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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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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역자 서문

위장
거짓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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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

토마스 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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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Muller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범죄심리학자. 대학 신입생 시절 우연한 계기로 인간 행동방식을 관찰하는 일에 매혹돼 경찰학교에 입학했고 순경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자신의 관심사를 확장시키기 위해 다시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FBI 교육을 거쳐 유럽 최초의 프로파일러가 되었다. 수백 건의 범죄현장을 찾아가 범인이 남긴 행동 유형을 분석해온 뮐러는 프로파일러로 투입된 첫 번째 사건에서부터 유명세를 탔다. 1990년대 중반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며 오스트리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일명 ‘바이에른 해방군 사건’을 분석, 범인 프란츠 푹스를 체포하는 데 공을 세운 것이다. 뮐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범죄심리학자. 대학 신입생 시절 우연한 계기로 인간 행동방식을 관찰하는 일에 매혹돼 경찰학교에 입학했고 순경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자신의 관심사를 확장시키기 위해 다시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미국 FBI 교육을 거쳐 유럽 최초의 프로파일러가 되었다. 수백 건의 범죄현장을 찾아가 범인이 남긴 행동 유형을 분석해온 뮐러는 프로파일러로 투입된 첫 번째 사건에서부터 유명세를 탔다. 1990년대 중반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며 오스트리아를 공포에 떨게 했던 일명 ‘바이에른 해방군 사건’을 분석, 범인 프란츠 푹스를 체포하는 데 공을 세운 것이다.

뮐러는 범죄심리학 창안자이자 영화 「양들의 침묵」의 실제 주인공인 로버트 레슬러와 사제로 만나 친구가 된 사이다. 둘은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유럽에서 아시아를 오가며 각종 사건을 탐색했고, 철저하게 보안이 이루어진 시설 안에서 희대의 연쇄살인범들과 지속적인 면담을 가졌다. 그들의 끔찍한 행동 속에 숨은 인성을 읽어내 앞으로 일어날 범죄를 방지하는 한편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밝혀내기 위한 작업이었다.

『인간이라는 야수Bestie Mensch』는 이 숨막히는 직업생활 속에서 탄생한 걸작이다. 2003년 10월 17일, 뮐러는 함부르크 풀스뷔텔 형무소에서 연쇄살인범 루츠 라인슈트롬과 만났고, 길지 않은 면담 중 자신의 직업세계 및 인간 실존의 문제를 돌아보게 만드는 상황과 맞닥뜨린다. 이 책은 바로 그 상황을 촘촘히 기술한 것으로, 출간 즉시 범죄심리학의 탁월한 교과서라는 갈채를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건국대학교 모빌리티인문학 연구원 HK교수.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상학의 현대적 해석에 기초하여 현대사회의 이동성·시간·공간의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 저서로 『모빌리티 인문학 미래세계』(공저), 『시간에 대한 현상학적 성찰』, 『모빌리티 에토스 공통문화』(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경제학-철학 수고』, 『상상, 이미지의식, 기억』(공역), 『소외와 가속』, 『사물과 공간』, 『모빌리티와 인문학』(공역), 『에드문트 후설의 내적 시간의식의 현상학』(공역), 『헤겔의 세계』(공역), 『괴벨스, 대중 선동의 심리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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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2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79g | 153*224*20mm
ISBN13
9788991508538

예스24 리뷰

우리가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본다
조선영 (ssct@yes24.com)
2009.03.18.
유영철과 강호순 등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연쇄살인 범죄가 우리나라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강호순 사건의 경우 범인의 심리를 추적하여 수사에 활용하는 프로파일링 기법이 동원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있기도 했지만, 아직 우리 수사 현장에서 '프로파일러'들이 활약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인간이라는 야수』는 범죄심리학이라는 특수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동안 일해온 한 전문가가 자신의 체험을 생생한 언어로 풀어낸 보고서이다. 이미 『살인자들과의 인터뷰』와 같은 전문 프로파일러들의 논픽션이나 프로파일링에 대하여 소개하는 책들은 몇 권 나와 있지만, 이 책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액자 구성으로 이뤄져 있어 독특하다.

