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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장 토요일은 판타지 제2장 일요일은 크레이지 제3장 월요일은 멜랑콜리 제4장 화요일은 버라이어티 제5장 수요일은 드리미 제6장 목요일은 미스터리 제7장 금요일은 크리미 에필로그 작품 해설 - 요네자와 요시히로(만화 평론가) |
Hiroshi Mori,もり ひろし,森 博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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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 내일 이틀 동안 이곳 4층 강당에서는 나고노 시 인근의 모형 마니아들이 모이는 ‘모델러스 스와프 미트’라는 행사가 열렸다. 데라바야시도 이 행사를 주최한 동아리의 일원이었기에 주요 스태프로서 참가 중이었다. 첫째 날 행사가 무사히 끝났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몇몇 동료들도 다 돌아간 상태였다. 주요 행사장인 강당은 이미 문이 굳게 닫혔다. 4층 동북쪽 모퉁이에 있는 대기실에는 데라바야시 혼자만 남아 있었다. 1층에서 늙은 경비원이 내선 전화로 문을 잠그고 어서 내려오라고 재촉을 한 참이었다.
--- p.15 예컨대 그 존재는 ‘연애’라는 낮은 수준의 대상이 아니다. 그는 그리 믿고 있다. 좀 더 순수한……. 좀 더 고상한 평가다. 지금껏 그가 빚어낸 그 어떤 피규어보다도 완벽한 미(美)를 지닌 대상. 그것이 우연히 실물 크기의 살아 있는 인간이었을 뿐이다. --- p.17 “어차피 오타쿠들 모임이지. 잘 봐두라고. 이상한 녀석들이 우글우글거리니까…… 모형이라고, 모형…… 오타쿠 중의 오타쿠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모에와 단둘이 되자 기도 세쓰코가 말했다. “아버지도 범선 모형을 만드셨어요.” 모에가 생긋 웃었다. “어머, 그래? 그건 멋진 취미네. 범선 모형만은 예외야.” 세쓰코는 짐짓 새침하게 대답했다. --- p.42 창작이든 모형이든 원형이랄까, 다시 말해 프로토타입이 존재해요. 그 프로토타입을 모델이 추종함으로써 성립된다고 할 수 있죠. 다시 말해 문장을 쓴다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 모델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응, 그래, 마찬가지네요. 모형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두 갈래로 나뉘어요. 프로토타입의 정확한 상사형(相似形), 다시 말해 스케일 다운을 노리는 모델과 형상에서 일탈해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하는 모델. 전자는 스케일 모델이라고 불리고, 후자는 글자 그대로 프리라고 해요. 저작으로 말하자면 논픽션과 픽션 같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p.55 “솔직히 말해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흥미가 있고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실제로 하느냐 마느냐는 큰 차이입니다. 생각하느냐 마느냐가 아닌 실행하느냐 마느냐는 정상과 이상(異常)을 나누는 선이니까.” “머리 모형은요? 그건 선을 넘지 않은 건가요?” “물론 그렇습니다.” “목을 자르는 매뉴얼은?” “물론 그것도 넘지 않았습니다. 어떤 경우든 그렇겠지만, 문제는 그걸 받아들이는 인간한테 있습니다. 요리책에는 동물을 죽이는 법은 적혀 있지 않습니다.” --- p.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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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느냐 마느냐가 아닌 실행하느냐 마느냐는
