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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이야기 문체 혁명 이후 10년 성과를 묶은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
“〈옛 이야기 보따리〉가 서정오 문체 혁명의 시작이라면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는 서정오 문체 혁명의 완성이다. 이야기를 소리 내어 읽다 보면 10년 동안 서정오 선생이 자기 문체를 얼마나 더 다듬고 벼렸는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 윤구병(농부, 변산공동체학교장) 서정오 선생님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듣고 즐기는 것이 옛 이야기이므로, 이야기말도 유별나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일부러 야단스럽게 치장한 말이 아니라 삶 속에서 그냥 쓰는 말, 잘난 체하고 공연히 목에 힘주는 말이 아니라 스스럼없이 지껄이는 말, 이런 말이 살아 있는 이야기말’이라는 얘기지요. 서정오 선생님은 이런 믿음 아래, 자연스럽고 아기자기한 끝말을 살려 쓰면서, 살아가면서 우리가 주고받는 자연스러운 입말로 이야기꾼의 개성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써 왔습니다. 옛 이야기가 백성들의 것이라면,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말도 당연히 백성들의 것이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비롯한 고집입니다. 그리고 그 성과는 독자와 비평가 모두에게 인정받았습니다. 〈옛 이야기 보따리〉는 아이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교사와 학부모가 꼽는 최고의 옛 이야기 책으로 자리 잡았지요.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는 그런 서정오 선생님이 〈옛 이야기 보따리〉로 자신이 이룩한 성과를 넘어 10년 사이 얼마나 더 나아갔는지를 보여 주는 책입니다. 서정오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어야 할 옛 이야기 가운데 덜 알려진 이야기 120편을 공들여 가려 뽑아, 10년을 벼려 제대로 무르익은 입말 문체로 다시 썼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이야기 속에서 철따라 어울리는 삶을 살아온 옛 사람들의 땀내와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서른 편씩 갈라 봄?여름?가을?겨울 네 권에 나누어 담았습니다.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 백이십 편 가운데 어느 하나를 뽑아 소리 내어 읽더라도, 걸리는 구석 하나 없이 입에 착착 붙는 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옛 이야기, 왜 여전히 서정오인가? 1996년 살아 있는 입말로 곁에서 들려주듯 써내려간 서정오의 옛 이야기를 묶은 〈옛 이야기 보따리〉가 처음 나온 뒤, 서정오의 옛 이야기 문체는 옛 이야기 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이제 우리 옛 이야기 시장에서 더 이상 글투의 ‘습니다’ 체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입말 중심의 서정오 문체는 시장을 평정했고, 서정오 선생님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꾼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 10년, 옛 이야기 시장이 참 커졌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옛 이야기 책들이 무슨 유행처럼 마구 쏟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그 어마어마한 양에 견주면 크게 돋보이는 성과가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여전히 서정오 선생님에게 크게 기대고 있는 옛 이야기 시장, 왜 그럴까요? 거기에는 다 그만한 까닭이 있습니다. 서정오 선생님은, 옛 이야기의 원형과 그 속에 담긴 민중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재미와 건강한 교훈을 함께 줄 수 있는 이야기를 가려 뽑아, 감칠맛 나는 말맛으로 버무려 내기 때문입니다. 같은 이야기라도 누가 어떻게 들려주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이야기판에서, 서정오 선생님은 성큼 앞서 걷는 이야기꾼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말에 대한 공부가 이만치 깊고, 옛 이야기를 고르는 눈이 이토록 매운 이야기꾼이 아직은 없기 때문입니다. 두루 알려지지 않은, 엉뚱하고도 단순 발랄한 이야기들 《도토리 신랑》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옛 이야기 가운데 백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그 얼개가 분명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정성껏 가려 뽑아 이야기판을 차렸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린이들이 그 동안 들어 왔던 이야기들과는 조금 다를 거예요. 우리가 흔히 아는 옛 이야기들의 전형성에 견주자면 조금 엉뚱하고 단순 발랄한 힘이 느껴지는 《도토리 신랑》 속 이야기를 읽다보면 ‘앗! 우리 조상들도 이런 이야기를?’ 하고 놀랄 걸요? 서정오 선생님이 쓴 옛 이야기는 ‘우리말 곳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 어린이들이 쉽고 깨끗한 우리말을 배우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지요. 다만 시대가 바뀌고 삶의 모습이 달라져 이제는 낯설어진 단어나 속담은 풀이말을 꼼꼼히 달아 우리 어린이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옛 이야기 삽화의 새로운 본보기, ‘시공간을 초월한 독특한 화면 구성’ 《도토리 신랑》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그림 속 푸른 기운이 점점 노랗고 붉은 단풍 색에 점령당하다가, 차가운 청회색 겨울 빛으로 자연스럽게 변해 갑니다. 절로 깊어 가는 가을을 느낄 수 있지요. 가난하지만 요행을 바라기보다 순리를 따라 살아가는 순한 사람들의 삶과 마음씨가 한눈에 보입니다. 근대적 시공간 개념을 훌쩍 넘어서 이야기 안팎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한 화면에 펼쳐 보이는 그림은 옛 이야기 삽화의 새로운 본보기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성취입니다. 옛 이야기 그림이 시간을 다루는 한 방식을 보여 주는 49쪽 그림이나, 시공간을 초월해 이야기 바깥의 공간과 인물들을 끌어들여 그림에 이야기와 재미를 더한 199쪽 그림을 보면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