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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nard Wer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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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로 가보니 실루엣 하나가 서 있다. 역광 때문에 형체가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거라곤 토가와 얼굴을 완전히 가린 커다란 가면뿐이다. 커튼 사이로 새어든 빛살 덕분에 가면의 형상이 어렴풋하게 드러난다.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사용하는 슬픈 표정의 가면이다.
살신자일까? 침입자는 움직이지 않는다. 두 손에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들고 있다. 내 백과사전을 훔치려는 자이다. 내 앙크가 어디에 있지? 나는 토가를 벗어 놓은 팔걸이의자로 달려든다. 그러고는 토가의 겹친 자락 사이에서 앙크를 찾아내어 도둑을 향해 쏜다. 헛방이다. 도둑은 달아나는 쪽을 선택한다. 나는 도둑을 뒤쫓는다. 우리는 집들 사이로 달려간다. 그가 나무들 사이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면, 나도 그를 따라 지그재그로 달린다. 그러다가 나는 잠시 멈춰 서서 그를 겨냥하고 쏜다. 번개가 공중을 가르고 날아가 그를 맞혔다. 그는 백과사전을 놓치며 쓰러진다. 잡았다! 나는 쏜살같이 달려간다. 상대는 한 손으로 어깨를 감싸 쥔 채 다시 일어난다. 어깨를 다친 모양이다. 그는 몸을 홱 돌려 얼굴에 가면을 쓴 채로 나를 바라보더니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나는 오른손으로 계속 앙크를 겨누면서 왼손으로 내 보물을 주워 든 다음 그를 쫓아 내닫는다. --- p.403 통설에 따르면 사마귀의 암컷은 교미가 끝난 뒤에 수컷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이 잔인한 짝짓기는 학자들의 환상을 부채질했고, 그 결과 사마귀를 둘러싼 생물학적이고도 정신 분석학적인 신화가 생겨났다. 하지만 이 속설의 배후에는 사마귀의 행동에 대한 그릇된 해석이 자리하고 있다. 사마귀의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것은 자연 상태에 놓여 있지 않을 때의 이야기다. 암컷은 교미가 끝나면 원기를 회복하고 알을 낳는 데 필요한 단백질을 얻기 위해 주위에 있는 먹이를 닥치는 대로 삼킨다. 그런데 이 사마귀들이 관찰용 유리 상자에 갇혀서 교미를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교미가 끝나자마자 암컷은 먹이를 찾는다. 수컷은 암컷보다 작고 유리 상자 밖으로 달아날 수 없다. 결국 암컷은 자기 행동을 의식하지도 못하는 채 유일한 사냥감인 수컷을 잡아먹는다. 자연 속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수컷은 달아나고 암컷은 아무 곤충이든 낫처럼 생긴 앞다리에 잡히는 것들을 잡아먹고 기력을 회복한다. --- pp.465~466 「너는 늘 나를 배신했어. 여기에 와서도 마찬가지야. 너는 내 백성들을 학살했고, 그들의 돛단배를 불태웠어.」 「그건 게임이야, 미카엘. 너는 그게 문제라니까. 게임과 삶을 혼동하고 있어. 너는 모든 것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 나는 일깨우는 자야. 솔직히 말해서 네가 정말로 화내는 거 처음 아냐? 다 내 덕인 줄 알아. 화내니까 좋지, 안 그래? 이로써 너에게 부족했던 것 하나를 더 가르친 셈이야. 화내는 법 말이야. 나한테 고맙다고 해.」 나는 이를 악문다. 「너는 〈신의 가르침을 받은 자〉를 꼬챙이에 꿰어 죽였어!」 「그래서 어쩌라고? 체스를 두다가 내가 네 말 하나를 잡은 것뿐이야. 그건 체스 판의 말이라고. 이미 말했잖아.」 --- p.517 「승자는 다시 나를 만나서 궁전을 계속 구경하게 될 거야.」 그는 방을 나서면서 문을 쾅 닫는다. 내가 먼저 말문을 연다.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왔는지 모르지만, 나는 혼자서 하나밖에 없는 길을 걸어왔소.」 「그건 나도 마찬가지요.」 「제우스가 이끄는 대로 들어와 보니 당신이 먼저 와 있었소.」 「제우스가 누군가를 소개해 줄 테니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소.」 「내 영혼은 하나뿐이오. 둘로 나뉠 수 없소.」 하지만 그가 단순한 흉내쟁이나 변장한 후보생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그는 바로 나다. 아닌 게 아니라 그는 나와 똑같은 순간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우스는 우리가…….」 「……서로 싸우기를 바라는 거요.」 --- pp.619~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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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 팽송은 집에서 쉬던 중 그의 『백과사전』을 훔쳐 가려는 침입자와 마주친다.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사용되던 가면을 쓰고 토가를 입고 있는 침입자를 쫓아 숨 가쁜 추격전을 펼친 끝에 팽송은 그의 어깨에 앙크로 부상을 입힌다. 범인으로 지목된 이는 바로 많은 후보생들의 미움을 받고 있는 조제프 프루동. 재판 결과 프루동은 18호 지구에서 불사의 인간으로 살아가라는 끔찍한 형벌을 받게 된다.