저자인 토마스 뮐러는 2명의 여인을 잔혹학 살해한 루츠 라인슈트롬를 만나기 위해 감옥의 면회실에 들어선다. 날은 쌀쌀했고, 면회실은 훈훈했으며 라인슈트롬은 직접 준비한 박하차와 과일차를 대접한다. 추웠던 몸을 녹이고 싶은 터라 반갑게 찻잔을 받아 들고 마시기 시작한 저자는, 갑자기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는 예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나눈 지 1시간 가량 흘렀음에도 상대방의 찻잔은 전혀 줄어들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찻 속에 독이나 정체모를 약품이 들어있을 거라는 데 생각이 미치게 된다. 그와 함께 저자는 자신이 경찰에 입문하여 범죄심리 분석가로 일하게 되기까지의 지난 날을 "주마등처럼" 떠올린다.

이 책은 범죄자들의 흉악성을 낱낱이 밝히거나 'CSI'나 '크리미널 마인드'와 같은 수사물처럼 박진감있게 전개되진 않는다. 경험을 통해서만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을 차분하게 들려주는 저자는 범죄자라고 하여 겉으로 드러나는 징표를 갖고 있지 않음을 강조한다. 범죄자와 보통 사람들의 차이는 객관적 비교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 또한 모두들 악이 매우 멀리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악은 생각보다 매우 가까이 우리 곁에 있을 수도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조금씩 야수의 본성이 남아 있을런지 모르지만, 가면을 벗을 것인가 아닌가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책을 읽으며, 범죄자에 대한 판결보다는 판단을 먼저 내려야 한다는 저자의 권고에 귀기울여 보자.

* 실제로 라인슈트롬은 차에다 독을 탄다거나 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책 속으로

3. 2003년 라인슈트롬과의 첫 만남
그는 젊은 여자들을 능욕하고 난 후 살해한 다른 사람들, 혹은 시신을 훼손하거나 무수한 방화를 범한 다른 사람들과는 모든 면에서 상당히 달랐다. 그는 묘사하기 힘든 확고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말하지 않으면서도 지배력과 절제력을 내뿜었다. 그것은 그가 몸을 움직이는 방식 그리고 사과하는 방식, 목소리 그리고 차를 한 잔 대접하겠다는 공손한 말투에서 퍼져나왔다.
그는 찻잔 두 개, 차 숟가락, 설탕, 티백 몇 가지 그리고 뜨거운 물이 든 보온병을 황마 자루에 넣어서 가져왔다. 그는 규정에 따라 책상 앞에 자리를 잡았다. 그것은 내가 FBI 시절을 포함해서, 항상 반복 연습하고 협의했던 규정이었다. --- p. 21

5. 라인슈트롬, 찻잔 에피소드
아주 짧은 순간, 차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위치에서 허공에 매달린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바로 이 순간, 나는 또한 그 투명한 잔 바닥을 통해서 루츠 라인슈트롬의 찻잔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잔은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은 아직도 가득 차 있었다.
1시간 반 전부터 나는 루츠 라인슈트롬과 함께 앉아 있었다. 그는 말하고 또 말했다. 그는 차를 저었지만 지금까지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고 단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던 것이다. --- p. 33

6. 1982년의 오토바이 사건, 경찰 입문
내 오토바이 번호판을 떼어내기 위해 무전기로 기술자들을 부르려던 그 경찰관은 자기 볼펜들을 흘끗 내려다보더니 대답했다. “공무집행을 할 때면,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다른 볼펜을 쓰지.” “그럼 볼펜이 수천 개 필요하겠네요.” 나는 캐묻듯이, 그러나 진실한 관심을 보이면서 말했다. 그는 확고하게 “아니지.”라고 말했다. “내게는 오직 18개 범주만 있거든.” 그는 인간에게 19번째나 20번째 범주는 있을 수 없다는 게 마치 의심의 여지없는 진리인 양 확고하게 말했다. 당시 내가 대화의 주제를 바꾸었기 때문에 번호판을 빼앗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여기에 덧붙일 필요는 없으리라. 이 경찰관은 자신이 인간을 18개 범주로 나눌 수 있는 것은 경찰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인간을 접한 결과라고 덧붙였고, 그 말이 내게는 너무도 매력적이었다. 4개월 후, 나는 경찰학교에 입학했다. --- p. 41

