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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반대한다
고정아 역
플래닛(Planet) 200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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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1부 통념
1. 마지막 회고록
2. 귀환
3. 만약에
4. 양가감정
5. 통합
6. 매력
7. 다시 매력
8. 에로스
9. 명백한 혼란: 세 가지 이야기

2부 실상
10. 다시 통합
11. 경로
12. 크기
13. 범위
14. 수렴
15. 탄성
16. 지금 여기

3부
17. 멜랑콜리의 종말
18. 예술
19. 자연스러움
20. 소외
21. 우울증 이후
옮긴이의 말
주

저자 소개 1

KO, JEONG A

영국의 언어 연구자이자 작가.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가. 언어학자의 호기심 어린 시선과 예술가의 섬세한 감각으로, 영어 단어가 품은 오랜 역사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고 수집해왔다. 어원 가이드북 『단어 속에 숨겨진 기묘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기발한 언어 상식을 담은 『뜻밖의 영어 상식』, 잊힌 단어들을 모은 365일 언어 연감 『기이한 언어들의 방』 등을 집필했다. 2020년에 출간한 『마음을 다독이는 단어들의 방』은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언어 처방전”이라는 평을 받으며 스칼라 라디오 ‘올해의 책 TOP 5’에 선정되는 등 평단과 독자의 극찬을 받았다. 지금까지
영국의 언어 연구자이자 작가.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가. 언어학자의 호기심 어린 시선과 예술가의 섬세한 감각으로, 영어 단어가 품은 오랜 역사와 흥미로운 이야기를 발견하고 수집해왔다.
어원 가이드북 『단어 속에 숨겨진 기묘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기발한 언어 상식을 담은 『뜻밖의 영어 상식』, 잊힌 단어들을 모은 365일 언어 연감 『기이한 언어들의 방』 등을 집필했다. 2020년에 출간한 『마음을 다독이는 단어들의 방』은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언어 처방전”이라는 평을 받으며 스칼라 라디오 ‘올해의 책 TOP 5’에 선정되는 등 평단과 독자의 극찬을 받았다. 지금까지 언어 관련 도서를 총 9종 집필했다.
X(옛 트위터) 계정 @HaggardHawks를 비롯해 동명의 웹사이트와 블로그를 운영하며 전 세계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단어와 어원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BBC 라디오 프로그램 《뉴캐슬》의 정기 출연자로도 활동 중이다. 현재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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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피터 크레이머
브라운 대학 정신 의학과 교수로 하버드 의과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정신 의학자”(<뉴욕 타임스>)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는 피터 크레이머는 이 책에서 “우울증은 하나의 질병이며, 우리가 온 힘을 다해 막아야 할 질병”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논의를 전개하는 데 있어서, 크레이머는 궁극적으로 고통스럽고 삶을 위협하는 우울증이라는 질병에서 감수성과 창조성 같은 매력적인 특성들을 분리시키려고 한다. 그는 개인의 의학적 고통으로서의 우울증과 문화적 관념으로서의 우울증을 구별하려고 시도하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질병인 우울증을 낭만화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그의 저서로는 항우울제와 그것을 사용하는 문화에 대하여 사고하는 방식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 온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프로작에게 듣는다Listening to Prozac》(1993) 외에 《떠나야 할까?: 친밀성과 자율성에 대한 정신 의학적 탐구, 그리고 충고의 본성Shoud you leave?: A Psychiatrist Explores Intimacy and Autonomy ― and the Nature of Advice》(1999), 《개입의 순간Moments of Engagement》(1989), 《눈부신 행복Spectacular Happiness》(2001)등이 있다. 또한 그는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 등에 기고하고 있으며, 공중파 라디오의 정신 건강 프로그램인 <무한한 마음The Infinite Mind>의 진행자로도 활약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15쪽 | 618g | 153*224*30mm
ISBN13
9788991972018

책 속으로

나는 이 책이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니까 스스로에 대해 또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해 우울증과 관련된 결정 ― 치료를 받아야 할지, 또 받는다면 어느 정도로 받아야 할지 ― 을 내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 책은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는 의미를 탐구하는 데 더욱 중점을 두고 있음을 미리 밝히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우울증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그것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이런 문제들에 관한 한, 내 입장은 확고하다. 나는 지금껏 우울증이 질병이고, 그러기에 우리가 온 힘을 기울여 싸워야 하는 대상이라는 논쟁적 주장을 강력하게 펼쳐 왔다.

