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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장 그런 순진함은 다시 없어야 한다 1부 도덕 법칙이 없는 윤리학 2장 니체의 도전 3장 제약과 같은 자기 이익 4장 도덕의 원천: 휴머니티 5장 도덕의 원천: 도덕적 정체성 6장 잔인성의 축제 7장 니체에게 대답하기 2부 전쟁의 도덕 심리학 8장 근거리 전투 9장 미라이 사건 10장 원거리 살상으로 전환 11장 폭격 12장 히로시마 13장 전쟁과 도덕의 원천들 3부 종족주의 14장 르완다 15장 종족이라는 덫 16장 종족주의의 정치적 봉쇄 17장 종족적 갈등의 뿌리 18장 우리를 해방시킬 능력 4부 덫과 같은 전쟁 19장 참호의 덫 20장 후방 21장 1914년, 돌이 구르기 시작하다 22장 미끄러진 덫: 1962년 23장 출구 5부 신념과 테러: 스탈린과 그 후예들 24장 그 시절엔 25장 테러의 덫 26장 믿음: 목적과 수단 27장 스탈린과 도덕의 원천 28장 신념 체계의 작동 29장 스탈린주의, 진리, 도덕적 정체성 30장 마오쩌둥의 유토피아 계획 31장 바구니 뒤집기: 캄보디아 32장 유토피아와 신념 6부 인류를 새롭게 창출하려는 의지: 나치의 실험 33장 나치즘의 핵 34장 복종과 순종 35장 휴머니티에 대한 공격 36장 도덕적 정체성의 부식 37장 나치의 도덕적 정체성 38장 자진해서 믿기 39장 철학자들 40장 방관자 41장 나치 에피소드 해석하기 7부 최근 휴머니티의 도덕사 42장 어떤 이들은 그렇고,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다 43장 인간화된 윤리 에필로그: 지금도 살아 있는 과거 역자 후기 |
Jonathan G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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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재앙들의 원인들은 부분적으로 정치적이고 사회적이다. 그 해법들은 순전히 심리학 또는 윤리학 영역에 존재할 수 없다.: 정치적 차원이 핵심적이어야 한다. 평화를 유지하고 인권들을 보호할 합법적이고 타당하게 지지받는 국제적인 권위와 함께 세계를 적절하게 단속하자는 요구가 있다. 선전에 대한 대안들로서 정보의 독립적인 원천들을 요구한다. 대규모의 유토피아적 정치 계획들을 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해법들은 또한 윤리적이고 심리학적이다. 부분적으로 정치적 해법들은 공론의 지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좀 더 일반적으로, 여론은 재앙이 피할 수 있는지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정치학과 심리학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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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국의 생명윤리학자인 조너선 글로버(Jonathan Glover)의 20세기 서구 문명과 윤리에 대한 진단이다. 서구 윤리의 진실 찾기이자 그 진실을 윤리학의 토대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 글로버의 생각이다. 20세기의 역사가 보여주는 비인간적인 모습에서 인간을 찾는 것, 바로 이것이 글로버의 전략으로, 인간 윤리에 경험, 즉 20세기의 역사라는 옷을 입히는 것이다.
