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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지금이 아니면 언제?
- 삶도 죽음도 허무해질 때
- 오가와 이토 씨의 메일에 용기를 얻어
- 디데이는 벚꽃 개화일
- 나무늘보의 안식월 준비하기
- 먼슬리 맨션 찾기
- 짐 싸기
- 떠나기
- 본격적인 도쿄 생활이 시작됐다
- 예약한 먼슬리 맨션 입성

2. 우당탕퉁탕 인연 따라 도쿄 여행
- 도쿄에서 맞는 첫 번째 아침
- 시즌 메뉴에 연연하지 않아도
- 살림살이 장만하기
친구들과 생일파티
- 내 책을 보러 가다
- 당신의 추억 속의 랜드마크는 무엇인가요?
- 야키니쿠 집에서 혼밥을 하다
- 내 책 편집자를 만나다
- 나와 오가와 이토 씨
- 『츠바키 연애편지』를 들고 헤맨 동네
- 아침엔 카페, 저녁엔 뷔페로 변신하는 곳
왕이 사는 동네의 카페

3. 때때로 허전하고 때때로 홀가분한
- ‘개구리’도 카에루, ‘돌아가다’도 카에루
- 도쿄 한복판에서 들린 한국어에 당황하다
- 도쿄 최대의 벼룩시장에서 산 물건
- 역마살과 하이쿠
- 지진이 났다
- 당일치기 여행, 아타미
- 편견
- 마스다 미리 씨가 좋아하는 디저트 가게 가보기
- 디저트를 좋아하지 않지만 단고에 빠지다
이렇게 품위 있는 팬케이크라니
- 디저트 덕후 마스다 미리 씨의 추천은 옳다
- 영화 〈아무도 모른다〉와 빨간 빤스
- 엄마, 밥은 잘 먹고 다녀?
- 우울이 곰팡이처럼 번져서
- 주말이 싫은 프리랜서의 주말
- 도쿄대에서 물멍하기
- 내 책 번역가와 북토크를 하다

4. 더 늦기 전에, 부지런히 함께
- 딸이 왔다
- 쇼가쿠칸 회장님 오가 씨를 만나다
- 넓고 넓은 세상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
- 드디어 만개한 벚꽃을 보다
- 조앤 롤링과 나의 공통점
- 효도는 유전인가
- 와, 후지산이다!
- 가쿠닌 시테 구다사이
- 에르메스 팝아슈 미니 목걸이를 찾아서
- 한 달 살기, 옷 준비에 망했다
- 내 마음속의 비상 연락처
-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일본문학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쓰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 분연히 일어나다. 지은 책으로는 『스타벅스 일기』 『어느 날 마음속에 나무를 심었다』 『번역에 살고 죽고』 『혼자여서 좋은 직업』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밤의 피크닉』 『반딧불이』 『무라카미 라디오』 『달팽이 식당』 『카모메 식당』 『종이달』 『창가의 토토』 『마녀 배달부 키키』 『배를 엮다』 『후와후와』 『츠바키 문구점』 『반짝반짝 공화국』 『라이온의 간식』 『버터』 등 300권
일본문학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먹고 싶은 것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쓰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 분연히 일어나다.

지은 책으로는 『스타벅스 일기』 『어느 날 마음속에 나무를 심었다』 『번역에 살고 죽고』 『혼자여서 좋은 직업』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밤의 피크닉』 『반딧불이』 『무라카미 라디오』 『달팽이 식당』 『카모메 식당』 『종이달』 『창가의 토토』 『마녀 배달부 키키』 『배를 엮다』 『후와후와』 『츠바키 문구점』 『반짝반짝 공화국』 『라이온의 간식』 『버터』 등 300권 이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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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9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236쪽 | 130*188*20mm
ISBN13
9791130683324

책 속으로

우여곡절 끝에 우에노역에 도착하여 험난하게 성지순례를 마친 기념으로 편의점에서 캔 맥주를 사 숙소로 돌아왔다. 맥주를 마시며 노트북을 켜서 구글맵을 보았다. ‘아, 여기서 이렇게 가야 했구나’, ‘여기서 엄청나게 돌아갔구나’ 하고 패인을 복기하는 선수처럼 종일 걸었던 길들을 하나하나 짚어 보았다. 길치 문제가 아니라 지능 문제인가 싶어 좀 우울해졌다.
---p.92

길치는 목적지 앞에서 길을 묻는 국룰을 어기는 적이 없다. 심지어 초행도 아니다.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대로 가고 있는데, 옳지, 거기로 가서, 오른쪽으로요, 예, 거기로 내려가요, 하고 뒤에서 인간 내비게이션이 되어주셨다. 얼마나 미덥지 않아 보였으면 다 큰(크다 못해 늙어가는) 어른에게. 감사합니다.
---p.168

