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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에 작은 밭이 하나 있다. 전에 살던 할머니가 그 밭에다 고추며 호박이며 여러 채소들을 심어 놓으셨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빨갛고 파란 고추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햇살에 반짝이는 그 빠알간 고추의 모습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오늘 점심은 삼겹살로 하는 게 어떨까?" 아빠의 말에 "고추랑 상추를 따서 함께 먹으면 더 좋겠어요" 라고 엄마가 맞장구를 쳤다.
우리들은 모두 신이 나서 고추밭에 들어가 고추를 땄다. 엄마는 어떻게 아셨는지 "고추를 딸 때는 조심스럽게 잡고 꼭지와 함께 따는 거야!" 라고 가르쳐 주셨다. 솥뚜껑 위에서 지글거리며 익은 삼겹살을 내가 직접 딴 상추위에 올려놓고, 쌈장을 바른후에 고추와 함께 내 입속으로 속. '이 맛 짱이야!" --- pp. 26 ~ 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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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네 시골일기>는 장애인이지만 소설가로서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아빠, 장애인인 아빠를 도와 시골집에서 생기는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는 오빠 범준이, 막내라 고집불통이지만 재롱을 피우는 동생 은솔이, 아빠의 자리를 채우는 엄마, 그리고 호기심 많은 은비. 이들 가족의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에서 때로는 웃음이, 때로는 눈물이 나오는 우리 이웃의 진솔한 이야기이다.
가족이 함께 차를 타고 찾아온 시골집!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던 아이들은 귀신이 나올 것처럼 허르스름한 시골집의 모습에 실망을 한다. 냄새나는 푸세식 화장실을 써야하는 괴로움과 밤마다 모기에 시달리며 잠을 설치는 고통도 있지만, 시골집을 청소하고, 고추를 키우고, 그네를 만들고 무엇인가 자신들의 손으로 해냈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하다. 개울가에서 도랑을 쳐 물고기도 잡고, 한번도 보지 못한 이상하게 생긴 생물들 때문에 놀라기도 하지만, 잠자리채를 들고 곤충을 찾아 마을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얼굴엔 환한 행복함이 배어있다. 저녁엔 손수 딴 고추와 상추를 곁들여 삼겹살 파티를 하고, 밤에는 화롯불을 피워 놓고 평상에 머리를 맞대고 누워 식구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까지 . 하늘을 빼꼼하게 채워 놓은 별들이 손만 뻗으면 금방이라도 잡힐 것 같다. 가끔씩 꽁지에 불을 밝히고 날아다니는 개똥벌레를 발견하는 아이들에게 시골집은 이젠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가 된다. <은비네 시골일기>에는 곤충을 채집하는 방법, 도구 만들기, 정원 만들기 등 다양한 정보도 함께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주말에 아이의 손을 잡고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의 모습이 눈에 띄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