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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Chapter 1 로드 페로몬 Road Pheromone 안면도에서 ① - 좀비가 되지 않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 안면도에서 ② - 로드 페로몬 향이 새어 나오는 샛길의 끝 왕다방을 찾아서 ① - 암흑의 중심에서 일어나던 소용돌이, 철원 왕다방을 찾아서 ② - 동정 없는 세상을 싹둑 자를 꿈의 가위, Made in UK 강화도에서 - '황홀하다'가 부활하는 바다 제주도에서의 건맨 생활 - 아부 오름, 그곳에 가고 싶다 Chapter 2 후천성 샛길 증후군 Acquired Byroad Syndrome 소쇄원과 대동여지도 - 양 같은 범이 살고, 범 같은 양이 사는 곳 담양, 칠불사, 섬진강 - 미국의 송어낚시와 후천성 샛길 증후군 남해 금산 - 어두운 하늘가에 나 혼자 있는 듯했다 광양, 순천만 와온리 - 조작된 기억의 바다, 도시의 끝은 어디인가 여수 향일암과 문경 하늘재 - 길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관 Chapter 3 푸른 테두리 Blue Outline 태안, 변산, 해남 - 한반도 서쪽 테두리를 따라가는 길 보길도 동천다려 - 내가 머물렀던 천국의 이름 예송리, 통리, 공룡알해변 - 심심한 천국의 하늘에 나의 왼발을 담그며 땅끝에서 다시 부산으로 - 한반도 테두리를 따라가는 여행의 끝 Chapter 4 은둔하는 풍경 Things in Seclusion 광주를 가다 - 20세기 저편의 강가에 남은 청춘들, 꽃이다, 피다, 그것이다 암자로 가는 길 -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까닭은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을 찾아서 ① - 땅 아닌 모든 것이 하늘인기라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을 찾아서 ② - 은둔하는 폭포, 은둔하는 사내 지리산에서 - 산새, 계곡, 숲이 있는 캐슬에서 생긴 일 고령산 수구암(守口庵) -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Chapter 5 내 마음의 푼크툼 My Own Private Punctum 포천 오일장을 찾아서 - 약장수, 대장장이, 황소, 쪽빛 치마, 여인숙 충주호 호반길을 따라 -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군산 가는 길 - 내 마음의 푼크툼, 나바위성당의 마리아 익산 가는 길 - 내겐 너무 아름다운 당신의 손 부산에 대한 이야기 - 가장 활기찬 도시에서 여름을 즐기는 법 Epilogue Bonus Page 《길 위의 칸타빌레》와 함께하는 책 《길 위의 칸타빌레》와 함께하는 영화 《길 위의 칸타빌레》와 함께하는 음악 |
D.H.RHO
노동효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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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알아서 다 챙겨줄테니. 언제나 그러하듯이
-- 최세라 (rasse@yes24.com)
민예총의 '컬처뉴스'에 2005년 봄부터 연재한 '길 위에서'를 책으로 엮었다. 노동효의 글은 처음 접하는데 3년간 블로그에서 연마한 솜씨가 보통이 넘는다. 여행을 통해 사물을 보는 시선, 그 사물에서 끄집어 내는 감상과 문학적 상식이 하루 이틀 여행을 다녀서는, 하루 이틀 책 좀 끼고 살아서는 나올 수 있는 내공이 아니다. 신영복처럼 따뜻하며 유홍준처럼 아기자기한 글 맛이 가득하다.
