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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까?
-조롱 받기도, 존경 받기도 했던 존 케이지의 작품을 그림책으로 만나다 어느 오두막 콘서트홀에 사람이 북적인다. 피아노의 거장 튜더가 피아노 앞에 앉는다. 관객들은 연주가 시작되길 가만히 기다리지만, 10초, 20초, 1분이 지나도 튜더는 피아노를 치지 않는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 있을 뿐이다.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세계인을 충격에 빠뜨린 작곡가 존 케이지의 작품 4분 33초를 그대로 경험할 수 있는 그림책 『아무것도』가 보물창고 I LOVE 그림책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보스턴 글로브 혼 북 상 수상 작가 니콜라스 데이의 간결하고도 철학적인 이야기는 어린이 독자를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놀라운 경험으로 초대한다. 여기에 두 번의 칼데콧 대상, 한 번의 칼데콧 아너상으로 ‘칼데콧 3관왕’이라는 기록을 세운 크리스 라쉬카의 일러스트가 4분 33초 초연 당시의 긴장감과 공연장을 가득 채운 보이지 않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담아냈다. 음악의 개념을 뒤집고 세상을 인식하는 새로운 방식을 소개한 급진적인 작품 4분 33초가 세상에 처음 공개된 순간, 그곳에는 어떤 소리들이 있었을까? 『아무것도』는 그때의 소리들을 다양한 의성어, 색채, 모양으로 표현하며 어린이 독자에게 공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세상을 가장 깊이 듣는 시간, 4분 33초 -동양 철학의 영향을 받은 존 케이지의 작품들 존 케이지는 우리가 듣는 것이 ‘우리 자신의 텅 빔’으로 결정된다고 썼다. 비워 낸 만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어떤 기대와 욕망을 모두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의 소리를 경험하는 4분 33초는 마치 명상을 하는 시간으로도 느껴진다. 음악이란 무엇일까? 고요란 무엇일까? 고요가 음악이 될 수 있을까? 음악은 고요가 될 수 있을까? -『아무것도』 부록 「존 케이지에 대하여」 중에서 니콜라스 데이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해설을 덧붙이며 존 케이지의 작품들이 동양의 철학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힌다. 존 케이지는 미국에 선(禪)불교를 전파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승려이자 학자 스즈키 다이세쓰의 강의를 듣고 “답이 없는 수수께끼, 즉 선문답”에서 평생 찾아 헤매던 열쇠를 찾는다. 선문답은 역설적이고 비약적이며 혼란스러운 질문을 여러 번 던지며 수행자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논리보다는 체험에 기반한 깨달음을 얻도록 하는 선불교의 수행 방법이다. 4분 33초는 이러한 선불교의 가르침처럼 ‘연주하지 않는 연주’라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아무것도』를 읽고 나면 존 케이지의 작품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단순히 반항적이거나 놀라워서가 아니라,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또한 위대한 예술은 무언가를 더하는 일이 아니라, 모두 비워내고 귀 기울이는 일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음악을 좋아하는 어린이뿐 아니라 예술과 철학에 관심이 있는 모든 독자를 위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