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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1 두 미녀 2-1 바닷가재의 비극 2-2 테린의 법칙 3-1 다비도프의 속삭임 3-2 하이미날의 외침 4-1 카트린의 백합 4-2 미카엘의 저울 5 황야의 미녀 옮긴이의 말 |
Kaoruko Himeno,ひめの かおるこ,姬野 カオル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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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자신의 논밭에서 수확한 곡물을 선물하고, B는 자신의 목장에서 키운 양을 선물한다. 받은 상대는 B의 선물에 기뻐한다. 왜? A와 B 둘 다 노동을 하여 선물을 보냈다. 그런데 한쪽만 기뻐한다. 어째서일까? A는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하며 B를 본받으려고 한다. 가이코는 그렇게 말하며,
“그게 어디가 이상해요? A가 슬퍼하는 건 당연하잖아요.” --- p.56 “아베코도 참 불쌍하게. 아직 남자를 모르는구나.” “그, 그런! 사생활에 너무 파고드는 거 아니니? 너하고 상관없잖아.” “상관있어. 남자를 모르니까 그렇게 성형을 한 거지. 난 말이야, 남자를 알고 싶어서 이렇게 미인으로 성형을 했다구. 못생겼던 옛날에는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못생겼던 옛날이라니……. 자, 이참에 사실을 털어놓겠는데, 나 말이야. 센트럴 성형외과의 다카자와 선생님에게 가이코 네 고등학교 졸업앨범 사진을 보여주며 수술에 참고해달라고 했어.” “어머나, 정말로 바보네……. 나는 눈을 콩알로 성형한 것만으로 수술 전에는 합격률 제로였던 취직 시험에 두 곳이나 합격하고, 코를 낮췄더니 다섯 곳, 허리 곡선을 없애고, 피부를 때가 낀 느낌이 들게 화장을 한 후로는 백발백중 합격했어. 그렇지만 아무리 말해도 너는 아직 이해력이 없어서 소용없겠지.” --- p.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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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소설―이미지 연출 시대의 숨은 진실, ‘성형’을 말하다
미용성형을 메이크업의 연장선에서 생각하는 시대다. 취직이나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 여성, 주름살이 늘어가는 중년 여성뿐 아니라, 여학생과 남성들까지 성형을 한다. 성형의 욕망이 직업과 나이, 성별을 떠나 차츰 일반화되어가는 추세다. 하지만 드러내놓고 말하기 꺼리는 사회통념 때문인지, 진지하게 ‘성형’을 다룬 책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성형미인』(원제 : 整形美女)은 일본의 여성 작가 히메노 가오루코의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소설이다. 이 작가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을 발표하는 까닭에, ‘100가지의 문체를 쓸 수 있는 작가’라고 불린다. 이 장편소설에는 ‘이미지 연출 시대’에 숨기는 진실 가운데 하나인, ‘미용성형’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가 다루어지고 있다. 성형의 여러 방법―쌍꺼풀 만드는 법, 콧대 세우는 법, 안면 윤곽 축소하는 법 등―은 물론, 성형외과의 유혹 전략과 사기 수법, 성형한 여자의 심적, 육체적 고통 등이 리얼하게 표현된다. 이처럼 이 작품은 남다른 주제의식 덕분에 발표 당시 「아사히신문」을 비롯하여 여러 매체에 리뷰와 인터뷰가 실리며,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성형미인’으로 살아가는 두 사람―가이코와 아베코 소설의 주인공은 마유무라 가이코와 모치즈키 아베코라는 두 여자다. 가이코는 “키 169센티미터. 가슴둘레 98센티미터, 허리둘레 54센티미터, 엉덩이둘레 94센티미터”에 큰 눈과 오뚝한 코, 고른 치아를 가진 ‘절세의 미녀’다. 반면 아베코는 “콩알 같은 눈을 하고 약간 들창코인 낮은 코와 작은 입”, 다시 말해 평범한 여성의 용모를 지녔다. 한데 절세의 미녀인 가이코는 어째서인지 스스로를 추녀라고 생각한다. 남자가 따르지 않는 것은 자신의 못생긴 외모 때문이라며, 대대적인 성형 ‘계획’을 세워서 콩알처럼 작은 눈과 끝이 살짝 들린 납작코로 고치고, 게다가 유방축소수술까지 한다. 