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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와 양자 혁명
세로북스 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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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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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 7
서문: 이것은 로켓 과학이 아니다 16

1장. 19세기 소년 23
조상들ㆍ어린 시절ㆍ제국의 마지막 불꽃ㆍ과학의 태동ㆍ소년에서 대학생으로
2장. 슈뢰딩거 이전의 물리학 47
뉴턴과 입자 세상ㆍ맥스웰과 파동 세상ㆍ볼츠만과 통계 세상
3장. 20세기 남자 73
대학 생활ㆍ실험실 밖의 삶ㆍ이탈리아 전선에서ㆍ빈으로 돌아가다ㆍ후폭풍ㆍ떠돌이 교수
4장. 제1차 양자 혁명 105
흑체가 환히 빛날 때ㆍ양자 세상으로 들어가다ㆍ양자, 실재가 되다ㆍ원자 속으로ㆍ빛과 함께 춤을ㆍ다시, 아인슈타인
5장. 스위스에서의 평온한 생활 135
취리히 대학교와 ETHㆍ개인적 문제와 과학적 진전ㆍ물리와 철학ㆍ삶과 사랑ㆍ‘나의 세계관’ㆍ양자 통계
6장. 행렬역학 163
절반의 진실ㆍ보이는 것이 전부다ㆍ행렬은 교환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ㆍ정의는 항상
실현되지는 않는다
7장. 슈뢰딩거와 제2차 양자 혁명 179
과학과 관능ㆍ파동을 타고ㆍ양자의 불확적성ㆍ코펜하겐 합의
8장. 베를린에서의 전성기 211
미국에서 파동을 일으키다ㆍ베를린과 브뤼셀ㆍ황금기ㆍ백 투 더 퓨처ㆍ사람들과 정치
9장. 양자 고양이의 등장 241
또 한번의 미국 방문ㆍ옥스퍼드와 그 너머ㆍ빛보다 빠르게?ㆍ상자 속 고양이ㆍ옥스퍼드에서, 사랑을 담아
10장. 그곳으로, 그리고 다시 제자리로 261
어둠 속의 휘파람ㆍ가혹한 현실ㆍ불행한 귀환ㆍ벨기에 막간극
11장.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 281
‘데브’ㆍ정착ㆍDIAS에서의 초창기ㆍ더블린에서 ‘가족’의 삶ㆍ전후 시대ㆍ다세계
12장. 생명이란 무엇인가 311
생명 그 자체ㆍ양자화학ㆍ초록색 팸플릿ㆍ슈뢰딩거 주제에 의한 변주곡ㆍ이중나선
13장. 빈으로 돌아오다 335
더블린이여, 안녕ㆍ영웅, 집에 돌아오다ㆍ쇠퇴기ㆍ엔트로피의 승리
14장. 슈뢰딩거의 과학적 유산 357
숨은 실재 그리고 수학자의 실수ㆍ벨의 부등식과 아스페 실험ㆍ양자 암호와 복제 불가능성 정리ㆍ양자 순간 이동과 고전 정보ㆍ양자 컴퓨터와 다중우주ㆍ양자물리학과 현실 세계

후기: 양자 세대 390

옮긴이의 글 398 / 연표 402 / 참고자료 406 / 사진 출처 413 / 찾아보기 414

저자 소개 2

존 그리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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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Gribbin

