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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lle Laur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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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단 하나의 질문, 미처 입 밖에 내서 표현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들려오던 질문,(...) 그것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날 사랑하는가, 그것은 진정한 사랑인가, 당신의 느낌, 당신의 말, 당신의 행동, 이 모든 게 사랑에서 비롯된 것인가, 이것이 바로 사랑이란 것인가?” 이 질문은 집요하게 시간에 들러붙어, 여전히 현재이면서 언제 어느 때이기도 하며, 초시간적인 동시에 시의적절치 못한 시간의 축을 한없이 오르락내리락거린다. 우리 부모는 서로를 사랑했는가? 우리는 사랑의 산물인가? 대체 어떤 사랑의? 같은 질문들을 그들에게도, 아니 우선 그들에게, 그들이 죽기 전에 해보고 싶다. 당신네가 사랑에 빠진 것은 만난 즉시였는지 나중이었는지, 사랑한다는 사실을 금방 알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 아는 방법은 무엇인지.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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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대학생이던 내가 할머니 댁에서 남자친구와 정사를 벌이다가 들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세월이 흘러 할머니 손에 난 검버섯이 내 손에 보이기 시작할 무렵, 나는 그때 조용히 감자를 깎으시던 할머니가 던진 "그런 것이냐, 사랑이?"라는 잊을 수 없는 물음을 떠올린다. 그것은 이 책 전체에 걸쳐 작가가 끊임없이 던지는 화두이기도 하다.
나는 라 로슈푸코 공작('잠언','성찰'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고전작가)에 대한 글을 쓰기 위해 그의 인생과 문학을 추적해가던 중 자연스럽게 나의 애정사를 돌아보게 되고, 이어서 사랑의 계보도를 완성하듯 증조할머니와 할머니, 어머니의 사랑의 역사를 반추한다. 단 한 번의 성관계로 사랑 없이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증조할머니와 증조할아버지. 습관처럼 집을 나갔던 증조할아버지가, 늘 기다리는 데 익숙했고 사람보다 물건에 대해 더 많은 말을 하던 증조할머니에게 매번 돌아왔던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늘 바빴던 할아버지와, 남편의 부정을 겪은 후 수없이 많은 모자와 옷, 보석, 모피코트를 사들이던 할머니를 이어주었던 그것은 사랑이었을까? 반대로, 절대 약속을 어기는 법 없이 늘 같은 자리를 지켰던 텔레비전 뉴스 진행자에게 느꼈던 할머니의 감정을 사랑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나'를 임신한 상태로 딴 남자와의 만남을 드러내놓고 즐기며 아버지를 질투로 몰아넣었던 엄마는 어떤 사랑을 했던 것일까? 그리하여 그들의 역사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나'는 성인이 된 지금, 어떤 사랑을 하고 있는가? 소르본 대학 강의실에서 만나 결혼에 이른 남편과 나는 둘 사이를 이어주던 아이가 죽으면서 생긴 균열을 메우지 못한다. 딸이 생긴 이후로도, 서로에 대한 불신으로 지금은 질투와 집착, 상처 내기만이 반복되는 상황. 그 옛날 아버지가 아닌 앙드레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았던 어머니처럼, 나 역시 이제 자크라는 남자와의 불륜을 통해서만 자신을 발견한다. 그와의 관계를 추궁하는 남편에게 내가 할 수 있었던 변명이자 진실은 이것이다. "이브, 정말 당신을 사랑했어. 내가 지금 옛날의 그 소녀가 아니라서 미안해. 사람은 변해. 내가 무슨 말을 했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