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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로 위장 입국한 젊은 여자, 그녀의 정체는 베일에 가린 청부 조직의 일원인 프로 암살자다. 이번 그녀의 목표는 남자 넷. 셋을 손쉽게 처치한 후, 네 번째 남자의 행방을 찾아 대구로 향한다. 그러나 뜻밖의 방해꾼 때문에 살인 계획은 어긋나 버리고 목표물은 중국으로 도주한다. 임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중국으로 건너가지만, 뜻밖에도 집요한 방해자가 그녀를 추적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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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무대로 전문 킬러와 그를 쫓는 형사의 치밀한 심리전을 다룬 추리 스릴러 『B컷』이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이 장르의 본고장 영미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추적극 형식으로 본연의 재미를 한껏 담아낸 동시에 한국적 배경과 소품들을 적절히 배치한 이 작품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감상을 불러일으키며, 척박한 국내 장르 소설 분야에 유망한 신인의 출현을 알린다.
한국 추리 스릴러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탄탄한 신인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한정된 공간을 무대로 탐정의 해결 과정을 따라가는 정통 추리물 또는 역사를 배경에 깐 팩션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존 그리샴, 댄 브라운, 제임스 패터슨, 데니스 루헤인 등 세계적인 인기 작가들이 이룩한 현대 추리 스릴러 분야의 걸작들은 한결같이 빠른 전개와 고도의 심리전, 그리고 충격적인 반전을 자랑한다. 이는 영화나 TV 시리즈 등을 통하여 우리에게도 익숙한 것들이다. 『B컷』은 고도로 발전한 현대 스릴러의 미덕을 그대로 구현해 낸다. 한국을 주요 무대로 하지만 암살자인 여주인공의 과거로 인해 미국 사회가 배경에 깔려 있고, 사건이 전개됨에 따라 중국 대륙까지 곧바로 이어지는 스케일이 그렇고, 각각 형사와 암살자의 시점을 빌려 전개되는 긴박감 넘치는 이중 구조가 그렇다. 해외 작품들이 우리 독자들에게 '그들의 일상'을 통해 현실감 대신 이질감을 던져 주는 아쉬운 점을 이 작품은 간단히 극복한다. 랩을 하는 거리의 건달들이나 마약을 거래하는 갱단의 존재, 항구나 시가지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우리에게 낯설다. 리얼리티의 하락은 스릴러의 생명인 긴박감의 감소와 직결되며 작품의 재미를 충분히 만끽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장벽이 된다. 다수의 단편 작품을 통해 실력을 다져 온 신진 작가 최혁곤은 첫 장편인 『B컷』에서 이러한 장벽을 허문, 웰메이드 한국형 스릴러를 선사한다. 작품 속에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우리가 늘 보는 거리가 한꺼풀 껍질을 벗고 긴장감 어린 공간으로 재탄생된다. 『B컷』에서는 철지난 영화를 틀어주는 허름한 동시 상영관에서 살인이 벌어지고, 다방 티켓걸을 위장한 여주인공이 깔끔한 암살 솜씨로 범죄를 저지른다. 인기 트롯 가수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1000만 원에 베트남 처녀와 결혼한다는 플래카드를 보고 혀를 차는 퇴물 형사의 캐릭터는 영화를 보는 듯 진한 인상을 남기며, 꽉 짜인 소설적 완성도와 더불어 만족감을 극한까지 상승시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