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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연구Ⅰ
일러두기 토인비 머리글-A.J. 토인비 엮은이 머리글-D.C. 서머벨 제1편 서론 제1장 역사의 연구 단위 ··· 15 제2장 문명의 비교 연구 ··· 28 제3장 사회의 비교 가능성 ··· 57 제2편 문명의 발생 제4장 문제와 이제까지 해답의 오류 ··· 73 제5장 도전, 그리고 비전과 응전 ··· 87 제6장 역경의 효능 ··· 110 제7장 환경의 도전 ··· 120 제8장 중용 ··· 179 제3편 문명의 성장 제9장 성장이 정지된 문명 ··· 207 제10장 문명 성장의 성격 ··· 233 제11장 성장의 분석 ··· 257 제12장 성장에 의한 분화 ··· 292 제4편 문명의 쇠퇴 제13장 문제의 성격 ··· 296 제14장 결정론적 해답 ··· 298 제15장 환경을 지배하는 힘의 상실 ··· 308 제16장 자기결정 능력의 저하 ··· 328 제5편 문명의 해체 제17장 해체의 성질 ··· 426 제18장 사회체의 분열 ··· 437 제19장 정신의 분열 ··· 506 제20장 해체기의 사회와 개인과의 관계 ··· 628 제21장 해체의 리듬 ··· 646 제22장 해체에 따른 표준화 ··· 655 |
Arnold Joseph Toyn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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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인의 입장에서 어떤 사람을 가리켜 ‘원주민’이라고 부르면, 우리는 은연중에 문화적인 색채가 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우리는 그들을 우연히 야생 동물이나 그 고장 특유의 일부 동식물로 보게 되지, 우리와 같은 감정을 지닌 인간으로는 보게 되지 않는다. 그들을 ‘원주민’이라고 생각하는 한 그들이 절멸될 것이라는 선입견이 든다. 아니 오늘날로 봐서 더 가능성이 있는 쪽은, 그들을 길들여 진심으로(전적으로 잘못 판단했다고만 할 수도 없다) 인간의 기량을 개량해 주려는 생각이라고 할지는 모르나 조금도 그들을 이해하고 있지는 않은 것이다.
--- p.59 자기중심적 사고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그것은 지극히 자연적인 것으로, 서유럽인들만 이 미망에 사로잡힌 것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다. 유대인은 그들이 어떤 하나의 ‘선민’이 아니라 ‘유일한’ 선민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우리가 ‘원주민’이라고 부르는 것을 그들은 ‘이교도’라고 불렀고 그리스인은 ‘야만인’이라고 불렀다. --- p.60 소수 지배자의 억압하려는 의지가 프롤레타리아트에게 독립하려는 의지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두 의지의 충돌은 쇠퇴기 문명이 몰락을 향해 걸어가는 내내 계속되지만, 마침내 그 문명이 숨을 거두는 순간 결국 프롤레타리아트는 지난날 그 정신의 근거지였던 그러나 이제는 감옥으로 변한, 그리고 마지막에는 ‘멸망의 도시’가 된 사회로부터 탈출한다. --- p.108 바다를 건너는 위험 속에서 ‘같은 배를 탄’ 인간이면 누구나 그렇듯이 바다 위에서 서로 협력한 그들은 가까스로 손에 넣은 해안의 땅을 내륙 지역의 적의 위협에서 지켜야만 했을 것이고, 땅에서도 똑같이 느끼고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다. 땅에서도 바다와 마찬가지로 동료애가 혈연보다 중요하며 동료 가운데서 뽑힌 믿을 만한 지도자의 명령이 관습상의 운영보다 우선시되었을 것이다. 사실상 바다 건너 새로운 거주지를 개척하기 위해 힘을 합쳐 여러 척의 배에 올라탄 사람들은 어느 겨를에 자연스럽게 지역별 ‘집단’이 되었으며, 그들에 의해 선출된 행정관이 다스리는 도시 국가로 변했을 것이다. --- p.142 초원에서는 유목민과 가축 무리가 섞여 있어 그러한 자연환경에 가장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유목민은 엄밀하게는 ‘인간이 아닌 협력자’에게 붙어사는 기생충은 아니다. 둘은 서로 적절히 도우며 살아간다. 가축은 유목민에게 우유와 고기의 공급원이며 유목민은 가축이 자랄 환경을 마련해 준다. 초원 지대에서는 유목민과 가축이 공생하며 살아간다. 이와 반대로 농지나 도시에서 이주해 온 유목민과 토착민인 ‘인간 가축’이 섞여 있는 사회는 경제적으로 부적절하다. 왜냐하면 ‘인간 목자’는 정치적으로 꼭 그렇다 할 순 없지만 경제적으로는 늘 남아도는 존재로 피지배층에게 의지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면에서 보면, 그들은 이미 양 떼를 지키는 목자가 아니라 일벌을 착취하는 수벌이 되었던 것이다. 생산적인 노동자는 이런 비생산적인 지배 계급이 없다면 경제적으로 더 윤택해질 것이다. --- p.216 성장이란, 성장하는 인격 또는 문명이 점차 스스로가 환경이 되고, 스스로가 도전자가 되며, 스스로의 행동 영역이 되어가는 일을 뜻한다. 다시 말해 성장의 기준은 자기결정을 하는 방향으로의 진보이다. 그리고 자기결정을 하는 방향으로의 진보란, 내면적 생명이 내면적 왕국에 들어가는 기적을 묘사하는 평범한 표현인 것이다. --- p.257 지도자의 임무는 그의 동료로 하여금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 전체를, 인류를 초월해 저편에 있는 목표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원시적이며 보편적인 모방의 능력을 이용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모방은 하나의 사회적 훈련이다. 