10. 자살하겠다고 위협하는 은행 강도
그리고 이 두 가지 정보들을 가지고 그들은 세 번째의 이른바 전문가에게 물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왜 이 사람은 머리에 총을 쏘았습니까?” 그러나 만일 그 사람이 살아 있었다면, 그들에게 말했을 것이다.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그는 “더이상 살고 싶지 않았으니까요.”라고 말하지 않고 “더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라고 말했을 것이다.
기존의 모든 분류 모델과 심리학 이론들을 응용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었다. 특정한 결정을 이미 내렸던 사람 자신으로부터 정보들, 진술과 견해, 설명을 얻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 p. 61

15. 빈 보안국 근무와 미국의 연구소
빈에서 필요하리라 생각되는 최소한의 짐을 꾸렸다. 그런데 떠나기 이틀 전, 편지함에서 미국 버지니아 주 콴티코의 연방수사국에서 보낸 편지를 발견했다. 행동과학분과 책임자 존 더글러스가 자신이 받은 사전 정보에 기초하여 나를 초청한 것이다. 그는 나중에 나와 사담을 나누며, 내가 그의 부서에서 청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결정적이었던 건 10년 간의 경찰 근무경력을 심리학 연구와 결합시킨다는 점이었음을 확인해주었다. --- p. 79

22. 레슬러와의 만남
이제 나는 기억 속 사진첩을 뒤졌고 갑자기 내 심안 앞에 떠오른 어느 사진 안에서 그를 다시 알아볼 수 있었다. 그 사진은 FBI 행동과학분과 지하 2층 벽에 걸려 있었다. 바로 FBI 창립자 에드거 후버와 함께 있는 로버트 K. 레슬러의 사진이었다.
이 전설적인 인물이 갑자기 내 앞에 서 있다. 찰리 맨슨 그리고 에드먼드 캠퍼와 대화를 나누었던 그 인물이. --- p. 106

26. 2003년 10월 17일, 함부르크 형무소
잠깐 동안 나는 그가 왜 차를 마시지 않았는지 물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이 무슨 엉성한 전략인가! 그렇다면 그는 모든 사람을 무릎 꿇게 하는 그 벌레가 마침내 내 마음 안에서 더디지만 확실하게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불안이다. --- p. 125

33. “전문가”의 도움
새벽 1시 젊은 여성의 목을 칼로 자른 인간의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수많은 칼자국으로 젊은 여자에게 치명상을 입힌 그 행동은 어떠한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일까? 이 두 건의 범죄를 불과 두 시간 안에 저지르기 위해서는 대체 어디까지 가야 한단 말인가? 이런 유형의 인간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느끼는가? 수사관들에게 단지 조그만 단서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이러한 행동을 이미 보여준 적이 있는 진정한 “전문가들”과 이야기해야 했다. --- p. 156

지극히 복잡한 성범죄를 범한 자들의 이력은 몇 가지 점에 있어서 놀라울 만큼 서로 유사하다.
대개의 경우 그들은 어린아이일 때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에 빠져들었다. 그들은 그러한 상황에 대해 말할 수조차 없었다.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은 어머니에게 끊임없이 매질을 가하는 의붓아버지를 제거할 수 있는 곳으로 도피해 들어간다. 그들에게 굴욕을 주고 매질하는 사람들을 제거할 힘을 충분히 갖게 되는 영역, 바로 판타지 속으로 도망치는 것이다. 여섯 살, 일곱 살 그리고 여덟 살 무렵에 형성되는 폭력적 판타지들은 주인공이 90분 동안 150명 정도를 죽여버리는 폭력 비디오와 영화를 계속 소비하면서 더욱 커진다. 호르몬 과잉으로 인해 처음으로 육체적 흥분을 느끼게 되고 성에 몰두하기 시작하는 연령대를 이러한 폭력적 판타지가 꿰뚫고 지나간다. --- p. 159~160

46. 버려지는 인간
아빠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조금 일찍 일어난 귀여운 아이들이 킥킥거리거나 빽빽 소리를 지르며 세면대 앞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그는 즐거워했었다.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는 이른 아침에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기쁨을 느꼈다. 이제는 아무도 더이상 웃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그가 가장 적게 웃는다. --- p. 247


48. 갈림길에서
이 일이 끝나고 나면 어떤 것도 그 이전과 같을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그의 대리인이 아니었던 그 대리인이 얇은 금빛 철사로 지탱되는 코 위의 안경알을 닦기 시작했을 때, 그 새된 목소리의 소유자가 회의가 끝났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두 손바닥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을 때, 그의 오른손은 점점 더 경직되었고, 그 미끌미끌한 쇳덩어리가 손 안에 꽉 차는 것을 느꼈다.
아마도 햇빛 때문이었을 것이다. 막 구름을 뚫고나와 그가 왼팔을 딛고 있던 책상을 그 어느 때보다 더 밝게 비춘 그 햇빛 때문이었을 것이다. --- p. 267

