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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re Lund Erik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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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목에 누군가의 숨결이 느껴졌다. 등골이 서늘했다.
갑자기 누군가가 나를 놀라게 하려고 귓전에 대고 소리를 쳤다. 동시에 내 책상 위로는 무언가가 날아왔다. 나는 깜짝 놀란 바람에 사인펜을 들고 있다가 눈사람 얼굴에 먹칠을 해버렸다. 테리에는 빈정대는 듯한 미소를 입가에 담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책상에는 밤색으로 색칠한 두 개의 둥그렇고 커다란 스티로폼과 하나의 작고 동그란 스티로폼이 한데 붙어 뒹굴고 있었다. 그것에는 이쑤시개로 만든 두 발과, 검은색 압정으로 만든 두 눈, 그리고 낡은 지퍼로 만든 이빨이 달려 있었다. “이게 바로 내가 키우는 투견이야.” 테리에가 말했다. 테리에는 개 짖는 소리를 내며 그것을 내 책상 위에서 한 바퀴 돌려 보였다. 그러고는 곧장 자리를 떴다. 테리에가 내 곁에 왔다가 자리를 뜬 것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쿠르트, 로게르, 한네 그리고 카리는 그 모습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 그들의 얼굴에는 우스워 못 견디겠다는 표정이 스쳐갔다. 입가에는 미소도 번지기 시작했다. “내가 볼 땐, 아무래도 테리에가 너를 찍은 것 같아.” 쿠르트가 한쪽 입술 끝을 치켜올린 채 미소를 띠며 말했다. “몸조심 해야겠는걸.” 나는 곁눈질로 테리에를 쳐다보았다. 테리에는 험상궂은 눈으로 나를 되쏘아보며, 스티로폼으로 만든 개를 들어올려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것 같았다. 테리에는 나의 스웨터 옷깃을 잡고서 나를 바닥에 쓰러뜨렸다. 나의 뒤통수는 비스듬하게 바닥에 내리꽂혔고, 그는 내 뱃속에 있는 공기를 한 줌도 없이 빼내려는 듯 내 몸 위에 올라앉아 사정없이 짓눌렀다. “이제부터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거야!” 테리에는 내 옷깃을 쥐고 비틀며 소리를 쳤다. 나는 거의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너를 때려눕혀 버릴 거야. 알았지?” 테리에는 더욱 내 숨통을 졸랐다. 불쾌감이 목구멍까지 치솟았다. 기침이 나올 듯 가슴이 답답했지만, 마음껏 기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알아들었냐고!” 테리에가 쉰 목소리로 나를 다그쳤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은 목숨을 건지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테리에와 오랫동안 친구로 지낼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하지만 테리에의 아버지가 오늘 밤 우리 집 전기를 고쳐주기만 한다면 테리에에게 좀더 상냥하게 대해줄 마음도 없지 않다. 적어도 며칠 동안만은 말이다. 어쨌든, 크리스마스 전날까지는 테리에와 무슨 일이 있어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테리에가 내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지고 있으니 싫어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어쩌면 크리스마스 이후에도 친하게 지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도움에 감사한다는 뜻을 표시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새해가 되면 테리에와 조금씩 거리를 두고 지낼 것이다. 하지만 만약 테리에가 계속 나한테 친절하게 대해준다면, 나는 새해가 시작되더라도 테리에와 조금은 친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개학 전까지만 말이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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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상한 놈이 우리 반에 전학 왔다.