“엄마도 조앤 롤링 아줌마처럼 소설을 써봐. 아줌마도 이혼하고 딸이랑 가난하게 살며 소설을 썼다잖아. 엄마도 베스트셀러 소설 써서 우리도 부자 되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우, 그걸 아무나 쓰니” 하고 도리질했다. 열 살짜리 딸에게 뭐든 노력하면 될 수 있단다, 라고 가르쳐야 할 텐데,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은 절대 안 돼, 라고 부정적으로 가르치는 엄마가 됐다. 조앤 롤링이 잘못했다.
---p.197

돌아오는 길, 정하는 말수도 적어지고 표정도 어두웠다. 되도록 아픈 내색 하지 않고 리액션도 잘 한 것 같은데,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알고 보니, “열심히 검색해서 하코네 여행 일정을 짰는데, 하필 엄마가 아픈 날, 전철 타고 케이블카 타고 버스 타고 엄청 걷는 여행을 하게 한 것이 속상해서” 그렇다고 했다. (…) 아무래도 리액션이 부족했다. 〈아침마당〉 방청객들을 보고 배워야지.
---pp.213-214

출판사 리뷰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라
더 늦기 전에 비행기를 탔습니다.”

저자 권남희는 스물다섯 살에 번역을 시작해 35년 차 번역가가 되기까지 다양한 역할로 살아왔다. 번역가, 동화 작가, 에세이스트, 딸과 투닥이는 푼수 같은 엄마, 반려견밖에 모르는 개바보,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간병한 딸…….

그사이 삶의 풍경은 조금씩 바뀌었고, 생애주기에 따른 이런저런 이벤트들을 겪었다. 부모님을 차례로 떠나보냈고, 남편 없이 키운 하나뿐인 딸은 어느덧 취업해 제 몫을 하는 어른이 되었다. 오랫동안 키우던 반려견까지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나니 적막한 집엔 오롯이 혼자 남았다. 그러던 어느 날, 『츠바키 문구점』의 작가 오가와 이토에게 메일 한 통이 도착한다.

“정말로 이제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인 것 같아요. 일본 국내도 그렇고, 전 지구적으로도 그렇고요.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은 미루지 않고, 지금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습니다.”

저자는 메일을 읽고 십 년 전부터 버킷 리스트였던 도쿄 한 달 살이를 위해 바로 비행기표를 끊는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라는 마음으로. 돈이 더 많을 때, 시간이 더 많을 때를 기다리다 영영 못 갈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을 안고서. 치열하게 달려온 날들에 쉼표를 찍고 잠시 숨을 고르는 안식월을 보내기 위해.

길치에 혼밥도 못하는 내향인이지만
하고 싶은 일은 미루지 않기로 결심한
내일모레 육십의 도쿄 한 달 살이

일본문학을 300권 넘게 번역해 온 번역가라면 도쿄 한 달 살이쯤은 수월할 것 같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타고난 길치에 혼밥도 못 하는 극 내향인인 저자의 도쿄 생활은 좀처럼 쉽지 않다. ‘본전은 뽑아야 한다’는 생계형 번역가의 근성으로 매일 숙소를 나서지만, 쫄고 헤매고 쭈뼛거리기 일쑤다.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도 길을 묻는가 하면, 하루를 마치면 패인을 복기하는 선수처럼 종일 헤맸던 길을 하나씩 되짚어 본다.

“하루 동안 2만 2000보를 걸었다. 삼분의 일은 헤매느라 걸었을 것이다. 구글맵을 닫고, 가마쿠라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츠바키 연애편지』를 번역하기로 했다. 여행도 번역도 결국은 같은 과정 같다. 길을 찾고, 길을 잃고, 다시 길을 만들고. 아이고, 번역 30여 년 차에 큰 깨달음 얻었네. 누가 보면 가마쿠라 가서 도로 공사라도 하고 온 줄 알겠다.”

저자는 매번 길을 잃지만, 오래 좋아하고 오래 일해온 시간만큼은 정확히 제자리를 찾아 뜻밖의 선물이 되어 돌아온다. 자신이 번역한 마스다 미리의 책에 나오는 디저트 가게를 순례하고, 데뷔작부터 오랫동안 작품을 번역해 온 오가와 이토의 집에 초대받아 우정을 나눈다. 일본에 번역 출간된 자신의 에세이 북토크를 통해 현지 독자들을 만나고, 일본 최대 출판사 쇼가쿠칸 회장의 환대를 받으며 일본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꿈같은 하루를 보낸다.

