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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 번째 별이 뜨다
피의 향연장 2 어긋난 서원 밀실의 사내 길을 떠나다 3 예수 프로젝트 베들레헴에서 생긴 일 노예로 팔린 아이 4 검은 창문에 비친 분열 너를 죽이는 일이다 5 논쟁 세령녀의 피리 안디오의 죽음 6 어머니의 벽장 요셉의 아들은 누구인가 예언의 아이 7 평행선 카르모스의 선택 나는 누구인가 8 파르헤지아 죽음 스러지지 않는 별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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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는 나를 ‘이삭’ 대신이라고 믿고 싶었을 것이다. 목사는 자신이 모리아 산에서 이삭을 제물로 바친 아브라함일지 모른다는 착각을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지어진 내 이름은 ‘조이삭’이다.--- p.9
처음에는 무심히 여겼다. 아니, 내심 길성(吉星)이라고 단정했다. 배다른 두 명의 형이 죽는 바람에 자신에게로 권좌가 이어지게 된 것을 여호와도 인정하고 있다는 증험이라고.--- p.14 목사에게 정면 도전을 했던 것은 대학 입학을 앞둔 고3 때였다. 스무 살 내 인생이 ‘신학도’로 규정된다는 것은 견디기 힘들었다. 나는 신에게 헌물 되기 이전에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이었고 무엇보다 목회자가 내 적성에는 맞지 않았다. 나에게 신앙은 습관이었고 생활일 뿐이었다.--- p.42 일찍이 여호와의 선택을 받았다는 긍지로 살아온 유대는 이제 곪아터지기 직전이었다. 썩은 물은 정수리에서부터 내려왔다. 로마황제에게 아첨하기 바쁜 유대 분봉왕 헤롯에서부터 그 왕을 떠받치는 율법주의자인 바리새파와 사두개파까지. 그들에게는 자신의 현재 위상과 권력을 유지시킬 명분만이 중요했다. 그 명분은 여호와의 참뜻을 넘어선 지 오래였다.--- p.96 젤롯당은 로마에서 유대를 무력으로 독립시키고자 은밀히 조직된 열혈당이다. 모두 알고 있지만 입에 올리기 꺼리는 당파다. 초기에는 점조직으로 활동하면서 게릴라 전술로 로마군대를 와해시키거나 분산시키는 것으로 로마에게 해코지를 해왔다. 그런 까닭에 로마 당국은 젤롯당은 경계하는 터였다.--- p.105 나를 향하고 있는 목사의 식지 않는 열정이 무섭다. 이제 포기할 만도 한데 그는 아직도 신의 이름으로 나를 조율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컴컴한 거실에 우두커니 서 있던 나는 조용히 혼잣말을 했다. 나는 누구인가. 목사가 생각하는 나는 누구이며, 어머니 가슴속의 나는 누구였던 걸까?--- p.141 그래도 이천 년 전 실제로 살았던 예수는 웃고 울고 신음하고 괴로워하는 약한 자의 편이었고 스스로도 약자였잖아. 하지만 잘못된 권력과 강자의 불의를 향해서는 굽히지 않았지. 그러고는 결국 스스로를 살신(殺身)함으로써 사랑과 박애를 실천한 예수에 대해서는 어떤 잣대도 들이대기 싫은 마음이 있어. 그냥 무작정 믿고 싶은 거라고 할까.--- p.196 일개 목수의 아들이 유대를 구원할 메시아라니. 그게 말이 되는 걸까? 유대의 권력층인 사두개파와 바리새파 자식도 아닌 제일 열세에 있는 에세네파 자식이 어떻게 메시아가 될 수 있는가 말이다.--- p.245 목사와 한국 기독교를 부정하지만 내 인생에서 예수는 커다란 축이었다. 나에게 그는 종교가 아니었다. 이천 년 전에 살과 피와 뼈를 가진 서른세 살의 청년이었고 고뇌와 고통을 가진 인간이었다. 나는 그를 연민하고 그리워했다. --- p.3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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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삭은 목사인 양아버지와 진로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 그는 목회자의 길을 거부한 뒤 출판사의 팀장이 되었고, ‘예수’의 신성을 파헤치는 웹소설 [암살자들]을 출간하기로 결정한다. [암살자들]은 헤롯2세 안티파스의 명에 따라 예언의 아이인 여호수아를 찾는 암살자들의 이야기로 세간의 논란을 불러일으켜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그와 동료 편집자들은 ‘파르헤지아’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연재하는 작가를 찾아 나서고, [암살자들] 속 인물들의 갈등과 이야기도 절정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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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의 서사와 스케일을 바꾼 이선영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