영국의 과학저술가이자 서식스 대학교 천문학과 객원연구원이다. 서식스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 천문학 연구소에서 프레드 호일(Fred Hoyle)의 지도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네이처]와 [뉴사이언티스트]에서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타임스],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에 글을 발표했다. 탁월한 과학저술가로서 과학자 전기를 포함해 양자물리학, 진화와 유전, 기후변화, 우주의 기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100여 권의 책을 썼다. 2000년에 영국 왕립문학협회 펠로로 선출되었으며, 2009년에는 영국과학작가협회가 수여하는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영국의 과학저술가이자 서식스 대학교 천문학과 객원연구원이다. 서식스 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 천문학 연구소에서 프레드 호일(Fred Hoyle)의 지도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네이처]와 [뉴사이언티스트]에서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타임스],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에 글을 발표했다. 탁월한 과학저술가로서 과학자 전기를 포함해 양자물리학, 진화와 유전, 기후변화, 우주의 기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100여 권의 책을 썼다. 2000년에 영국 왕립문학협회 펠로로 선출되었으며, 2009년에는 영국과학작가협회가 수여하는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슈뢰딩거와 양자 혁명』, 물리학 대중화의 포문을 연 작품으로 평가받는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를 비롯해서 『슈뢰딩거의 새끼 고양이와 실재 탐색』, 『다중우주를 찾아서』, 『양자 컴퓨팅, 콜로서스에서 큐비트까지』, 『138억 년』, 『스티븐 호킹의 삶과 과학』, 『아인슈타인의 삶과 과학』 등이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찾아서』 외에 여러 권이 한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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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에서 물리학을,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번역학을 전공했다. 장르를 넘나들며 정확하고 유려한 번역을 추구한다. 재미있는 책과의 만남을 늘 고대하고 있다. 음악 애호가이자 아마추어 피아노 연주자로서, 청중에게 관측되기 전까지는 어떤 연주를 할지 알 수 없는, 능숙한 연주자와 서툰 연주자의 중첩 상태에 있는 ‘슈뢰딩거의 피아니스트’이기도 하다. 『신사와 그의 악마_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의 삶과 현대 물리학의 시작』, 『물리학은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는가』, 『프린키피아』, 『우리 우주의 첫 순간』, 『퀀텀 스페이스』, 『나는 음악에게 인생을 배웠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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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538g | 142*207*26mm
ISBN13
9791194423010

책 속으로

청소년 시절 에르빈이 열정을 바쳤던 또 하나의 분야는 연극이었다. 20세기 초 빈에서 연극은 중요한 문화 활동 중 하나였다. … 언제나 메모에 집착했던 에르빈은 극장을 방문할 때도 방문 기록과 짤막한 비평까지 꼼꼼히 기록해 두었는데, 어느 유명한 배우에 대해서는 이런 기록을 남겼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그가 한 것보다는 하지 않은 것 때문에.” --- p.43

19세기 말 빈에 만연했던 ‘세기말’ 분위기는 학계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기혼 교수가 배우자 외의 다른 사람과 정사를 가져도 정상으로 여겼고, 크게 법석을 떨 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니 슈뢰딩거와 헤르만 바일은 곧 연인 사이로 발전했으며, 바일의 아내 헬라와 디바이의 후배이자 훗날 ETH 물리학과장이 되는 파울 셰러도 깊은 관계가 되었다. 에르빈도 가볍게 스쳐가는 관계를 몇 차례 즐겼다. --- p.151

슈뢰딩거는 드브로이의 논문을 읽고 몇 주 내로 파동 개념의 기반 위에서 완전하고 일관성 있는 양자 세상의 이론을 개발했다. 그러나 그보다 몇 개월 전, 독일의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는 입자 개념의 기반 위에서 완전하고 일관성 있는 양자 세상의 이론을 개발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이 나란한 발견이 불붙인 논쟁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슈뢰딩거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 p.161

아무튼 요점은 슈뢰딩거가 아로사에서 혼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전에 두 번의 크리스마스를 이곳에서 보낼 때는 아니와 함께였지만, 이번에는 빈에서부터 사귀었던 옛 여자 친구도 함께 와 있었다. … 그녀는 1926년까지 폭발적으로 이어지는 슈뢰딩거의 창의적 연구 활동을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에 슈뢰딩거는 파동역학에 관한 중요한 논문 여섯 편을 발표했다. --- p.182

파동역학은 점차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며 인기를 얻어 갔지만, 그가 원하던 모양새는 아니었다. 그나마 베를린에 있던 아인슈타인이 그에게 위안이 되었다. 아인슈타인도 슈뢰딩거와 마찬가지로 코펜하겐 해석을 못마땅해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 p.219