정상과 이상(異常)을 나누는 선이니까.” 모리 히로시의 ‘사이카와 & 모에’(일명 S & M) 시리즈 아홉 번째 이야기. 시리즈 누계 발행부수 390만 부에 빛나는 이공계 미스터리의 금자탑! 9권의 제목 『수기 모형』의 일본어 원제는 ‘스키니시테모케이(?寄にして模型)’로 ‘마음대로 오케이(好きにしてもOK)’와 발음이 같다. 한국어 번역본 제목에서는 그 언어유희를 살리지 못해 아쉬운 점은 있지만 굉장히 이채롭고 마니악한 “오타쿠”들의 세계를 보여주기엔 부족함이 없다. 이번 작품에서는 피규어나 비행기 모형 등을 만드는 모델러들이 이야기의 무대에 올라왔다. 작가 자신이 철도 모형 마니아이기도 해서 시리즈 완결을 앞두고 자신의 취향을 반영한 작품을 창작한 셈이다. 모형제품 교환회 행사장인 공회당에서 여성 모델의 사체가 발견된다. 사체는 목이 절단되어 있었고, 발견된 방은 밀실 상태. 같은 밀실 안에는 모형 마니아 데라바야시 고지가 머리에 상처를 입은 채 기절해 있었다. 하지만 그는 동일한 시기 M공대에서 벌어진 여자 대학원생 밀실 살인사건의 용의자이기도 하다. 느닷없이 닥친 최대의 위기에서 고독한 모형 마니아 데라바야시 고지는 어떻게 벗어날 수 있겠는가? 작가 모리 히로시는 이 작품에서 “정상과 이상(異常)을 나누는 기준은 뭘까?” “진짜와 가짜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 “개인과 집단은 어떻게 관계하는가” 등의 물음을 던진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한 세계에 대해 우리는 쉽게 “이상”이라는 라벨을 붙이지는 아닌가. 또한 우리는 진짜 세상을 보지 못하고 이미지뿐인 허상의 세계에서 허우적거리며 살고 있진 않는가. 작가는 모델러 데라바야시 고지를 통해 “모형이란 본디 실물의 모사. 축소된 가짜를 바라보며 그 배후에 존재하는 실물, 프로토타입을 꿰뚫어보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고 서술한다. 그 복잡한 언술만큼 꼬여 있는 수수께끼에 사이카와 & 니시노소노 모에 사제가 도전한다. 다채로우면서도 순수한 모리 미스터리의 결정판! 일본 이공계 미스터리의 전설 ‘S & M’ 시리즈 누계 발행부수 390만 부에 빛나는 미스터리의 금자탑! 1980년대 중반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으로부터 시작된 일본 미스터리계의 ‘신본격 운동’은 20세기 초반 추리문학 황금기의 본격 추리물을 읽고 자란 세대가 당시 일본 미스터리계의 주류였던 사회파 리얼리즘 스타일의 변격 추리물에 염증을 느끼고, 본격 추리물로 돌아가고자 하는 열망을 드러낸 사건이었다. ‘신본격 미스터리’란 명탐정이 등장하여 미궁에 빠진 불가능한 사건을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본격 스타일로 회귀하면서, 독자와의 지적 심리 게임이라는 추리소설의 대전제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사건이 벌어진 동기나 외적 원인보다는 독자를 속이는 ‘트릭’의 설정에 더욱 집중한 일련의 작품들을 말한다. 『점성술 살인사건』의 시마다 소지가 추천하여 등장한 아야츠지 유키토, 노리즈키 린타로, 아리스가와 아리스 등의 신본격 작가군은 정체된 일본 미스터리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게 된다. 1990년대 들어 한동안 주춤하던 신본격 미스터리계는 『우부메의 여름』의 교고쿠 나쓰히코와 『모든 것이 F가 된다』의 모리 히로시라는 두 스타의 출현으로 중흥기를 맞이한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두 작가는 ‘이 세상에 이해하지 못할 일이란 없다’는 전제 하에, 불가사의한 사건들을 서로 다른 독특한 개성으로 해결하는 탐정이 등장하는 작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인기 작가로 떠오른다. ‘요괴’ 전문가 교고쿠 나쓰히코가 괴이한 인물들이 벌이는 있을 법하지 않은 사건을 안락의자에 앉아 논리적으로 추리하여 해결하는 ‘문과계’ 스타일이라면, 공학부 교수 모리 히로시는 컴퓨터나 건축, 실험실, 수학적 소재를 트릭으로 삼아, 어떤 불가사의한 현상과 사건을 둘러싼 환경에 숨겨진 비밀을 현장 수사를 통해 과학적으로 해명하는 ‘이공계’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작가 모두 각자의 전공 분야를 작품 속에 충실히 녹여내어 추리물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문과계’와 ‘이과계’를 대표하는 인기 미스터리 작가로서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우미스터리 등 국내 미스터리 동호회에서 적극 추천하였고, 네티즌들이 직접 번역하여 돌려볼 정도로 인기를 모은 화제의 시리즈! |