현재 그의 직업은 자유인. 사회철학자 에릭 호퍼와 폴 발레리의 영향으로 한국목조건축학교에 입학해 목수(gunman) 의 신분으로 제주도, 속리산, 지리산 등의 절경에서 목조가옥과 펜션을 지으며 산천을 떠돌았다. 경기도 파주시 보광사에서 작업 중 제초기 칼날에 발등의 인대와 힘줄을 다쳤다. 심장이 펄떡거리는 건맨 생활을 잠시 접고, 신경이 펄떡거리는 자유기고가가 된 그는 부산 출생. 툭지기만 한 부산 사나이 중에 이렇게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DNA를 가진 사람이 또 있을까. 아쉽다. 후천성 샛길 증후군 환자인 그가 밟은 땅, 숨쉰 공기, 바라본 전경 모두 내 것이 될 수 없어서. 나는 선천성 대로 증후군 환자라 앞길이 선명하지 않은 샛길에 본능적인 공포가 있다. 한번 가본 곳은 잘 외워도 처음 가본 곳에는 저자와 같은 민감한 샛길 더듬이가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 '후천성'이라는걸 보면 오래도록 갈고 닦고 연마하여 습득했을거라고 믿고 싶다. 이런 사람과의 여행은 어떨까? 다른 사람과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고유한 순간'을 얼마나 경험할 수 있을까? 상상해 본다. 노동효씨 덕분에 잊고 있던 나희덕 시인도 다시 만났다. 여행 중간 중간에 꺼내주는 문학, 영화, 음악이 그의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다. 저자처럼 제대로 된 역마살도 없고, 수려한 문장력도 없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 용기도 제대로 없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다방면의 많은 지식과 경험으로의 안내가 너무나 고맙다. 여행길에 함께 했던, 또는 글을 쓰며 언급했던 음악, 책, 영화 리스트를 친절하게 뒤에 실어 놓았다. 작가의 취향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리스트다. 정작 국내여행은 제대로 못한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얼마나 멋진 곳이 많은지를 안타깝고 절박한 심정을 담아 안내해 주는 책도 많다. 같은 공기, 같은 하늘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너도나도 앞다투어 비행기에 오르지만, 이 책과 함께 가는 국내 여행길만큼 좋지는 않을 것이다. 여행은 어디로 가느냐 보다도 떠날 때의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자의 풍류대로, 콧노래대로, 휘파람대로 쫒아가다 보면 몸은 여기 있으되 마음은 이미 그와 함께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새 팍팍한 시간은 여유로와지고, 굳었던 얼굴은 부드러워진다. 그의 글과 여정은 마음을 뒤흔드는 힘이 있다. 안면도, 보길도, 태안, 광주.. 익숙하고도 한번씩은 이미 가본 곳이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그가 다녀온 그 곳은 내가 다녀온 그 곳이 아니었다.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고 다짐한다. 예민한 한국식 히피 노동효, 그의 다음 발걸음이 심상치 않게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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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갯마루에 올라서자 바다와 섬들이 저 아래에 있다. 새파란 하늘과 새파란 바다, 그리고 해안을 따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눈을 흘기는 68개의 섬들과 구부러지는 길. 이건 정말 동해안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남한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을 꼽기 전에 당신이 남해 해안도로를 지나가 보지 않았다면 반드시 이 길을 지나간 후에 결정을 내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풍경에 취해 뉘엿뉘엿 지는 해에 맞추어 어슬렁어슬렁 운전을 하다 보니 바다가 발갛게 물이 들 무렵에야 금산 아래 이르렀다. 이제는 가파른 오르막이렷다. 해는 아래로 지고, 우리는 위로 올랐다. 가자. 가자, 더 높은 곳으로!
