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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밀실 살인: 두 번째 한계에 대한 탐구_백휴 [신인상] 〈트리거〉_이시대 심사평 수상자 인터뷰 [밀실 특별 단편] 나중이들 강지영 내 이웃의 살의 홍정기 옥탑방 고양이 벽화 살인사건 최혁곤 새집(The Bird House) 윌리엄 마치 [연재] 서브컬처와 밈으로 문화 읽기 : ② 공포 없는 호러, 인터넷 괴담과 위키 - 내러티브_박인성 [작품 톺아보기] 한국어로 착시 만들기 - 한국어의 특성을 활용한 추리소설 기법에 대한 고찰_무경 [인터뷰] 미스터리는 가장 수학적인 문학 -『고양이가 정답이다』의 장우석_김소망 [말풍선] 대륙을 횡단하는 육아 일기 -『제시이야기』_박소해 [미스터리 영상 리뷰] 특수설정과 불공정 추리의 간극에서 재미 찾기 -일본 드라마 〈기프티드〉_쥬한량 [사건의 재구성] 카지노 호텔 밀실 살인사건_황세연 [신간 리뷰] 『계간 미스터리』 편집위원들의 한줄평 2026 여름호 독자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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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writer’라 써놓고 작가라고 번역하는 것일까요? 반대로, 왜 작가라고 써놓고 ‘writer’라고 번역하는 것일까요? 아시다시피 빈틈없는 번역은 ‘작가author/글쓴이writer’입니다. 저는 이 착오를 ‘두 번째 한계’라 부르겠습니다. 이 한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는 밀실 살인의 본질에 훨씬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백휴, 밀실 살인: 두 번째 한계에 대한 탐구」 중에서 진정한 의미의 밀실이었다. 이시대는 등을 벽에 기대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패닉에 빠지면 진다. 포렌식 엔지니어로서 수많은 사건 현장을 봐왔다. 밀폐된 공간, 제한된 도구, 압도적으로 불리한 조건.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다. 상대방이 감추고 있는 것을 먼저 찾는 것이다. ---「이시대, 트리거」 중에서 부커상을 받자 『나중이』는 순식간에 동이 났고, 아빠의 모든 출간작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때 나는 기쁘고도 두려웠다. 낯선 사람들의 혀와 입술에서 ‘나중’이라는 이름이 발음되는 순간, 내 일부가 멀겋게 희석되어버릴 것만 같았다. 느리더라도 스스로 성장하는 내 정체성이 영원히 대작가 전후명의 딸로 묶여버리게 되었다. ---「강지영, 나중이들」 중에서 몇 년 전 붉은 만월이 뜬 이후로 망자들이 되살아났다. 세계는 혼란과 공포에 빠졌지만, 전 세계의 영능력자들이 힘을 모아 이계로 통하는 붉은 만월을 닫아냈고 망자들은 원래 있어야 할 저승으로 사라졌다. ---「홍정기, 내 이웃의 살의」 중에서 “암울했을 현장 분위기가 딱 그려집니다. 게다가 방문 잠금 버튼은 안에서 눌러져 있었고…. 뭐, 이거야 열쇠만 있으면 해결된다 쳐도, 빗장 걸쇠까지 안에서 걸려 있었다는 건 좀 소름 돋네요. 21세기에 밀실이라니.” ---「최혁곤, 옥탑방 고양이 벽화 살인사건」 중에서 어떤 시가 될지는 아직 정확히 알 수 없었고, 어떤 감정이 어디로 흘러갈지도 몰랐지만, 그 시가 노인의 이야기가 될 것임을 예감했다. 자기 손으로 흙을 걷어내고 지상에 모습을 드러냈다가, 이미 말라버린 조화 속에서 놀란 표정으로 앉아 있는 노인의 이야기. ---「윌리엄 마치, 새집(The Bird House)」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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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호 테마 ‘밀실’ - 미스터리 작가의 영원한 숙제이자 이상
『계간 미스터리』 2026 여름호(통권 90호)를 관통하는 주제는 ‘밀실’이다. 뭄바이 경찰서 고테이 경감 시리즈로 유명한 H. R. F. 키팅의 ‘밀실 트릭은 추리소설을 쓰려고 생각했던 일이 있는 작가에게는 어떤 의미에서는 궁극적인 유혹’이란 말처럼, 밀실은 미스터리 작가에게 영원한 숙제이자 이상이다. 평론과 단편, 신인상, 사건의 재구성에 이르기까지 ‘밀실’을 주제로 옹골차게 채웠다. 평론은 백휴의 〈밀실 살인 : 두 번째 한계에 대한 탐구〉를 실었다. “외부 사태로부터 후퇴해서 논리로만 승부를 내겠다는 관념은 정치적 무관심으로 이해될 수도 있지만, 외부의 영향력을 최대한 차단하고 자기 이성의 사용에만 충실하겠다는 개인의 창조적인 자유와 자기의식의 발로이기도 하다.”