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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ohiro Maekawa,まえかわ ともひろ,前川 知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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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불 끄지 마
어? 벌써 밤이야? 또 밤이 왔네. 밤은 왜 자꾸자꾸 오는 거야. 엄마 근데 왜 불 켜고 자면 안 돼? 아이참. 엄마 불 좀 끄지 마. 불을 끄면 무섭단 말이야. 왜 무섭냐고? 깜깜하니까··· 아무도 없는 방이랑 또 화장실이랑 저기 뭔가 있을 거 같단 말이야. 안 보이니까 저 구석에서 뭔가 나올 거 같아. 아무것도 없다고? 아니야, 분명 뭔가 있는 거 같아. 노을이 드리우기 시작하자 아이는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직 바깥에는 해가 남아 있는데, 아무도 없는 집안은 어느새 캄캄해져 있었지요. 아이는 저녁이 되자마자 집안 모든 곳의 불부터 켰어요. 캄캄한 건 왜인지 무섭고 싫거든요. 엄마는 빈방까지 불을 켜지 말라고 하지만 어두운 게 싫은 걸 어떡해요. 어두운 방구석에서 누가 나타나면 어쩌지요? 엄마는 밤이니까 당연히 어둡다며 불을 끄고 자라고만 하네요. 자려고 누워 봤지만 자꾸만 심장이 쿵쾅거리고 무서운 생각만 들어요.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 지켜보는 건 아닐까요? 아이는 마침내 손전등을 켜고 용기 내어 누군가에게 말을 건넵니다. “거기 누구 있어?” 그런데 정말, 어둠 속에서 대답이 들려 왔어요. 어둠이 말했지요. 캄캄하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게 아니고, 어두워야만 보이는 것도 아주 많다고. 용기를 낸 아이는 어둠에 이끌려 함께 밤하늘을 여행합니다. 별처럼 빛나는 야경과 시원한 밤공기, 펑펑 터지는 불꽃놀이와 혼자 앉아 고요하게 바라보는 밤바다 모습들··· 이 모든 건 어둠 덕에 볼 수 있었지요. 돌이켜보면 어둠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너무나 당연한 존재였어요. 눈을 뜨자 다시 환한 아침입니다. 오늘도 밤이 오겠지요? 어제보다는 오늘밤이 조금 덜 무서울 것 같아요. 눈을 감아 봐, 어두워야만 보이는 것도 아주 많아 흔히 어둠 하면 캄캄한 까만색만 떠올립니다. 모든 색을 섞으면 어두운색이 되듯, 어둠 안에는 여러 빛깔이 숨겨져 있습니다. 책의 첫 장에서 시작된 어스름한 어둠에서 아이가 하늘을 날며 여행하는 한밤중의 어둠, 서서히 밝아오는 새벽녘의 어둠까지, 책 속에서 어둠은 다채로운 색깔을 뽐내며 주인공의 여행에 함께합니다. 그뿐인가요. 어둡기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야경과 불꽃놀이, 밤바다의 잔잔한 반짝임까지. 형체가 없는 어둠의 모습을 알고 나니 이렇게나 아름답습니다. 책 속에서 어둠은 “어두워야만 보이는 것이 있다.”고 말합니다. 밤이 있어 별이 빛날 수 있고 어둠이 있기에 빛이 더욱 밝게 보이는 법이겠지요. 오늘은 방의 불을 끄고 어둠 속에 어떤 모습이 숨어 있는지 여행해 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