--- p.9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고, 면담을 행하고,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나는 점점 더 우울증이 지닌 두 가지 측면, 다시 말해 ‘실상’과 ‘통념’ 사이에 간격이 크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이것은 말하자면 심리적 지체 현상이다. 이것은 우울증이나 우울증의 먼 친척인 멜랑콜리를 예리한 의식, 사회 비판, 도덕적 예민함, 창조적 재능의 표지로 여기는 전통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나는 그런 전통 속에서 자랐다.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에는 기분 장애의 증상과 비슷한 (때로는 기분 장애에 속하는) 속성들이 유행이었고, 특히 소외가 그랬다. 나는 절망의 여로를 완전한 인간성의 선행 조건으로 여기는 많은 문학 작품을 읽었다. 나는 동료 학생들 - 기쁨을 모르는 표정으로 우울증을 깃털 장식처럼 달고 다니던 자기 파괴적인 젊은 남녀들-의 멜랑콜리한 자세를 멋지게 여겼다. 그 후 오랜 세월 우울증과 긴밀하게 접촉하면서도, 나는 쉽게 그 매력에 면역되지 않았다. 예외라면 내가 그런 태도를 취하면, 완전한 실수처럼 느껴졌다는 점뿐이다.

--- p.25

출판사 리뷰

우울증에 대한 통념과 실상, 그리고 미래

내가 부딪친 당혹감의 지점은 우울증의 매혹이라는 낭만성의 문제였다. 정신과 의사에게 우울증은 그저 잔인한 존재일 뿐이다. ……그러나 진료실 밖으로 나오면 우울증에 가치를 부여하는 경향은 흔하디흔하다. 우울증은 때로 미적이고 도덕적이며 정치적인 태도까지 구현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좌파적 관점에서 우울증은 사회에 대한 도덕적 거리, 무력한 체념, 상업주의에 반대하는 소극적 태도를 나타낸다. 우파적 관점도 있다. 사람은 심리 치료나 약물 치료 같은 ‘손쉬운’처방에 기대지 않고 어려움을 ‘견뎌 내야’ 한다는 것이다. 좌우 어느 관점이건 신속하고 철저한 치료를 찾기보다 질환을 경험하는 데 미덕이 있다고 본다. 이런 주장들은 나를 격분시켰다. 그래서 우울증 환자들을 대신해서 내가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보호 심리가 발동했다.
― 제1부 통념, 1. 마지막 회고록 pp. 20-22

피터 크레이머는 우울증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구체적이고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그는 이 책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어떤 손쉬운 ‘방법’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여기서 오로지 우울증이 얼마나 심각하고 치명적인 질병인지를 논의한다. 크레이머는 자신의 진료 경험에서 출발하여 의학, 생물학, 통계학 등 과학 영역의 최신 연구 결과들에서부터 문학, 철학, 미술 등 예술과 철학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동원 가능한 거의 분야를 인용하고 분석한다. 오로지 우울증이 질병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확증시키기 위해.
언뜻 ‘우울증이 질병이다’라는 것은 이미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너무나 분명한 명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피터 크레이머는 사람들이 우울증에 대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한다. 때로 사람들에게 그것은 질병 이하인 것으로, 때로는 질병 이상인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우울증을 질병으로서가 아니라 일종의 인격적, 도덕적, 미적, 지적 속성으로 보아 왔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우울증에 대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방식, 즉 ‘통념’이 이 책의 1부에서 논의된다.