49. 인간이라는 야수
우리가 인간이 매일 저지르는 행동을 다만 관찰할 뿐 아니라 진정으로 주목한다면 어떨까? 굴종과 거짓, 파괴와 폭력, 끓어오르는 분노로 인한 행동. 우리는 눈물에 목이 메는 목소리로 자기의 모든 것이라고 부르는 아이들을 학대하고 구타한다. 우리는 어제 함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던 이웃을 때려죽인다. 아내를 찔러죽이고 한때 그리워하던 것을 잊는다. 거짓말하고 조작하며, 약자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서 그들을 더 약하게 만들기를 열망한다. 너무도 성급하게 우리는 “그는 틀리고 병적이고 돌았고 사이코패스다.”라고 말하면서, 이를 통해 우리는 정상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강탈하고 훔치며 사기치고 약자들을 착취한다. 이웃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치 굼벵이무족도마뱀의 다리처럼.

--- p. 270

출판사 리뷰

출간 이후 5년 연속 베스트셀러 행진!
세계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쓴 범죄심리학의 걸작!!


존 스타인벡은 경고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특정 부류의 경험 세계에는 접근하지 말라’고. 니체 역시 조언했다. ‘만일 충분히 오랫동안 악의 심연을 들여다본 사람이라면 언젠가 그 악이 너를 들여다보지 않을지 주의하라’고. 이 책의 저자 토마스 뮐러는 그들의 충고를 무시했다. 그리하여 그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위장과 거짓의 대가, 사기꾼과 연쇄살인범들의 발자국을 따라…….

숨막히는 범죄현장 속에서 탄생한 걸작
범죄심리학 분야의 탁월한 교과서로 인정받고 있는 이 책 『인간이라는 야수』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프로파일러 토마스 뮐러가 자신의 체험을 생생한 언어로 풀어낸 논픽션 현장 보고서이다. “누군가 어떤 말을 하는지가 아니라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 더 결정적이다.”라고 말하는 저자는 우리가 모르는 악의 세계, 끔찍하고 혐오스러운 본성을 은폐하다가 어느 순간 가면을 벗고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르는 야수들의 세계로 독자들을 인도한다.

그는 추상적인 심리학 이론이나 자신의 연구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놓는 대신, 마치 한 편의 뛰어난 심리소설처럼 인간 욕망과 범죄의 함수관계를 촘촘히 재구성해 보여준다. 희대의 살인마 루츠 라인슈트롬과의 만남이라는 액자 속에 자신이 겪은 여러 에피소드를 끼워넣는 독특한 구조 속에는 소름끼치는 범죄현장부터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범죄심리학 이론의 핵심, 야수를 키워내는 현대사회에 대한 반성적 고찰 등이 맛깔스럽게 버무려져 있다.

찻잔, 실존의 위기를 가져오다
2003년 10월 17일, 뮐러는 함부르크 풀스뷔텔 형무소에서 연쇄살인범 루츠 라인슈트롬과 만났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고 해서 ‘나는 세 사람을 죽였다.’라는 카인의 징표를 이마에 새기고 다니는 건 아니다. 루츠 라인슈트롬 역시 그랬다. 잘생긴 얼굴, 절제되고 위엄 있는 태도, 신중하면서 사려 깊은 단어 선택…….