한편 미카엘은 다시 한 번 아틀라스의 집에 몰래 숨어들어 자신의 종족을 구원해 줄 「신의 가르침을 받은 자」를 만든다. 그러나 「신의 가르침을 받은 자」는 라울의 종족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그의 사상 역시 「후계자」라 자처하는 자가 가로채어 간다. 격분한 미카엘은 라울과 한바탕 주먹다짐을 벌인다. 그러던 중 아틀라스의 집에 숨어든 죄로 이제는 그 자신이 쫓기는 처지가 되어 올림포스 산으로 도망쳐 간다. 그곳에서 그가 만나게 되는 것은 과연 누구인가? 3권 줄거리 신들의 도시 올림피아에 모인 144명의 신 후보생들은 신이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자, 스승 신의 수업 방식에 찬성하지 않은 자, 살신자에게 살해당한 자…… 여러 이유로 후보생들이 탈락하고 이제 후보생의 수는 절반으로 줄어 있다. 미카엘 팽송은 계속되는 고난으로 뿔뿔이 흩어진 자신의 돌고래족을 살리기 위해 애를 쓰고, 역사는 속도를 높여 흘러가기 시작한다. 국가의 발전 과정에서 패권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 벌어지면서 신들 사이에서도 갈등과 반목이 일어난다. 평화를 옹호하는 미카엘은 호전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친구 라울이 점점 멀게만 느껴지고, 수준 높은 문명을 전해 준 자신의 백성에게 감사하기는커녕 도리어 그들을 미워하는 다른 후보생들에게 실망감을 느낀다. 그런 가운데도 올림포스 산을 탐사하는 테오노트 일행은 드디어 주황색 지대까지 진입하고, 그곳에서 뱀의 머리칼을 가진 괴물 메두사를 만나게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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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즉시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
앞선 세 권으로 50만이 넘는 독자를 열광시킨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 『신』 4권이 번역가 이세욱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신』은 개미, 뇌, 우주 범선 등 언제나 독특한 소재와 놀라운 상상력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베르베르가 금기의 영역 「신」을 다뤘다는 점만으로도 화제가 되었으며, 영혼의 진화에 관한 베르베르만의 독특한 세계관이 신화와 역사 속에 녹아들어 있는 작품이다. 인류의 운명을 놓고 신 후보생들이 흥미진진한 게임을 펼치는 이야기인 『신』은 총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바탕에 기독교와 유대교 전승을 더하고 거기에 불교적 세계관을 결합하여 인류의 역사를 재조명하려는 시도는 그야말로 야심찬 계획이었으며, 이 프로젝트가 구상되어 끝을 맺는 데 9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번에 출간되는『신』 제2부 「신들의 숨결」은 2005년 프랑스에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으며, 지금까지 56만 부 이상이 팔렸다. 제1부 「우리는 신」이 신들의 도시와 그곳에 모인 신 후보생들, 그리고 그들이 창조해 낸 인간 종족들을 소개하는 도입부였다면, 이제 제2부 「신들의 숨결」에서는 신들과 그들의 피조물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인류 역사를 재구성하는 보이지 않는 손들의 싸움 『신』은 그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신화의 용광로 같은 작품이다. 작가는 그리스 로마 신화, 유대교 카발라 신앙, 오리엔트 고대 신화, 기독교와 불교 등 다양한 신화와 종교의 토대 위에 인류의 문명을 전지적 위치에서 관찰하고 만들어 내는 존재들의 이야기를 야심차게 그려 내고 있다. 특히 1부 「우리는 신」은 주인공이 신들의 도시와 학교에 처음 도착하여 만나게 되는 스승 신들과 각종 신화 속 괴물들이 소개되는 부분으로 베르베르만의 신화적 상상력이 한껏 펼쳐졌다. 이제 2부로 들어서는 『신』에서는 신 후보생들의 문명 게임인 Y 게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이야기의 무게중심이 신화에서 역사로 옮겨 간다. 1부의 테마가 「신화」였다면, 2부의 테마는 「역사」인 셈이다. 씨족과 초보적인 왕국 수준에 머물러 있던 각 신들의 백성들이 도시를 건설하고, 전쟁을 하여 세력을 확장하고, 그러는 가운데 영웅이 탄생하고 하면서 각 국가는 제국을 건설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독창적으로 18호 지구를 건설하고자 하는 신들의 마음과 달리, 이곳의 인간들 역시 1호 지구와 비슷한 방식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인다. 점차 개성을 갖춰 가는 각 국가들은 1호 지구의 로마, 중국, 유대, 이집트 등과 닮아 있다. 과연 역사는 하나의 숙명이며, 다른 방법으로 문명을 발전시킬 수는 없는 것일까? 국가 간의 대결과 신 후보생들 간의 대결이 숨 가쁘게 맞물려 진행되는 가운데 인류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한 작가의 질문이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