우울증에 너무 직접적이거나 철저하게 반대하는 일은 거칠고 환원적인 것으로, 즉 인간 조건에 내재된 비극성을 간과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울한 것은 ― 상태가 매우 심각한 경우라도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그 유한성과 짧음, 그 부조리와 자의성에 접촉하는 일로 여겨진다. 우울하다는 것은 사회에 대한 반대나 비판적 태도를 채택하는 일로 여겨진다. 우리 사회에서 우울증은 지금부터 80년에서 100년 전에 결핵이 차지한, 세련의 징표가 되는 질환의 역할을 하고 있다. 주요 우울증은 질환 이상 또는 이하의 특징을 부여받아서 정신적 함축을 담은 질병이 되거나 진리 탐색에 필요한 단계로 여겨지고, 이 과정에서 의학적 측면은 부차적인 것이 된다.
― 제1부 통념, 1. 마지막 회고록, pp. 26-27

청중의 대부분은 반 고흐가 심하게 병을 앓았지만, 그 병은 무언가 다른 것, 특별한 통찰력을 안겨 주는 것이었다고 생각했다. 포는 한 소설에서 “영혼의 완전한 우울증”은 “베일을 벗겨서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질문자들은 우울증이 거기 맞설 만한 용기를 지닌 자들에게는 본질을 드러낸다는 19세기식 믿음을 견지했다. 그들의 ‘만약에’라는 질문은 우울증의 완화가 인간의 도덕성을 흐리게 하거나 비범한 불꽃을 사위게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 근거해 있었다. 우울증은 질환 이상이다. 거기에는 성스러운 측면이 있다. ……《프로작에게 듣는다》에서 나는 소심함 같은 인성을 고치기 위해 건강한 사람에게 약물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이제 그런 우려는 항우울제의 ‘당연한’ 투약자 ― 니체나 반 고흐처럼 정신 질환을 앓는 사람들 ― 에게까지 뻗었다. 질문자들은 기분 장애란 강력한 예술가적 기질이고, 우울증의 증상은 인격적 속성이며, 항우울제 사용은 <어김없이> 화장술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들이 보는 우울증은 질환 이하이다. ― 제1부 통념, 3. 만약에, pp. 60-61.

에밀리에게 우울증은 질환 이하였다. 그것은 성격의 결함에 불과해서 당뇨병만큼 연민할 만한 가치가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질환 이상이기도 했다. 그것은 인간의 도덕적, 지적, 정서적 성숙에 필수 불가결한 질환 이상이기도 했다. 그것은 인간의 도덕적, 지적, 정서적 성숙에 필수 불가결한 성격의 강점이었다. 물론 우울증은 결국 질환이기도 했다. 에밀리는 직장에서 우울증을 그런 식으로 다루었고, 나와 함께 그녀 가계의 병력과 약물 치료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도 그랬다. 에밀리가 이렇게 모순된 믿음을 즐기는 방식은 그 자체로 문제였다.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경험의 정서적 평가에 장애가 일어나는 것이다.
― 제1부 통념, 4. 양가감정, p. 68.

피터 크레이머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우울증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우울증이 치료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고, 심지어 인간의 존재 이유에서 중요한 무엇인가를 잃을까 봐 두려워 한다는 것이다. 크레이머는 이러한 생각을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서 읽어 낸다.

“만약 반 고흐의 시대에 프로작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렇다면 크레이머 박사님, 키에르케고르가 프로작을 복용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러한 통념에 반박하기 위해 피터 크레이머는 우울증의 경악스러운 ‘실상’에 대해 2부에서 상세하게 논의한다. 해부학, 생물학, 통계학 등에서 축적된 최근 연구 결과들을 철저하게 제시하면서 그는 우울증이 단순히 ‘마음의 감기’라는 은유적 의미에서의 질병이 아니라 ‘생리학적’ 결과를 가져오는 ‘의학적’ 질병이라는 데 의문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야기하는 손상의 상당 부분은 스트레스 반응 체계 자체에서 일어난다. 두뇌는 세포 하나하나가 연락 단위로 활동하는 복잡한 정보 전달망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에 노출되면 뉴런은 연결 배선을 잃는다. 특히 해마의 세포들은 스트레스 관련 메시지를 수신할 수용체를 잃는다. 해마 세포는 가지 돌기도 잃는다. 가지 돌기는 뉴런과 이웃 세포들을 연결하고 메시지를 송신하는 장치이다. 상처를 입고 대인 접촉을 기피하는 사람처럼, 해마의 손상된 세포는 외톨이가 되어 고립된다. ……정리해 보면 이렇다. 만성적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해마(그리고 두뇌 여러 부위의) 세포를 고립시키고 파괴의 벼랑 끝으로 밀고 간다. 여기에 새로운 스트레스가 추가로 닥치면 세포들은 벼랑 아래로 떨어진다. 손상이 퍼지면서 피드백 체계가 흔들린다. 사소한 문제만 일어나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된다. 한정된 손상으로 끝날 수 있던 것이 스트레스 호르몬에 의해 심각한 두뇌 손상으로 이어진다. 호르몬은 복구와 재생 기능도 위축시켜서 일시적 손상을 영구적 손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 제2부 실상 10. 다시 통합, pp. 154-155.

