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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jiro Haitani,はいたに けんじろう,灰谷 健次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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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어려운 가운데서 사람의 아름다운 심성과 따뜻한 손길이 얼마나 상처받은 영혼과 삶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지, 나아가 그 삶 속에서 나누는 사랑이 얼마나 힘이 되며 그의 삶을 넉넉하게 할 수 있는지를 과장 없이 담담하게,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들의 대화와 사건을 통해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 소키치의 등교 거부와 아버지의 진실을 찾아내고자 노력하는 과정들, 히데요의 가정환경과 가슴의 상처, 그리고 소키치와의 만남에서 일어나는 마음의 변화 등이 따뜻하게 펼쳐진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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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토 내해의 작은 섬마을.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고단하다. 무분별하게 이루어지는 섬의 개발로 섬의 자연은 파괴되었고, 어부들은 더 이상 고기잡이로 생계를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섬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명목으로 세워진 송전탑 때문에 자동차 도로 건설이 가속화되면서 아름다운 경치와 추억이 깃든 섬의 옛길은 자취를 감춰버린지 오래되었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섬의 자연은 많이 파괴되었고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삶도 변해버렸다.
이 섬마을에 누나와 함께 살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소키치는 중학교 때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가 남긴 자료를 보고 아버지의 삶에 의문을 갖게 된다. 누구보다 섬을 사랑하고 바다에서 오랫동안 고기잡이를 하며 인생을 보낸 아버지가 어부를 관두면서까지 섬을 개발하는 일인 송전탑 건설 일에 동참했다는 것이 아무래도 석연치 않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 또 자신의 삶을 계획하기 위해 소키치는 등교 거부를 하고, 학교에 가는 대신 도시락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저인망 어업을 하는 어부들의 일을 도와주며 일요일이면 아버지의 흔적을 찾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소키치는 바닷가에서 혼자 놀고 있는 다섯 살짜리 꼬마 요코를 만나고, 천진하면서도 마음을 꿰뚫어보는 요코와 금세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도쿄에서 이사를 온 요코네 가족을 알게 되면서 소키치는 그동안 혼자 품고 있었던 자신의 계획을 처음으로 털어놓는다. 한편 소키치의 등교 거부 문제를 처리하는 학교의 행태를 보며 학생들은 경쟁만을 강요하고 학교 질서 유지에만 신경을 쓰는 학교에 불만을 터트린다. 친구네 아버지의 고기잡이 일을 도와주러 간 소키치는 정상적인 고기잡이로는 돈벌이가 되지 못해 보상금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어부들의 삶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낀다. 어느 날 히라이 할머니를 찾아간 소키치는 아버지가 기상 자료를 관측한 장소에 대해 듣게 되고, 아버지의 흔적이 있는 장소를 찾아 나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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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펴내며
자고 일어나면 어느 새 우뚝 서 있는 고층 아파트와 빌딩들, 산을 가로지르며 단거리를 자랑하는 쭉 뻗은 새 도로……. 우리의 생활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편리함을 넘어서 속도와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인 듯 마구 달려가고 있다. 작은 시골마을은 시골마을대로 도로나 휴양시설 등의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고, 도시는 땅이 숨쉴 공간조차 남겨두지 않고, 또 그 곳에 살던 사람들의 삶마저 무시한 채 안락한 삶의 공간이라는 아파트로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이렇듯 도시, 시골 할 것 없이 좀더 발전되고 편리한 문명의 옷을 입는 것이 좀더 나은 삶을 보장해주는 지표인 듯 여겨지는 요즘, 이쯤에서 과연 우리의 삶이 정말 나아진 것인지, 우리가 진정 행복을 위한 길로 가고 있는 것인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발전과 성장, 풍족함이 주는 달콤함을 누리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한번쯤 눈을 들어 우리 자신을, 우리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그 달콤함에 젖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지켜가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나아가 더 나은 집과 풍족한 생활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마저도 경쟁과 성공이라는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 주면서 우리 삶의 잣대가 되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교사이자 일본 아동문학의 대표 작가로서 그 동안 우리에게 진정한 교육과 생명의 의미, 참다운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일깨워준 하이타니 겐지로. 지난 2006년 말, 암으로 투병 끝에 ‘배운 대로 살다 간다’는 말을 남기고 삶을 마감한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이제 우리 곁을 떠났지만, 이 책을 통해 문명의 그늘과 그 안에서 참된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한 길을 보여주면서 또 하나의 깨우침을 준다. 저자의 책이 대개 삶의 경험과 현실을 바탕으로 하기에 생생한 감동을 주듯이 이 책 또한 생전에 아와지 섬에서 살면서 실제로 섬의 개발과 관련해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던 경험과 고민이 녹아 있기에 우리의 현실과 미래를 곱씹기에 충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야기는 고등학생인 한 소년이 등교거부를 하고 아버지의 삶의 자취를 찾아가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소년이 개발해 참여했던 아버지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개발로 인한 자연파괴, 피해를 입은 섬마을 사람들의 현실과 삶, 발전과 경쟁으로 치닫는 사회와 학교의 모습 등이 드러난다. 