는 밀실에 대한 긍정 선언은, 지난 세월 동안 작가이자 평론가로서 추리 문학을 천착해 온 작가의 결기를 느끼게 한다. ·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수상작 이시대, 〈트리거〉 “진정한 의미의 밀실이었다. 이시대는 등을 벽에 기대고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었다. 패닉에 빠지면 진다. 포렌식 엔지니어로서 수많은 사건 현장을 봐왔다. 밀폐된 공간, 제한된 도구, 압도적으로 불리한 조건. 그런 상황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하나다. 상대방이 감추고 있는 것을 먼저 찾는 것이다.” _본문 중 디지털 포렌식 엔지니어 이시대는 IT 대기업 O사에서 잇따라 발생한 '기계 오작동 사고' 사망 사건을 추적하던 중, 공식 기록에 존재하지 않는 지하 연구소를 발견한다. 이시대는 그 문을 열었다. 그리고 밀실 안에서 살아 있는 뇌와 마주한다. 더욱 충격적인 건 그 뇌가 7년 전 사망한 동료의 것이라는 사실. 신인상 수상작인 이시대의 〈트리거〉도 밀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문화기술과 HCI를 전공했고, 콘텐츠, 음성 합성, AI기반 자동화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이력답게, SF적 상상력과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몰입도 있는 사건 전개, 결말까지 단숨에 달리게 하는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가 앞으로의 행보를 주목하게 한다. · ‘밀실’ 테마의 미스터리 단편 소설 강지영, 〈나중이들〉 홍정기, 〈내 이웃의 살의〉 최혁곤, 〈옥탑방 고양이 벽화 살인사건〉 윌리엄 마치, 〈새집(The Bird House)〉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살인자의 쇼핑몰』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강지영은, 〈나중이들〉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채 밀실에서 깨어난 인물을 중심으로 긴박한 이야기를 전개한다. 밀실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열쇠는 아빠의 어두운 비밀 속에 있다. 국내에서 특수설정 미스터리 작품을 가장 활발하게 발표하고 있는 홍정기는, 〈내 이웃의 살의〉에서 늑대인간, 산괴, 구미호, 그슨새, 신기원요, 어둑시니, 좀비까지 풀려난 세상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사건을 그리고 있다. 닫힌 문 너머에서 기괴한 문양을 그리며 끊긴 핏자국의 비밀이 밝혀질 때 전율이 흐른다. 『수상한 에이스는 유니폼이 없다』, 『은퇴 형사 동철수의 영광』 등의 작품집을 통해 연작 미스터리의 지평을 넓혀 온 최혁곤은, 〈옥탑방 고양이 벽화 살인사건〉에서 가장 정통적인 밀실 트릭을 선보인다. 사람 냄새 나는 캐릭터와 치밀한 밀실 트릭의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 마지막으로 『배드 시드』의 작가 윌리엄 마치의 〈새집(The Bird House)〉은, 1929년 3월 9일 저녁, 뉴욕에서 실제로 벌어진 이시도르 핑크 살인사건을 극화한 것이다. 밀실 트릭을 밝히는 것보다 한 인간의 삶을 다양한 각도에서 들여다보는 독특한 작품이다. 다양한 주제의 기사들도 풍성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최근 『고양이가 정답이다』를 출간해 좋은 평가를 받은 장우석은 인터뷰와 함께 〈미스터리와 수학〉이라는 에세이를 실었다. 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미스터리는 어떤 모습일까? 특히 ‘밀실 트릭과 위상수학’ 꼭지에서 밀실과 관련된 독특한 해석을 만날 수 있다. 『1939년 명성아파트』의 무경은 〈한국어로 착시 만들기 - 한국어의 특성을 활용한 추리소설 기법에 대한 고찰〉에서 우리 글의 기능적 요소를 활용해 오독을 유발할 다양한 방법을 탐구한다. 박인성의 〈서브컬처와 밈으로 문화 읽기〉에서는 위키-내러티브의 대표적인 공포 장르인 나폴리탄, SCP 재단, 백룸이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서사의 위기를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흥미롭게 분석하고 있다. 또한 박소해의 〈말풍선〉에서는 독립운동가의 대륙 횡단기를 그린 박건웅의 『제시이야기』를, 쥬한량의 〈미스터리 영상 리뷰〉에서는 특수설정과 불공정 추리가 뒤섞인 일본 드라마 〈기프티드〉에 관해 소개한다. 황세연의 〈사건의 재구성〉은 카지노 호텔에서 벌어진 밀실 살인의 기발한 트릭으로 독자에게 도전한다. 특집에 걸맞게 모든 꼭지를 밀실로 꽉 채웠다. ‘불가능 범죄’의 세계로 미스터리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