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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햇살 가득한 날
2. 어린 왕과 흔들리는 신하들
3. 그리운 아버지
4. 달라진 눈빛
5. 또 다른 태양
6. 마지막을 약속하는 신하
7. 드러나는 그림자
8. 한신의 눈물
9. 소문
10. 두려운 얼굴
11. 잠 못 이룬 밤
12. 숙부의 인사
13. 호랑이 사냥
14. 햇살 왕자

저자 소개

글 : 나영
나영 선생님은 1980년에 태어났습니다.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에서 공부했습니다. 2008년 『아동문학세상』 신인문학상과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림 : 이명선
이명선 선생님은 성신여자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했고, 어린이책 출판사 미술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다양한 그림을 그려 왔습니다. 그림 그리는 일을 무척 좋아하며, 그린 책으로는 『공룡이 될래요』 『아빠는 방랑요리사』 『집 없는 아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사랑의 가족』 『꼬마 철학자』 『베니스의 상인』 『그림형제동화집』 등 다수가 있습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53*225*20mm
ISBN13
9788997335640

책 속으로

결국, 나는 그의 사냥감인 것이다. 그가 잡으려는 호랑이요, 노루요, 토끼다. 이리저리 살려고 도망을 친다 한들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이다. 이미 사냥은 끝났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위험해질 것이다. 그러나 이 모두 예상했던 일이다. 그들도, 나도 구차하게 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마지막으로 우리의 할 일이다. 어차피 세상은 강한 자들의 것이 아니던가. 나보다 그가 강한 것이다. --- p.121

나를 노려보고 서 있는 숙부가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숙부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꾸짖듯이 숙부님을 불렀다. 그러고는 천천히 용상 아래로 내려가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높이 올려다봐야 하는 거대한 숙부님 앞에 당당히 서서 말했다.
“내가 옥좌에서 내려왔습니다.”
숙부님은 말없이 매서운 눈길로 빈 옥좌를 노려보았다.
“이제 되지 않았습니까? 그토록 숙부가 원하던 자리에 이제 앉으세요. 그리고 하나만 기억해 주세요. 내가 저 자리에서 일어난 것도, 숙부가 저 자리에 앉는 것도 모두 사랑하는 백성들과 신하들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요.”
그 순간, 나를 바라보던 숙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 p.126

출판사 리뷰

사랑과 용서로 역사적 사실을 재해석한 역사동화
『햇살 왕자』는 2008년 『아동문학세상』신인문학상과 201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한 나영 작가의 첫 장편동화이다. 이 작품은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역사적 사실을 사랑과 용서라는 키워드로 새롭게 재해석한 팩션이다. 역사적 배경은 당시를 재현하고 있지만, 단종을 ‘햇살 왕자’로, 수양대군을 ‘성 숙부’로, 김종서를 ‘한신 대감’으로 허구화함으로써 독특한 단종 이야기를 엮어내고 있다.

이 작품은 무엇보다 단종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어린 나이에 왕이 된 탓에 권력을 지닐 수 없었고, 천하를 호령하는 성 숙부와 신하들의 틈바구니에서 좌절과 고뇌를 겪어야 했던 어린 왕의 심리를 세밀하게 포착하고 있다. 그 역시 한 나라의 군주로써 만백성이 우러르는 존재가 되고자 하는 욕망이 없었을까? 나이 많은 신하들 앞에서 당당하게 나라를 다스려 나가고자 하는 열망 또한 충분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현실은 너무도 가혹하였고, 자신에게 놓인 운명 앞에서 절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를 지키려던 고명대신인 한신 대감과 소수 지지자들의 힘만으로는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이었던 셈이다. 그 운명의 거친 세파 속에서 연약하기만 한 존재였던 어린 왕을 작가는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다. 어린 왕의 내면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감으로써 반역에 희생당한 나약한 왕이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임으로써 누구보다 당당하고 정의롭게 스스로를 희생한 진정한 군왕의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면모는 어린 왕을 ‘햇살 왕자’로 규정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작가는 왜 왕이 아닌 ‘햇살 왕자’로 이름붙인 것일까? 여기에는 단종을 바라보는 작가 나름의 독특한 시선이 담겨 있다. 이는 만백성의 태양이 될 수 없었던 어린 왕의 자각이기도 하다. 왕이지만 진정한 왕이 아니었고, 더욱이 가열차게 왕의 자리로 침범해 오는 숙부야말로 강력한 힘을 지닌, 백성과 신하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태양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인 것이다.

역사에서는 그를 비운의 가련한 어린 왕으로 그리고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비운조차도 스스로 포용하게 함으로써 오히려 당당한 군왕의 모습을 부여하고 있다. 물론 위태로운 순간에서 거듭되는 불안과 초조, 원망과 기대라는 인간 내면의 솔직한 갈등이 있었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다. 더욱이 왕위를 빼앗은 숙부이지만 사랑과 용서로 자신의 운명을 보듬어 안는 햇살 왕자의 내면은 자신의 희생을 받아들임으로써 다수의 삶을 존중하는 인간애마저 느끼게 한다. 이는 어쩌면 우리 시대의 추악한 권력욕과 욕망에 대한 역설인지도 모른다. ‘햇살 왕자’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진정으로 가치 있는 삶은 무엇인지, 사랑과 용서의 진정한 의미는 물론, 정의롭지 못한 것이 세상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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