몇 년 후 나치가 독일을 장악했을 때, 아카데미는 조금은 덜 바람직한 방식으로 또다시 슈뢰딩거의 탁월함을 인정했다. 아카데미 회원 기록에서 딱 두 사람의 이름만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삭제한 것인데, 그 두 사람은 바로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였다. --- p.223

남성 중심 환경이던 1930년대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결혼해서 아내가 있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여겨질 일이었는데 아내가 두 명인 슈뢰딩거는 더더욱 이상해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슈뢰딩거는 힐데를 정확히 두 번째 아내처럼 대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몇 달 동안 그녀와 함께 옥스퍼드 캠퍼스를 산책했고, 사람들 앞에서도 두 사람의 관계를 숨기지 않았다. --- p.245

「양자역학의 현 상황」이라는 논문에서 그는 ‘얽힘’ 그리고 고양이 ‘역설’이라는 두 개념을 세상에 내놓았다. … 상자 속 고양이 실험은 오랫동안 수많은 변형이 등장하며 왜곡된 설명을 양산했다. --- p.253

왓슨은 1984년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슈뢰딩거의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읽은 순간부터, 나의 관심은 온통 유전자의 비밀을 알아내는 데 쏠렸습니다.” --- p.332

1960년 이후로 양자물리학에서 가장 의미 있는 발견은 EPR ‘역설’을 해결하고 양자 얽힘이(‘얽힘’은 슈뢰딩거가 만든 용어이다) 사실임을 실험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20세기 과학에서 가장 의미 있는 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발견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상업적 이익을 포함해 실질적인 이점도 생겨났다. --- p.357

“네가 알아야 할 게 하나 있어. 에르빈 슈뢰딩거가 네 외할아버지다.” 이제 막 첫 논문을 쓴 스물한 살 미래의 양자물리학자는 이 말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 그의 연구에서 특히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 부분은 얽힘, 열역학 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관한 내용이었다. 볼츠만의 연구를 깊이 파고들었던 슈뢰딩거가 살아 있었다면 분명 뛰어들었을 법한 주제였다.

--- 「후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 슈뢰딩거 방정식과 슈뢰딩거 고양이의 창시자, 양자 컴퓨터의 핵심 원리인 ‘얽힘’의 개념과 용어를 처음 제시한 과학자, 에르빈 슈뢰딩거의 전기.
★ 《네이처》, 《스펙테이터》가 꼽은 최고의 과학저술가, “양자역학의 신비를 풀어내는 데 더없이 탁월한 거장” 존 그리빈의 역작!
★ 양자역학의 성립과 해석 논쟁, 양자 통신과 양자 컴퓨터로 대표되는 21세기 양자 기술까지, 거장의 설명으로 이해하는 매혹적인 양자역학의 세계!

“그의 개인사는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기이하게 보였다. 그러나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는 매력이 넘치는 사람이었고, 개성 강하고, 유쾌하며, 괴팍한 동시에 친절하고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또한 가장 완벽하고 효율적인 두뇌의 소유자였다.”
―막스 보른, 『나의 삶』 (1978)

“슈뢰딩거는 단순한 물리학자가 아니었다. 그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의 추종자였고, 동양 종교와 철학에 심취했다. 특히 단일한 우주 의식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 의식의 일부라는 힌두 베단타 철학의 사상을 옹호했다. 그는 색각을 연구했으며,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썼다. 훗날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은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하는 데 이 책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 오늘날 물리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그의 이름을 딴 방정식을 통해, 물리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통해 그를 기억한다. 고양이 우화의 목적은 양자물리학의 부조리를 보여 주는 것이었고, 이는 고전의 전통을 추종하던 물리학자만이 꿈꿀 수 있는 것이었다.”_서문에서

