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2023 봄호를 펴내며
[특집] 인구 구조는 어떻게 한 사회의 범죄를 바꾸는가_염건령, 민수진 [신인상] 고태라, 「설곡야담」 심사평 신인상 인터뷰 [단편소설] 홍선주, 「마트료시카」 여실지, 「로드킬」 홍정기, 「타임캡슐」 김형규, 「코로나 시대의 사랑」 [인터뷰] 어떻게 영화사에 우리 소설을 팔 것인가 : 할리우드에 IP를 판매한 영화제작자 김은영 교수_김소망 [미스터리란 무엇인가] 한국적 장르 서사와 미스터리 ③ - SF와 미스터리는 좋은 동거인이 될 수 있는가_박인성 [신화인류학자가 말하는 이야기의 힘] 인물 창조의 산고 ③ -《프랑켄슈타인》의 창, 거울, 그리고 문_공원국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 추리소설은 은유를 의심하는 정신이다_백휴 [미스터리 영화 리뷰] 「나이브스 아웃」과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으로 확인해보는 미스터리 취향_쥬한량 [신간 리뷰] 《계간 미스터리》 편집위원들의 한줄평 [트릭의 재구성] 훼손된 모나리자_황세연 2022 겨울호 독자 리뷰 |
염건령의 다른 상품
홍선주의 다른 상품
여실지의 다른 상품
엽기부족
홍정기의 다른 상품
김형규의 다른 상품
김소망의 다른 상품
박인성의 다른 상품
공원국의 다른 상품
백휴의 다른 상품
쥬한량의 다른 상품
황세연의 다른 상품
|
범죄 현상에서도 인구 구조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노인 인구의 급증은 당연하게 노인 학대와 같은 범죄의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청년 인구의 감소는 핵가족화로 인한 외둥이 가정의 증가로 인한 현상이며, 이는 자발적이든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든 고독하게 홀로 지내는 청년의 숫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혼자 사는 여성에 대한 범죄가 증가하고, 사회성의 결여나 정서적 결핍 등으로 이어져 타인의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감수성 결여 등의 문제로도 연결될 수 있다.
---「특집 ‘인구 구조는 어떻게 한 사회의 범죄를 바꾸는가’」 중에서 우중충한 햇살을 맞으며 벽에 걸린 현판과 제단 위에 놓인 촛대가 음영을 벗었다. 그러나 제단 한가운데 안치되어 있는, 타사신의 혼백이 깃들어 있을 위패만은 빛의 은혜를 누리지 못했다. 본래 연한 색이었을 나무 위패는 검게 그을려 있었다. 눈물이라도 잔뜩 흘린 듯 거무스름한 줄기가 두서없이 얼룩져 있었다. 마치 폭격이 휩쓸고 간 폐허에서 흉물이 되어버린 동상 같았다. ---「고태라, '설곡야담'」 중에서 나는 일부러 일상에 약간의 난관을 더하곤 한다. 모든 일을 쉽게만 하는 건 재미가 없고, 이 정도는 해낼 수 있다는 걸 이미 알고 있으니까. 삶이란 그래야 더욱 재미있으니까. ---「홍선주, '마트료시카'」 중에서 짐승의 본능은 놀랍고도 신기한 면이 있다. 자기를 미워하는 사람도, 죽을 위험에 처하는 상황도 기가 막히게 알아차린다. 사람보다 낫다고나 할까. ---「여실지, '로드킬'」 중에서 은기의 눈이 반짝였다. 매일 사람 죽이는 미스터리만 보는 녀석인데 이럴 때면 영락없이 순진무구한 초딩이다. 저 기대 가득한 표정. ---「홍정기, '타임캡슐'」 중에서 외로움이야말로 만악의 근원이다. 역사학 박사 과정이던 예전 남자 친구는 히틀러도 외로워서 전쟁을 벌이고, 스탈린도 외로워서 대숙청을 하고, 마오쩌둥도 외로워서 대약진운동을 시작했을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김형규, '코로나 시대의 사랑'」 중에서 |
|
● 한국의 미쓰다 신조를 기대케 하는 신인 탄생!
