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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국가를 초월한 도시, 빈
클림트, 몽환적 에로티시즘 클림트 신드롬 / 금빛을 물려받은 금세공사의 아들 / 성공시대를 열다 / 빈 대학 학부화 파문 / 카페 첸트랄의 단골들 / 예술의 시대, 시대의 예술 / 에로스에의 본능 / 평생의 연인, 에밀리 플뢰게 / “에밀리를 불러줘!” / 마지막 아틀리에 / 죽어서도 자유로운 영혼 / 불멸의 〈키스〉 프로이트, 위대한 집착 모노톤의 삶 / 기대와 애정 속에서 / 법학 대신 의학의 길로 / 낡은 흑백 필름 속 프로이트 / 미술품 수집광 / 이상한 정신과 의사 / 빈 대학에서의 좌절과 영광 / 란트만 카페의 프로이트 지정석 / 홀로코스트 위령탑 / 영국으로의 망명 모차르트, 신이 질투한 악동 빈 도처에서 마주치는 모차르트 / 여섯살, 첫 음악 여행 / 음악 신동의 자부심 / 빈에서 하숙을 시작하다 / 하숙집 딸 콘스탄체 베버 / 피가로의 집, 돔 가세 5번지 / 화려한 날은 가고 / 눈보라에 실려오는 교향곡 / 모차르트의 두 아들 / 슬픈 장례식 베토벤, 폭풍 같은 운명 천재를 품은 도시, 빈 / 베토벤 산책길 / 하일리겐슈타트 유서 / “숲속에서 나는 행복합니다” / 파스콸라티하우스에서 만난 〈운명〉 / 그것은 소동이었다! / 마지막 거처 / 빈은 베토벤을 사랑했다 / 요제피네와 미노나 아돌프 로스, 장식은 범죄다 살아 있는 건축 박물관, 빈 / 석공의 아들 / 카페 무제움과 아메리칸 바 / 크니체, 견고함과 영구성 / 미하엘러 광장의 혁명, 로스하우스 / 장식의 바다에 떠 있는 고도 / 첸트랄에서 만난 아돌프 로스 / 서민용 주택단지 / 로스의 마지막 거실 오토 바그너, 현대 건축의 거인 오토 바그너는 빈이다 / 두 번의 결혼 / “필요만이 예술의 주인” / 호프파빌론 역사 / 실험과 모색 / 빈 우체국저축은행 본점 / 두 채의 빌라, 치욕과 영광 / 사랑하는 아내 곁으로 참고문헌 / 찾아보기 |
趙成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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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천재 6인과 함께 떠나는 낭만적인 빈 문화기행
빈을 평생의 보람이자 자랑으로 여긴 빈 태생의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는 빈을 가리켜 “2,000년에 걸쳐 국가를 초월한 수도”라고 칭했다. 18세기에서 20세기 초, 빈은 유럽 최고의 예술가와 지성들이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경쟁하는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였다. 많은 사람들이 예술의 중심지로 프랑스 파리를 떠올리지만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 역시 파리 못지않게 수많은 거장들을 탄생시킨 문화와 예술의 도시다. 이 책은 빈을 무대로 절정의 삶을 살았던 여섯 명의 천재들, 에로티시즘의 화가 클림트부터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 비운의 음악가 모차르트와 베토벤, 선구적 건축가 아돌프 로스와 오토 바그너까지 그들이 남긴 삶의 흔적과 그 성취를 통해 빈을 재발견하는 낭만적인 빈 문화기행서이다. 세기의 천재들, 빈에서 불꽃으로 타오르다 불과 90여 년 전 벌거벗은 모델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던 클림트의 마지막 아틀리에, 수많은 환자가 방문하고 치료를 받았던 프로이트 박물관의 진료실과 대기실, 모차르트와 콘스탄체가 사랑에 빠졌던 하숙집 베버하우스, 자연에서 위안과 영감을 얻었던 베토벤의 아름다운 산책길, 당대에는 혹평과 비난에 시달렸지만 당당하고 고고하게 빈의 심장부를 지키고 있는 아돌프 로스의 로스하우스, 요제프 황제를 위해 설계한 멋스러운 지하철 역사(驛舍) 오토 바그너의 호프파빌론……. 빈의 골목과 거리, 그들이 살았던 집, 그리고 고단한 영혼이 비로소 잠들어 있는 묘지들은 지금도 그들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좌절, 분노와 용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도시 빈에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았고 뜨거운 예술혼을 불태운 거장들의 삶의 흔적을 속속들이 찾아 떠나는 이 책은 인류에게 불멸의 유산을 남긴 여섯 명에 대한 평전이자, 당대의 정치?경제?문화를 들여다보는 역사서이며, 빈 곳곳에 직접 가 있는 듯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의 기록이기도 하다. 