질병의 총부하에 대한 연구 가운데 가장 폭넓게 실행된 것으로는 세계 보건 기구, 세계은행, 하버드 보건 대학원이 함께 수행한 것을 들 수 있다. 이 연구는 대단히 방대하다. 그 결과가 1996년부터 책으로 발간되기 시작했는데, 각 권이 거의 1천 쪽에 이른다. …… 중년의 만성 질환 가운데 우울증은 (1990년에도) 이미 가장 무거운 질병이었고, 2위와의 거리도 멀었다. 주요 우울증은 선진국 여성들이 상실하는 장애 보정 인생 연수 총량의 20퍼센트에 육박한다. 이것은 2위 질환의 세 배가 넘는 부하이다. ……미국 내 직장의 연간 우울증 비용은 400억 달러가 넘는다고 추정된다. 400억 달러는 국민 총생산의 3퍼센트다. 생산성 상실의 측면에서 보면 우울증은 우리가 생각하는 어떤 질환보다 훨씬 큰 비용을 초래한다. ……우울증에는 추가 비용도 따른다. 환자 자신들뿐 아니라 그들을 돌보는 가족들의 시간도 빼앗아 가기 때문이다. ……청소년기 우울증은 즉각적인 손실을 일으킨다. 자살은 사고와 살인에 이어 미국 청소년의 사망 원인 3위인데, 그 가운데 많은 수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을 앓은 청소년 가운데 8퍼센트 가까이가 성년 이후 10년에서 15년 사이에 자살을 한다. 십대에 우울했던 사람들은 원활한 직업 생활을 하지 못하고, 사회 복지 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제2부 실상, 12. 크기, pp. 193-197.

크레이머는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통스럽고 삶을 위협하는 우울증이라는 질병과 감수성과 창조성 같은 매력적인 특성들을 분리시키려고 한다. 그는 개인의 의학적 고통으로서의 우울증과 문화적 관념으로서의 우울증을 구별하려고 시도하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은 질병인 우울증을 ― 설사 그것이 창조적 천재라는 관념과 예술적, 역사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 낭만화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그래도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남는다. 그렇다면 고통으로부터 길어 올린 감정의 깊이나 통찰력이라는 것은 문화적 환상에 불과한 것인가? 이에 대해 크레이머는 우울증과 감정의 깊이나 통찰력은 별개라고 밝히면서도 점점 깊이가 사라져 가는 세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다.

멜랑콜리나 우울증에 대한 칭송이 의도하는 바는 흔히 정치나 인간 조건에 대한 언급이다. 우리는 키에르케고르와 기타 여러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인생은 부조리하고 혼돈스럽고 짧다는 걸 안다. 또 부르주아적 만족이란 피상적일 수 있음을 안다. 자기만족은 진정성이나 자기실현의 장애물이다. 도덕적 탐구는 우리를 고결하게 한다. 불안함이나 기이함 또는 아웃사이더의 지위는 그런 탐구의 박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어떤 교훈도 특별히 우울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멜랑콜리라는 자루는 이제 비워졌다. 더 이상 멜랑콜리는 없다. 하지만…… 2천 년의 전통을 단숨에 내다 버릴 수는 없는 법이다. 우리 인생에서 깊이는 점점 사라져 가고, 행복은 너무 부풀려지고 상업화되고 지루해져서, 우리는 의사들이 뭐라고 말하건 상관없이, 멜랑콜리의 어떤 판본에 매달리고 싶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 제3부 미래, 17. 멜랑콜리의 종말, pp. 285
리뷰 총점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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