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2020 가을겨울호를 펴내며
한국 추리소설 작가들의 세대 간 교전이 더욱 격렬해지기를 [특집] 특별기고 한국 추리문학의 세대교체, 어디까지 왔는가? / 정명섭 인터뷰 한국 추리문학의 신진 고수를 만나다 / 공민철, 박상민, 한새마 [신인상] 당선작 가나다 살인사건 / 황정은 G선상의 아리아 / 홍선주 심사평 충실한 구성에 탄탄한 문장, 다양한 소재까지 당선소감 추리소설을 향한 짝사랑, 그리고 동지애 / 황정은 사람의 내면을 향하는 이야기꾼으로 / 홍선주 중편소설 내일의 별빛 / 공민철 단편소설 특별 할인 / 장우석 약육강식 / 홍성호 어떤 자살 / 한새마 초단편소설 고백 / 정가일 크리스티 여사의 취미 / 조동신 얼굴 마사지 좋아하는 여자 / 이상우 운수 좋은 날 / 반대인 선생님은 항상 너희 편이야 / 공민철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 사유하는 추리소설가 혹은 추리소설가의 사유 / 백휴 평론 영토 확장의 모험자들 - 서미애, 송시우, 박하익을 보다 / 오혜진 리뷰 치명적 바이러스와의 공존 / 홍정기 미스터리 쓰는 법 어디서 죽이는 아이디어를 찾지? / 한이 작가의 방 노트북만 있다면 세상 모든 곳이 작업실 / 전건우 프로파일링 사라진 돈다발 / 황세연 2020년을 보내며 - 장르문학 전문출판사 대상 설문조사 비대면 시대, 출판은 안녕하십니까? |
|
새로운 세대는 더 이상 비좁은 국내가 아니라, 전 세계로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장르의 규칙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경계를 넓히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타 장르의 장점을 취하고 미스터리와 혼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영리함도 있습니다. 컴퓨터 키보드가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고, ‘내가 하나의 장르가 되겠다.’라는 패기도 보입니다. 지금까지 누리던 기득(旣得)을 내려놓고 날바닥에서 새로운 이들과 노련미 가득한 작품으로 한판 붙는 기성세대가 보고 싶습니다. 그 치열한 교전 속에서만 잃어버렸던 독자들의 눈길을 다시 한국의 추리소설로 돌리게 할 묘책이 나올 것입니다.
--- 「‘2020 가을겨울호를 펴내며’」중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나서 저에게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봤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실직하고, 빚을 감당하지 못해 아이들과 함께 길거리로 내몰리는 것이었어요. 극빈에 대한 공포감이 세 번째 작품을 쓰게 한 거죠. --- 「[한국 추리문학의 신진 고수를 만나다]한새마 인터뷰」중에서 세대교체는 단순히 미래세대가 기성세대를 몰아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요 고지를 점령하려는 세대 간의 치열한 전투 속에서 새로운 사조가 탄생하고 격전지의 외연이 넓어지는 것을 뜻한다. 어쩌면 한국 추리문학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신구세대가 제대로 붙어본 적이 없는지도 모른다. 기성세대의 대찬 방어와 미래세대의 날선 공격이 연달아 부딪힐 때 비로소 한국 추리문학을 가두고 있던 단단한 벽이 깨지고 드넓은 바다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미래세대가 기성세대가 되어 다음 전투를 준비할 때까지 쉼 없는 충돌이 벌어지길, 그리하여 그대들의 온 몸이 영광의 상처로 가득하기를 기대한다. --- 「[한국 추리문학의 세대교체-어디까지 왔는가?]정명섭 칼럼」중에서 나는 손뼉을 딱 쳤다. 이름하여 ‘가나다 살인사건’. 가나다순의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차례로 살해당한다. 그들이 죽는 장소 또한 가나다순이다. 즉 《ABC 살인사건》을 패러디한 완벽한 살인극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얼굴을 기억하는 노숙자가 분명히 있을 테고,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들 수도 있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 「신인상 수상작 황정은, [가나다 살인사건]」중에서 문득 엄마가 도대체 언제까지 나를 이렇게 무시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을 통틀어 나를 가장 무시하고 업신여기던 사람이 엄마였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아무리 내가 몸집이 작고 왜소해도 엄마 정도의 덩치는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 작은 속삭임이 울렸다. 더 이상 당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그 후로 엄마는 나를 괴롭힐 수 없었다. 비로소 내 삶에서 떠나갔으니까. --- 「신인상 수상작 홍선주, [G선상의 아리아]」중에서 |
|
“모든 이야기는 미스터리다.”
