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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저물 무렵 어둠이 살짝 데이지 방으로 살금살금 몰래몰래 들어왔어요. 어둠은 빛을 먹어 치우면서 방 안을 깜깜하게 채우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데이지는 어둠이 전혀 무섭지 않았어요. 오히려 데이지는 어둠과 함께 신 나게 춤을 추며 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둠의 잘 자라는 인사를 받으며 잠이 듭니다.
어둠에 대한 공포심은 유아의 상상에서 발달합니다. 평소에 보이던 것들이 눈앞에 보이지 않게 되는 어둠 속에서 유아는 불안감을 느끼고 상상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어둠 자체를 캐릭터화 시킨 그림책은 막연하게 생각했던 어둠 자체를 친구로 받아들이게 함으로써 유아가 어둠도 자신과 함께 하는 가까운 존재임을 인식하면서 유아의 정서는 안정되게 됩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심어주는 어둠의 이미지는 무엇이었을까요? 지금껏 어른들은 어둠은 무서운 것, 어둠은 공포스러운 것,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게끔 해왔습니다. 대부분의 책에서 어둠이 언제나 그러한 이미지로 그려져 온 것이 사실입니다. 기존의 어른들의 사고를 유아에게 그대로 심어 준 것이지요. 이 그림책은 어둠에 대한 이미지를 유쾌하게 반전시켰습니다. 어둠은 두렵고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내 친구가 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요? 어둠도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면 어둠이 무섭지도 두렵지도 공포스럽지도 않을 것입니다. 어둠은 밝음처럼 항상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의 일부분입니다. 역자 후기 이 그림책은 어둠을 주인공 ‘나’에게 밤마다 찾아오는 재미있는 놀이 친구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녁이 되어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몰려올 때, 겁을 내고 두려하는 아이가 종종 있지요. 이런 아이에게 이 그림책은 즐거움과 안도감을 선사할 것입니다. 낮에 빛이 있는 것처럼 밤에는 어둠이 있다는 것을 이 그림책은 유쾌한 필치로 잘 보여주니까요. 어둠과 신 나게 노는 ‘나’의 모습, 평범하지 않은 독특한 모양의 ‘어둠’이 이 그림책의 매력을 한결 더해 주고 있습니다. - 엄혜숙 (그림책 평론가, 작가, 번역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