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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ron Reyno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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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날, 나는 불꽃맨을 만나러 간다. 동생 에이시아는 아저씨의 작업실에서 나는 소리를 무서워하지만 나는 하나도 무섭지 않다. 엄마는 쓰레기로 또 다른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 건 직업이 아니라며 아저씨를 무시한다. 하지만 내 눈에는 아저씨의 일이 멋지게만 보인다. 아저씨가 만든 것에서 하트 모양과 거미줄이 보인다고 내가 외치자, 아저씨는 네 눈에 그렇게 보이면 그게 맞다고 한다. 아저씨랑 같이 있으면 난 뭐든지 잘 알아맞힌다. 학교랑 달리, 그냥 보이는 대로 말하면 되니까. 아저씨한테 나도 한번 해 보고 싶다고 하자,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라던 아저씨가, 오늘은 뭘 만들어 보고 싶냐고 묻는다. 나는 번쩍 떠 오른 것이 있긴 했지만, 창피해서 말할 수가 없었다. 아저씨는 꼭 내 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겁낼 것 없다며, 어서 얘기해 보라고 했다. 바보 같은 생각 같아서 망설였지만 ‘별 속에 있는 집’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했는데, 아저씨는 멋진 생각이라고 했다. 아저씨랑 나는 함께 보안경을 쓰고 쇳조각을 잘라서 굴뚝과 창문, 현관문을 만들었다. 토치램프로 쇳조각을 가열하자 온통 시꺼멓게 그을었지만 연마기로 갈아 주자 이내 숨어 있던 파르스름한 은빛으로 반짝였다. 집에 돌아오니, 엄마가 오늘은 또 고철 쓰레기 아저씨가 뭘 만들었냐며 물었다.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별의 집’을 보여 주었다. 뒤에 내 이름이 새겨진 걸 보고 엄마는 내가 만들었냐고 묻고, 나는 그런 것 같다며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엄마는 별의 집을 가장 잘 보이는 에어컨 위에 올려놓으며 “이제 절대로 쓰레기라고 해서는 안 되겠구나.” 했다. 거리는 지글지글 타들어 가지만 은빛 별이 반짝이는 우리 집은 시원하다. 나는 세상을 달리 보게 되었다. 엄마도 그런 것 같다. 모든 게 불꽃맨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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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와 함께 있으면 난 뭐든 잘 알아맞혀요.
눈에 보이는 대로 말하면 되지요. 학교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말이에요. 어딘가 모르게 닮은 두 캐릭터, 순수함을 간직한 데본과 아저씨 데본은 참 맑은 아이이다. 아저씨의 행동을 하나라도 놓칠까,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줄곧 지켜본다. 그리고 아저씨가 만든 물건 속에서 하트 모양이나 거미줄 같은 것들을 발견하고는 기쁜 마음에 큰 소리로 외친다. 이렇게 순수한 데본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아저씨는 거칠거칠한 외모와 달리 따뜻한 사람이다. 아저씨의 큰 손 아래에 자그마한 데본의 손이 포개져 있는 모습에서, 행여 아이가 다칠까 조심하면서도 아이에게 색다른 경험을 주고자 하는 아저씨의 마음이 엿보인다. 또 아저씨는 데본이 말하는 것에 항상 긍정해 준다. 남에 대한 배려와 순수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할 수 없는 행동들이다. 이러한 두 사람이 진정한 친구가 되어 꿈을 나누고 마음을 공유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을 그리다 불꽃맨을 가만 보면, 여느 어른들과 사뭇 다르다. 데본이 진짜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을 밖으로 표현할 때까지 기다려 주고, 용기를 북돋우며 이끌어 주고, 아이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준다. 아저씨는 심지어 데본조차도 바보 같다고 생각한 ‘별의 집’을 멋있다고 칭찬해 준다. 공부하라고 강요하고, 하지 말라고 잔소리나 하고,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무안을 주기 일쑤인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작가 에런 레이놀즈는 자신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주기를 바라는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한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불꽃맨이야 말로, 아이들이 바라는 ‘진짜 어른’의 모습은 아닐까. 작지만 소중한 경험을 통해 자라는 아이들 자신의 생각을 쉽게 말하지 못하는 모습이나 학교와 달리 아저씨 앞에서는 뭐든 잘 알아맞힌다는 말에서 데본이 무척 소극적인 아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학교에서 어깨를 잔뜩 구부린 채 주눅 들어 있을 모습도 슬쩍 떠오른다. 하지만 스스로도 하찮다고 여겼던 생각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데본에게 큰 용기를 준다. 더욱이 그 생각이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겪으며 한층 어른스러워진다. 자신감 있는 얼굴로 엄마에게 ‘별의 집’을 번쩍 들어 내보인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데본은 겉모습보다 내면의 숨은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세상을 다르게 보는 눈을 갖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데본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원칙을 얻게 된 것이다.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아무리 추레한 모습을 하고 있어도, 정말 중요한 것은 속마음이라는 사실을, ‘시커먼 그을음 아래 숨어 있던 아름다운 은빛’처럼 말이다. 예술 작품을 만들 듯 공들여 완성한 글과 그림 작가 에런 레이놀즈는 일인칭 독백체를 효과적으로 쓰고 있다. 독자는 아이와 함께 설레고 놀라워하고 기뻐하고 혼이 날까 뜨끔하기도 하면서, 절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특히 폐품이 예술 작품으로 변하는 과정, 즉 전기톱으로 자르고, 토치램프로 가열하고, 연마기로 가는 과정이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서, 마치 두 주인공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것 같다. 또 아저씨와 아이가 나누는, 짧지만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가 묻어나는 대화에서 작가의 공력을 느낄 수 있다. 폴 호프의 일러스트 또한 개성이 넘친다. 과감한 클로즈업과 강렬한 색감은 보통의 어린이책과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푸른 배경에 보색 계열인 주황색, 붉은색 불꽃을 그려 넣어 바로 눈앞에서 불꽃이 튀는 듯 생생하다. 또 그림의 여기저기에 마치 칼로 벤 듯한 자국은 원제인 ‘Metal Man’처럼 차갑고 날카로운 금속의 느낌을 준다. 이와 같이 두 작가가 공들여 선보이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 불꽃만큼이나 강렬하게 다가와 깊은 감동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