랑
환상의 시적 가능성―김혜순, 서대경의 시
시적 창조의 혈맥

제2부 시간의 이미지들
존재의 잔상에 대한 애착
죽음을 사는 언어
시간의 이미지들
상상력은 힘이 세다
관계의 탐구
사라지는 것들의 흔적
시의 꿈과 삶
낯선, 시적 순간

제3부 감각의 깊이
순은(純銀)의 감성과 자유의 정신―오탁번의 시 세계
경계를 탐사하는 뜨거운 눈―이하석의 시 세계
낭만적 비애와 희망의 윤리―정호승의 시 세계
감각의 깊이, 상상의 자유―송재학의 시 세계
떨림의 시학―장석남의 시 세계
미지의 세계를 향한 진지한 놀이―이수명의 시 세계
경계의 시학―송준영의 시 세계

제4부 삶과 꿈
메멘토 모리―이영광 시집 『그늘과 사귀다』
보석, 빛이 된 어둠―문정희 시집 『나는 문이다』
따뜻한 기억의 저편―심재휘 시집 『그늘』
한 낭만주의자의 겨울 노래―우대식 시집 『단검』
말(言)이 절(寺)에 들 때―이선영 시집 『하우부리 쇠똥구리』
시간의 흔적을 그리는 활자들―김화순 시집 『시간의 푸른 독』
환각과 상상―이인철 시집 『회색병동』
무거운 생의 은밀한 꿈―이화은 시집 『미간』
삶과 서정의 뿌리―최서림 시집 『버들치』

수록 글 출전

저자 소개

저자 : 이혜원
1991년 『동아일보』 신 춘문예를 통해 문학평론등단. 저서로 『현대시의 욕망과 이미지』 『세기말의 꿈과
문학』 『현대시 깊이 읽기』 『현대시와 비평의 풍경』『적막의 모험』 『생명의 거미줄 -현대시와 에코페
미니즘』 『자유를 향한 자유의 시학 ?김승희론』『현대시 운율과 형식의 미학』 등이 있음.
2003년 김달진문학상 수상. 현재 고려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8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433쪽 | 560g | 153*224*30mm
ISBN13
9788960212374

책 속으로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며 자신의 길을 고집하는 시인들의 모습은 여러 가지 면에서, 벤야민의 독특한 해석으로 더 유명해진 파울 클레의 그림 속 ‘새로운 천사’와 흡사하다. 파울 클레의 천사는 성화 속의 일반적인 천사들과 전혀 다르게 사자(使者)로서 신이나 인간과 함께 있지 않고 혼자 화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화면의 정중앙에서 눈길을 잡아끄는 이 천사는 사람의 머리에 새의 몸을 한 기이한 형상이다.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에 날개까지 달고 있는 보통의 천사들과 달리 파울 클레의 천사는 머리가 몸 전체보다 더 클 정도로 균형이 맞지 않고 어색하다.
새로운 것은 분명하나 불안하기 그지없는 이 천사는 벤야민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큰 얼굴에서도 단연코 돋보이는 휘둥그런 눈은 어딘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벤야민은 이 천사의 눈이 역사의 파국을 응시한다고 보았고 화면의 사방을 채운 얼룩을 역사의 잔해라 한다. 그는 더 나아가 이 천사가 지상에 머물며 산산이 부서진 잔해를 끌어모으려 하나 미래로부터 불어오는 폭풍 때문에 꼼짝하지 못한다고 상상한다.
미래의 폭풍을 등지고 지상에 굳건히 발을 디디려 하는 이 천사처럼 시인들은 시대의 흐름을 좇아가기보다 현재의 고통을 직시하려 한다. 지배자들이 선취하는 진보적 시간에 끌려가지 않고 역사의 흩어진 잔해를 끌어모아 진실을 파악하려한다. 벤야민이 그런 것처럼 시인들은 시간의 연속성을 의심하고 불연속적인 시간에서 역사의 새로운 진실을 발견한다. 기억은 현재로 호출되어 새로운 시간으로 섬광처럼 발현한다. 박제된 기억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시인들은 기억의 연금술을 행한다. 그들의 눈은 현상과 그 너머까지 꿰뚫어 보려는 의지로 열려 있다.
큰 눈을 뜨고 이 땅의 파국을 견디는 시인들을 ‘지상의 천사’라 불러 보고 싶다.

---「책을 엮으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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