큰 축을 이루는 소년이 아버지의 자취를 추적해 가는 과정은 끝까지 흥미와 궁금증을 자아내, 읽는이가 진지한 현실의 끈을 잡으면서도 소설을 읽는 재미를 놓치지 않게끔 한다. 또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주인공 소년 소키치의 모습과 그가 만나는 사람들이다. 아버지의 삶을 안다는 것은 바로 자신의 삶과 미래를 알아나간다는 의미라는 점에서 소키치의 진지한 자기 성찰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개인을 볼 때에도 진지한 자기고민과 성찰 없이 성장할 수 없듯이, 한 사회를 일구고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과 자신의 모습을 짚어보는 것이 미래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일깨운다. 또 하나는 섬마을 사람들을 비롯한 소키치가 만나가는 사람들에게서 풍겨 나오는 사람의 향기이다. 어렵고 팍팍한 삶이지만 웃음과 여유, 상대에 대한 배려를 잃지 않는 사람들……. 가까이 사는 이웃하고도 말 몇 마디 나누기 힘든 요즘, 이러한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넉넉함과 위안이야말로 우리가 잊고 사는, 어쩌면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일지도 모른다. 청소년은 물론 우리 모두가 ‘풍요로움과 행복’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떠오르는 풍경, 그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런 넉넉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이었으면 싶다. 그리고 조금 덜 편리하더라도 자연의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죽어나가지 않고 제자리에 있는 모습이었으면 싶다. 그래서 작가가 말하듯 ‘자신의 숨결 하나하나가 이웃한 생명에게 온기를 전달한다’는 것을 모두가 잊지 말아서 생명의 온기로 가득 찬 풍경이었으면 싶다. 책 소개 누나와 함께 작은 섬에 살고 있는 소키치는 우등생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학교 교육에 충실했던 고등학생이다. 고3이 된 소키치는 어느 날 등교 거부를 하고, 아르바이트와 이웃들의 고기잡이 일을 도우며 돌아가신 아버지의 흔적을 좇는다. 누구보다 섬을 사랑하고 어부를 천직으로 알던 아버지가 섬의 자연을 파괴하는 송전탑 건설 일에 동참한 것에 대해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편 소키치는 섬으로 이사 온 히데요의 가족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독선을 깨닫게 되고 과거의 상처를 지닌 히데요를 보듬어 주며 자신과 다른 타인을 이해하면서 성장해간다. 그 외에 시마 아저씨, 오키나와 소녀, 시마오 선생님, 학교 친구들을 만나 자신만의 문제로 여겼던 것들을 함께 나누면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낀 소키치는 한층 더 어른스러워진다. 마침내 소키치는 섬이 한창 개발되는 시기에 경제의 발전이냐, 자연파괴냐의 귀로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아버지의 행동에 대한 진심을 알게 된다. 자기의 일은 자기 혼자서만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독선이 어느새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배운 상냥함으로 변해 자기의 미래와 자기가 속한 사회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한다. “도시 사람은 시골이나 섬사람과는 생명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 인간은 생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가지만 문명이라는 캡슐 속에 갇혀 사는 우리 도시 사람들은 그 사실을 곧잘 잊어버리지. 자연에서 사는 사람은 자신의 숨결 하나하나가 이웃한 생명에게 온기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알기에, 자신과 관계 맺고 있는 생명을 따뜻하게 바라보려고 하지.” 이 책은 단순히 한 소년이 아버지의 삶을 알게 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며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들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하게끔 만드는 작품이다. 바다를 생활 터전으로 삼은 섬사람들에게 바다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섬사람들의 먹을거리를 대 주고 쉼을 주는 생명의 근원지인 바다가 산업화라는 이름으로 어쩔 수 없이 개발되는 현실을 심도 있게 그리고 있다. 자본주의 시대의 경쟁 체제에 따라 경제 개발이 이루어지는 현대 사회는 이전보다 풍요로운 삶으로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작가는 개발로 생활은 더욱 편리해지고, 물질은 풍족해졌지만 우리가 과연 이전보다 인간다운 삶을 살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한다. 개발로 무분별하게 파괴되는 우리들의 삶의 터전을 보여 주며 개발의 진정한 목표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계기를 만들어 준다. 또 아버지의 삶을 좇으며 자신의 삶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나의 미래만을 위해 달려나가는 요즘의 청소년들에게 함께 사는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각자가 처한 환경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과 진심을 나누는 만남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생명을 사랑하고 길러 내는 일은 문화와 아주 관계가 깊어. 아니, 관계가 깊다기보다 생명을 길러 내는 것 자체가 문화라고 봐야 할 거야. 농업이나 어업을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고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 던져 넣는다면, 문화는 쇠퇴할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자칫하면 사라져 버릴 수도 있어.” 작가는 무엇보다 개발로 인해 그동안 간직해온 아름답고 고유한 서민들의 문화가 쇠퇴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현대 사회는 오랜 세월 동안 전해져 온 문화를 소중히 여기기보다는 물질적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우선시했다. 이 작품은 소박한 어촌 생활의 일상을 보여 주며‘인간을 위한’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개발이 오히려 인간의 문화를 위협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