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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Paul-Guillaume Gide,앙드레 폴 기욤 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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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고전 작가이자 194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앙드레 지드.
좁은 문' '배덕자' '전원교향악' '교황청의 지하도' '콩고여행' 등으로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거장이 스스로 “내 생애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한 업적”이라고 불렀던 소설 《코리동》을 마침내 한국 최초로 소개한다. 1921년부터 조금씩 발표했던 글을 모아 1924년 출간된 이 논쟁적인 소설은 4편의 소크라테스식 대화를 모은 형태. 동성애라는 다분히 논쟁적인 소재를 채택하고 있으며, 오랜만에 만난 두 명의 학교 옛 친구가 대화를 주고받는 식인데, 그 속을 면면히 흐르는 일관된 주제는 엄준-혹독한 사회의 편견과, 이에 대항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끈질긴 투쟁이라고 하겠다. 아버지로부터 개신교, 어머니로부터 가톨릭의 영향을 받은 지드는, 현대인의 복잡한 정신을 삶으로 반영한 고뇌하는 인간이었고, 당연히 그것은 작품 구석구석에 배어있다. 기독교의 엄한 모럴로 교육 받은 그는 육욕과 동성애적 성향의 갈등으로 수없이 번민한다. 그 참담한 아픔과 사회적 인습에의 저항을 《코리동》만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작품이 또 있을까' 쪽마다 철학과 역사에 대한 현학적인 지식과 깊은 이해가 넘쳐흐르는 이 작품은, 두 친구의 박진감 넘치는 갑론을박으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현대 소설 못지않게 흥분을 선사한다. 그 소재가 동성애라는 점도 논쟁적이겠지만, 그보다는 뿌리 깊은 사회의 통념과 편견이 어떻게 자유로운 사고와 충돌하는지를 감지하고 지켜보는 즐거움이 클 것이다. 진정 생각하는 독자들의 지성을 향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저자에게도 용기가 필요한 작품이었겠지만, 이를 읽는 것 또한 참된 용기와 열린 마음을 요구한다. 작가 스스로 《코리동》을 가장 의미 있는 작품으로 지목한 것, 결코 놀랄 일이 아니리라! ▶ 한 번은 나한테 유익한 경종을 울려준 하나의 글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어. 그건 갈리아니(Galiani) 사제司祭가 마담 에피네(Epinay)한테 보낸 글이었지. “중요한 것은 치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병과 더불어 태연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 내 말을 잘 곱씹어보게: 이성애의 경우와 꼭 마찬가지로 동성애에도 여러 가지 수준이 있고, 여러 가지 뉘앙스가 있어. 플라토닉한 동성애에서부터 육욕만 채우려는 동성애까지, 스스로를 억제하는 동성애부터 가학음란증과 다름없는 동성애까지, 환하게 밝고 건강한 동성애로부터 침울하고 병적인 동성애까지, 단순하고 활달한 동성애에서 온갖 세련된 악덕에 다름 아닌 동성애에 이르기까지. ▶ 내 기꺼이 보장하겠네만, 이십 년만 지나면 사람들은 ‘반자연적’, ‘변태’ 같은 말을 더 이상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없을 거야. 내가 이 세상에서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인정할 것은 딱 하나뿐일세. 바로 예술작품이지. 그 외의 모든 것은, 싫든 좋든, 자연의 순리에 속하는 것이고, 우리가 일단 더 이상 도덕주의자로서 그걸 바라보지 않게 된다면, 차라리 자연주의자로서 그걸 고려하는 편이 더 나을 거야. ▶ 인간의 천성은 전적으로 자연스러운 것이다 ' 모든 동물이 그렇듯이. 자연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란 전혀 있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자연스럽다면 그건 결코 잃어버릴 수 없다. 자연이 온통 천편일률적이 아니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니까 자연을 천편일률적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관습이다. 관습이야말로 자연을 속박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자연은 종종 관습을 뛰어넘어서, 온갖 관습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인간을 그 본능 속에다 가둬두기도 한다. ▶ 라 로쉬푸코의 심오한 이 한 마디를 기억하게나: 다른 사람들이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말하는 걸 듣지 못했더라면 결코 사랑을 하지 않았을 사람들도 많다. 한번 잘 생각해보게. 우리들의 사회, 우리들의 도덕규범에서는 모든 것이 하나의 성性으로 하여금 다른 성을 향해 가도록 미리 운명 지우고 있어. 모든 것이 이성애만을 가르치고, 모든 것이 우리를 그 쪽으로 가도록 몰아가고, 모든 것이 우리들에게 그것을 향해 선동하고 있지, 연극, 책, 신문, 손윗사람들이 과시하는 본보기, 살롱이며 길거리에서 벌어지는 퍼레이드 등등 모든 것이 말이야. ▶ 나는 블랙리스트 위에 오르는 것도 참을 수 있고, 인간의 법률과 그가 사는 나라의 당대의 관습에 의해서 불명예를 당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자연의 언저리에서 사는 것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개념상 그것은 말이 안 되거든. 만일 여기에 가장자리가 있다면, 그건 사람들이 너무 성급하게 경계선을 그어버렸기 때문이야. ▶ 자연이 나에게 속삭이는 응답, 혹은 소리치는 응답을 사람들이 확인해주었으면 좋겠어. 그뿐일세. 내가 분명히 밝히고자 하는 것은 이거야: 서로 다른 일련의 선입견을 가지고 자연에게 질문을 던졌더니, 자연도 역시 다르게 응답을 하더라는 거지. ▶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빠질수록, 한층 더 서툴고 어색해지는 법. 그래, 그의 욕망에 순수한 사랑이 수반되면 될수록, 그래, 그의 욕망이 더 이상 이기적인 것이 아니게 되는 순간, 그는 자기가 사랑하는 존재에게 상처를 줄까봐 한층 더 두려워지는 법이야. ▶ “자연을 쫓아내면, 그것은 몇 배나 빨리 되돌아온다.” ' 호라티우스 ▶ 동성애적 욕망이든 이성애적 욕망이든, 미덕이란 그 욕망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거야. ▶ 성 아우구스투스는 그 어떤 여자보다도 더 사랑했던 남자친구에게 먼저 마음을 주었지. 그렇다고 해서 아우구스투스가 신의 경지로 스스로를 고양시키려는 노력이 더욱 더 어려워졌다고 생각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