라인슈트롬은 면담실로 올 때 찻잔, 차 숟가락, 설탕, 티백 몇 가지 그리고 뜨거운 물이 든 보온병을 자루에 담아왔다. 브레멘에서부터 타고온 차의 난방장치가 고장나 ‘한겨울 얼어붙은 전나무 솔방울’ 같은 신세였던 뮐러는 고마워하며 그가 권하는 차를 연거푸 마셨다. 그런데 석 잔째의 마지막 모금을 마시던 찰나,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직감과 함께 라인슈트롬의 찻잔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아직도 가득 차 있었다. 라인슈트롬은 끊임없이 차를 저었지만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던 것이다. 속았다고 느낀 짧은 순간, 마치 숭숭 구멍난 호스처럼 그의 모든 땀구멍이 열리는 듯했다. 그리고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깜빡일 때마다, 마치 백일몽처럼 무수한 이야기들이 그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프로파일러로서 걸어온 자신의 삶과 그간 만났던 범죄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범죄심리학자로서 맞닥뜨렸던 고뇌들……. 이야기는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거짓과 위장술, 예지력의 대가들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은 야크 운터베거라는 또 한 명의 연쇄살인범이었다. 2개 대륙 3개국을 누비며 총 11명의 매춘 여성을 살해했던 그 남자는 교묘한 위장술과 더불어 상대를 압도하는 예지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뮐러는 풋내기 프로파일러 시절 철저하게 보안이 이루어진 형무소에서 야크 운터베거와 만났었다. 그때 수인囚人의 신세였던 운터베거는 얼마나 의연하고 당당하게 자신을 압도했던가. 그런가 하면, 무려 3년여에 걸쳐 오스트리아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일명 ‘바이에른 해방군 사건’의 범인 프란츠 푹스도 있었다. 단 한 차례의 실수도 없이 니트로글리세린을 이용한 편지폭탄을 수백 개나 제조해내고, 독일어 문법 및 정서법상 전혀 오류가 없는 편지를 수십 통씩 홀로 써대던 그는 또 얼마나 지적이며 차분한 남자였던가. 베른에서 한 시간 간격으로 11세와 19세 소녀를 칼로 찔렀던 남자는 스위스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스포츠 스타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들은 거짓과 위장술 그리고 예지력의 대가들이었다. 그걸 진작에 알고 있었음에도 뮐러는 라인슈트롬이 건네준 박하차와 과일차를 아무 의심도 없이 스스로 마셨다. 그것도 연거푸 석 잔씩이나……. 뒤늦은 깨달음. 그러나 자책은 부질없는 짓이었다.

야수를 알아볼 수 있다고 믿는 우리의 오류
지금껏 무수한 범죄현장을 뛰어다니며 뮐러가 공통적으로 경험한 것이 있었다. 범죄자와 알고 지내던 주변 사람들의 태도였다. 범인이 체포되면 처음 그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반응하곤 했다. “그 친절한 사람이 그럴 리 없어. 얼마나 선하고 상냥했는데.” 하지만 조금 시간이 흐르고 나면, 사람들의 뮸은 180도 달라졌다. “그럴 줄 알았다니까. 이 사람은 항상 뭔가 이상했거든.”

여기에 우리가 범하는 첫 번째 오류가 숨겨져 있다. 바로 야수를 알아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턱없는 믿음이다. 하지만 뮐러가 경고하듯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라고 해서 겉으로 드러나는 ‘카인의 징표’를 새기고 다니는 건 아니다.

그리고 이 첫 번째 오류는 악이 매우 멀리 존재한다고 믿는 두 번째 오류를 자연스럽게 동반한다. 하지만 구타당하고 사기당하고 강간당하고 기만당하고 살해당한 사람들은 (그가 말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 대부분 가해자 이름을 댈 수 있을 정도이다. 저자가 독자들에게 수단의 속담을 끊임없이 상기시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적은 너의 집 그늘 아래 있다!”

순경에서 FBI를 거쳐 유럽 최초의 범죄심리학자가 되다
바로 이 같은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심리학을 공부하고 프로파일러가 된 토마스 뮐러였다. 1982년 자신의 오토바이 번호판을 압수하려던 경찰관과 흥미로운 사건을 겪은 이후, 뮐러의 관심은 온통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는 일에 쏠려 있었다. 경찰학교에 들어간 것도, 모두가 꺼리는 중앙역 부근을 순찰하며 노숙자 알코올중독자 매춘부 소소한 범죄자들과 대화를 나눈 것도, 이후 다시 심리학과에 입학한 것도 다 그 때문이었다.

빈의 보안국 근무를 거쳐 미국 FBI 범죄심리학부에서 공부하던 시절, 뮐러는 마치 흡혈 진드기가 사슴 피를 빨듯 치열하게 범죄현장의 정보를 흡수했었다. 다른 사람의 서류를 빌려 그들이 퇴근한 후 사무실에 남아 읽었고, 끔찍하게 난자된 사체 사진들을 입수하기 위해 자신이 입고 있던 이탈리아산 명품 양복을 기꺼이 헌납할 정도였다.

