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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a Wataya,わたや りさ,綿矢 り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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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순수문학잡지 <문예>에서 주관하는 제38회 '문예상' 수상작 [인스톨]이 <현대문학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인스톨』의 작가는 놀랍게도 17세의 여고생이다. 응모작품 수 1529편 가운데에서 여고생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심사위원의 격찬을 받으며 당당히 제38회 문예상을 수상했으며, 밤늦게까지 위원들 사이에 격론이 오갔던 예년과 달리, 이번에는[인스톨]이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고 한다. ■ 줄거리 주인공 여고생은 어느 날 갑자기 하루하루 살아간다는 게 무엇인지, 그 의미를 찾지 못해 학교 가는 게 싫어진다. 그리고는 스스로 학교의 입시전쟁에서 '탈락'되기로 결심한다. 이혼한 어머니와 단 둘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그녀는 자기 방의 모든 가구와 짐을 쓰레기장에 갖다버리고는 등교거부를 시작한다. 물론 이것은 엄마에겐 비밀이다. 아파트의 쓰레기장에서 우연히 알게 된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에게 고장난 것으로 생각하고 주었던 컴퓨터가 새로 인스톨되어 고쳐지자 카즈요시의 제의로 그녀는 함께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카즈요시의 집 벽장 안에서 오전엔 그녀가, 오후엔 카즈요시가 한 달간 섹스채팅을 함으로써 급료를 받는 것이다. 아침엔 교복을 입고 도시락을 싸갖고 문을 나서서 그녀가 가는 곳은 학교가 아닌 초등학생 카즈요시의 집 벽장이다. 그곳에서 그녀는 삶의 무료함과 허무를 깨치고 학교를 벗어나 생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까? ■ 열일곱 살 소녀의 깜찍하고 스릴 있는 반란 문예상 수상작, 17세의 여고생 작가, '등교 거부 여고생의 섹스채팅 아르바이트'라는 소재. 이 세가지 사실만으로도 『인스톨』은 일본에서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아『해리포터』다음으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얼핏 보아 화려한 일탈과 도반을 공모하는 끼 있는 여고생의 원조교제 소설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이 작품은 실상 그 도색적인 포장을 벗기면 독자들의 음탕한 상상은 깨진다. 주인공 도모코는 너무나도 평범한, 그래서 오히려 그 평범함을 마땅치 않게 여기는 고등학교 3학년의 입시준비생이며 그녀를 둘러싼 학교나 가정, 아파트의 이웃들, 섹시 존에서 채팅으로 만나는 남자들 역시 현대 일본사회의 지극히 평범한 일원들일 뿐이다. 그러나 때론 이러한 평범함에 거부감을 갖게 되고, 영악스런 인생의 궤도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이 폭발하는 시기가 누구에게나 도래하듯 도모코 역시 저항과 반란의 유혹을 받게 되는 것이다. '나'를 키워온 기존의 가치체계, 사회적 규범과 관습에 부조리함을 느끼기 시작할 때, 그래서 처음으로 인생에 진지한 회의를 품게 될 때, 그때가 바로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 세상의 낯선 문을 열어야 하는 청춘의 첫 걸음이다. 방황하는 십대와 청춘의 고뇌를 다룬 작품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그 주인공들은 사랑과 우정을 통해서건, 예술을 통해서건, 펑크정신으로 저항을 하건, 다양한 방법으로 질풍노도와 같은 생의 통과의례를 지나간다. 그렇다면 『인스톨』의 도모코는? 와타야 리사의 분신인 듯한 평범한 여고생 도모코에게 다가온 통과의식은 '인스톨'이다.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거나 고장이 나면 프로그램들을 다시 인스톨해야 하듯, 도모코는 벽장 속에서 한 달간의 섹스채팅을 통해 스스로를 새롭게 '인스톨' 시키는 것이다. 별다른 전복이나 모험도, 묵직한 깨달음도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남의 집 벽장. 그리고 귀엽기까지 한 음란채팅이 가져다주는 작은 스릴이 그녀에게 선사하는 교훈이란 10대의 유행음악처럼 가벼울 것 같지만, 오히려 도모코는 그것을 자아성숙의 기착지로 삼는 영민함을 발휘한다. 이 소설은 10대 작가의 짧고도 경쾌한 문장으로 쓰여졌지만, 주인공의 심리를 그대로 쫓는 듯한 문체와 재치 있는 구성으로 완성도를 꾀하고 있다. 또한 작가는 벽장과 같은 갇힌 공간에서 홀로 빠져드는 인터넷을 통해 인생 경험과 어드벤처를 대신하는 젊은이들의 씁쓸한 모습을 엿보게 하여 현대사회가 봉착한 모순이 무엇인가를 은근히 꼬집어낸다. 가볍지 않은 문제의식을 콜라의 톡 쏘는 감성으로 풀어낸 이 소설은 열일곱 소녀뿐 아니라, 종종 삶의 허무와 무기력을 느끼는 사람들 모두에게 작지만 신선한 자극을 제공할 것이다. 마치 특별한 이유 없이 다운되고, 먹통이 돼버리는 컴퓨터에 리셋이 필요하듯,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자기만의 '인스톨' 작업의 필요성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 일본도서관협회 선정도서 ▲ 전국(일본) 학교도서관협의회 선정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