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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신화가 된 천재들
최치원의 잃어버린 6년 초량 김시습, 무량사에 잠들다 쓸쓸했던 그 사내, 임제 권필, 1612년 한양의 봄 풍경을 보지 못하다 시의 반역자, 허균 제2부 여성, 혹은 문인들의 운명 황진이의 주체-되기, 또는 몸쓰기 김만중, 모신의 정원을 꿈꾸다 봄을 추억하는 늙은 은자, 소세양 유희경, 계보 없는 떠돌이 혹은 사랑의 비극 제3부 권력, 유희, 그리고 기억 이규보, 별이 내려준 이상한 축복 궁귀에 패배하다, 천재 시인 임춘 기억으로부터의 우울한 회신, 신광한 정사룡, 묵사동에서의 어느 하루 제4부 앎에의 의지 이언적, 혹은 존재의 권능 문인 이옥, 세상과 통정하다 밤에 유기된 영혼, 정약용 근대라는 벌어진 틈, 박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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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는 연회 자리에 보통 화장도 하지 않고 출현했다고 한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도 남성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자부심 탓도 있었겠지만 그녀가 누군가에게 선택당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지 않았을까? 그녀는 자신이 남성을 선택하고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 동안만큼은 아낌없이 준다. 아낌없이 소비하고 남김없이 차지한 뒤에 그에게 자유를, 아니 떠나갈 운명의 시간을 고지한다.
「황진이(黃眞伊)의 주체-되기, 또는 몸쓰기」중에서 남촌은 적당히 소외받던 양반들의 거소로서 권력의 주변부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의 ‘한국의 집’터는 박팽년이 살던 곳인데 이 인근 길목을 따라 고위직을 얻지 못한 양반 저택이 늘어서 있었다. 필동이라는 그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관료로 몇 대째 입신하지 못했거나 아직 권력의 정상부에는 도달치 못한 집안 자제들이 붓을 빨아가며 열심히 글을 하던 동네다. 권필은 바로 이곳 친구 집에서 도성의 중심인 경복궁을 바라보며 과거 공부를 했던 것이다. 「권필(權?), 1612년 한양의 봄 풍경을 보지 못하다」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