1억 원 고료의 뉴웨이브문학상을 수상한 이선영 작가가 이번에는 ‘신’이라는 존재에 의문을 던진다. 자음과모음에서 출간된 이선영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 [신의 마지막 아이]는 예수 탄생 신화를 작가만의 역사적 상상력으로 구현하였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신’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예수(여호수아)를 돌아보았고, 더불어 종교가 어떻게 권력이 되는지 이야기한다. 과연 우리가 믿고 있는 신은 절대적 존재일까, 아니면 만들어진 권좌일까. [암살자들], 신의 ‘자리’를 돌아보다 한국문단에서는 보기 힘든 거대한 스케일과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역사적 독창성으로 등단 직후 문단과 독자에게 주목을 받았던 이선영 작가. 그녀의 신작 [신의 마지막 아이]는 주인공 조이삭의 이야기와 소설 [암살자들]이 교차하는 액자식 구성으로 숨 가쁘게 진행된다. 인터넷 카페에서 연재하던 파르헤지아의 [암살자들]은 예수 탄생에 관련한 소설로 입소문을 타 종교적 논란을 일으켰다. 헤롯왕의 영아 대학살 후 베들레헴에 메시아의 탄생을 상징하는 두 번째 별이 뜨면서 이 거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시 등장한 별에 불안을 느낀 헤롯2세는 이 별의 수호를 받는다고 믿는, 선대왕이 놓친 예언의 아이를 죽이기 위해 암살단을 조직한다. 그리고 암살단에 친위대 대장 헤로디그만과 노예 검투사 카르모스를 투입시킨다. 후에 그들과 동행하는 동양 여인 세령녀와 왕의 첩자 안디오. 이들은 메시아 또는 신의 아이라 불리는 ‘여호수아’를 목숨 걸고 뒤쫓기 시작한다. “메시아라고 지목된 아이는 죽지 않았다. 걸핏하면 뜨는 저 별이 그걸 말해주고 있다. 나는 선대왕의 과오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그 아이는 반드시 내 손으로 처단할 것이다.”_33p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의 관계는 무너지고 결국 서로의 목숨을 위협해간다. 더군다나 검은 복면의 집단에게 쫓기게 된 상황. 그럼에도 그들은 추격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여호수아와의 거리가 점차 가까워질수록 밝혀지는 그를 둘러싼 배후, 그리고 음모. 결론에 이르러 맞닥뜨리는 여호수아의 진실과 암살자들의 비화는 독자에게 ‘신’이라는 존재에 의문을 던지게 한다. 예수를 ‘신’이 아닌 종교로서 마주하다 [암살자들]은 결국 조이삭이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출판사에서 출간을 앞두게 된다. 그리고 조이삭과 출판사 동료들은 작가 ‘파르헤지아’를 수소문한다. 목사 부부에게 입양된 조이삭은 목회자라는 주어진 길을 거부하면서 비롯된 양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신과 종교에 대해 회의를 갖는다. 목사와 나는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 한국 기독교에 실망한 내가 교회를 등한시한 때부터였을까. 평범하게 살고자 한 나에게 신과의 약속이라는 올무로 사제를 만들고자 억지를 부리며 내 출생의 비밀을 까발린 순간부터였을까. 인간의 영혼은 자유로워야 한다는 치기 어린 기질이 보수적인 종교에 부딪혀 환멸을 느낀 탓일까. 262p 신과 목회자라는 종교의 권좌. 이것이 여호수아와 조이삭의 운명의 교차점임을 알아채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삶은 데칼코마니처럼 닮아 있고, 결국 선택은 그들 각자의 몫이다. 우리는 아직도 예수에 대해 종교나 역사적 관점으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어떤 이들은 예수는 역사가 증명하는 인물이라며 여러 증거를 들어 보이기도 했고, 또 누군가는 예수는 신화적 인물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논쟁은 점점 가열화 되어 이제 종교적 신념을 떠나 사회적 갈등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신의 마지막 아이]는 예수의 실존에 대한 작가 나름의 답을 내리거나 해답을 구하지 않는다. 그저 예수를 한 청년으로 마주함으로써 보이는 수많은 종교적 이념들과 갈등, 그리고 보이지 않는 권력 싸움을 되짚어 보고자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