--- <남해 금산 - 어두운 하늘가에 나 혼자 있는 듯했다> 중에서 눈을 감고 있으니 파도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가끔 바다로 뛰어든 그들의 웃음소리가 내 귀에까지 닿지 않았더라면 무인도(無人島)에 있다고 해도 좋을 그런 느낌이었다. 혹자는 이런 곳을 '심심한 천국', 도시를 '신나는 지옥'이라 불렀다. 나는 심심한 천국이 좋았다. 누운 채 발을 들어 천국의 하늘에 나의 왼발을 담갔다. 새파란 하늘이 찰랑거리며 하얀 포말이 일었다. 나는 하얀 거품과도 같은 잠 속으로 빠져 들었다. (…) 절벽 아래에서 올라와 동천다려로 돌아가는 길. 어두워져가는 마을과 마을 사이에 가로등이 하나, 둘 노랗게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라이트를 끈 채 차를 몰았다. The Softies의 --- <예송리, 통리, 공룡알해변 - 심심한 천국의 하늘에 나의 왼발을 담그며> 중에서 그날 마이산 인근의 산에서 도 닦고 있는 사내를 만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진안에서 인삼 재배를 하고 있던 동생들이 뒷산에 이름 없는 폭포가 하나 있는데 경치가 그만이라며 자랑을 한 적이 있었는데, 언제 시간 나면 들르겠노라고 해두곤 쭉 잊고 지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마침 무한 복제된 스미스 요원(러시아워에 지하철을 타거나 사무실 밀집 지역에서 점심 식사를 할 때면 똑같은 검은색이나 곤색 계열의 양복을 입고 분주하게 오가는 이들을 보게 된다. 군복이나 교복만이 제복이 아니구나! 각자가 다니는 회사 이름만 S사, L사, H사, 그런 식으로 다를 뿐, 빅 브라더 사립학교의 제복을 입은 1학년 1반, 2학년 3반, 3학년 6반, 4학년 7반 스미스 요원들. 스미스 1은 밥을 먹고, 스미스 2는 커피를 마시고, 스미스 3은 담배를 피우고…….)처럼 자본주의 시스템의 제복, 어두운 양복을 입고 테헤란로를 거닐던 벗이 봄놀이 가자고 조르는 통에 길을 나선 것이었다. 그래, 스미스들은 언제나 탈출을 꿈꾸지. ---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을 찾아서 ① - 땅 아닌 모든 것이 하늘인기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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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스 강 선원, 인터넷방송국 웹PD, 엔터테인먼트사 컨텐츠팀 직원, 목수를 거쳐
여행자가 된 어느 사내의 '대한민국 로드 에세이' 떠나는 것, 그리고 그것을 블로그나 책을 통해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버린 시대다. 너도나도 여행자가 되어 더 이상 새로울 것도 없어 보이지만, 여전히 여행은 수많은 사람들의 로망,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런데 아무 때나 쉽게 떠날 수 없는 해외 여행이라면 더욱 현실과 멀게 느껴질 터.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해 비행기 티켓 걱정 없이 지금 바로 떠날 수 있게 해주는 대한민국 여행 에세이가 나왔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환승통로를 보며 인생을 다시 생각했다는 사내. 그는 어느 날 샐러리맨 생활에 작별을 고하고 자유로운 여행자의 길로 들어섰다. 은둔하는 길과 풍경을 만나고 돌아와 틈틈이 개인 홈페이지에 기록을 남기던 중, 민예총 '컬처뉴스'의 연락을 받고 <길 위에서>라는 제목의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3년 전 시작된 연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그중 '국내편'을 모아 《길 위의 칸타빌레》를 출간하게 되었다. 그의 여행기는 잘 알려진 관광지가 아닌 샛길을 찾아, 길이 뿜어내는 페로몬을 좇아, 은둔하는 절경을 찾아, '출입금지' 팻말을 무시하면서 진행된다. 또한 각 여행길에는 시와 소설, 영화와 음악이 적재적소에 길동무로 동행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지적 탐구에, 《지구별 여행자》,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의 깨달음에 관한 사색, 《On the Road》(잭 케루악)의 자유로운 정신이 한 권에 모인 셈이다. 여행 안내서이기도 하면서, 때론 다큐멘터리 소설 같기도 하고, 교양 서적의 풍미도 담고 있는 길 위의 컬처 에세이. 독특하고 강력한 부추김으로 뇌리와 엉덩이를 동시에 들썩이게 만드는 그는 진정한 대한민국의 히피요, 보헤미안이자 집시 여행자다. 지도나 내비게이션 없이도 시작할 수 있어서, 게다가 누구나 아는 길이 아닌 곳으로 가는 여행기라 한층 더 매력적인 대한민국 로드 에세이. 이번 주말엔 어디를 가볼까 생각한다면, 바로 이 책 한 권 손에 들고 떠나시라.