본격 미스터리 「설곡야담(雪哭野談)」으로 신인상을 수상한 고태라 “눈 내리는 산장이라는 클로즈드 서클 배경에 민속적인 설화를 버무려 차별화를 꾀했다. 앞으로 한국 미스터리의 외연을 넓히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_심사평 중에서 미스터리의 진정한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는 《계간 미스터리》가 새롭게 단장한 2023년 첫 호를 내놓았다. 본능적으로 끌리는 미스터리 장르의 매력은 무엇일까? 다양한 즐거움이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를 설레게 하는 건 뒷머리를 강타하는 ‘반전의 쾌감’이다. 모든 사건과 단서가 A가 범인임을 가리킬 때, 천재 탐정에 의해 방향이 뒤집히고 B가 범인이라는 것이 드러날 때 발생하는 인식의 전환. 그것이 가장 원초적인 쾌감을 불러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호 신인상으로 선정된 고태라의 〈설곡야담(雪哭野談)〉은 본격 미스터리의 쾌감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지방의 무속신앙, 폭설로 고립된 산장, 한정된 용의자, 기상천외한 트릭, 괴짜 탐정 등 본격 미스터리의 기본 클리셰를 배경으로 활용하면서, 지극히 효과적인 방법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동안 많은 응모자가 본격 미스터리를 시도했지만, 수상작으로 선정할 정도의 완성도를 보인 작품은 드물었다. 한국의 교고쿠 나쓰히코(京極夏彦)나 미쓰다 신조(三津田信三)의 탄생을 기대하게 하는 신인이다. 미스터리의 매력을 한껏 살린 단편 네 편도 실었다. 홍선주의 〈마트료시카〉는 경쾌한 문체로 우리 가운데 선량한 얼굴로 숨어있는 악(惡)을 그리고 있고, 여실지의 〈로드킬〉은 스토킹과 가스라이팅, 관계망상형 범죄의 일면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홍정기의 〈타임캡슐〉은 2021년 발표한 〈코난을 찾아라〉의 후속작으로 은기와 충호의 사춘기 사랑에 얽힌 서글픈 사연을 반전으로 잘 버무려 독자에게 제시한다. 김형규의 〈코로나 시대의 사랑〉은 변호사와 기자의 비대면 러브스토리라는 외피를 두르고 비정규 노동자의 현실이라는 속살을 낱낱이, 그리고 묵직하게 고발하고 있다. 노동변호사로 일했던 작가의 경험이 오롯이 살아있는 작품이다. ● 사회파 미스터리를 불러오는 사회 구조의 그늘을 들여다보다! 《계간 미스터리》만의 심도 깊은 특집 기획 ‘인구 구조는 어떻게 한 사회의 범죄를 바꾸는가’ 미스터리 장르의 매력을 톺아보는 전문적인 글도 있다. 특집 〈인구 구조는 어떻게 한 사회의 범죄를 바꾸는가〉에서 한국범죄학연구소 소장 염건령 교수와 선임연구위원 민소진 교수는, 급진적인 고령화와 인구 절벽이 어떻게 범죄의 방향성을 좌우하는지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 특히 외둥이 가정의 증가와 고독하게 지내는 청년들의 증가, 미미한 청년 복지 정책이 어떻게 그들의 감수성 결여, 자발적 고립과 실업, 그로 인한 강력 범죄 문제로 이어지는지 다룬 연구 내용은 스토킹 범죄, 이별 관련 범죄 등 미스터리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범죄 소재들을 심도 깊게 다룬다. 《계간 미스터리》는 이후로도 사회파 미스터리를 불러오는 사회 구조의 그늘을 들여다보는 특집을 통해 범죄의 심각성과 인식의 변화, 사회 시스템의 개선을 촉구하는 다양한 글을 선보일 계획이다. 《계간 미스터리》 정기연재 중 하나인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에서는 추리문학 평론가 백휴가 〈추리소설은 은유를 의심하는 정신이다〉라는 제목으로, 추리소설이 어떻게 ‘사유’의 틀이 될 수 있는지 서양과 동양의 철학사를 넘나들며 풀어낸다. 문학평론가 박인성 교수는 〈SF와 미스터리는 좋은 동거인이 될 수 있는가〉에서 영화 〈블레이드 러너〉와 후속작인 〈블레이드 러너 2049〉가 미스터리 장르의 각기 다른 하위 장르와의 결합을 시도했는지 분석하고 있다. 신화인류학자 공원국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를 통해 추리소설이 어떻게 ‘인간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싸워야 하는 공간’으로 독자를 내몰 수 있는지 보여준다. 그 밖에도 김소망 출판 마케터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세계 최초의 원천 IP 세일즈마켓인 ‘부산스토리마켓’을 제안한 추계예술대학교 영상비즈니스과 김은영 교수를 인터뷰하면서, 콘텐츠와 IP의 확장을 꿈꾸는 출판사가 취해야 할 전략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새롭게 연재를 시작한 쥬한량은 「나이브스 아웃」과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이 같은 미스터리 영화로 분류되지만, 다른 전략과 완성도를 보여주는지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미스터리 장르의 매력이 어디 ‘반전’ 하나뿐이겠는가. 본령은 본령대로, 하위 장르는 하위 장르대로, 혼종(混種)은 혼종 나름의 매력이 있다. 뽑기 기계에서 굴러나온 캡슐을 두근거리며 열 때처럼 《계간 미스터리》가 준비한 미스터리의 다양한 매력에 빠져보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