● 파동역학을 창시한 약자 혁명의 주역, 하지만 그는 단순한 물리학자가 아니었다
19세기 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태어난 에르빈 슈뢰딩거는 하이젠베르크, 폴 디랙, 닐스 보어 등과 함께 1920년대 양자 혁명을 주도했다. 그는 파동방정식을 정립한 공로로 1933년 노벨상을 수상했으며, 양자역학의 해석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의 와중에 그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 사고실험을 내놓았다. 쇼펜하우어와 힌두의 베단타 철학에 심취했던 그는 물리 법칙과 실재(實在)의 관계를 끊임없이 고민했고, 과학과 철학을 사색한 여러 권의 책을 남겼다. 양자역학 고유의 특성이자 양자 컴퓨터의 핵심 원리인 ‘얽힘’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고, 그 개념을 정립한 사람도 슈뢰딩거였다. 물리학자로서 생명을 고찰한 『생명이란 무엇인가』는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한 왓슨과 크릭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슈뢰딩거가 남긴 책들은 지금도 꾸준히 출판되고 있으며 한국어로도 번역 출간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그의 삶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슈뢰딩거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파동방정식을 발견하는데 그의 철학이 영향을 끼쳤을까, 논란을 낳고 있는 그의 ‘사랑(?)’도 연구에 영향을 주었을까?
이 책은 약 30년 만에 국내에 소개되는 슈뢰딩거 전기로, 《네이처》가 선정한 최고의 과학저술가이자 “양자역학의 신비를 풀어내는 데 더없이 탁월한 거장”으로 평가받는 존 그리빈의 역작이다. 그리빈은 슈뢰딩거의 물리학과 철학은 물론이고 2022년 강의실 명칭에서 슈뢰딩거 이름을 삭제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의 조치와 관련된 그의 여성 문제까지도, 다양한 사료에 기반해 속속들이 다루었다.

●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 VS. 슈뢰딩거의 파동역학
유엔(UN)은 하이젠베르크가 행렬역학을 발표한 지 100년인 올해 2025년을 ‘세계 양자 과학 및 기술의 해’로 선언했다. 하지만 1926년 파동역학을 완성한 슈뢰딩거가 알았다면 2026년이 아닌 2025년을 양자역학 100주년으로 기념한 것에 기분이 상했을지도 모른다. 슈뢰딩거는 파동역학이야말로 양자역학의 올바른 형태라고 믿었고, 행렬역학에 “거부감”을 넘어 “역겨움”마저 느낀다고 일갈했기 때문이다. 양자역학 하면 슈뢰딩거 방정식이 떠오르는 물리학과 학생들도, 구체적인 내용은 몰라도 슈뢰딩거의 고양이에 친숙한 일반 대중들도 슈뢰딩거의 편에 서게 되지 않을까. 사실 행렬역학과 파동역학은 양자역학의 두 가지 다른 표현이며 내용적으로는 완전히 동등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양자역학 교과서는 슈뢰딩거의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수학적 방식을 취한 행렬역학과 비교할 때 파동이라는 물리적 실재를 기반으로 한 슈뢰딩거의 파동역학이 물리학자들에게 더 익숙하고 직관적으로도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양자역학의 출현 배경부터 행렬역학과 파동역학의 성립, 물리학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양자역학의 특성과 해석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 등 양자 혁명의 모든 과정이 상세하고 생생하게 담겨 있다. 슈뢰딩거 사후 양자역학의 발전과 21세기 양자 기술을 대표하는 양자통신과 양자 컴퓨터의 원리와 전망까지도 충실하게 다루었다. 친근한 비유로 핵심을 이해시키는 그리빈의 명료한 설명은 명불허전이다.