파리는 예술을 사랑한다지만 빈은 예술가를 품에 안는다 “병원 정문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이름이 붙어 있다. 또 이곳은 베토벤의 장례식이 치러진 성당 건너편이기도 하다. 종합병원 옆에 있는 공원은 오토 바그너 광장. 프로이트, 베토벤, 바그너는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서로의 이름을 쳐다보고 있다. 이게 빈이다.”(82쪽) 빈은 이처럼 인구 200만이 겨우 넘는 작은 도시다. ‘손바닥만한 도시’ 빈은 어떻게 인류 최고의 예술가와 지성들을 한꺼번에 품을 수 있었을까.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는 정책적으로 빈을 예술의 도시로 키웠고 그 결과 유럽 어느 도시에도 없는, 프리랜서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었다. 환상도로 안쪽과 그 주변부의 작은 공간 빈으로 유럽 최고의 예술가와 지성들이 모여들었고, 서로 자극을 주고받으며 경쟁하는 가운데 빈은 명실상부한 유럽의 문화 도시로 자리잡는다. 빈에서는 음악, 연극, 오페라, 미술, 문학, 공예, 철학이 각기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소통한다. 빈의 재발견! 빈이 사랑한 천재들, 천재들이 사랑한 빈 절묘한 황금빛으로 몽환적 에로티시즘의 절정을 표현한 화가 클림트, 모노톤의 삶 속에서 위대한 학문을 일궈낸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 가난과 질시 속에서도 열정의 삶을 불태운 음악 신동 모차르트, 폭풍 같은 운명에 맞서 불멸의 음악을 남긴 비운의 천재 베토벤, 장식과 치장을 거부함으로써 제국의 심장부를 뒤흔든 건축가 아돌프 로스, ‘필요만이 예술의 주인’임을 설파한 현대 건축의 거인 오토 바그너. 당대보다는 후대에 더욱 그 업적이 빛나는 그들이었기에 그들의 삶은 결코 행복한 것만도, 영광스러운 것만도 아니었다. 궁핍과 시기, 혹평과 비난, 질병과 고독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자신에게 주어진 열정을 불태워 끝내 인류에게 위대한 유산을 물려준 천재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뼛속깊이 전해오는 그들의 고통과 기쁨, 영광과 좌절, 그리고 강렬한 예술에의 투혼을 어렵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 작품 세계와 삶을 충실히 복원해 내고 있음은 물론이고 드러나지 않은 사생활이나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양념처럼 곳곳에 숨어 있어 읽는 재미도 함께 전해주는 이 책은, 저자가 손품과 발품을 들여 직접 찍은 아름다운 사진과 귀한 자료 사진이 200여 컷이나 실려 있어 책의 가치를 더욱 높인다. 클림트, 몽환적 에로티시즘 - 신드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화가 클림트. 가난한 금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빈 출신이자 평생을 빈에서 살았다. 18살 때 황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래 빈의 최고 스타였던 그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영광과 몰락의 시기를 온몸으로 체험하며 살았다. 마지막 아틀리에를 비롯해 그가 살았던 아파트, 그에게 성공시대를 열게 해준 부르크 극장과 좌절을 안겨준 빈 대학, 그가 즐겨 찾던 카페 첸트랄, 분리파 회관, 평생의 연인 에밀리 플뢰게 초상화가 전시된 빈 역사박물관, 그가 묻혀 있는 히칭묘지, 불멸의 <키스>가 전시된 벨베데레 궁전 등을 돌아보며 클림트의 삶과 작품 세계를 들여다본다. 프로이트, 위대한 집착 - 2006년, 탄생 150주년을 맞은 ‘심리학의 아버지’ 지그문트 프로이트. 그 역시 빈이 삶의 터전이었다. 프로이트는 1차대전과 나치의 등장, 혼돈의 세기말을 빈에서 보내며 오토 바그너, 아돌프 로스, 츠바이크, 클림트 같은 당대의 지성과 교유하며 저 유명한 《꿈의 해석》을 썼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간직한 프라터 공원, 프로이트의 흉상이 전시된 빈 대학, 프로이트 지정석이 있을 만큼 즐겨 찾았던 란트만 카페 등을 순례하며, 프로이트의 많은 흔적을 간직한 곳인 프로이트 박물관(이 집에서 47년을 살았다)의 진료실과 대기실 모습을 볼 수 있다. 유대인인 프로이트는 끝까지 빈을 떠나지 않으려 했지만 시시각각 목을 죄어오는 나치를 피해 황급히 영국 망명길에 올라 그곳에서 사망한다. 모차르트, 신이 질투한 악동 - 2006년은 모차르트가 탄생한 지 250주년이 되는 해. 모차르트는 고향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옮겨와 죽을 때까지 빈에서 살았다. 