한편, 아베코는 가이코의 졸업앨범 사진을 들고 가 ‘같은 성형외과’(나중에 알고 보니)에서 수술을 받는다. 쌍꺼풀진 커다란 눈, 오뚝하게 성형한 코에 어울리게 세련된 옷을 사 입고, 거기에 어울리게 우아한 취미를 갖고, 작은 눈, 납작코 시절의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우아한 백조로 변신을 한다. 한 고향에서 같이 자란 두 사람이 성형을 한 건 성인이 되어 도시로 나온 뒤다. 둘은 나중에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가이코는 예전의 아베코처럼, 아베코는 예전의 가이코처럼 생김새가 바뀌어 있다. 그 후 ‘성형미인’으로 살아가는 이야기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펼쳐진다. 성형에 대한 태도―성서의 ‘카인과 아벨’에 비유 성형 이후 아베코는 예쁘다, 미인이다라는 칭찬 소리에 행복했던 짧은 한때는 지나고 점점 성형미인이란 게 들통 나는 것이 두려워서 전전긍긍한다. 반면에 가이코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외모로 성형을 한 후 몹시 만족해한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의상을 입고, 남자들이 좋아하는 단어를 사용하고, 남자들이 좋아하는 미소를 지으며, 남자에게 사랑받는 여자를 연출하기에 여념이 없다. “아베코도 참 불쌍하게. 아직 남자를 모르는구나.” “그, 그런! 사생활에 너무 파고드는 거 아니니? 너하고 상관없잖아.” “상관있어. 남자를 모르니까 그렇게 성형을 한 거지. 난 말이야, 남자를 알고 싶어서 이렇게 미인으로 성형을 했다구. 못생겼던 옛날에는 알 수가 없었기 때문에.” “못생겼던 옛날이라니……. 자, 이참에 사실을 털어놓겠는데, 나 말이야. 센트럴 성형외과의 다카자와 선생님에게 가이코 네 고등학교 졸업앨범 사진을 보여주며 수술에 참고해달라고 했어.” “어머나, 정말로 바보네……. 나는 눈을 콩알로 성형한 것만으로 수술 전에는 합격률 제로였던 취직 시험에 두 곳이나 합격하고, 코를 낮췄더니 다섯 곳, 허리 곡선을 없애고, 피부를 때가 낀 느낌이 들게 화장을 한 후로는 백발백중 합격했어. 그렇지만 아무리 말해도 너는 아직 이해력이 없어서 소용없겠지.”(81쪽) 여기에서 소설은 질문을 던진다. 왜 볼품없는 여자뿐만 아니라 퀸카까지 성형을 하는가? 동시대의 미인관에 비추어볼 때 볼품없는 여자가 퀸카로 성형하는 건 몰라도, 퀸카가 볼품없는 모습으로 성형한다는 건 납득하기 힘든 일이잖은가? 답은, 성형한 뒤 각각 취직에 성공하고, 남자들에게 인기를 얻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자신이 미인이라고 생각하든 않든 간에, 외모중심주의 사회는 ‘정형적인 아름다움’을 요구하고 개인은 그것을 따라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모습을 두 사람은 다르게 생각했을 뿐이다. 그것을 잘 아는 가이코는 여린 아베코와는 달리 자신의 목표는 오로지 고학력, 고수입에 큰 키의 남자를 만나는 것이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은 전혀 나쁜 일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더 나아가서 작가는, 이 소설을 구약성서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에 닿게 하고 있다. A는 자신의 논밭에서 수확한 곡물을 선물하고, B는 자신의 목장에서 키운 양을 선물한다. 받은 상대는 B의 선물에 기뻐한다. 왜? A와 B 둘 다 노동을 하여 선물을 보냈다. 그런데 한쪽만 기뻐한다. 어째서일까? A는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하며 B를 본받으려고 한다. 가이코는 그렇게 말하며, “그게 어디가 이상해요? A가 슬퍼하는 건 당연하잖아요.”(56쪽) 잘 알려진 대로 ‘카인은 자기가 지은 농작물을, 아벨은 자기가 키운 새끼 양을 신에게 바친다. 그런데 신은 아벨의 제물만 받고 카인의 농작물을 거부한다. 카인은 아벨을 시기한 나머지 돌로 쳐서 죽이고, 신의 저주를 받은 채 황야를 떠돈다.’ 소설에서 가이코는 독하게 ‘계획’을 세워 성형하는 반면, 아베코는 막연한 생각으로 얼떨결에 성형을 한다. 두 사람의 성형에 대한 태도는 마치 카인과 아벨―악과 선처럼 대립한다. 그 위에 성형수술이 현대 여성들에게 가져다주는 심적인, 육체적인 고통에 대한 폭로와 함께 동시대의 사회 이데올로기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싣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