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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구리 반지 삼거리 국밥집 뿔테와 금테 소통 제2부 다배 이야기 새가 날아든다 제3부 낮달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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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겨울, 사람들 이상 기후라 수근댔다. 해안 쪽으로 눈이 많이 내려 곳곳에 비닐 하우스 무너지고, 길은 막혀 마을이 고립되고 여간 난리가 아니라 했다. 여기저기서 이런저런 소문 들려올 때, 장말로 시집간 막내 딸, 겨우내 우리 엄니 등 따습게 입으라고 누비 조끼 하나 둘둘 말아 장꾼 편에 보내 왔다. --- p.62
“짐승도 사람 사는 모습이나 같아 놔서, 그 중에도 날 짐승이 사람과 같아 놔서 저러다 날개 돋으면 둥지를 떠난단다. 품안에 자식이란 말 있듯이, 제 길로 다 자라면 어느 날 포르르 날아가지…….” “종수 녀석도 훗날 그러겠지요, 어머님?” 할멈이 며느리와 남은 음식 간수하고 달빛 쏟아지는 안마당 내다보며 조곤조곤 얘기한다. --- p.91 나는 바람 부는 나무다리 위에 서 있다. 순덕이 노래가 다시 들려온다. 나는 보았다. 첫날밤 신랑 신부가 함께 벤다는 긴 베개처럼 홑이불에 둘둘 말린 순덕이가 지게 위에 가로놓여 산으로 간다. 꽃신을 신고 춤을 추며 갔다. 하늘 저만치, 순덕이가 늘 머릴 빗던 얼레빗 모양의 무심한 낮달이 허공중에 걸려있다. --- p.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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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반지」전쟁 때 가족과 헤어진 할아버지는 평생 혼자 살고 그림을 그리면서 수많은 아들딸을 가르쳤는데 그 중에 화가가 된 사람은 아버지뿐이다. 할아버지는 생전에 북에 두고 온 가족을 찾을 기회를 마련하는 것조차 ‘소식 몰라 애태우는 사람이 이 강산 어디 나뿐이겠냐’며 평생을 수많은 아들딸을 가르치는 데 열중이셨다. 어느 휴일, 인천 연안부두에는 할아버지 도움으로 공부한 ‘정암 장학회’의 회원들이 할아버지 제사에 가기 위한 준비로 북적인다.
「삼거리 국밥집」개성 여자 양순 씨는 경부선 천안역 근처에서 병신 딸 춘자 씨와 함께 국밥집을 한다. 돌 지난 지 얼마 안 된 열병 걸린 첫 딸의 약을 구하러 용산 근처 신묘한 의술 지녔다는 소문 듣고 내려온 뒤, 38선 굳어져 다시 돌아가지 못한 양순 씨는 천안역 근처에서 병신 딸 춘자 씨와 외눈박이, 세 발 강아지, 갖가지 병신 개들 돌보며 평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뿔테와 금테」동화 작가 염소우 선생은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자 행장을 차려 전철 정거장으로 나와 전동차에 오른다. 그런데 눈 깜박할 사이 전동차 안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고 대신 동물들이 앉아 있다. 창 밖을 내다보니 역 이름은 ‘개성’이고 선생의 손이 염소의 오른발이 되어 있다. 전동차 안에서 오랜 가뭄 끝에 폭우가 쏟아져 임진강, 한강, 한탄강까지 범람하여 수해를 겪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새 전동차는 터널을 빠져 나오고, 전동차 안에 가득 찼던 동물들은 어느새 보이지 않는다. 「낮달」서북청년단이 들이닥쳐 산 아래 동네가 쑥대밭이 되면서 우리 동네로 순덕이네가 이사를 온다. 자고나면 판자 울타리 바깥벽에 삐라가 붙어 있곤 했지만 별다를 게 없던 일상이 어느 날 고모의 죽음과 순덕이의 죽음으로 인해 전쟁의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그 밖에도 표제작 「새가 날아든다」를 비롯하여 「소통」,「다배 이야기」 등 총 7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