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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잃은 동산 2박 3일의 남도 기행 부드러운 여행 내가 걸어온 길 언덕방은 내 방 2. 화창한 세상 유치원 뜰에서의 소원 앓아누운 산 소멸과 생생의 수수께끼 나의 아름다운 이웃 특혜보다는 당연한 권리를 늙은 곡예사 까만 손톱 눈에 안 보일 뿐 있기는 있는 것 3. 머리털 좀 길어 봤자 노상 방뇨와 빌로드 치마 난 단박 잘살 테야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항아리를 고르던 손 주말 농장 4. 추한 나이테가 싫다 봄에의 열망 짧았던 서울의 휴가 그까짓 거 내버려 두자 답답하다는 아이들 비정 잘했다 참 잘했다 보통으로 살자 겨울 이야기 5. 시골뜨기 서울뜨기 겨울 산책 우리 동네 내가 싫어하는 여자 고추와 만추국 도시 아이들 내 어린 날의 설날, 그 훈훈한 삶 6. 여자와 맥주 여자와 남자 여자와 춤 틈 어떤 탈출 노인 그때가 가을이었으면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
朴婉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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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오는 밤, 동네 개가 밤새 짖는다. 그까짓 똥개 짖는 거 하면서도 누구네 도둑이 드나 싶어 뒤숭숭하다. 요샌 자고 깨면 이웃의 누구네 도둑이 들었다는 소문이다. 좀도둑이 주인이 깨어나자 강도로 돌변하더라는 소문도 들린다.
나는 식구들에게 혹시 자다가 도둑이 든 것을 눈치 채도 그저 자는 체해야 한다고 이른다. 아들애는 제법 남자답게 도둑이 들면 실눈을 뜨고 눈치를 보다가 딴죽을 걸어 도둑을 잡겠다고 벼른다. 나는 절대로 그러지 말라고 질겁을 한다. 그러면 실눈을 뜨고 도둑의 얼굴이라도 똑똑히 봐 두었다가 고발이라도 해야 할 게 아니냐고 묻는다. 나는 그럴 것도 없다, 우리집엔 별로 값나가는 것이 없으니 그저 눈 꼭 감고 코를 콜콜 골며 도둑을 맞자고 이른다. 남편더러도 밤늦게 오다가 골목에서 날치기라도 만나면 행여 대항하지 말고 순순히 당하고만 있으라고 이른다. 나는 또 대학에 다니는 애들이 아침에 학교 갈 떄마다 데모 하지 말라고 이른다. 혹시 데모에 휩쓸리게 되더라도 행여 앞장서지는 말고 중간쯤에서 어물쩍거리다가 뒷구멍으로 살금살금 빠지라고 이른다. 그 애들의 경멸의 시선이 다소 따갑지만 웅얼웅얼 그런 소리를 한다. 나는 올 1년 내내 이렇게 가족들에게 비겁과 보신(保身)을 가르쳤다. 잠 안 오는 밤 문득 이런 내가 싫어진다. 구역질나게 싫어진다. --- pp.171~1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