폭력은 이중적이다. 폭력은 인간 행위의 어두운 그림자다. 가해자에게 폭력은 상대방을 짓밟는 힘의 과시지만, 피해자에게는 모멸과 절규다. ‘아우슈비츠’는 나치에겐 힘의 우월이지만, 유대인에게는 절규와 좌절의 상징어다. 폭력의 현장엔 인간다움이 없다. 폭력은 인간다움을 포기하는 정글의 법칙이다. 이성의 소리는 이 정글의 법칙에 대한 인간의 반항이고, 진보와 자유를 믿는 근대 서구 계몽사상의 정신적 지주다. 그런데 어찌된 일일까? 여전히 우리는 폭력을 경험한다. 왜 아직도 폭력은 사라지지 않았을까? 어찌된 일일까? ―역자 후기 중에서 20세기의 역사와 윤리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의 묘비에는 “생각하면 할수록 놀라움과 경건함을 주는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내 위에서 항상 반짝이는 별을 보여주는 하늘이며, 다른 하나는 나를 항상 지켜주는 마음속의 도덕률이다"라고 씌어 있다. 이처럼 20세기가 시작될 무렵, 유럽의 모든 사람들은 도덕성의 권위를 의심 없이 받아들였을 뿐 아니라 도덕의 진보와 함께 인간의 폭력과 야만은 후퇴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20세기 말에 이르러 도덕률이나 도덕의 진보에 대해서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극도의 잔인함을 드러낸 20세기의 많은 역사적 사건은 도덕의 진보를 회의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1, 2차 세계대전, 스탈린 시대의 수용소와 아우슈비츠, 히로시마, 베트남, 중국의 문화혁명, 캄보디아, 르완다, 한국전쟁, 유고의 내전 등 그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다. 이러한 역사 때문에 20세기 초반의 윤리를 지금 떠올려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것처럼 보인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20세기의 역사와 윤리를 함께 논의하고 있다. 책의 주제는 인류(humanity)가 만들어놓은 20세기의 도덕의 역사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휴머니티’라는 말은 ‘인류애’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의도는 인류 속에서 인류애를 발견하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인류의 도덕의 역사를 논의한다는 것은 매우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20세기의 역사 가운데 선택적으로 사례를 선별하고 있다. 또한 윤리학적인 논의보다는 도덕의 역사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례에 집중한다. 저자는 물론 20세기의 잔혹사에 대한 이야기는 그릇된 인상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단서도 붙인다. 야만성이 20세기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 기술과 맹목적인 계몽주의의 발달로 말미암아 20세기의 역사는 특징적으로 매우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 몇몇 소수의 결정만으로 몇천, 또는 몇백만의 사람들이 죽음과 공포에 내몰릴 수 있게 되었다. 군사전략 상 인명은 파리 목숨처럼 하찮은 것일 수 있으며 전쟁은 마치 게임처럼 간주되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물으면서 정서적으로 부적절한 상태의 사람들이 지배와 잔인함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잔인성을 제약하는 도덕적 원천들이 무력화된 다음과 같은 사건을 소개하기도 한다. 걸프 전쟁을 취재한 기자들은 사담 후세인의 이라크 군대가 쿠웨이트에서 행했던 일들을 기록했다. 보고 된 수많은 잔인한 행위들 가운데 몇몇 사건들은 더욱 두드러졌다. 무바락 알카베르 병원의 부인과 의사로서, 이라크 군인이 승인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진료했던 히샴 알아바단은 손톱과 눈알이 빠진 채 죽은 시체로 발견되었다. 이라크 군인에 체포되었던 한 20세 여성은 머리카락이 모두 뽑혔고 두 달간 반복적으로 강간을 당하여 임신을 한 상태로 전기로 처형되었다. 죽기 전에 그녀의 ‘가슴은 절단되었고 배도 갈라졌다.’ 아마드 카바자드는 이라크 군인에게 체포된 19세의 쿠웨이트 인이었다. 한 이라크인 장교가 아마드의 부모에게 그가 곧 석방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그들은 기쁨에 넘쳐 좋은 음식을 만들었는데, 그때 그들은 차가 문 쪽으로 오는 소리를 들었다. 아마드가 차에서 내렸을 때, 그들은 아마드의 귀와 코와 성기가 잘려진 것을 보았다. 그는 자기의 눈을 손에 들고서 차에서 내렸다. 그때 이라크 인은 그에게 총을 쏘아 한방은 배를, 또 한방은 머리를 맞추었다. 그리고는 그의 어머니에게 이 시신을 사흘 동안 건드리지 말라고 명령했다.” 외부에서 들어간 기자들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죄수들이 갇혀 있는 이라크의 지역을 방문할 수 있었다. 