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들고 낯선 불안감이 여행의 기쁨을 낳는다 아무리 산해진미라 해도 내가 먹어보지 않고서는 맛을 알 수 없다! 여행도 음식과 마찬가지다. 정해진 속도대로 오로지 한 방향을 향해서만 가야 하는 만들어진 고속도로 위의 만들어진 삶. 그 위에서 정해진 루트대로 따라가는 여행을 통해서는 신선하고 맛있는 낯선 음식을 경험할 수 없다. 작가는 말한다. "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언제나 루트를 바꾸는 것이 나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심지어 매일 계속되는 조깅에서도 사나흘에 한 번 루트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는 새로운 길에 대한 갈망과 강박증. 덕분에 만날 수 있었던 길들. 잘못 들어갔다 다시 나오던 길, 비포장도로로 표시되어 있었지만 도로도 뭣도 아닌 돌과 흙으로 온통 뒤엉킨 채 차 한 대 달랑 지나갈 폭으로 급경사로 내려앉은 비탈길, 그런 길들의 끝에서 느닷없이 나타나던 아름다운 풍광, 지도에도 없는 저수지와 길들." 그리고 그의 이런 성향을 강연호의 시 <비단길 2>가 변명해주곤 했다고 말한다. '잘못 든 길이 지도를 만든다.'라고……. 낯선 길에 대한 불안감은 한 치 앞을 알기 힘든 인간이 가진 본연의 속성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진정한 행복의 발견, 삶의 기쁨이 나온다. 왜 그렇잖은가. 가끔 우리가 하는 말, "이거 흥미진진한걸? 도저히 예측할 수 없단 말이야." 이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다. 여행을 풍성하게 만드는 몇 가지 시, 소설, 영화, 음악, 그리고 친구들 이 여행기에는 일군의 등장인물과 여러 가지 소품이 등장한다. 나름의 샛길 인생 내력을 가지고 있는 L형과 J형, L, K, S, P 등 대한민국에 실존하는 인물들과, 매번 여행길의 감흥을 돋우고 사색의 길을 열어주는 시와 소설, 영화와 음악들이 그것이다. 각각의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는 한 편의 드라마를 연상시키는데, 바로 여기에서 이야기적인 재미가 나온다. 소설 같기도 하고 영화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작가 외의 인물들이 실제 어떠한 인생을 걸어 현재 어느 지점에 닿아 있는지를 에필로그를 통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길 위의 칸타빌레》에서 작가는 다양한 '작품'들을 떠올리며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밟는다. 예컨대 철원에서는 김주영의 <쇠둘레를 찾아서>를 떠올리고, 제주도에서는 <이재수의 난>을, 소쇄원에서는 최인석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담양에서는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미국의 송어낚시》를, 남해 가는 길에선 이성복의 시 <남해 금산>과 비틀스의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에서도 곧바로 여행을 경험할 수 있다 입담 좋은 여행자의 생생한 로드 에세이. 아직 읽지 못한 책과 보지 못한 영화에 대한 간접 감상의 재미는 덤이다. 이제 남은 것은 주체할 수 없는 '여행의 욕구'를 처리하는 일일 터. 책과 영화와 음악과 인생으로의 여행, 시작은 의외로 간단하다. 작가는 말한다. "나는 다짐하곤 한다. 세상을 처음 보는 듯한 그 시선을 잃어버린다면 그땐 살아 있어도 이미 죽은 것과 같다고, 좀비란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이나 <이블 데드 The Evil Dead>와 같은 공포 영화에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우리는 이미 수많은 좀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고, 좀비가 되지 않는 방법을 절대 잊지 말자고. 좀비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 - 먼저 눈을 평소보다 조금 크게 뜬다. 그리고 어린아이가 된 것처럼, 세상을 처음 보는 것처럼, 세 살배기 아기를 끌어다 망막 뒤에 앉히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본다. 낯선 장소일수록 좋고, 이동 중이면 더더욱 좋다. 그래, 여행이란 당신이 좀비가 되지 않을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것이다." 바로 지금 당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눈을 크게 뜨고 위의 방법을 실행해 보라. 여행은 거기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