범죄심리학 창안자이자 영화 「양들의 침묵」의 실제 모델인 로버트 레슬러를 만난 것은 그의 열정에 감복한 신의 선물이나 다름없었다. 둘은 세계 곳곳을 누비며 사건을 탐색하고, 희대의 연쇄살인범들과 지속적인 면담을 하며 이론 체계를 정교하게 다듬었다. 나아가 범죄 수사에 참여하는 다양한 분과 전문가들과 공조를 이루어 프로파일링 기법을 더욱 단단하고 풍성하게 발전시켜왔다.
그런데 이 무슨 아이러니인가? 형이 확정된 범인을 앞에 두고 바들바들 떨고 있는 꼴이라니……. 두렵고 어처구니없는 상황 속에서 또 하나의 에피소드가 그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야수들의 발자국을 따라 걸어 들어가다
어느새 세계 최고의 프로파일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뮐러에게 기자들은 종종 물었다. ‘야수’들의 세계는 어떠한 곳이냐고. 그 많은 흉악범들을 직접 만나보았으므로 이제 뮐러 자신이 ‘야수’들의 머릿속을 훤히 꿰뚫고 있을 것이라 단정하는 기자들에게 뮐러는 조용히 대답했다. 자신은 야수들의 세계를 알지 못한다고. “대체 내가 어떻게 아홉 살 먹은 아이의 머리를 곤죽이 되도록 내리치는 사람을 상상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다만 자신은 한 사람의 행동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가 유사한 범행을 이미 저질렀던 사람과 비교하고 그 속에서 범죄자의 욕망을 읽어내려 노력할 뿐이라고.

버려지는 사람들
프로파일러란 범죄 수사의 주체가 아니라 그저 조력자일 뿐이라고 말하는 뮐러는 범죄자들의 행동 속에 숨겨진 욕망을 읽고 그들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된 ‘진짜 원인’을 탐색하는 것이야말로 자신 같은 범죄심리학자가 맡아야 할 임무라고 생각해왔다.

전세계 범죄현장을 돌아보며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경악하곤 했지만, 수많은 사건 현장을 분석한 결과 한 사람의 욕망이 일그러지는 결정적 계기는 결코 대단하지 않았다. 그가 이 책에서 들려주는 한 남자의 이야기처럼. 회사에 모든 걸 바쳤음에도 점점 거세게 몰아치는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된 중년 남자. 사람들의 냉소 속에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불안과 스트레스는 그를 폭발 직전의 상태까지 몰아갔고, 마침내 그는 이해받지 못하는 세상과 단절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갈림길에서 한 사람은 시청에 난입해 폭탄을 터뜨리고, 다른 사람은 마지막 순간 눈물을 흘리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다.

왜 두 사람은 다른 선택을 했을까? 두 사람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계기는 바로 ‘소통의 가능성’이었다. 비록 실낱같은 희망일지라도, 그 빛을 찾느냐 아니냐에 따라 평범한 한 개인의 삶은 정반대의 국면으로 갈릴 수 있다고 뮐러는 강조한다. 나아가 빠른 속도로 질주하며 ‘버려지는 수많은 사람들’을 양산하는 현대사회야말로 우리 안의 야수 본능을 일깨우는 주범이라고 그는 경고한다. 주변부로 밀려난 채 무력해진 무수한 사람들이 폭력적인 환상 속으로 도피하고, 그곳에서 블랙홀처럼 비대해진 욕망은 소통이 봉쇄되는 순간 야수의 모습으로 돌변하게 된다고. 현대사회를 향한 이 같은 반성적 성찰이야말로『인간이라는 야수』를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의 백미다.

스타의 명성에 걸맞는 수작!
논픽션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뛰어난 심리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히는 이 책에 대해 언론은 ‘저자의 명성에 걸맞는 수작’ ‘우리를 종종 당혹스럽게 만드는 심리학 교본’ ‘무수한 범죄심리학 관련서 중 가장 빛나는 명저’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독자들 역시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토마스 뮐러는 인간이 어떻게 야수가 되는지 그리고 그 야수 인간들의 세계는 어떤 것이고 그들의 속임수를 어떻게 간파해낼 수 있는지 단정적으로 대답하는 대신 자신이 치열하게 공부했던 세계의 단면 단면을 마치 스릴러처럼 펼쳐 보여준다. 때로는 긴장하고 때로는 실소를 머금으며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 순간 야수 그리고 자신의 진정한 얼굴과 대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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