쿠르드 족들이 키르쿠크를 장악했을 때 그윈 로버츠(Gwynne Roberts)는 자신의 방문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쿠드르 인들은 고문 센터로 사용되고 있는 정보부 건물의 컴컴한 지하실로 나를 안내했다. 한 방에는 사람의 살점들-귓불 조각들-이 벽에 못질되어 있었고, 피는 천장에 까지 튀어 있었다. 커다란 금속 선풍기가 천장에 달려있었고 나를 안내한 이는 수감자들이 그 선풍기에 매달려 빙글빙글 도는 동안 곤봉으로 얻어맞는다고 말했다. 천장에는 희생자들을 매달 수 있는 고리들이 있었다. 고문을 당한 사람들은 수감자들이 십자가형을 받아 벽에 손이 못박혀있기도 했다고 내게 말해 주었다. 그들이 즐겨 사용한 기술은 사람을 고리에 매달고 무거운 것을 고환에 매다는 고문이라고 하였다.” 살아 숨쉬는 과거를 위한 역사와 윤리학, 그리고 심리학의 만남 이 책은 윤리학에 경험적 차원을 담으려는 시도를 포함한다. 역사에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서 윤리학을 동원하고, 또 윤리학에 적합한 인간의 잠재력 부분을 묘사하기 위해 역사를 적용하고 있다. 역사를 심문하는 가운데 윤리를 이용하는 목표는 종종 어둠 속에 남겨지는 인간 본성의 한 측면에 대한 이해를 도우려는 것이다. 그러나 20세기의 역사는 너무나 방대하고 다양하다. 따라서 저자는 20세기에 일어난 사건 중 일부를 적절한 인간적 관점에서 보려고 시도한다. 우리 시대에 전개되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끝없이 정보가 흘러들어오고 또 너무나 많은 사실들이 결부되어 있다. 이에 대해 밀란 쿤데라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유혈 학살극의 소식은 러시아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의 기억을 덮어버렸고, 아옌데 저격 사건은 방글라데시의 신음소리를 익사시켰으며, 시나이 사막의 전쟁 소식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옌데를 잊어버리게 했고, 캄보디아 학살 소식은 사람들로 하여금 시나이에 대해 잊게 하는 등등……, 이처럼 연속으로 발생하는 일들은 결국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모든 일에 대해 망각하게 만들어버린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서 저자는 칸트의 언명 즉 “인간의 정신은 지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개념과 범주를 중심으로 세계를 능동적으로 해석한다”는 주장을 역사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심판관과 같은 태도로 자연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고 말한다. 윤리학은 바로 이렇게 역사를 심문하기 위해서 요청되는 것이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고려되는 여타의 학문과 윤리학은 구분된다. 윤리학이야 말로 인간 및 인간의 모습에 대한 질문을 학문의 중심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책에서 시도되고 있는 윤리학과 심리학을 서로 가깝게 하려는 프로젝트는 문명화된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행할 수 있다고 아는 일들이 어떤 함축적 내용을 가지는지에 대한 숙고를 포함한다. 그뿐 아니라 저자는 인간 심리를 내용이 없고 기계적인 것으로 보는 계몽주의 심리학을 보다 더 복잡하고 현실에 가까운 것으로 대체하려고 시도한다. 책에 소개된 내용이 20세기 역사의 어두운 부분으로 채워진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이 상당히 어두운 내용을 많이 담았다고 해도, 그 메시지는 단순한 비관주의가 아니다. 오늘날 인류 속에 있는 어떤 괴물을 열심히, 그리고 명확히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바로 그 괴물을 우리에 넣고 길들이는 이 책의 프로젝트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의 다른 목표는 좀 더 평화롭고 인도적인 세계에 대한 계몽주의적 희망, 즉 우리 자신을 더 잘 이해하여 조금이라도 덜 비참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옹호하기 위한 것이다. 글로버의 전략은 서구 계몽주의의 단순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무조건 도덕률을 따르는 것이 도덕은 아니다. 상황을 이해하고, 바로 앞에 서 있는 인간에 대해 ‘인간적 반응’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복잡 미묘한 인간 심리의 이해가 필요하다. 인간 심리를 이해하는 한 가지 방법은 과거의 행위와 판단에서 실수를 찾고 배우는 일이며 인간의 관점에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로만 끝나지 않고 현재 살아 숨쉬는 과거. 글로버가 현대인에게 깨우쳐주고 싶은 윤리학의 소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