불안해도 배짱 있게, 계획 없어도 기세 좋게
온전히 지금을 살아내는 중년의 인생 기술

여행에는 ‘이 나이’가 되어서야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따라온다. 좋은 곳을 가면 문득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 울컥,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는지 묻는 딸의 안부에 또 한 번 울컥. 20대에 만나 어느덧 30년의 세월이 훌쩍 넘는 우정을 쌓아온 일본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 주제도 어느새 ‘부모 돌봄과 치매’가 되었다. 스무 살의 여행이 설렘으로 가득하다면 ‘이 나이’의 여행은 아쉬움과 후회, 애틋함과 감사함으로 빼곡히 채워진다.

그러나 우울도, 나이 듦도 권남희에게는 지나치게 심각해질 일이 아니다. 기분이 가라앉으면 나름의 방법으로 끌어올리고, 나이 탓을 하고 싶어질 때면 ‘원래 이런 사람이었다’며 웃어버린다. 삶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자신까지 못마땅해하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좋아하는 것에는 진심이고,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겁이 나도 일단 해보는 것. 어쩌면 그것이 절절매지 않고 살아가는 권남희식 요령인지도 모른다.

“게으름은 불치병이다.”
“우울증은 수용성이어서 샤워를 하면 좋아진다던데, 아무래도 금(金)용성 같다. 돈을 써야 좋아진다.”
“나는 젊었을 때 지금보다 더 송장처럼 지냈다. 역시 젊음의 문제가 아니라 성향의 문제다.”
“아마 나는 사랑을 택할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게 더 폼 나잖아.”

번역가 중에 가장 귀엽고 아줌마 중에 제일 글 잘 쓰는 권남희의 입담은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이다.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쉬울 만큼 웃기다가도, 별것 아닌 듯 툭 던진 한마디에 어느새 코끝이 찡해진다. 삶의 고단함도, 나이 듦의 서글픔도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이야기로 바꿔버리는 것. 평소 에세이를 즐겨 읽지 않는 사람도 권남희의 글만큼은 찾아 읽게 되는 이유다.

나이가 들수록 해야 할 일에는 익숙해지지만, 정작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시간을 내는 데는 인색해진다. 그런 우리에게 이 책은 제법 솔깃한 선례가 되어주며 마음 한구석에 미뤄둔 일을 슬며시 꺼내보게 만든다. 역시나, 나이가 들어도 인생에 방학은 필요하지 않을까?

추천평

이 정도면 ‘안식월’이 아니라 ‘고생월’로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도쿄에서 한 달’이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힙하다가도 서정적이고, 떠들썩하다가도 고요한, 아무튼 아주 멋진 한 달. 우선 그 모든 선입견은 내려놓고 이 책을 펼치길 바란다.
어떤 길 위에서도 길을 잃어버릴 수 있는 작가의 특별한 능력 덕분에 여행은 내내 우당탕탕 흘러가며, 어떤 길 위에서도 자신의 일을 잃어버리지 않았던 작가의 시간 덕분에 여행은 끝내 감동에 가닿는다. 길눈이 밝은 사람도 자신의 꿈에 도착하는 길은 잃어버리기 십상인데, 작가는 삶의 곡절 속에서도 꿈에 이르는 길만은 찾아냈으니 말이다. 이곳에서 작가는 자신이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일이 선물한 인연들에 무사히 도착하고, 수많은 처음을 무사히 완수한다.
누구나 안식월을 꿈꾸지만, 누구나 그 꿈에 도착할 수 없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그렇기에 내일모레 육십을 앞둔 작가의 안식월은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조금 늦더라도, 길을 좀 잃어버리더라도, 결국엔 우리도 각자의 안식월에 도착하고 싶으니까. - 김민철 (작가)
좌충우돌. 일본문학 번역가의 도쿄 한 달 살이를 ‘좌충우돌’이라는 말로 소개하게 되리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혹시 이 책 앞에서 직업적으로 능숙한 언어와 문화 경험을 지닌 사람의 느긋하고 여유로운 일본 생활을 기대했다면, 그 기대는 가차 없이 빼앗길 것이다. 대신 전혀 다른 기대 하나를 선사한다. ‘안식월’이라는 오래된 소망이 사랑하는 존재들을 떠나보낸 뒤의 진한 슬픔과 고독 속에서 비로소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지켜보는 동안, 그 새로운 기대가 슬그머니 당신 곁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속삭일 것이다. 못마땅한 현실 어딘가에서, 당신의 오래된 꿈도 조용히 당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을지 모른다고. - 요조 (뮤지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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