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일본여자 시라키 레이의 딸
제가 시라키 레이의 아들입니다 순정한 시간 그 아이 연희 비운의 국가대표 선수 오수도리 산장의 남자 주호와 연희의 [마음산책] 연어와 마가목 그해 크리스마스 선물 유강표와 시라키 레이의 화려한 연애시절 주호가 몰랐던 연희 낯선 곳에서도 우리를 견디게 하는 것들 그리고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작가의 말 |
李舜源
이순원의 다른 상품
|
“이 나무가 새하얀 꽃을 피울 때쯤 한 번 더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요?”
… 대관령과 삿포로에 외롭게 흩날리던 첫눈 같은 고백 이 소설은 신문기자 박주호가 중학교 시절 처음 시라키 레이와 연희를 만났던 날의 기억으로 시작된다. 횡계 버스정류소에서 술을 마시고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던 유강표와 이국적인 얼굴의 일본여자 시라키 레이와 손목에 풍선 하나를 매달고 “아빠…” 하고 유강표를 부르던 연희를 보았던 날이다. 박주호에게 21년 전 대관령 시절을 떠오르게 한 것은 연희의 오빠 유명한의 갑작스런 연락 때문이었다. 그는 유명한을 만나 유강표와 시라키 레이의 연애, 비운의 국가대표 스키선수 유강표, 그리고 오수도리 산장의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유강표는 1971년 삿포로 프레 동계올림픽에 스키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화려한 시절이 있었지만, 고태복, 어재식이란 동료 선수만큼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선수 생명을 마감한다. 그 후 열등감과 패배감으로 술에 절어 살던 유강표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시라키 레이는 딸 연희를 할머니의 손에 맡기고 일본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박주호의 대관령 시절 기억의 중심에는 연희가 있다. 이모부가 운영하는 구판장 옆 ‘미라노패션’이란 옷가게에서 일하던 연희를 만난 것은 군대를 막 제대한 후였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관령에 머물렀던 2년간의 시간. 그동안 박주호는 길 아저씨, 제일의원 최 간호사, 미옥이, 용래… 그리고 연희와 함께 대관령에 내리는 눈처럼 하나둘 추억을 쌓아간다. 그 시간의 끝자락 연희와 헤어지던 날, 연희와 나눴던 마지막의 포옹의 순간을 떠올리며 박주호는 ‘사랑’이란 단어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삿포로에서 날아온 연희의 편지는, 대관령과 삿포로에 외롭게 흩날리는 첫눈 같은 고백처럼 더 깊은 여운과 감동을 전한다. “이 나무가 새하얀 꽃을 피울 때쯤 당신을 한 번 더 만날 수 있을까요?” 눈이 내리면 오빠는 어떤 일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나는 첫눈이든 한겨울 눈이든 봄눈이든 내 기억 속 대관령의 어떤 눈이 떠올라요. 그 눈은 내 나이 열일곱 살 봄에 내렸어요. (…) 그때 눈 속에서 오빠가 오토바이를 타고 하늘목장으로 왔어요. 큰 이불 보통이 같은 걸 가져왔는데, 미옥이와 내가 쓸 털모자와 파카 두 벌과 스키장갑 두 켤레와 그리고 구판장에서 미옥이반 아이들에게 나누어줄 흰 장갑 한 보퉁이를 가져왔어요. 정말 그건 어떻게 알고 가져왔는지, 다들 고마워했어요. 눈 속에 아이들 모두 손을 시려 했거든요. 그땐 오빠가 흰 눈 속에 오토바이가 아닌 백마를 타고 나타난 왕자였어요. ― 본문 중에서 그 누구도 다다를 수 없는, 이순원의 ‘대관령’ 황정은 작가는 이 소설의 추천사에서 “고백한 적은 없지만, 선생을 이룬 것 중에 내가 은밀하게 샘내는 것이 있다. 선생은 대관령이다.”라고 밝혔다. 이순원 작가, 그만큼 대관령에 대한 애정을, 대관령의 자연을 닮은 문체를 가진 작가가 또 있을까. 그는 1958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 한무숙문학상 등 국내 내로라하는 문학상을 수상했고, 「은비령」,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는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었으며, 『19세』, 『아들과 함께 걷는 길』 등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 「은비령」(현대문학상), 「그대 정동진에 가면」(한무숙문학상), 『아들과 함께 걷는 길』 등의 작품은 그 무대가 바로 강원도이고, 자전적 체험을 바탕으로 쓴 『19세』에서도 대관령을 무대로 하여 빼어난 문학적 성취를 거둔 바 있다. 그리고 6년 만에 발표한 소설의 무대 역시 대관령이다. 이제 이순원의 대관령은, 그의 문학적 토대일 뿐 아니라 어쩌면 그가 새로이 창조해놓은, 그 누구도 쉽게 다다를 수 없는, 하늘 아래 없는 그만의 유토피아가 아닐까. 작가의 말 삿포로에서 자라 겨울에 끊임없이 내리는 눈 말고는 모든 것이 낯선 대관령에 와서 사는 한 여자가 있다. 그 여자가 낳은 아이가 다시 대관령에서 보았던 붉은 열매의 마가목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는 것 말고는 모든 것이 낯선 삿포로에 가서 살고 있다. 삿포로에서 태어나 대관령에 와서 사는 여자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대관령에서 태어나 삿포로에 가서 사는 여자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의 겨울눈 같은 사랑과 봄눈 같은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겨울눈은 무거워 운명적이고, 봄눈은 미처 눈을 돌릴 사이 없이 녹아버려 안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