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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Lee Seung Woo,李承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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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앞둔 그는 멕시코 출장 중, 호객꾼을 피해 들어간 한 술집에서 우연히 그녀를 만난다. 그녀는 멕시코의 관광가이드였고, 남편과 아들을 비행기사고로 잃었다. 그후 그녀의 삶은 그저 장송의 세월이었다. 그녀는 카리브 해를 거대한 욕조 같다고 말하기도 했고, 수장이야 말로 가장 정결한 죽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출장 마지막 날, 관광 차 고대 마야 문명의 유적지인 욱스말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다시 그는 그녀를 우연히 조우한다. 그리고 고대 마야의 오래된 신화가 살아 숨 쉬는 피라미드 언덕에서 그녀와 첫 키스를 한다.
십육 개월 후, 그는 아내와는 몹시 아슬아슬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일주일, 이 주일을 말없이 지내기도 한다. 아내는 암으로 요양 중인 옛 애인 K를 만나고 있기도 하다. H시로 육 개월 간의 지방 근무 발령을 받았을 때도 아내는 동행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낯선 H시의 연고를 찾던 중 우연히도 그녀가 이 도시에 살고 있다는 기억을 떠올렸다. H시에 도착했을 때 그는 욱스말의 팸플릿에 적혀 있었던 그녀의 전화번호를 찾아내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그리고 그녀와 동거를 시작한다. 그녀의 방 안 한가운데 물이 삼분의 이 가량 채워진 커다란 우윳빛 욕조가 놓여 있다. 밤마다 거의 매일 물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옷을 벗고 욕조로 들어갈 때 욕조는 더할 수 없이 아늑해 보인다. 욕조는 거의 침대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공간과 밤의 물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한 달 만에 집을 나온다. 본사로 귀환이 결정된 날, 아내는 전화로 K가 죽었다는 소식을 알린다. 그는 그녀에게 몇 달 전 ‘면도기와 액자를 찾아가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고, 그것을 명분 삼아 그녀가 부재한 집에 무작정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여전히 그녀의 방에는 욕조가 놓여 있고, 물이 차 있다. 그는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옷을 벗고 그녀 방에 있는 욕조로 들어간다. 아늑하고 편안하다. 카리브 해의 창백한 달빛이 그의 벗은 몸 위에서 어른거린다. 그는 물속으로 머리를 집어넣는다. H시를 떠나지 못하리라는 예감이 온몸을 부드럽게 감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