이 10년 동안 그는 가난 때문에 11번이나 이사를 다녀야 했다. 빈에는 모차르트의 흔적이 수없이 많이 남아 있다. “빈은 그 모차르트가 집약되어 있는 도시다. 만일 모차르트가 없었다면 빈은 얼마나 무료하고 권태로울 것인가. 빈에서는 모차르트를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도처에서 모차르트와 조우하게 된다.”(111쪽) 여섯살 때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앞에서 연주를 한 곳인 쇤브룬 궁전을 비롯해 하숙집 베버하우스, 〈레퀴엠〉을 미완성으로 남겨놓고 숨진 마지막 거처, 그리고 행려병자의 시신들과 함께 묻힌 생 마르크스 공동묘지까지 생전에 영광을 누리지 못한 채 짧은 생을 마감한 천재 음악가의 인생 여정을 더듬어본다. 베토벤, 폭풍 같은 운명 - 베토벤은 독일 본에서 태어났지만 위대한 음악가로 탄생한 것은 빈에서였다. “본은 베토벤을 낳은 도시고, 빈은 베토벤에게 자양분을 공급해 위대한 음악가로 키운 도시였다. 음악의 수도 빈이 베토벤을 품안에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베토벤은 탄생하지 않았다.”(150쪽) 베토벤은 빈에서 50여 차례나 옮겨다녔다. 천재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괴팍한 성격에 청력 장애까지 겹쳐 주인이나 세입자와 늘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베토벤 산책길’로 불리는 하일리겐슈타트의 숲길, 유서를 작성한 하일리겐슈타트의 집을 비롯해 절망 속에 신음하는 베토벤을 지켜본 역사의 현장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나간다. 또한 베토벤이 평생 사랑했던 여인 요제피네와의 비극적인 사랑, 유일한 혈육이었던 숨겨진 딸 미노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아돌프 로스, 장식은 범죄다 - 빈 중심가 미하엘러 광장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는, 주변 건물과 확연히 다른 건물 한 채가 서 있다. 설계 당시부터 완공 때까지 수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로스하우스다. “건설청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빈 역사상 유례가 없는 조치였다. 장식을 거부한 건물에 황실은 분노했고 덩달아 빈의 여론은 들끓었다. 언론에서는 ‘눈썹 없는 건물’, ‘맨홀 뚜껑 같은 건물’ 등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202쪽) 장식과 치장을 거부한 건축가 로스의 대표작 로스하우스를 비롯해 빈 중심가에 있는 ‘아메리칸 바’와 교외에 있는 주택단지의 작품들, 로스가 살았던 ‘거실’(이 ‘거실’은 빈 역사박물관으로 옮겨져 보존되고 있다) 등을 돌아보며 지난한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저자는 “오늘날 우리는 로스의 영향 아래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현대의 건물들은 로스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토 바그너, 현대 건축의 거인 - 빈에 가서 아무나 붙잡고 오토 바그너의 건축물을 보고 싶다고 하면 대부분은 걸어도 될 만한 가까운 곳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오토 바그너는 빈이다”라는 말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빈에는 바그너의 흔적이 곳곳에 숨어 있다. 바그너는 빈 건축계의 주류로서 명성과 영향력을 쌓은 후 뒤늦게 예술가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미 나이 50을 넘긴 때였지만 ‘젊은날의 어리석은 죄악’과 영원한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그는 ‘건축가는 나이 50부터 시작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가 만든 계획안의 슬로건은 ‘필요만이 예술을 지배한다’였다.”(229쪽) 빈 시내 도처에서 만날 수 있는 많은 지하철 역사(驛舍)들, 빈 우체국저축은행, 암 슈타인호프 교회 등이 바그너의 대표작이며,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27년의 시간차를 두고 나란히 지어진 두 채의 교외 빌라이다. 건축가의 치욕과 영광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두 빌라는 바그너의 위대한 자기 고백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