몸집은 씨름선수처럼 큰 데다, 인상은 투견처럼 험악하기 그지없다. 거기다 진짜 투견을 키우고 있다는 소문이다. 그런데 하필 내 옆자리에 앉다니…. 이제 나는 죽.었.다. 짐에게는 우울증을 앓는 엄마가 있다. 하지만 멋지고 든든한 친구들이 있고, 혼자만의 왕국인 바닷가 벙커도 있다. 엄마는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 아무도 만나지 않고 침대에만 누워 있다. 이런 엄마 때문에 집에 있기가 힘들 때면, 짐은 언제나 자기만의 아지트인 바닷가 벙커로 달려간다. 거기서는 좋아하는 레고놀이도 마음껏 할 수 있고,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놀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누군가 짐의 아지트를 점령해버렸다. 거기다 자물쇠까지 채워놓고…. 범인은 바로… 테리에였다. 7학년인 짐의 학교생활은 전학생 테리에가 나타남으로써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전학 온 첫날부터 아이들과 싸움이 붙질 않나, 반 아이들의 말은 들은 척도 안하고, 선생님의 말도 가볍게 무시하는 등 도대체가 말이 통하질 않는다. 게다가 투견 테리어를 진짜로 키우고 있다는 소문이다. 그런데 하필이면 테리에와 짝이 되어버리다니…. 오로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이 ‘투견’과의 학교생활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벙커를 되찾기 위한 짐의 눈물겨운 분투기, 투견처럼 미쳐 날뛰는 테리에와의 한판 승부, 믿었던 친구들에 대한 배신,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말 못할 고민과 아픔들이 재미와 감동으로 다가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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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선 왕따, 집에선 찬밥
찌질한 인생들이 목숨 걸고 펼치는 한판 승부! 아이와 어른 사이에 낀, 어른도 아이도 아닌 어정쩡한 존재, 청소년. 그들에게는 어른들은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자기들만의 세계가 있고, 자기들만의 이야기가 있다. 단순하기만 했던 아이의 세계를 벗어나 좀더 큰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많은 아픔과 깨달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세대를 초월해서 많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최근에 『리버보이』, 『완득이』와 같은 성장소설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이것은 각박한 삶에 지친 현대인들의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향수와 새로운 삶에 대한 욕구를 잘 보여주는 현상이다. 이러한 현대인들을 위해 또 하나의 특별한 성장소설이 찾아왔다. 바로 노르웨이 작가 엔드레 룬드 에릭센의 『악동 테리에』(예담 刊)이다. 『악동 테리에』는 2002년 노르웨이 문화부에서 주는 ‘최고의 청소년 도서상’을 수상했고, 이 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2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면서 ‘최고의 노르웨이 영화 은상’을 받을 정도로 많은 인기와 반향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내가 볼 땐, 아무래도 테리에가 너를 찍은 것 같아. 몸조심 해야겠는걸.” 친한 친구들은 벌써 어른 흉내 내기에 바빠서 학교에서는 외롭기만 하고, 집에서는 우울증을 앓는 엄마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히 쉴 날이 없는 주인공 짐. 그러나 바보스러울 정도로 순수한 짐은 모든 것을 체념하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그런 그의 인생에 느닷없이 나타난 테리에! 테리에는 뚱뚱하고 못생기고 성격 나쁘고, 거기다 주먹질까지 하는 아주~~ 불량한 학생이다. 그런데 테리에와 자꾸 엮이면서 짐의 일상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소심하고 순종적인 짐은 이제 인생에서 무언가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세상 속으로 용감하게 뛰어든다. 그러지 않으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기게 되니까. 소심하고 외소한 짐과 멍청하고 과격한 테리에.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두 소년이 펼치는 세상을 향한 한판 승부! 깨지고, 쫓겨나고, 손가락질 당해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그들만의 처절한 한판 승부가 북유럽의 노르웨이를 무대로 펼쳐진다. 테리에를 싫어할 수는 있다. 그러나 테리에를 거부할 수는 없다. 그런 테리에와 있다 보면 어느새 그와 친구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그렇다. 결국 테리에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악동 테리에를 만나보자. 그가 멱살을 잡고 “우리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는 거야”라고 외치는 순간, 이미 테리에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무한도전」보다 재미있고 「1박2일」보다 웃기는 엉뚱하지만 순수한 소년들의 좌충우돌 성장기! 『악동 테리에』는 아이에서 어른으로 커가는 성장기 소년들의 고민과 아픔, 그리고 희망을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가족으로 인한 고통, 친구와의 우정과 배신, 크리스마스를 둘러싼 희망과 절망의 교차, 키스 게임, 그리고 투견 테리어에 대한 얘기들이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져 있어서, 다 읽고 나서도 긴 여운을 간직하게 되는 책이다. 짐과 테리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이들이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의 가슴에 남아 있는 순수에 대한 기억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