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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lery Queen,프레데릭 대니Frederic Dannay, 맨프레드 리Manfred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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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다중 살인의 ABC 이론이라고 들어본 적 있나?”
“무슨 이론요?” “X가 D를 죽이고 싶어 한다고 가정해보지. X의 동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만일 평범한 방식으로 D를 죽이면 수사 과정에서 D를 죽일 동기가 있는 사람, 또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결과적으로 단 한 명, X로 밝혀지게 돼. 따라서 X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동기를 드러내지 않고서 D를 죽일 수 있는가 하는 거야.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른 살인을 저질러 D의 살인 주위에 연막을 치는 방법이 있지. 고의적으로 같은 기술을 사용해 범행을 저질러서 사건들을 서로 관계가 있는 일련의 범죄처럼 엮는 거야. 그래서, X는 먼저 A, B, C를 죽이지……. X와는 아무 상관도 없고,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을. 그러고 난 후에야 D를 죽이는 거야.” --- p.149 불편했다. 메트로폴 홀의 공기에 뭔가 묘하게 그를 불쾌하게 하는 것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보았다. 일종의 집단 자가중독이다. 군중들은 스스로가 내뿜는 독을 들이마시고 있었다. 불현듯,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공포. 군중들은 자신의 공포를 숨 쉬고 있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포말의 형태로 사람들에게서 흘러나와 공기에 녹아들었다. 사람들이 보여준 인내심, 수동성, 기대감 같은 것은…… 바로 공포였다. 사람들은 연단 위 연사의 목소리를 듣고 있지 않았다. 사람들은 내면의 공포의 목소리를 듣고 있었다. “고양이!” 경찰청장이 침묵 속에서 메모 노트의 페이지를 넘길 때 사람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 p.213 |
사건 해결을 넘어 살인자의 복합적 심리에 주목한 선구적 작품
미스터리 평론가들이 뽑은 엘러리 퀸의 후기 대표작! 뉴욕 한복판에서 실크 끈에 교살된 시체가 연이어 발견된다. 범행 동기 불명, 희생자의 나이와 직업, 거주지는 모두 제각각. 용의자도 목격자도 없는 이 사건에서 단서가 될 만한 것이라곤 남자는 파란색 끈에, 여자는 분홍색 끈에 각각 목이 졸렸다는 점뿐이다. 전례 없는 무차별 범죄 앞에서 경찰 수사가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사이 ‘고양이’라 불리는 연쇄살인마의 공격은 계속되고, 공포로 마비된 도시는 점차 걷잡을 수 없는 혼돈과 집단 광기에 휩싸이는데……. ‘고양이’의 정체는 무엇이며 그는 왜 이런 범행을 저지르는가? 1949년 발표한 《꼬리 많은 고양이》는 엘러리 퀸의 전작들과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다. 이전 작품들이 한 집안이나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주로 다룬 반면 《꼬리 많은 고양이》는 뉴욕이라는 현대적 도시를 배경으로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무차별 범죄를 그렸다.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사건 앞에서 한없이 무기력해지는 경찰 조직, 이윤을 위해 자극적인 보도도 서슴지 않는 황색 저널리즘, 군중심리에 휩쓸려 근거 없는 루머를 실어 나르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시민들의 모습은 과거에 비해 훨씬 복잡한 양상을 띠는 오늘날의 범죄를 연상케 한다. 한편 빈틈없는 논리와 이성(how)에 집착하는 대신 범인의 내면(why)을 이해하려 애쓰고, 심리학적, 정신분석학적 이론에 따라 살인자의 복합적 동기에 접근해가는 엘러리 퀸의 모습은 이전보다 한층 진화한 명탐정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추리소설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엘러리 퀸이 이처럼 작풍의 변화를 도모한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대공황과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며 쓰디쓴 현실을 맛본 독자들은 완전무결한 명탐정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비현실적 추리에 점차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엘러리 퀸 역시 이러한 흐름을 비껴갈 수는 없었고, 당대의 사회상을 반영한 새로운 스타일로 거듭나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변화를 꾀했음에도 엘러리 퀸은 거장답게 인간에 대한 깊어진 시선을 증명해 보이며 최고 걸작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작품을 탄생시켰다. 미스터리 평론가이자 저술가인 프랜시스 네빈스는 《열흘간의 불가사의》와 함께 《꼬리 많은 고양이》를 퀸의 최고 걸작으로 꼽았고, 소설가 조지프 굿리치 역시 “종전 후 황폐해진 맨해튼을 배경으로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를 완성도 높게 풀어냄으로써 독자들에게 지적, 도덕적 만족감을 제공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 작품은 노리즈키 린타로의 《또다시 붉은 악몽》, 아비코 다케마루의 《뫼비우스의 살인》 등 일본의 굵직한 미스터리 작가와 그들의 작품에 직접적으로 영감을 주기도 했다. 《꼬리 많은 고양이》를 읽다 보면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인물들의 사연에서 작가가 품고 있는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느끼게 된다. 엘러리 퀸 : 20세기 최후의 미스터리 거장 작가 엘러리 퀸은 공식적인 활동에 종언을 고했던 1971년까지, 오로지 미스터리에 천착했고 그 발전을 앞장서서 이끌었다. 순수한 논리에 탐닉하는 초기작부터 인간의 본성을 직시하는 후기작까지 셀 수 없는 걸작들을 탄생시켰고, 그 속에 담긴 기법과 아이디어는 모두 후대 작가들에게까지 전해졌다. 작품 활동 외에도 엘러리 퀸은 미스터리의 모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방대한 개인 도서관을 소유한 세계 최고의 미스터리 장서가였기에 비평서는 물론 실제 범죄 사건을 다룬 논픽션까지 그의 저술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다. 또 영화와 라디오 드라마의 대본을 써서 MWA 베스트 라디오 드라마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편집자와 기획자로 수십 권에 달하는 보석 같은 앤솔러지를 발간했다. 현재까지 발간 중인 《EQMM(엘러리 퀸 미스터리 매거진)》(1941년부터 발간)은 방대한 엘러리 퀸의 활동 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EQMM》을 통해 재능 있는 수많은 작가들이 등단했고 놀라운 단편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됐다. 한마디로 20세기 미스터리는 엘러리 퀸 이전과 엘러리 퀸 이후로 나뉜다고 볼 수 있다. 앤서니 부셰가 말했던 ‘탐정 소설 그 자체’라는 말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추천의 말 “엘러리 퀸은 미국의 탐정 소설 그 자체이다.” _앤서니 부셰(미스터리 평론가) “엘러리 퀸은 에드거 앨런 포 이후, 미국 미스터리 소설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_오토 펜즐러(미스터리 평론가) “엘러리 퀸이 보여준 공동 작업은 탐정 소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것이다.” _마저리 앨링엄 루이스(영국 미스터리 작가) “엘러리 퀸의 작품은 문학사상 가장 성공한 공동 작업이다.” _프랜시스 네빈스(미스터리 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