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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것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1부 노래하는 삶 2부 거문고와 가야금의 명인 3부 해금과 비파, 대금, 퉁소의 명인 4부 이론가와 작곡가 5부 장악원의 음악관리 참고자료 찾아보기 |
宋芝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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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제 해체와 문화적 욕구 분출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정처(正妻)가 아닌 첩의 소생은 서얼(庶孼)이라는 굴레 속에서 세상의 눈 밖에 난 인간 군상들이었다. 이러한 계층은 19세기에 이르면서 자기 자신을 의식하기 시작하였고, 그러한 가운데 자신의 감정을 재주에 의탁하여 표현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문재(文才)가 있는 사람은 문장을 통하여, 그림에 재주가 있는 사람은 그림으로, 음악에 재주가 있는 사람은 연주나 소리 또는 연희(演戱)로 자기들의 삶의 고뇌를 표현하였다. 그 가운데서도 문재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울울한 심정을 글로 나타냄은 물론, 주변의 타고난 재인들의 삶을 기록으로 남겨 오늘 우리가 그들의 삶의 일부를 재구성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자신의 고단한 삶을 생각하면서 같은 고단한 삶을 사는 그들의 일상을 기록한 것이다. 저물어가는 것의 아름다움 저자 송지원 교수가 이러한 옛 음악인들의 삶을 그려낼 수 있었던 것은 소외된 서얼 출신 문인들의 기록 덕택이다. 그들의 기록이 있었기에 현장에서 치열하게 삶을 살다간 옛 음악인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재현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먼 과거의 옛 음악인들, 이들에게 갈 수 있는 다리를 내게 놓아준 것은 보이지 않는 어떤 ‘길’이었다. 그런데 그 ‘길’은 결코 밖으로 드러나 있지 않았고 멀리 있어 쉽게 다가갈 갈 수 없었다. 옛 음악인들 이야기는 그저 옛 이야기일 뿐이었고 ‘지금 여기’의 나와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다. ‘타자’일 뿐이었고 개별 낱말들의 조각일 뿐이었다. 그것이 하나의 담론 덩어리이고 삶의 하중을 통과한 묵직한 의미 덩어리라는 사실은 뒤늦게 발견한 ‘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 길은 소가 먼 산을 바라보듯 무심한 마음으로 옛 기록들을 다시 접하자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그 길은 마음을 비운 채 옛 사람들과 재회하는 ‘성스러운 시간’의 회복을 통해서 비로소 열렸다. 옛 음악인들의 입에서, 손끝에서 나온 소중한 이야기와 소중한 음악을 글로, 음악으로 접할 수 있는 수많은 시간들이 내게 다리와도 같은 ‘길’을 놓아 주었고 그 길은 나로 하여금 그들 이야기를 지금 이 시대의 글로 다시 풀어내기를 재촉하였다”고 고백하였다. 이번에 도서출판 태학사에서 출간한 송지원 교수의 ‘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고’는 이처럼 ‘음악사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삶을 살다간 예 음악인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5부로 나누어 집필되었다. 제1부 노래하는 삶에는 ‘마음은 입을 잊고 입은 소리를 잊게’ 하는 여성 음악가 계섬을, 가곡장단에 활연 관통한 가객 장우벽, ‘가곡은 기록해 놓지 않으면 사라진다’고 한 꽃을 사랑한 가객 김수장, 나를 잊고 세상을 잊기 위해 노래를 부른 여성 음악가 석개, 그 어떤 폭풍우도 흐트러트리지 못하는 소리를 지닌 서울의 가객 송실솔,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노래를 선택한 유학자 집안의 노래 명인 류송년, 영혼을 흔들고 마음을 울리는 소리로 노래한 오디오형 가수 남확의 일생이 수록되었고, 제2부 거문고와 가야금의 명인에는 고변 잘하는 사람 앞에서는 연주하지 않겠다고 한 겨울의 음악가 김성기, 늘그막에 비로소 짝이 있는 즐거움을 알았노라고 고백한 금사 이원영, 고기 맛을 잃게 하였다는 이승무, 이 오동나무는 나를 버리지 않았다고 한 김일손, 즐거우나 지나치지 않고 슬프나 비탄에 젖게 하지 않을 정도로 그 연주가 뛰어난 우륵, 거금도 암자에서 가야금의 소리를 완성한 졸옹, 장가가는 것도 잊고 가야금에 미친 민득량의 일생이 수록되었다. 제3부에는 해금과 비파, 대금, 퉁소의 명인인 류우춘과 해금, 송경운과 비파, 정약대와 대금, 대금과 억량, 대금과 김계선, 퉁소와 정천용에 얽힌 이야기를 수록하였으며, 제4부와 제5부에는 이론가와 작곡가인 정조, 세조, 성현, 채홍철, 한립, 임홍, 허의, 이연덕의 이야기를 수록하였다. 이 책에 등장하는 스물여덟 명의 인물 중에는 우리 음악사 속에서 묵묵히 자기의 몫을 해 냈으나 기록의 주변부에 머물러 있어 목소리 한 번 크게 내지 못한 채 스러져간 인물이 있는가 하면, 음악사의 주체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용감하고 활달하게 주장한 인물도 섞여 있다. 이들 모두 음악사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삶을 살아간 이들이다. 이들 중에서 누가 더 중요하고 의미있고, 누가 비중이 없는 인물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이들 음악가는 모두 자신의 위치에 꿋꿋하게 버티어 서서 한 몫을 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감동적인 이야기는 삶을 한결 윤택하게 해준다. 그것은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양심의 한 끝을 감ㄷ공시키면서 우리 마음을 순화시키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에 이러한 감동적인 스토리를 통해 우리 속에 있는 찌꺼기들을 걸러내는 일은 매우 멋진 일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