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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u Nakamura,なかむら こう,中村 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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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끝과 겨울의 시작이 뒤섞인 듯한 오전이었다. 활짝 열린 창문으로 흘러드는 싸늘한 바람에 다다미 위에 떨어진 트레이싱 페이퍼가 하늘하늘 흔들린다.
--- p.7 그녀에게 뜨거운 군고구마를 그대로 건넬 수는 없었다. 그녀는 뼈라도 부러졌는지 한쪽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러다 트럭 앞 유리창에 붙어 있는 전단지 한 장이 주인의 눈에 띄었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것 같았다. 아저씨가 집어 든 그 종이에는 '데빌클로스 통신 제350호'라고 쓰여 있었다. --- p.14 남자의 눈 아래에 전갈 그림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표독스럽게 빛나는 검고 굵은 몸체와 후크 선장의 갈고리 손처럼 날카로운 꼬리에, 두 개의 거대한 가위 손. 그것은 남자가 세상 몰래 키워온 악마의 전갈이다. --- p.34 드디어 그 세계에 생명이 태어났다지. 뭘, 별거 아닌 생물인데. 태어난 생물은 364일, 싸우고, 서로를 미워하고, 욕망을 질질 흘린다. 별거 아닌 생물이 별거 아닌 이유로 별거 아닌 싸움을 계속한다. 참으로 한심한 일이군. --- p.52 어쩌면 그 순간 악마는 영원을 들여다보았는지도 모르겠다. 여자의 손이 히카루의 오른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 희미한 힘에 이끌리듯 히카루는 손수건을 쥐었다. 여자 손의 감촉이 오른 손등에 부드럽게 남았다. --- p.78 희미한 첫사랑의 기억은 희미하나마 고스란히 기억에 남아 있었다. 1년에 한 번 파티가 있을 때마다, 그날 데빌클로라 불렸던 소년을 떠올렸다. 데빌클로는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하고 생각하곤 했다. --- p.91 월요일 오전……한국에서 온……미인……. 등이 꼿꼿한 그 사람은 활동적이고 매력적인 여자였다. 그러고 보니, 그때 빨간 코트를 입고 있었던 것 같다. --- p.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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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직원인 히카루는 그림책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다.
사랑을 할 때는 언제나 상대가 고백해 오면 사귀기는 하지만 “잘 해주긴 해도……”라며 결국은 차이게 되는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히카루는 [데빌클로스]라는 비밀 캐릭터로 변신하고, [데비클로스 통신]이라는 일러스트를 넣은 메시지를 제작하여, 우편함 등에 무차별적으로 뿌리는 의외의 면도 있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다카하시 제작소에서 용접공으로 일하는 안나의 호의를 눈치채지 못한 채, 어느 날, 히카루는 그녀에게 운명의 사람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매우 기쁘게 들려주고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