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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물음에 엄마는 찬찬히 바닷가 모습을 그려 나간다. 아이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상상 속에서 바닷가로 여행을 떠난다. 잿빛, 흰빛, 보랏빛 등 여러 가지 색깔로 변하는 하늘과 바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 춤추듯 나는 흰 갈매기, 밤이면 환한 불을 밝히는 등대까지 아이는 마치 바닷가에 실제로 가 있는 것처럼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그리고 엄마의 이야기가 끝날 무렵 아이는 엄마에게 살며시 기대고는 “엄마, 바다가 너무 좋아요. 그리고 난 이제 눈을 감으면 언제든 바닷가에 갈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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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마음 속에 바다가 있다
오래 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두 남자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바다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영화가 있었다. 1997년 개봉한 <노킹 온 헤븐스 도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같은 제목의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결국 바다를 앞에 둔 두 사람의 모습을 보여 주며 끝을 맺는다. 인간은 평생 바다를 그리워하며 산다고 한다. 인간의 생명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시작되고, 자궁의 양수는 바닷물의 성분과 거의 같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일종의 회귀본능처럼 어머니의 품을 찾듯 바다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바다는 어머니를 대신해 자장가를 불러 주기도 한다. 왜 노래에도 있지 않은가.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 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라는. 가 보지 않은 사람조차도 막연한 그리움을 갖는 바다. 『바다를 담은 그림책』은 자장가마냥 부드럽게 그 바다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 책을 읽게 될 아이가 태어나기 전, 그리고 그 아이의 엄마가 태어나기 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샬롯 졸로토, 1998년에는 어린이책 분야에서 이룩한 그녀의 업적을 기려 ‘샬롯 졸로토 상’이 제정되기도 했다. 『바다를 담은 그림책』은 졸로토가 8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집필한 책이다. 생의 완숙기에 접어든 노작가가 묘사하는 바닷가 풍경은 바다와 수천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도, 바다에 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엄마, 바닷가는 어떤 곳이에요?”라는 아이의 물음에 바다의 모습을 그려 주는 엄마, 작가는 그 엄마가 되어 마치 바닷가에 부서지는 파도처럼 아이를, 그리고 우리를 어루만진다. 아이에게는 상상의 날개를, 어른에게는 추억을 『바다를 담은 그림책』에 묘사된 바닷가의 모습은 사람들의 발길이 적은, 우리가 꿈에 그리는 이상적인 바닷가의 모습이다. ‘솟아오르고 무너져 내리는 파도의 노래와 바람 소리 말고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바다이다. 졸로토의 글과 마치 한 장 한 장 추억이 담긴 사진처럼 사각 프레임 속에 들어가 있는 그림들은 아이가 마음껏 뛰어다니며 한가로이 조개를 줍는 이 이상적인 바닷가 풍경을 섬세하게 포착해 내고 있다. 어른들은 아련한 추억의 느낌을 가지고 현실과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바다에 가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어른들에게 가슴 속 바다를 떠올리게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