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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Jacque Sem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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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자전거의 변속이나 토 클립, 베어링, 체인 스프로켓, 튜브, 공기 타이어, 세미 타이어, 또는 경주용 타이어 등등에 정통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분명 생 세롱의 자전거포 주인 라울 따뷔랭이었다.
<좀머 씨 이야기>와 <까트린 이야기>의 삽화가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장 자끄 상뻬의 짧은 이야기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Raoul Taburin>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본래 <라울 따뷔랭>이라고 출간되었던 것을 제목을 바꾸어 펴낸 것이다. 인간적이고 따뜻한 시선의 삽화가로 잘 알려진 장 자끄 상뻬의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는 이미 알려진 그의 그림만큼이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한 편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글보다 그림들에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더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감성들을 읽어 낼 수 있다는 것이 글만을 다루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다르다. 상뻬는 자전거에 정통해 있으면서도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는 비밀을 안고 사는 <따뷔랭>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바로 우리 이웃 같은 한 마을을 통째로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아기자기한 유머 상뻬의 그림은 세심한 곳에까지 신경을 쓴 흔적이 있다. 아니,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상뻬가 섞어 놓은 농담일 수도 있다. 어찌 보면 이것은 리얼리티일 수도 있고, 그의 익살일 수도 있으며, 청소년 독자들의 구미에 맞춘 귀엽고 예쁜 장면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절제된 글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하나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데 단단히 한몫을 해내고 있는 조연들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지각을 한 따뷔랭에게 선생님이 자신의 자전거 수리를 부탁하는 장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 뒤로는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두 학생이 있고, 반대편에는 노트에 잉크를 쏟아 당황해하는 학생들이 있다. 또 청년 따뷔랭이 친구들과 함께 만나는 자리에 네 발 자전거를 끌고 나타난 장면 한 구석에는, 담 너머에서 언니 오빠들을 훔쳐 보며 킥킥거리고 있는 귀여운 소녀가 있다. 또 자전거를 타고 넘어지는 데 일가견이 생긴 어린 따뷔랭이 언덕길을 내려와 이웃집 담을 부수며 공중 낙하하는 장면도 그렇다. 공처럼 웅크리고 공중 제비돌기를 하고 있는 어린 따뷔랭의 태연한 표정과, 그가 내려온 길의 삐뚤삐뚤한 자전거 바퀴 자국 등은 모두 시침 뚝 떼고 있는 상뻬의 익살이다. 또 상뻬의 그런 섬세함은 작품 속에 아무런 특별함도 없는 주변의 일상을 보여 주기도 한다. 온 동네 사람들이 빌롱그의 자전거 경주 소식을 라디오로 들으며 기뻐하는 큰 그림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사람들의 표정,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여간 아기자기한 맛을 갖고 있는 게 아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바로 사람들에 대해 갖고 있는 상뻬의 애정과 타고난 유머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들이다. 마음이 아픈 사람에게 주는 약, 웃음 유명한 유머 작가 사비냑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상뻬는 자기가 우리 편이며,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임을 곁눈질로, 그리고 연필 끝으로 우리에게 일깨워 주곤 한다. 그는 애정을 가득 담아 유머라는 팔꿈치로 절망에 빠져 있는 우리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 우리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 상뻬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은 이미 그의 색감이나, 세밀한 필체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실의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에서도 그러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라울 따뷔랭은 한편으로는 두 개의 바퀴 위에서 균형 잡는 것을, 색맹들이 색 구별하는 것을 단념하듯이 포기해 버린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자신이 <따뷔랭>을 타지 못한다는 가슴 아픈 비밀을 간직한 사람이기도 했다. 또 사진사 피구뉴는 기술적인 면에서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자신이 언제나 중요한 순간을 잡는 것에 실패한 사진사라는 생각에 절망에 빠져 있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바로 우리 주변의 상처받은 사람들의 모습이고, 이것이 곧 상뻬가 애정을 가지고 관찰하는 인간들의 모습인 것이다. 하지만 상뻬는 비밀을 간직하려 애쓰는 따뷔랭의 상황을, 그리고 우연히 찍힌 사진임을 숨기고 수다스럽게 자랑을 떠들어 대는 피구뉴의 모습을 애처롭게 그려내지 않는다. 독자들은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면서도, 그들을 불쌍하게 여기거나 같이 아파하지 않아도 된다. 상뻬는 독특한 방법으로 주인공들과 독자의 아픔을 다룰 줄 아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따뷔랭과 피구뉴가 나누는 맑게 개인 한바탕의 웃음은 그 모든 아픔들을 풀어내고,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따뜻한 감성으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다. 바로 이 마음의 교류가 독자들에게까지 전해져 소리 없는 웃음을 나누게 만드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