● 슈뢰딩거 기적의 해, 창의성은 어디에서 오는가_휴식, 관능, 그리고 과학
슈뢰딩거가 파동역학을 정립한 것은 100년 전 딱 이맘때였다. 결핵을 앓던 그는 38세이던 1925년 12월 요양을 위해 알프스 휴양지 ‘아로사’를 찾았고, 이듬해까지 이곳에 머무르는 동안 파동역학에 관한 중요한 논문 여섯 편을 쏟아냈다. 그리빈은 이러한 슈뢰딩거의 성취를 아인슈타인 기적의 해에 견준다. “1926년의 슈뢰딩거는 과학계에서 비슷한 나이대의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폭발적인 창의성을 분출하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비견할 만한 사례는 아마도 1905년 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공헌을 하며 ‘기적의 해’를 일군 젊은 아인슈타인 정도일 것이다.”
한편 과학사에는 슈뢰딩거처럼 연구 현장을 떠나 휴식 중에 위대한 발견을 한 사례가 적지 않다. 당장 하이젠베르크만 해도 꽃가루 알레르기를 피해 바위섬 헬골란트로 휴가를 가 있는 동안 행렬역학을 발견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헬골란트에서 하이젠베르크가 혼자였던데 반해, 아로사에서 슈뢰딩거는 혼자가 아니었다. “빈에서부터 사귀었던 옛 여자 친구”가 함께 와 있었고, “그녀는 1926년까지 폭발적으로 이어진 슈뢰딩거의 창의적 연구 활동을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저자는 쓰고 있다. “슈뢰딩거는 자주 사랑에 빠졌고―또는 스스로 사랑에 빠졌다고 확신했고―그럴 때면 대체로 인생도 잘 풀리고 과학적 창의력도 샘솟았다.” 하지만 그가 사랑을 나눈 여성 중에는 어린 소녀도 있었다. 이런 사실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커지자 2022년에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은 슈뢰딩거 이름을 딴 강의실 명칭을 바꾸고, ‘슈뢰딩거 강연 시리즈’ 명칭도 재고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의 조치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의 개인적 일탈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는 쉽지 않은 문제를 제기한다.

● 슈뢰딩거의 또 다른 유산
존 그리빈은 “테리 루돌프에게, 그는 이 책을 읽지 않겠지만”이라는 ‘헌사’를 통해 이 책을 테리 루돌프에게 바친다. 그는 누구일까? 테리 루돌프는 현재 임페리얼 칼리지 교수로 있는 양자물리학자다. “양자물리학의 기반에 자리한 난해함에 매료되어” 양자물리학자가 되었다고 말하는 테리처럼 양자물리학은 지금도 “과학계의 가장 영민한 지성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런데 그런 영민한 지성 중에서도 왜 하필 그에게 이 책을 바치는 걸까? 그리빈은 이 책을 쓰면서 테리를 만났고, ‘후기’에 에르빈 슈뢰딩거와 테리 루돌프의 이야기를 남겨 두었다. 그렇게 슈뢰딩거가 남긴 유산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옮긴이의 글]
슈뢰딩거의 모든 면을 옹호할 마음은 전혀 없지만, 낯선 현상과 마주했을 때 끝까지 의심하고 질문을 제기하며 그 의미를 깊이 탐구했던 자세만큼은 과학자의 교본과도 같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자세야말로 감당 못 할 속도로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일 것이다. 인간 슈뢰딩거와 과학자 슈뢰딩거를 분리해서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렇게 할 수 있다면 그의 일생으로부터 여전히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추천평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이 행렬이라는 수학적 방식을 취했다면, 슈뢰딩거는 파동이라는 물리적 실재를 기반으로 양자역학을 정립했습니다. 일명 파동역학으로 불리는 이것은 입자-파동 이중성이라는 양자역학의 핵심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양자역학 하면 슈뢰딩거 방정식이 떠오르고, 대부분의 양자역학 교과서가 그의 방식을 따르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 저자는 슈뢰딩거의 지적 성취뿐만 아니라 전쟁의 격동 속에서 드러난 인간적 면모와 그의 가장 어두운 면이라 할 수 있는 여성 편력까지 가감 없이 그려 냅니다. 본격적인 양자 시대를 목전에 둔 지금, 이 책은 양자 혁명의 핵심과 선구적인 위대한 과학자의 복잡한 내면을 들여다보게 해 주는 훌륭한 안내자입니다. - 김항배 (한양대 물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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