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趙世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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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는 것과 글을 읽는 것은 전혀 다른 일에 속한다. 말과 사진은 똑같이 대상을 표현하고 똑같이 분위기를 갖지만, 이 두 가지는 언제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소설을 쓰는 나의 경험에 의하면, 나에게 감동을 주는 사진은 예외없이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을 담고 있는데, 그것을 보는 순간 내가 써야 할 말의 숫자는 갑자기 늘어난다. 최민식의 사진을 볼 때마다 나는 우리가 이미 겪었던 일과 지금도 겪고 있는 일, 그리고 그것이 크고 깊어 무엇으로도 감출 수 없는 우리의 상처에 대해 말하고 싶어진다.
--- 엮은이(조세희)의 글 <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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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사진들을 볼 때마다 심한 통증을 느낀다. "보라." 사진이 하는 말이다. " 이때만 해도 너희는 한 민족으로 서 있었다. " 물론 온몸에 상처를 입기는 했어도 우리는 여전히 '민족'으로서 그 끔찍한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리고 단일 민족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역사와 전통이 다른 종족, 부족까지 또는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유색의 소수 민족으로 숱한 고통을 당해 온 다른 땅 구성원들이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나며 서둘러 민족을 형성해 새 국민국가로 설 때, 우리는 그들과 반대되는 길을 걸었다.
우리는 깨지고 부서졌다. 그리하여 우리는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조국에서 또 고통받는 불쌍한 '반쪽'으로 서서 불쌍한 또다른 반쪽을 정말 눈물나게도 서로 뿔달린 마귀로 몰고 그것도 모자라 남이 주는 총으로 서로를 불구대천의 적으로 쏘고, 결국은 반신불수에 반쪽은 사람이고 나머지 반쪽은 마귀인 흉측한 괴물로 존재하게 되었다. 아무리 눈 씻고 보아도 지금 세계에 이런 민족은 우리말고 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