한국 추리 문학의 본진 《계간 미스터리》 2020 가을겨울호 스페셜 테마 ‘한국 추리문학의 세대교체’ “장르의 규칙을 뛰어넘으며 영토 확장의 모험을 감행하는 신세대 작가들을 만난다!” 지난 67호부터 새롭게 리뉴얼 된 [계간 미스터리]의 이번 호(68호) 스페셜 테마는 ‘한국 추리문학의 세대교체’이다. 한국 추리소설의 짧은 전성기와 긴 침묵의 원인 중 하나가 세대교체를 이루려는 치열한 교전이 없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에서 기인한 주제다. 이를 위해 젊은 추리소설가 중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정명섭의 특별 기고를 실었다. 이번 기고에서는‘김내성-김성종-서미애’로 띄엄띄엄 이어지는 한국 추리소설의 세대별 문제점을 집어보고, 단순한 연령상의 교체가 아닌, ‘세대 간의 치열한 전투 속에서 새로운 사조가 탄생하고 격전지의 외연이 넓어지는’ 진정한 세대교체를 위한 메시지를 담았다. 또한 신인으로서 의욕적으로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공민철, 박상민, 한새마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작가적 고민과 함께 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미래 세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전건우의 ‘작가의 방’을 살짝 들여다보면, 새로운 세대는 더 이상 붙박이로 글을 쓰지 않는다. 노트북과 스마트폰만 있다면 카페, 지하철, 찜질방, 공원 벤치 등 모든 곳이 작업실이다. 독일 마인츠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석사를 마치고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정민호는 [젊은 소설가의 위험한 작업실]이라는 작품으로 세대교체라는 스페셜 테마에 어울리는 멋진 표지를 장식해 주었다. 세대교체를 가속화시키는 시도,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 황정은 [가나다 살인사건], 홍선주 [G선상의 아리아] 공동 수상! “시대의 문제를 추리감각적 상상으로 치밀하게 그려낸 시도.”_심사평 걸출한 신인을 발굴함으로 세대교체를 가속화시키고자 하는 《계간 미스터리》의 노력은 이번호에 두 명의 신인상 당선자를 배출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추리소설 마니아답게 추리 문법에 충실한 작풍을 보여주는 [가나다 살인사건]의 황정은과 인간의 이상심리를 치밀하게 파헤친 [G선상의 아리아]의 홍선주가 그들이다. 노숙자나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현실을 다룸으로 현재 우리 사회의 고민도 놓치지 않고 있다. 이번호에는 신인상 당선작 두 편 외에도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실었다. 일상 미스터리로 결말을 읽고 나면 잔잔한 미소를 짓게 되는 장우석의 [특별 할인], 우리 사회의 씁쓸한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낸 홍성호의 [약육강식], 조각난 퍼즐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충격적인 결말에 도달하는 한새마의 [어떤 자살], 히가시노 게이고를 떠올리게 하는 공민철의 중편 [내일의 별빛]. 그리고 기성세대와 미래세대가 한데 어우러져 재치를 겨룬 초단편 다섯 편까지 다채로움을 더하고 있다. ‘바이러스’ 소재 추리 스릴러 작품 리뷰부터 장르문학 전문출판사가 말하는 2021년 추리소설 트렌드 소설만이 아니다. ‘추리소설가가 된 철학자’란 별명이 잘 어울리는 백휴는 [사유하는 추리소설가 혹은 추리소설가의 사유]에서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소설 《포세시옹, 소유라는 악마》와 《비잔틴 살인사건》을 분석하고 있다. 두 작품은 잘 알려진 것처럼 크리스테바가 움베르토 에코와 함께 독자를 잃어 궁지에 몰린 현대 문학의 처지를 안타까워하면서, 21세기는 추리소설의 시대이므로 각자 추리소설을 써보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교환한 뒤 실천에 옮겨 탄생한 작품들이다. 또한 《대중, 비속한 취미 ‘추리’에 빠지다》의 오혜진 교수는, 남성중심적인 한국 추리문단에서 성공적인 연착륙에 머물지 않고 영토 확장에 나선 서미애, 송시우, 박하익, 세 명의 여성작가들의 성공 요인에 대해 철저히 파헤치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이 된 시대를 반영해 ‘엽기부족’이란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홍정기의 ‘바이러스’ 소재의 추리 스릴러 작품 리뷰와 장르문학 전문출판사가 꼽은 올해의 출간 작품, 2021년 추리소설 트렌드까지 현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본 설문 조사도 실려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었다. 국내외로 연일 암울한 소식만 들려온다. 하지만 일상을 되찾으려는 분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 추리문학계도 그런 노력의 하나로, 매해 최우수 단편에 시상하던 황금펜상 수상작을 모아,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역대수상작품집 특별판 2007-2020》을 출간하고자 한다. 작은 내가 모여 바다를 이루듯 나름의 분투가 모여 시대를 바꾸는 흐름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