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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에필로그 옮긴이의 글: 손택, 그대는 아직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았다-이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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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전 손택의 마지막 순간들!
수전 손택은 2004년 12월 28일, 71세의 나이로 죽었다. 72살 생일을 불과 3주 남짓 남겨 둔 때였다. 30년 전, 유방암과 자궁암에 걸리면서 받았던 방사능 치료와 화학요법 때문에 백혈병이 발병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아들 데이비드 리프가 어머니인 수전 손택이 세상을 떠난 후 3년 만에, 어머니를 치료했던 의사들을 다시 만나거나 기억 속에 묻어 두었던 아픔을 끄집어내면서 써 내려간 회상기다. 어머니의 일생 전부가 아니라, 손택이 죽기 전 몇 달에 한정된 기록이다. 그래서 더 아프고, 그 슬픔이 한결 구체적이며 생생하다. 『어머니의 죽음』은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치열한 초상화이자 고통스러운 병에 맞서 싸우는 강인한 사람의 내면이다. 동시에 병을 앓는 이가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성찰하게 해 준다. 죽음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어머니가 죽어 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데이비드 리프는 ‘죽음’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어머니에게 이제 곧 죽을 것이라고, 치료할 방법은 없다고 무미건조하게 말하는 의사에게 분노하기도 하고, 그래도 살아날 방법이 있을 것이라 믿고 용감하게 버티는 어머니를 안쓰러워하기도 하면서 손택의 마지막 날을 함께 보낸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리라는 사실과 화해할 수 없다.”고 말했던 마르그리트 뒤라스, “자신이 가진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한, 우리는 육신과 함께 멸하지 않을 것이며 또 다른 생을 얻는다.”고 했던 중국의 베이다오, “천상에서건 지상에서건, 불후의 명성에 집착해 봤자 죽은 자에게는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던 시몬느 드 보부아르까지, 데이비드 리프가 ‘죽음’에 대해 사색하는 동안 기댔던 이들은 상당히 많다. 여러 명망가들이 죽음에 대해 남긴 어떠한 말들보다 데이비드 리프를 크게 뒤흔든 것은 역시 어머니 손택의 이야기들이었다. “나를 초월하지 않는 한, 죽음은 견딜 수 없는 문제다.” 마지막 순간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손택은 자신이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었고, 죽음을 초월하기 위해 ‘나’라는 존재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 책에서 만나는 손택은 모든 죽어 가는 이들의 마음일 것이며, 리프의 마음은 남은 이들의 마음을 대신한다. 죽음에 제대로 대처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주는 책이다. 그리고 남은 자들은 계속 살아가리라 데이비드 리프는 손택이 죽은 뒤에 끝없이 묻는다. 자신이 어머니를 대한 태도는 옳은 것이었는가, 어머니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더 맞춰 드릴 수는 없었는가, 하고. ‘죽음’이라는 단어 자체를 입에 올리려 하지 않을 만큼 생에 강렬한 집착을 보였던 손택을 절망하게 하지 않으려고 ‘아직은 희망이 있는 척’ 했던 자신의 태도가 정당했는지 되돌아보면서 묻고 또 묻는다. 대답은 늘 하나. 어머니는 어머니가 원하는 방식으로 죽을 권리가 있었다는 것이고, 살아남은 자신은 그저 아무 원망 없이 어머니의 마지막을 이야기할 뿐이라고. 그러면서 손택이 화학요법을 받던 시기에 쓴 일기글을 인용하고 있다. “명랑할 것. 감정에 휘둘리지 말 것. 차분할 것. … 슬픔의 골짜기에 이르면 두 날개를 펼쳐라.” 손택다운 결단이었고, 결정한 대로 행동하다가 죽어 갔다. 손택이 죽은 뒤 데이비드 리프는 “어머니를 위해서 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애태운다. 아들의 이야기를 읽어 나가는 동안, 어느 순간 이것이 수전 손택이라는 유명한 어머니를 둔 저술가 데이비드 리프의 회고록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낸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분노와 절망, 애정과 회한, 후회와 그리움이 오가는 이 짧은 이야기에서 독자들은 새로운 손택, 새로운 죽음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