이 세상의 소리와는 다른 오묘한 오르페우스의 하프 선율이 들리지 않는 둔한 귀에도 훈련 부사관의 호령은 잘 들린다. --- p.330 어느 사회에서 기존의 제도적 구조가 새로운 사회 세력의 도전을 받았을 경우에, 기존 구조의 힘에 조화롭게 조정이 되거나, 혁명(즉 지연된 부조화의 조정)이 일어나거나, 범죄적인 사회악이라는 세 가지 결과 가운데 한 가지가 일어날 것이 틀림없다. (···) 조정이 조화를 이루어 진행되면 그 사회는 성장을 계속한다. 혁명이 지배적이면 그 사회의 성장은 차츰 위험해진다. 범죄적 사회악이 두드러지면 쇠퇴기로 진단해도 무방하다. --- p.335~336 인간 우상들이 이집트 사회에 부과한 참담한 악령이 완벽하게 드러나는 것이 피라미드이다. 피라미드를 짓게 한 건설자를 주술적으로 영원히 살게 하기 위해, 백성들이 강제 노동에 동원되었던 것이다. 이집트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연환경을 지배하고 확대하는 일에 모든 힘을 사용해야 함에도 거대한 세계 국가의 엄청난 기량과 자본과 노동력이 우상화의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 p.381 인간의 능력이 무엇이든 그리고 그 능력이 미치는 범위가 어디까지이든 어떤 능력이 본래의 분야에서 어떤 일정 임무를 달성했다고 해서 다른 상황에서도 비상한 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적?도덕적 미망에 지나지 않으며, 틀림없이 재앙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 p.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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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정열, 창조적인 지성
역사의 큰 전환점에서 새로운 세계사상(世界史像)이 모색되고 있는 오늘날, 토인비의 사학은 그 선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서양 문명 퇴조와 두 차례 세계대전에 의한 문화 파괴를 눈앞에서 목격한 충격은 뜻있는 역사가의 내면적 성찰을 심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들은 이제까지 몸을 맡겨온 역사적 사고의 한계를 알고, 현대라는 위치에서 구체적으로 새로운 과제를 가지고 어떠한 방법으로 그것에 접근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진지한 고찰을 했다. 토인비의 역사관은 그러한 새로운 역사의식과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인 것이다. 토인비의 역사관은 그 바탕에 항상 학대받은 사람들의 아픔과 고뇌에 대한 공감이 있다. 역사상, 까닭 없는 계급적 편견이나 인종적 우월감을 뉘우치고 벗어나게 하려 전력을 다한 데에 토인비의 평생의 공감적 바탕이 깔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회적 정의에 대한 불멸의 정열, 창조적인 지성의 전통, 이 두 가지 귀중한 정신은 오늘날 토인비의 사상과 역사관의 원천으로서 계승되고 새로이 재생산됨으로써 토인비 사학의 커다란 매력을 형성하였다. 새로운 세계상을 위하여 《역사의 연구》는 먼저 역사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를 지향한다. 말하자면 세계사와 전체화에 대한 희구(希求)가 연구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역사의 연구》는 분명히 세계적인 문명의 비교 연구를 노린 것이지만, 그 핵심의 요약이라고 말할 수 있는 ‘서양 문명 앞날’의 집필동기, 더 나아가서 인류 존속 조건으로서 생각해 낸 ‘세계 국가’의 구성에 이르기까지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요청에 호응한 것이었다. 토인비는 자신의 민족적 체험이나 이해에만 눈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세계사적인 깊이와 눈으로 문제의 본질과 무게를 가늠하려 했다. 예를 들어, 토인비가 복잡하게 움직이는 오늘날의 국제 정세를 분석하여 세계사의 나아갈 길을 이야기할 때, 또는 인류의 지혜를 걸고 해결해야 할 핵전쟁의 위협이나 남북문제를 생각할 때, 또 중동전쟁을 지켜볼 때, 더 나아가서 도시 문제나 공해 문제 등을 생각해 볼 때, 전반적인 현대 문명의 위기에 대한 발언은 그 어느 것이나 세계사적인 배경에서 해명되어야 하는 것들이었다. 여기서 볼 수 있는 토인비의 진지한 동기, 넓은 시야로부터의 고찰,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깊은 정신적 통찰, 전문가를 능가하는 정확한 예측, 비지배적 소수자로서 학대되고 억압된 사람들에 대한 공감 등은 이미 학자들 사이에서 주목되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문명의 전환기에는 특히 이와 같은 글로벌한 시점에 선 문명 비판의 입장을 무시할 수가 없다. 여기에서 현대를 좌표축으로 역사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는 세계사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 것이며, 여기에서 우리는 현대 사학에 있어서의 토인비의 적극적인 진면목을 엿볼 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